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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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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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여자고등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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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여고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그동안 너무나 안녕했습니다. 국정원은 선거개입을 하고 트위터에 121만개의 맨션을 날렸지만 우리의 타임라인은 평화로웠기에 안녕했고, 쌍용자동차의 부당정리 해고로 24분의 노동자가 돌아가셨지만 모터쇼의 쌍용자동차를 보며 우리는 안녕했고, 밀양 할아버지는 국가와 송전탑에 평생을 살아온 땅을 빼앗겨 음독자살을 선택하셨지만, 우리 집 앞에는 송전탑이 없기에 안녕했고, 삼성서비스기사는 불합리한 임금제도로 인해 자살을 선택했지만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최고치를 경신 했다는 뉴스에 안녕했고,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따라다녔다는 교과서가 최종승인을 받아도 안녕했고, 코레일은 민영화 반대 파업 중인 7,608명의 직원들을 '직위해제' 시켰지만, 등하교시간 지각만 면하면 안녕했습니다. 나는 안녕했지만, 그들은 안녕하지 못했고, 그들이 안녕하지 않자, 저도 안녕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해서 몇 개월 전과는 다른 이유로 펜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

서대전여자고등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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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버스보다 철도를 더 많이 이용했는데. 이젠 철도도 모자라

비행기까지 너무 비싸 못탈 것 같아 안녕 못합니다.

나와 부모님보다도 당장 편찮으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돈 걱정 없이 병원 못갈까봐 안녕 못합니다.

중학생인 사촌동생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일본 군인들을 쫓아다녔다고 배울까봐 안녕 못합니다.

매주 토요일 서울 시청광장에선 몇만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드는데 정작 tv에선 촛자도 볼 수 없어 안녕 못합니다.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개입을 수사한 검찰총장을

찍어내고 정부의 검찰총장을 만드는 행동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안녕 못합니다.

4대강 이명박 가카가 그리워진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통하는 우리 나라의 현실이 슬퍼 안녕 못합니다.

어떤 유명하신 분들은 이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과

비양심, 도덕과 비도덕,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어떤 정치관을 갖는 것보다 상식으로 판단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이길 바랍니다.

이 여러분은 2013년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약자에게 칼을 겨누는 박근혜 정부 앞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2]

경남 상천 간디고등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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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인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뭉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에 붙은 한 장의 대자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안녕을 묻는 물음이 이렇게나 되풀이되는 이유는 아마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그만큼 안녕치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저는 간디인 여러분께 묻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을 간디에서 살면서 우리가 질리도록 들어온 말들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생태, 사랑과 자발성, 폭력에 대한 불복종, 그리고 그 위의 많은 것들. 그런데, 학교 안의 문제들은 제쳐두고서라도, 간디 바깥의 세상은 우리가 여태 배운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공공재였던 것들이 민영화의 이름을 달고 '사유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개입 문제는 점점 커지고 심각해지고 있지만, 1년이 다 가도록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밀양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목숨을 걸고 전경들과 대치하며, 강정은 이미 우리 머릿속에서 잊히고 말았습니다. 방사능폐기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원자력발전소를 늘리려고만 합니다. 보호받아 마땅할 철도파업을 불법이라 부르며 탄압합니다. 일제의 식민지배를 미화하고 독재를 정당화 하며 포털 사이트에서 긁어온 글이 버젓이 실린 교과서가 정식으로 승인되었습니다.

더욱 잔인한 것은,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국가, 빨갱이, 국가보안법, 내란음모,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제거해버리곤 합니다. 이런 일들이 바로 우리 곁에서 보란 듯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간디인 여러분, 저는 무섭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폭력이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픈 소식들이 우리 안에서 그저 한 줄의 기사에 불과한 것으로 남는 것이 무섭고, 그것들에 점점 둔감해지는 것이 무섭습니다. 절박하게 싸우는 사람들의 호소에 습관적으로 누르는 '좋아요'가 무섭고, 이 모든 것이 '나'의 모습이어서 정말로 무섭습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요. 고등학교 시절을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르게' 보낸 우리는 이 사회에 얼마만큼이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혹, 우리가 그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아파하여 지키며 노력했던 것들이 그저 우리만의 리그에 불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물음들은 너무도 크고 무거워서,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한 것처럼 막막해집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대한 벽에도 틈은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어쩌면 그 틈새를 찾아내 아주 아주 조금씩 후벼 파내는, 답이 보이지 않는 삽질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간디인 여러분, 조금만 더 불온해집시다. 대자보도 좋고, 시국선언도 좋고, 일제고사 거부도 좋고, 촛불집회도 좋습니다. 하다못해 페이스북 담벼락에 한 줄 끄적이는 것도 좋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당연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기를 조금 불편하게 할 한 마디의 말,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간디인 여러분께 다시 묻습니다, 그간의 '식구총회'는 어떠셨습니까? 어떤 마음으로 이 학교에서 살아내고 있습니까? 부당한 것들을 묵인하지 않을 용기가 우리에게는 있습니까? 유난히 길고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계신 간디인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3]

경기 수원 동우여자고등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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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철도 민영화 사건 때도 대입준비라를 핑계로 저희는 '안녕하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동우여자고등학교·동원고등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저희가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대답을 하게 저희를 깨우쳐주었습니다.

경기도내 450개 학교 중 조사된 436개 학교에서 단 5개 학교만이 이를 채택하였는데, 그 중 2학교가 동원·동우여고라는 점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역사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쳐야 할 학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감출 수 없습니다.

1.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안중근 의사를 교과서의 색인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교과서 본문에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내용을 1줄로 적어놓은 것은 다른 출판사 교과서가 12~19줄에 걸쳐 집필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2.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닌다? p249 우측 상단에 실린 위안부 사진에는 "현지 위안부와는 달리 조선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되었다.

3.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5.16' 사료를 선별적으로 편집해 실었고, 역사적 날짜의 오류도 발견되었다.

4. 교과서 집필 시 출처를 정확히 해야 한다. 그러나 교학사 뒤 출처를 살펴보면 싸이월드와 디씨인 사이드 등 웹사이트와 엔하위키 일명 위키백과(네티즌이 등록을 요구하면 자료가 등록되는 사이트)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출처도 사이트의 도메인만 있을 뿐 상세 사이트 주소는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문구를 기억하십니까? 이는 2010년 한일전의 붉은 악마 퍼포먼스와 2013년 한일전에서 우리나라 관중들이 든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이 문구는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게 보내는 우리 민족의 메세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문구를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들에게 건네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정말 한탄스럽습니다. 선생님들이 충분한 회의를 거쳐 정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처럼 많은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과연 '역사왜곡'이라는 문제를 가진 이 교과서를 채택한 타당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가야 할 학생들이 나라의 역사를 이런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의문스럽습니다.

동우여자고등학교 재학생 올림[4]

대학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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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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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5]

해외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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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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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먼저 일본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여러가지로 신세지고있는 저희들의 입장에서, 최근 한류나 한국요리붐을 통해 한국을 매우 사랑해주시는 일본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요즘 아베노믹스의 성공이나 도쿄올림픽 개최 결정 등의 경사스런 뉴스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은 별로 안녕하지 못합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약진이나 K-pop과 같은 문화 산업 수출의 호조에 어느 일본의 정치·경제 평론가는 지금이 한국의 전성기라고도 표현했습니다만, 오히려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실상입니다. 그 위기는, 북조선의 김정은의 위력 도발 따위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애국이란 이름아래 많은 피를 흘린 결과, 현재의 한국을 일구어냈지만, 그것에 상응하는 대가는 받지 못하고, 다시 그 애국의 이름하에, 헌법에 명기돼 있는 기본권마저 정부로부터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재벌기업만을 위한 의료민영화의 추진에 의해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철도민영화반대를 위한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철도노동자 7,800명은 직위해제가 되는 등, '노동권'까지 침해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본주의의논리'에 휘둘려지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기능을 해야 할 '민주주의시스템'은 부정선거에 의해 그 이념의 토대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인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오늘도 그 부당함에 맞서서, 남녀노소관계없이, 촛불을 손에 들고, 매일처럼 거리에 나와 평화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또 어느 한 대학생으로부터 시작된 '대자보운동: 안녕들하십니까' 를 통해 국민들은 전지에 자신의 실명과 의견을 적어 각 장소에 붙이는 것으로 의견을 공유함은 물론 다른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저희 또한 여기 일본에서 한국이 안녕해질때까지 한국의 실상을 일본의 여러분들께 계속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일본의 여러분들은, 안녕들하십니까'[6]

미국 UC버클리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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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안녕하지 못합니다'

고대의 학우님처럼 누군가 물어 봐 주길 기다렸습니다. 금수저 물고태어나 유학까지 와 있는 제가 "안녕하지 못합니다!" 라고 하기엔 가진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88만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혹은 작은 돈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왔기에, 너무나 안녕했기에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나, 안녕하지 못합니다.

파업을 이유로 고작 나흘 만에 무려 78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당하게 해고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수십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서초동 삼성본사 앞에선 배고픔을 호소하며 죽어간 노동자의 동료들이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유학까지 와서 공부한 나 또한 노동자가 될 것이기에, 그들의 지금이 나의 미래이기에, 나는 결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정부는 그들을 돕지 않습니다. 선거 전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과 맺었던 약속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 부정한 선거에 대한 부정만 남았습니다. '종북'이라는 말만 무성히 남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화려한 한복만 남았습니다. 그 중 국민에 대한 마음은 남지 않은 것 같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분노하지 않습니다.

아니, 분노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는 정치에 대해 이야기가 두려운 것 아닐까요? 취업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까 스스로의 입을 막고, 스스로의 생각을 통제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버클리 학우 여러분,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유학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결국 좋은 일자리를 얻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묵으로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국민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분명한 문제와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Peace and Conflict 전공, 4학년 신은재

Political Science 전공, 4학년 박무영 [7]


기타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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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공무원 노조의 광주시청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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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광주시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정당하다구요?? 사실은 이렇습니다.

1.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비합법단체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2002년 창립이후 10여년간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공무원노동조건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하여 투쟁하는 지자체, 중앙부처, 법원, 국회 소속 공무원들이 포함된 14만의 전국 최대 조직입니다. (광주지역 5개 구청과 법원, 전남대학교 가입)

2009년 통합이후 수차례 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정부는 정부정책에 순종하지 않고 바른말하며, 해직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수차례 설립신고를 반려하였습니다. 특히 금년 5월에는 노동부장관이 설립신고를 받아주겠다는 약속까지 하고도 설립신고 교부 당일 갑자기 태도를 바꿔 반려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였습니다. 20년 역사의 전교조도 정권에 잣대로 들이밀며 법외노조로 내몰고 합법/불법 운운하며 노동자를 갈라치기하고 있는 지금, 단결만이 승리의 답입니다.

2. 광주시의 탄압이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안행부 각색, 시가 동조한 사기공문

시 공문에서는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근거로 대법원 판례(2013.1.10.선고 2011도15497)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위 판례에서는 사용자가 단순히 의견을 표명하는 행위에 한하여 허용된다는 취지이며, 이 또한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는 경우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하였습니다.

시 공문 자체만으로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훼손하고, 조합원에 대하여 불이익을 준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의 운영을 방해하는 업무방해죄라 할 것입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강력히 대처할 것입니다.

3. 조합원 여러분! 노동조합의 주인은 시장이 아닌 조합원입니다.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지키고 조합원의 노동조건 개선뿐만 아니라 철밥통을 벗어나 박수 받는 국민의 공무원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8]

합정역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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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노동자가 태반인 이곳.

법정연차 15일은 고사하고 10일, 6일을 턱하니 던지며 다른 데보다 후하게 쳐준다며 뇌까리는 걸 애써 태연한 척 들어야 하는, 그마저도 눈치 보며 써야하는 이곳.

내 야근 값은 저녁 방값 아님 택시비로 때우면서 선심쓰듯 하는 사장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을 내리 깔고는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는 백석의 말을 참 더럽게 속삭였습니다.

밖에서는 민주투사, 안에서는 노동자 등쳐먹는 사기꾼이라며 우리 사장님들이 두 얼굴을 비아냥댔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 역시 두 얼굴을 지녔던 게 아닌가 무서워 졌습니다.

사장과는 달리 자기 자신을 등쳐먹는다는 것에 더더욱 무서워졌습니다.

더러운 건 알겠는데 누구에게 뭐라고 외쳐야 하는지 불안해하다가, 이제 이렇게 나 안녕하지 못하다고, 나와 같은 여러분들에게 외치려고 합니다.

출판노동자 여러분이라면 서로에게 안녕하냐고, 안녕치 못하면 왜 그러냐고, 사장에게 우리 자신에게 뭐라고 외쳐야하는지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출판노동자들이여, 어떻게, 안녕들 하십니까? [9]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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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한 젊은이의 글이 우리 모두에게 나와 이웃의 관계, 나와 사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안녕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이 시대가 만든 성공의 잣대를 따라 개인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따져보는 물음 앞에,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합니다.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물어야 합니다.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 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저 역시 다시 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나라의 진짜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미안합니다.

2013.12.17 원혜영 드림

밀양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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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밀양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우리 밀양은 765kV 초고압 송전탑 건설로 인해 죽음의 땅이 되었습니다.

우리 주민은 지난 9년 동안 수차례 공사재개와 중단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10월 이후 엄청난 탄압 속에 자행된 공사 재개는 주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매일 우리는 지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공사에 저항하는 할매, 할배들을 끌어 내고, 사지를 잡아 내팽개치고, 연행하고, 구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실신해서 병원에 실려간 주민들은 60명이 넘습니다.

이 초고압 송전탑은 주민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것입니다. 이제 주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어르신의 분신 이후 또 한 어르신이 맹독성 농약인 제초제를 드시고 자결하셨습니다.

이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주민이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였습니다.

무엇을 위한 송전탑입니까? 이렇게 잔인하게 공사를 해야 하는 필요나 명분이 있단 말입니까?

연중 피크 타임만 수요를 분산시키면 전기는 남아 돕니다. 남아서 버립니다. 이미 송전탑 밀집도 세계 1위 원전 밀집도 세계 1위입니다. 이제 그만 합시다. 그만 지읍시다.

안녕하지 못한 여러분들.

한전과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꾸짖고 밀양 할매 할배들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이 혹독한 시절을 이겨 나갑시다.

밀양 765kV 초고압 송전탑 경과지 주민(고준길, 구미현, 김옥희)


반박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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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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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학가에서 이런 식으로 대자보를 붙이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철도노조파업을 지지안하고, 밀양송전탑건설에 찬성하고, 제주 해군기지건설에 찬성하면 깨어있지 못한 대학생 취급을 받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깨어있는 대학생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면 무조건 깨어있지 못한 대학생입니까?

사회문제? 충분히 관심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옳지 못한대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합니까?

종북세력에게 종북세력이라 말하면 일베충으로 매도하고, 인터넷에서 북한과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면 국정원 알바라고 합니다. 국정원사건? 분명 국정원이 공무원의 신분으로 댓글을 단 것은 잘못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면 전공노와 전교조가 공무원 신분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나긴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하면 로맨스 니가하면 불륜입니까?

그리고 국가안보의 중심인 국정원을 해체하자는 것은 뭡니까? 팔에 상처가 났으면 상처만 치료해야지 이건 팔을 다 잘라내잔 소리입니다. 국정원이 없어지면 누가 제일 좋아합니까? 바로 우리의 주적 북한입니다. 도둑이 호시탐탐 우리 집을 노리고 있는데 경비원을 더 고용해도 시원찮을 판에 경비원도 해고하고, 우리 집 문도 잠그지 말자는 소리입니다.

우리의 선배세대들은 분명 민주화를 위해 싸웠고 민주화를 쟁취했습니다. 당시는 정말 암울하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또한 제한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선배들의 노력으로 이 나라의 민주화는 이뤄졌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현 정권이 다시 유신시절로 돌아갔다.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합니다. 당신들이 폭정이라고 떠들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라는 증거입니다. 만약 유신시대라면 당신네들은 지금쯤 남산 대공분실로 끌려갔겠지요?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현재 집에서 한가로이 정부를 비판하는 키보드 질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무조건 그것을 민주주의 탄압으로 매도합니까? 그것이 옳고 자신이 그릇된 시각을 가졌다고 생각안해봤습니까?

철도노조 파업? 정부가 끝까지 민영화 안한다 법으로 규정하겠다 하는데 왜 믿지 못하십니까? 정부는 A라고 말하는데 당신들은 절대 A가 아니라고 그건 B야 라고 끝까지 꼬리물기 식으로 우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영화는 허울 좋은 명목이고 그들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못 들어 보셨습니까? 코레일은 매년 적자이고 신의직장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데 당장 허리띠 졸라매고 임금을 동결하고 깎아도 모자를판에 민영화는 명목일 뿐 뒤에서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합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소위 깨어있는 대학생들이 진정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귀족노조를 편들거나 불순한 단체에 휩쓸려 데모할 생각부터 하지 말고 당장 학교로 달려가 교정을 청소하는 비정규직 청소부 어머님들의 어깨나 주물러 주십시오.

당신들은 항상 말합니다.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들은 다른 게 아니고 틀린 겁니다. 저는 이런 현실에 안녕치 못합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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