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변영로)
꿈 팔아 외롬 사서
山[산]골에 사쟀더니
뭇 새 그 음성 흉을 내고
가진 꽃 그 모습 자아내니
이슬 풀 그 옷자락 그립다네.
꿈 팔아 외롬 사서
바닷가 사쟀더니
물결의 數[수]없는 발 몰려들매
하늘과 먼 돛과 모래밭은
서로 짠듯 갖은 追憶[추억] 들추인다
꿈과 외롬 사이 태어나서
외롬과 꿈 사이 숨지나니
별이 하늘에 박힌듯이
달이 허공에 달리듯이
꿈과 외롬의 두 틈 사이
잠자코 말없이 살으리라.
—「文章[문장]」, 193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