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부인을 맞이할까
나는 숙명적으로 사람을 싫여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좀 더 적절할는지 모릅니다. 늘 주위의 인물을 경계하는 버릇이 있읍니다.
그버릇이 결국에는 말없는 우울을 낳읍니다.
그리고 상당한 폐결핵입니다. 최근에는 매일같이피를 토합니다.
나와 똑같이 우울한 그리고 나와 똑같이 피를 토하는 그런 여성이 있다면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나는 그를 한없이 존경하겠읍니다. 왜냐하면 나는내자신이 무언가를 그 여성에게 배울수 있으리라고개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건 연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서로 이해할수 있는 한 동무라 하겠읍니다. 마는 다시 생각컨데 이성의 애정이란 여기에서 비로소출발하는 것이 아닐가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특권이 었다면 나는 그를사랑하겠읍니다.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면 더욱 감축할 일입니다. 그러면 그담에는
- 이몸이 죽어저서 무엇이 될고하니
-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장송 되어다가
-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하리라
그 봉래산 제일봉이 어델는지, 그우에 초가삼간 집을 짓고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많이도 바라지않습니다. 단 사흘만 깨끗이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큰 의문입니다. 서로 사람을 싫여하는 사람끼리 모이어 결혼생활이 될는지 모릅니다. 만일 안된다면 안되는 그대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