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원복음서
이 문서는 저작권 정보가 표기되지 않았습니다. |
1장
편집- 우리가 읽는 이스라엘 열두 부족의 역사에는 요아킴도 포함되어 있다. 대단한 부자인 요아킴은 하느님께 제물을 두 배로 바치고 이렇게 결심했다. “내 재산을 온 백성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여 주님으로부터 내 죄를 용서받겠다.”
- 주님의 성대한 축제일에 이스라엘이 자녀들이 제물을 바쳤고 요아킴도 바쳤는데, 대사제 루벤이 “당신은 슬하에 자녀를 두지 못했으니 제물을 바치는 것이 율법에 어긋나오.”라고 말하고 그 제물을 거절했다.
- 몹시 속이 상한 요아킴은 슬하에 자녀를 두지 못한 사람이 자기 혼자인지를 확인하려고 자기 부족의 기록을 조사하러 갔다.
- 그 결과, 정의로운 사람은 누구나 자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한편 그는 선조 아브라함을 기억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생애가 끝날 무렵에 왜 이사악을 주셨을까?” 그는 너무나도 낙심하여 다시는 아내를 보지 않기로 작정했다.
- 그래서 광야로 들어가 천막을 친 뒤에 사십일간 밤낮으로 단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 “주 하느님께서 나를 굽어살피실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 오로지 기도만이 나의 음식이고 음료수다.”
2장
편집- 한편 그의 아내 안나는 두 가지 이유로 근심 걱정에 휩싸여 어쩔 줄을 몰랐다. “과부가 되고 또 아이도 못 낳는 신세이니 어쩌란 말인가!”
- 주님의 성대한 축제일이 다가왔다. 하녀 유딧이 “언제까지 이렇게 한탄만 하고 있을 작정이세요? 주님의 축제에 탄식하는 것은 율법에 어긋납니다.
- 어떤 사람이 이 머리 수건을 만들어주었는데, 하녀인 제게는 어울리지 않고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마님께 꼭 어울리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 수건을 머리에 쓰세요.”라고 말했다.
- 그러자 안나가 “썩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난 이런 물건 따위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주님께서 나를 아주 비참하게 만드셨다.
- 악의를 품은 사람이 이것을 네게 주었을 것이다. 넌 나를 죄로 더럽히려고 온 거야.”라고 대꾸했다.
- 하녀 유딧은 “제 말을 듣지 않으시니 무슨 악담을 해주어야 될까요? 마님의 자궁을 하느님이 닫아버리셨고 그래서 어머니가 될 수 없는 마님의 그 불임증 자체보다 더 큰 저주가 어디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 그 말에 더 속이 상한 안나가 결혼식 때 입었던 옷을 걸친 뒤 오후 세시경에 산책을 하러 정원으로 나갔다.
- 그리고 월계수 아래 앉아서 이렇게 기도했다.
- “오, 조상들의 하느님, 사라의 자궁을 축복하고 아들 이사악을 주신 것처럼 저도 축복하시고 제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3장
편집- 안나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을 때, 월계수 가지에 붙은 참새 둥지를 발견했다.
- 그래서 속으로 한탄했다. “누가 저주받은 이 몸을 낳았지요? 이스라엘의 자녀들 앞에서 저주받고, 하느님의 성전에서 책망과 멸시를 받다니, 어떤 자궁이 저를 낳았는가 말이에요. 저주받은 이 몸을 그 누구와 비교하겠어요?
- 오, 주님, 지상의 짐승들조차 새끼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그들과 비교할 수도 없는 이 몸입니다.
- 야수들도 새끼를 거느리고 있으니, 그들과 비교할 수 없지요.
- 물조차 그 안에 결실이 있으니, 이것과 비교할 수 없지요.
- 바다의 물결조차 고요하든 출렁이든 그 안에 든 물고기들이 당신을 찬미하니, 파도하고도 이 몸을 비교할 수 없습니다.
- 땅 자체도 결실을 내고 당신을 찬미하니, 이것하고도 저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4장
편집- 그러자 주님의 천사가 안나 곁에 서서 “안나야, 안나야, 주님께서 너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네가 임신하여 자녀를 낳을 것이며, 온 세상이 그 자녀에 대해서 말할 것이다.”라고 알려주었다.
- 안나는 “주 하느님께서 살아 계시니까, 제가 아들이든 딸이든 낳기만 하면 주님께 그 자녀를 봉헌하여 평생 거룩한 일에 종사하면서 주님을 섬기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 천사 두 명이 안나에게 “네 남편 요아킴이 목동들과 함께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 왜냐하면 한 천사가 이미 요아킴에게 내려와서 “주 하느님께서 너의 기도를 들어주셨으니 얼른 돌아가거라. 안나가 임신할 터이니 말이다.”라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 요아킴이 내려가서 자기 목동들을 불러놓고 “흠이 없는 암컷 어린 양 열 마리를 가져오너라. 주 하느님께 바치려고 한다.
- 그리고 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바칠 흠 없는 송아지 열두 마리도 가져오너라.
- 또한 백성들에게 줄 염소 백 마리도 가져오너라.”하고 지시했다.
- 그는 목동들과 함께 내려갔다. 안나는 대문 옆에 서 있다가 남편이 오는 것을 보았다.
- 그래서 달려가 목을 껴안고 “주님께서 저를 크게 축복하신 줄을 이제야 알겠어요. 왜냐하면 이제는 더 이상 제가 과부가 아니고, 또한 불임증 여자가 임신할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5장
편집- 요아킴은 첫날을 자기 집에서 지내고 다음날 제물을 바치면서 말했다.
- “주님께서 저를 축복하신다면, 사제의 이마에 달린 동판에 축복의 표시를 나타내주십시오.”
- 그래서 동판을 살펴보니, 자기에게 죄가 없다고 드러났다.
- 그는 “주님께서 나의 모든 죄를 없애주셨음을 이제야 알겠다.”라고 말했다.
- 정의로운 사람이 된 그가 주님의 성전을 떠나 귀가했다.
- 임신한 지 구개월이 지나서 안나가 출산하고, 산파에게 “아들인가요, 딸인가요?”라고 물었다.
- 산파가 딸이라고 대답했다.
- 안나는 “오늘 주님이 내 영혼을 축복해주셨다.”라고 말하고 딸을 침대에 뉘었다.
- 산모의 정화 기간이 지난 뒤, 안나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그 이름을 마리아라고 지었다.
6장
편집- 아기가 날로 자라 구개월이 지나서 어머니가 제 발로 서는지 보려고 방바닥에 놓았다. 그랬더니 아홉 걸음을 걷고 나서 어머니의 무릎으로 돌아왔다.
- 아기를 잡아주고 나서 안나는 “주님의 성전으로 데리고 갈 때까지 네가 다시는 땅바닥을 걸어다니지 않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 그래서 안나는 딸의 방을 거룩한 장소로 만들고, 이상하거나 불결한 것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으며, 이스라엘의 더럽혀지지 않은 딸들을 초대해서 함께 지내게 했다.
- 딸의 첫돌이 되자 요아킴이 사제들, 학자들, 원로들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을 초대했다.
- 요아킴이 딸을 대사제들에게 바치자, 그들이 축복의 말을 해주었다. “우리 조상의 하느님, 이 딸을 축복하시고, 대대로 유명하고 대대로 이어질 이름을 내려주십시오.” 모든 백성이 “그렇게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아멘.”이라고 응답했다.
- 요아킴이 다시 딸을 사제들에게 바치자, 그들이 축복의 말을 해주었다. “오, 가장 높으신 하느님, 이 딸을 굽어보시고 영원한 축복을 내려주십시오.”
- 이윽고 안나가 딸을 받아서 젖을 먹이고는 다음과 같은 찬미가를 주님께 바쳤다.
- “저는 새로운 노래를 주 하느님께 바치겠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저를 찾아오셨고, 제 원수들의 책망을 듣지 않게 해주셨으며, 제게 당신의 정의로움의 열매를 주셨고, 안나가 젖을 물린다고 르우벤의 자손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이어서 안나는 자신이 축복한 아기 방에 딸을 데려가 쉬게 하고, 손님들을 접대했다.
- 잔치가 끝나자 모두 기뻐하고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돌아갔다.
7장
편집- 마리아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요아킴이 안나에게 “주님께 맹세한 대로 딸을 주님의 성전으로 데리고 갑시다. 주님께서 진노하셔서 우리 제물을 거절할까 두렵소.”라고 말했다.
- 그러나 안나는 “아이가 아버지 얼굴도 못 알아보면 안 되니까 일년만 더 기다려요.”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요아킴이 “그렇게 합시다.”라고 대답했다.
- 아이가 세 살이 되자, 요아킴이 “히브리인들의 정숙한 딸들에게 각자 등불을 켜들고 오라고 초대합시다. 아이가 주님의 성전에 마음을 붙이고 친가에 돌아오지 않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
- 그렇게 해서 그들이 성전으로 올라갔다. 대사제가 마리아를 받아들이고 축복하고는 “마리아야, 주 하느님께서 네 이름을 영원히 빛나게 해주셨고, 이스라엘의 자녀들에게 너를 통해서 영원히 구원을 보여주셨다.”라고 말했다.
- 대사제가 마리아를 제단의 세 번째 계단에 내려놓자, 주님께서 힘을 주시어 마리아가 스스로 춤을 추었다.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이 마리아를 사랑하였다.
8장
편집- 딸이 자기들에게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마리아의 부모는 크게 놀라고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귀가했다.
- 마리아는 성전에서 길들여진 비둘기처럼 성전에 머물고, 천사들의 손에서 음식을 받아먹었다.
- 마리아가 열두 살이 되자, 사제들이 회의를 열어 “마리아가 열두 살이 되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주 하느님의 거룩한 장소가 더럽혀질 우려가 있으니 말이오.”라고 말했다.
- 그러자 사제들이 대사제 즈카르야에게 “당신이 주님의 제단 앞에 서고, 거룩한 장소로 들어가서 해답을 요청하십시오. 무슨 해답이 나오든 그대로 시행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 지성소로 들어간 대사제가 재판의 가슴 받침을 벗고 기도했다.
- 주님의 천사가 와서 “즈카르야야, 즈카르야야, 홀아비들을 모두 불러모으는데, 각자 지팡이를 가져오라고 하여라. 주님의 징표를 받는 사람이 마리아의 남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소식을 알리는 전령들이 전국으로 파견되고 주님의 나팔이 울렸다. 모든 백성이 달려와서 한 군데에 모였다.
- 요셉도 도끼를 집어던지고는 거기 참석했다. 사람들이 각자 지팡이를 들고 대사제에게 갔다.
- 지팡이를 모두 접수한 대사제가 성전으로 들어가 기도했다.
- 기도를 마치고 대사제가 지팡이를 각자에게 돌려주었으나, 징표로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 요셉이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돌려받았는데, 그 지팡이에서 비둘기가 튀어나와 요셉의 머리 위에 올라앉았다.
- 그러자 대사제가 “요셉, 당신이야말로 주님의 동정녀를 데리고 가서 잘 보살피도록 선택되었소.”라고 말했다.
- 그러나 요셉은 “저는 늙은이인데다가 자녀들이 있고 이 여자는 나이가 매우 어리니, 제가 이스라엘에서 웃음거리가 될까 염려됩니다.”라고 말하면서 거절했다.
- 대사제가 “요셉, 당신의 주 하느님을 두려워하시오. 하느님이 자기를 거스른 다탄, 코라, 아비람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땅이 갈라져서 삼킨 사실을 기억하시오. 당신 집안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느님을 두려워하라 이거요.”라고 말했다.
- 그 말에 겁을 먹은 요셉이 마리아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마리아, 내가 성전에서 너를 데리고 왔으니 이 집에 머물러도 좋아. 난 내 직업인 목수일에 몰두해야만 해. 잘 있어.”라고 말했다.
9장
편집- 사제들이 회의를 열고 “성전의 휘장을 새것으로 바꿉시다.”라고 제의했다.
- 대사제가 “다윗의 가문에서 더럽혀지지 않은 처녀 일곱 명을 데려오시오.”라고 말했다.
- 하인들이 나가서 처녀들을 데려오자, 대사제가 "금실, 청실, 주홍색 실, 가는 아마 실, 짙은 자주색 실로 천을 짤 사람을 각각 결정하려고 하니, 내 앞에서 제비를 뽑아라."하고 말했다.
- 대사제는 마리아가 다윗 가문 출신임을 알고 마리아도 불렀다. 짙은 자주색 실이 마리아에게 부여되었다. 그래서 마리아가 집으로 돌아갔다.
- 그때부터 즈카르야가 벙어리가 되었는데, 다시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사무엘이 그 직책을 맡았다.
- 어느 날 마리아가 물을 긷기 위해서 물동이를 들고 나갔을 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너는 여인들 가운데서 축복을 받았다.”라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 소리가 나는 곳을 확인하려고 좌우를 둘러본 뒤에 마리아는 몸을 떨면서 집으로 들어가 물동이를 내려놓고, 자주색 실을 가지고 천 짜는 일을 계속했다.
- 주님의 천사가 그 곁에 서서 “마리아야,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으니 두려워하지 마라.”하고 말했다.
- 마리아는 그 인사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 천사가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고, 너는 임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마리아가 “뭐라고요? 제가 살아계신 하느님에 의해서 잉태하고, 다른 모든 여자들이 하듯이 출산을 할 거란 말인가요?”라고 물었다.
- 천사는 “오, 마리아야, 그렇지는 않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 따라서 네가 낳을 그분은 거룩한 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그리고 그분이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 네 사촌인 엘리사벳도 늙은 나이에 임신하였고,
- 이제 육개월이 지났는데, 엘리사벳도 과거에는 불임이었다. 이렇듯 하느님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 마리아는 “주님의 종이 여기 있습니다. 당신 말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대답했다.
- 자주색 천을 짜 가지고 대사제에게 바치자, 대사제가 마리아를 축복하면서 “마리아, 주 하느님께서 당신 이름을 높이셨고, 당신은 영원히 축복을 받을 것이오.”라고 말했다.
- 그러자 기쁨에 넘쳐서 마리아가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하여 문을 두드렸다.
- 엘리사벳이 달려가 문을 열어주고는 마리아를 축복하면서 “내 주님의 어머니가 이렇게 찾아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 당신의 인사말을 듣자마자 내 뱃속의 아기가 뛰어노는가 하면, 당신을 축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 대천사 가브리엘이 자기에게 말한 모든 신비로운 일들에 관해서 아직 깨닫지 못한 마리아가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 “주님! 제가 무엇이라고, 지상의 모든 세대들이 저를 복된 여인이라 부를 것이라고 하는가요?”라고 말했다.
-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몸이 더 커지자 겁이 난 마리아가 집으로 돌아가, 이스라엘의 자녀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숨겼다.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마리아는 열네 살이었다.
10장
편집- 마리아가 임신한 지 육개월이 지났을 때, 요셉이 다른 지방에서 목수일을 하다가 돌아와 동정녀의 몸이 무거운 사실을 발견했다.
- 그래서 자기 얼굴을 때리면서 “내가 무슨 면목으로 주 하느님을 대하겠는가? 이 젊은 여자에 관해서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 성전에서 동정녀를 데려왔는데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했으니 말이다.
- 누가 나를 속였는가? 누가 우리 집에서 이런 사악한 짓을 저지르고, 동정녀를 유혹하여 더럽혔단 말인가?
- 아담의 역사가 내 경우에 그대로 재현된 것이 아닌가?
- 아담이 영광을 받을 바로 그 순간에 뱀이 홀로 있는 하와에게 가서 유혹했으니까.
- 바로 그 꼴이 내게도 일어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 방바닥에서 일어난 요셉이 마리아를 불러서 “그렇게도 하느님의 총애를 받은 당신이 왜 이런 짓을 했소?
- 지성소에서 교육을 받고, 천사들 손에서 음식을 받아먹은 당신이 왜 스스로 자기 영혼을 구렁텅이에 처넣은 거요?”라고 물었다.
- 마리아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전 죄가 없어요. 남자를 전혀 알지 못해요.”라고 대답했다.
- 요셉이 “그렇다면 어떻게 임신을 할 수가 있단 말이오?”라고 물었다.
- 마리아가 “맹세하지만, 어떻게 해서 임신이 되었는지는 저도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 지독한 근심에 휩싸인 요셉이 밖으로 나가서 처리 방안을 궁리하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 “저 여자의 죄를 덮어준다면, 내가 주님의 율법을 거스르는 죄인이 된다.
-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폭로할 경우, 천사에 의해서 임신했을지도 모르는데 무죄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죄를 지을까 두렵다.
-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저 여자를 버리는 수밖에 없지.”
- 밤이 되자 요셉의 꿈에 천사가 나타나
- “젊은 여자를 맞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아기는 성령으로 잉태된 분이니까 말이다.
- 마리아는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 아들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한 분이니 예수라고 불러라.”라고 말했다.
- 잠에서 깨어난 요셉이 자기를 그토록 총애한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미하고, 동정녀를 보호했다.
11장
편집- 율법학자 한나스가 요셉을 찾아와서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통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어찌된 일이오?”라고 물었다.
- 요셉은 “너무 피곤해서 첫날은 집에서 쉬었답니다.”라고 대답했다.
- 그러나 몸을 돌린 한나스가 임신한 마리아를 발견했다.
- 그래서 사제에게 가서 “당신이 극진하게 신뢰하던 요셉이 몹쓸 죄를 저질렀소. 주님의 성전에서 데리고 간 동정녀를 더렵혔고, 개인적으로 혼인하고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소.”라고 말했다.
- 사제가 “요셉이 그런 짓을 했단 말이오?”라고 물었다.
- 한나스는 "아무 하인이나 보내도 금세 그 여자의 임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소."라고 대답했다.
- 하인들이 가서 사실을 확인했다.
- 그래서 마리아와 요셉이 함께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사제가 마리아에게 “마리아, 무슨 짓을 했는가? 지성소에서 천사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고 천사들의 노래를 들은 그대가 왜 스스로 영혼을 타락시키고 하느님을 잊어버렸는가?
- 왜 이런 짓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 마리아가 눈물을 흘리면서 “전 하느님 앞에 죄가 없습니다. 남자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라고 대답했다.
- 그러자 사제가 요셉에게 “왜 이런 짓을 했소?”라고 물었다.
- 요셉은 “전혀 이 여자와 관계한 적이 없소.”라고 대답했다.
- 사제가 “거짓말 말고 진실을 선언하시오. 개인적으로 이 여자와 혼인하고는 숨기고 있지 않소? 하느님의 강한 손 아래 자신을 낮추어 당신 씨가 축복을 받도록 한 게 아니오?”라고 추궁했다.
- 요셉이 입을 다물었다.
- 사제는 요셉에게 “성전에서 동정녀를 데려갔으니, 당신은 성전에 그 동정녀를 다시 바쳐야만 하오.”라고 덧붙여 말했다.
- 요셉이 격심하게 흐느꼈다. 사제는 이어서 “두 사람에게 그 악행이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 주님의 물(극약이 든 물)을 내리겠소.”라고 말했다.
- 사제가 준 물을 마시고 요셉이 산으로 올라갔다.
- 무사히 되돌아온 요셉을 본 사람들은 그의 죄가 드러나지 않은 데 크게 놀랐다.
- 사제는“ 주님께서 당신의 죄를 드러내지 않으셨으니, 나도 단죄하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 그래서 사제가 둘을 돌려보냈다.
- 요셉이 마리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는 기쁨에 넘쳐서 하느님을 찬미했다.
12장
편집- 유다의 베들레헴에 소속된 유다인들은 모두 세금을 바쳐야 한다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칙령이 내렸다.
- 요셉은 “내 자녀들이 세금 내는 것은 내가 돌보겠다. 그러나 이 젊은 여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아내로서 세금을 내게 한다면 내가 창피하다. 딸로서 세금을 내게 한다면, 누구나 이 여자가 내 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 때가 되면 주님이 뜻하시는 대로 하도록 맡기자.”라고 생각했다.
- 당나귀에 안장을 얹고 마리아를 태운 뒤에, 요셉과 시몬이 그 뒤를 따라 오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 몸을 돌려 슬픔에 젖은 마리아를 보고는 요셉이 “임신 때문에 고통스러운 모양이군.”하고 생각했다.
- 다시 몸을 돌이키자, 이번에는 마리아가 웃고 있었다.
- 그래서 “얼굴에 슬픔이 깃들이는가 하면 기쁨에 넘쳐 웃는 까닭은 뭐요?”라고 물었다.
- 마리아가 “내 눈에 두 민족이 보이는데, 하나는 슬피 울고, 또 하나는 기쁨에 넘펴서 웃기 때문이지요.”라고 대답했다.
- 계속해서 길을 가고 있을 때, 마리아가 “아기가 당장이라도 나올 듯하니 당나귀에서 좀 내려주세요.”라고 말했다.
- 요셉은 “여긴 사막인데 어디로 데려가 달라는 거요?”라고 대답했다.
- 마리아가 다시금 졸라댔다.
- 그래서 요셉이 내려주었다.
- 그리고 동굴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마리아를 데리고 갔다.
13장
편집- 마리아와 자기 아들들을 동굴에 남겨둔 채 요셉이 히브리인 산파를 구하러 베들레헴으로 내려갔다.
- 내가 길을 가고 있을 때, 구름들이 놀라고, 새들이 공중에서 정지하여 더 이상 날아가지 않는 것을 보았다.
- 지상을 내려다보니 식탁이 있고 그 주위에 일꾼들이 둘러앉았는데, 두 손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 입 속에 고기를 넣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먹지 않았다.
- 두 손을 머리 위로 높이 쳐든 사람들은 그 손을 내리지 않았다.
- 입으로 손을 가져간 사람들은 그 입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 모든 얼굴이 위를 향했다.
- 양떼가 흩어졌지만 부동 자세로 서 있는 것이 내 눈에 보였다.
- 양떼를 내리치려고 손을 치켜든 목동의 손이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 강을 바라보니 강물에 입을 댄 사람들이 물을 마시지 않고 있었다.
14장
편집- 내가 산에서 내려오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어디로 가는 중이지요?”라고 물었다.
- 나는 “히브리인 산파를 찾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 “산모가 어디 있지요?”라고 여자가 물었다.
- “동굴에 있소. 내 약혼녀요.”라고 내가 말하자,
- “당신 아내가 아니란 말이에요?”라고 물었다.
- 요셉은 “산모는 주님의 집에 있는 지성소에서 교육받은 마리아요. 내가 제비에 뽑혔지만 마리아는 내 아내가 아니고, 성령으로 잉태했소.”라고 대답했다.
- “그게 정말인가요?”하고 산파가 물었다.
- 그가 “와서 보시오.”라고 대꾸했다.
- 그래서 산파가 그를 따라 동굴에 들어갔다.
- 그러자 찬란한 구름이 동굴을 뒤덮었고, 산파가 “내 눈이 놀라운 일들을 보았고, 구원이 이스라엘에게 이르렀으니, 오늘 내 영혼이 크게 축복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 그러나 갑자기 구름이 동굴 안에서 엄청나게 찬란한 광채로 변해서 그들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 이윽고 광채가 서서히 사라지고 아기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어머니 마리아의 젖을 빨고 있었다.
- 산파가 “내 눈이 이토록 놀라운 광경을 보았으니, 이 날은 얼마나 영광스러운 날인가!”하고 외쳤다.
- 동굴에서 나간 산파가 살로메와 만나서,
- “살로메, 살로메, 제가 얼마나 놀라운 광경을 보았는지 말해주겠어요.
- 자연법칙에 반대되는 일이지만, 처녀가 아이를 낳았어요.”라고 말했다.
- 살로메가 “이 일에 대한 특별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믿지 않겠어요.”라고 대꾸했다.
- 살로메가 안으로 들어가자, 산파가 “마리아, 당신에 관해서 엄청난 분쟁이 생겼으니 당신 자신을 보여주세요.”라고 말했다.
- 이윽고 살로메가 만족했다.
- 그러나 그 손이 말라비틀어져서 몹시 고통스러웠다.
- 그래서 살로메가“ 내가 마음씨가 고약해서 천벌을 받았어요. 살아계신 하느님을 시험했기 때문에 내 손이 떨어져나갈 지경이에요.”라고 말하고는,
- 이어서 “오, 우리 조상의 하느님,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자손인 저를 기억해주세요.
- 백성들 앞에서 책망을 받게 하지 마시고, 부모 앞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회복시켜주세요.
- 당신 이름으로 저는 많은 자선사업을 했고, 당신의 보답을 받았으니까요.”라고 간청했다.
- 그러자 주님의 천사가 살로메 옆에 서서 “주 하느님께서 너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그러니 네 손을 뻗어 아기를 안아보아라. 그러면 회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기쁨에 넘친 살로메가 아기에게 가서 “아기를 만져보겠어요.”라고 말했다.
- “이분은 이스라엘에 태어난 위대한 임금님이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살로메는 아기를 경배할 작정이었다.
- 살로메는 즉시 치유되었다.
- 하느님의 인정을 받은 산파가 동굴에서 나갔다.
- 그러자 살로메에게 “아기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네가 본 신비스러운 일들을 알리지 마라.”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 살로메도 하느님의 인정을 받고 떠나갔다.
15장
편집- 동쪽으로부터 지혜로운 박사들이 온다고 하여 베들레헴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기 때문에, 요셉이 떠날 채비를 했다.
- 그들은 “갓 태어난 유다인들의 임금님은 어디 계십니까? 동방에서 우리가 그분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 그 말을 들은 헤로데 임금이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서 전령들을 박사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사제들에게 파견해서 커다란 회의실에 모아놓은 뒤에,
- “그리스도 임금이 어디에서 태어난다고 기록되어 있소? 아니면, 어디에서 반드시 태어날 것인지 말해보시오.”라고 물었다.
- 사제들이 유다의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했다.
- 임금이 대사제들을 돌려보낸 다음, 박사들을 불러서 갓 태어난 임금에 관해서 무슨 징표를 보았소?라고 물었다.
- 그들은 “비상하게 커다란 별이 하늘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별의 광채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른 별들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위대한 임금님이 태어나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경배하러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 헤로데가 “가서 열심히 찾아보시오. 만일 아기를 발견하게 되면 내게 알려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할 생각이오.”라고 말했다.
- 그래서 박사들이 길을 떠났다. 동쪽에서 보았던 그 별이 나타나 아기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머물고 있는 동굴에 이르러서 멈추었다.
- 그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바쳤다.
- 꿈에 나타난 천사가 유다를 거쳐서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길로 고향에 돌아갔다.
16장
편집-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안 헤로데가 격분하여,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 아기를 모조리 살해하라고 명령했다.
- 그 소문을 들은 마리아는 몹시 두려워서 아기를 포대기로 싼 뒤에 소 여물통에 숨겼다. 여관에는 그들이 묵을 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 엘리사벳도 자기 아들 요한을 데리고 산으로 가서 숨길 장소를 찾아보았다.
- 그러나 으슥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았다.
- 그래서 신음하며 “오, 주님의 산이여, 아기와 나를 받아주세요.”라고 말했다.
- 엘리사벳은 산을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 그러자 산이 즉시 쪼개지고 그들을 안으로 받아들였다.
- 그리고 그들을 보호해주려고 천사가 나타났다.
- 요한을 찾던 헤로데가 하인들을 제단에서 봉사하고 있던 즈카르야에게 보내서 “네 아들을 어디 숨겼느냐?”라고 추궁했다.
- 즈카르야가 “나는 하느님의 사제이자 제단에서 일하는 종인데, 아들이 어디 있는지를 어떻게 안단 말이오?”라고 대꾸했다.
- 하인들이 돌아가서 경과를 보고하자, 헤로데가 격분하여 “그 자의 아들이 이스라엘의 임금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 그래서 다시 하인들을 보내서 “네 아들이 어디 있는지 솔직하게 말하라.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은 너도 잘 알지 않느냐?”라고 전하게 했다.
- 하인들이 명령을 이행했다.
- 그러나 즈카르야는 “나는 하느님의 순교자요. 그가 내 피를 보겠다면, 주님께서 내 영혼을 받아주실 것이오.
- 게다가 당신들은 무죄한 사람의 피를 흘린다는 것을 아시오.”라고 말했다.
- 그러나 즈카르야는 성전과 제단의 입구, 즉 구획을 가르는 곳 근처에서 살해되었다.
- 백성들은 그가 살해되었을 때 그 사실을 몰랐다.
- 인사를 하는 시간에 사제들이 성전에 들어갔는데도 즈카르야가 관례에 따라 그들을 만나서 축복해주지 않았다.
- 사제들이 계속해서 기다렸다.
- 아무리 기다려도 즈카르야가 나오지 않자, 한 사제가 제단이 있는 거룩한 곳으로 들어가 땅바닥에 피가 응고된 것을 보았다.
- “즈카르야는 살해되었다. 그 피에 대한 보복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그의 피를 씻어내지 말라.”하는 소리가 하늘에서 들렸다.
- 그 말을 들은 사제가 두려움에 떨면서 밖으로 나와 보고 들은 대로 알렸다. 사제들이 모두 안으로 들어가서 사실을 확인하였다.
- 성전의 지붕들이 무서운 소리를 내더니,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갈라졌다.
- 그들은 시체를 찾을 수가 없었고, 그의 피만 돌처럼 굳어진 상태였다.
- 사제들이 돌아가서 즈카르야의 피살 소식을 백성들에게 알렸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그 소식을 듣고 삼일간 애도하고 탄식했다.
- 사제들이 모여서 즈카르야의 후계자 선출을 의논했다.
- 시메온과 다른 사제들이 제비를 뽑았는데, 시메온이 선출되었다.
-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를 직접 눈으로 볼 때까지 그가 죽지 않을 것이라고 성령의 보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 야고보가 예루살렘에서 이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소란이 발생했을 때 나는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사막으로 피신했습니다. 얼마 후 예루살렘에서 소란이 가라앉았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신심이 깊은 여러분에게 이 글을 보내는 지혜를 내게 마련해준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분께 영광과 권세가 영원히 있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