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벽에도 이름 모를 꽃 향그러이 피어 있는 함 속 같은 방이래서 기꺼울 듯 어지러웁다 등불을 가리고 검은 그림자와 함께 차차로 멀어지는 벽을 향하면 날라리 불며 날라리 불며 모여드는 옛적 사람들 검푸른 풀섶을 헤치고 온다 배암이 알 까는 그윽한 냄새에 불그스레 취한 얼굴들이 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