오빠의 편지 회답
오빠!
오래간만에 보내신 당신 편지에
“사랑하는 누이야 어찌 사느냐? ”고요
오빠!
당신이 잡혀 가신 뒤 이 누이는
그렇게 흔한 인조고사 댕기 한 번 못 드려 보고
쌀독 밑을 긁으며 몇 번이나 입에 손 물고 울었는지요
오빠!
그러나 이 누이도
언제까지나 못나게시리 우는 바보는 아니랍니다
지금은 공장 속에서 제법 고무신을 맨든답니다
오빠 이 팔뚝을 보세요!
오빠의 팔뚝보담도 굳세고 튼튼해졌답니다
지난날 오빠 무릎에서 엿 먹던 누이는 아니랍니다
오빠! 이 해도 저물었습니다
거리거리에는 바람결에 호외가 날고 있습니다
오, 오빠! 알으십니까? 모르십니까?
오빠! 기뻐해 주세요 이 누이는
옛날의 수집던 가슴을 불쑥 내밀고
수많은 내 동무들의 앞잡이가 되어
얼골에 피가 올라 공장주와 × × 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