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서간·묵시편/코린토 전서

코린토 전서 서언 편집

(一) 서간의 동기와 개요와 연대 편집

바오로께서는 그 둘째번 전교 여행(傳敎旅行) 때 ― 약 五一년이나 혹은 五二년경이다 ― 에 코린토로 가셨다. 그리고 그 곳에서 한 一년 반 동안 계시면서 많은 외교인들을 주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에 귀화시키셨다. 그런데 이 곳은 당시 그레시아에 있어서는 가장 우수한 번화한 상업 도시(商業都市)였었다. 그런만큼, 여기에는 불의와 사치가 극심하였던 것이다(종도 一八·一~一八). 코린토에 체재(滯在)하시기 一년 반 후에 바오로께서는 다시 이 곳을 떠나 에페소로 가셨다. 그런데 거기에서 코린토 교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보고(報告)를 들으시고, 또한 코린토 신자들에게로부터 여러 가지 도리에 대한 질문을 받으셨다.

첫째로는, 코린토 교회 내에 분열과 당파가 생긴 것이었다. 바오로께서 코린토를 떠나신 후에 아폴로라고 하는 선교사가 코린토에 들어왔다(종도 一八·二四~二八). 그는 매우 이름난 웅변가로서, 그리스도의 교리를 바오로보다 더 훌륭하게 설교하였다. 그러므로 코린토 신자 중 많은 이들이 이 웅변에 감동되어, 우리는 아폴로를 따른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우리는 바오로의 제자노라 하였다. 이와 같이, 본시 바오로나 아폴로의 전파하는 교리가 다를리 없건마는, 신자들 사이에는 이러한 분열과 당파가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편에는 베드루 종도의 권위를 강조하는 자들이 있어, 우리는 베드루를 따른다고 하였으며, 또 몇몇 사람은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인 저들을 따르지 않고 오직 주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주장하였다. 이리하여 코린토 교회 내에는 이상 네가지 당파가 생겨났다.

둘째로, 코린토 교회 내에는 여러 가지 폐습(弊習)이 많았었다. 신자 중의 어떤 이는 신자의 자유를 남용하여 외교인들과 같이 사치에 빠진 자들도 있었다(六·一二~二〇). 심지어 자기 아버지의 아내 ― 계모이었기는 하나 ― 와 같이 사는 자까지도 있었으며(五·一 이하), 또한 신자 사이의 사건을 외교 재판소에 소송하는 일도 있었다(六·一~一一). 그 외 부녀들이 예절을 거행하는 장소에서 단정한 태도를 취하지 아니한다든가(一一·三~一六), 또는 주의 성찬(聖餐)이나 성제(聖祭)를 지낼 때와 같은 때에도 여러 가지의 폐습이 많았었다(一一·一七~三四).

세째는,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이 친히 여러 가지 해결 지어야 할 문제를 종도에게 제출하였다(七·一 이하). 즉 결혼 생활(七·一~二四), 독신 생활(七·二五~四〇), 성신의 특은(一二·一~一四·四〇), 죽은 자들의 부활(一五·一~五八) 등에 대한 것 같은 문제이다.

바오로께서는 이러한 보고와 제출된 문제에 충동을 받아 기원 제五六년이나 혹은 五七년경에 에페소에서 코린토 교회에게 이 제一차 서간을 보내셨다. 그런고로 이 서간의 서언(一·一~九) 후 제一편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폐습을 책망하시고(一·一〇~六·二〇), 제二편에서는 여러 가지 제출된 문제를 해답하신다(七·一~一五·五八). 그리고 마침내 여러 사람들의 인사로써 이 서간을 마치신다(一六·一~二四).

(二) 이 서간의 확실성 편집

이 서간이 참으로 바오로께서 서술하신 것이란 것에 대하여서는 초대 그리스도 교회의 여러 교부들의 말씀으로써 능히 증명할 수가 있다. 제一세기에 로마 교황 클레멘스께옵서는 제九七년에 코린토 교회에 보내신 서간이 있었는데, 이 서간에 바오로 종도의 코린토 전서에 대한 말씀이 있다. 또한 성 폴리카르포(一五五년)께서도 이 코린토 전서에 대하여 말씀하신 일이 있다. 이것을 보면, 이 코린토 전서가 사실로 바오로의 서술하신 것임이 확실하다.

(三) 이 서간의 중요성 편집

로마서의 특수한 중요성은 그 의미 깊은 교리에 있으나, 이 코린토 전서의 중요성은 초대 그리스도 교회의 생활 상태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였던 선교사 바오로 종도의 전교 방법을 알게 함에 있다. 이 서간에서 우리는 도덕적으로 부패된 대도시(大都市)에 있는 교회의 발전과, 그 당하는 위험과, 선교사 바오로로 말미암아 구원을 알게 되며, 또한 이에서 치성한 열정으로써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시는 성 바오로의, 당신 교회에게 대하여 걱정하시는 것과, 또한 저의 영신적 자녀들을 가르치고 교훈하시는 것을 역력히 볼 수가 있다. 오늘날까지도 가끔 물론(物論)에 오르는 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로 보아 이 코린토 전서는 오늘에 있어서도 극히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 바오로 종도 코린토인에게 보내신 제一차 서간 편집

 모 두

① 인 사

제一장 편집

천주의 의향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의 종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오로와 형제 소스테네스는, 코린토에 있는 천주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 성화(聖化)됨과 (천주의) 성소(聖召)를 인하여 성도(聖徒)(=신자)가 된 이들과, 저들의 곳이나 우리 곳을 물론하고 모든 곳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하노라). 원컨대, 우리 아비신 천주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성총과 평화함이 너희에게 내릴지어다.

② 감 사

나 항상 너희를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에게 주신 천주의 성총에 대하여 내 천주께 감사하노라. 이는 너희가 만사에 저 안에 온갖 언변(言辯)과 모든 인식에 부유(富裕)한 자 되었음이니라. 대저 그리스도께 대한 증언(證言)이 너희에게 공고(鞏固)한 지반(地盤)을 두었은즉, 따라서 너희는 아무 은혜에도 부족함이 없이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발현하심을 기다리는도다. 저(=천주)는 또한 너희들을 끝까지 항구하게 하사, 너희로 하여금 무죄하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현(再現)하시는] 날에 이르게 하시리라. 대저 이는 당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합체(合體)되게 하시기 위하여 너희를 부르신 천주는 충실하심일새니라.

【二】 『성소를 인하여 된 성도』-로마 一·七 참조. 【四】 『그리스도 예수 안에』-우리가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머리신 그리스도와 합체됨으로써 천주의 성총을 받는다는 말이다. 【五】 『온갖 언변과 인식』-종교적 진리에 대한 언변과 인식을 가리킨다. 【七】 『발현하심』-그리스도 공심판하러 재림하실 것을 가리킨다. 【九】 우리가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와 생활 합체(生活合體)로 천주께 부름을 받은 것은 우리 전 종교 생활의 의의요 또한 가장 큰 은혜이다.


제 一 편 여러 가지 폐습을 책망하심

제 一 항 당 파

(1) 당파적 활동의 실상과 불합리

① 고린토 교회의 분열

一〇 형제들아, 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인하여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다 합심하여 말하며, 너희 중에 분열이 있게 하지 말고, 오직 한 정신과 한 의견에 온전히 일치할지니라. 一一 나의 형제들아, 클로에의 집 사람들이 너희에게 대하여 내게 전하는 바에 의하면, 너희 중에 분쟁이 생겼다 하는도다. 一二 나 이 (분쟁)에 대한 (원인을) 말하건대, 너희는 제각기 이르기를, 『나는 바오로를 따르노라』, 『나는 아폴로를 따르노라』, 『나는 케파를 따르노라』, 『나는 그리스도를 따르노라』 하는도다.

② 당파적 활동의 불합리

一三 그러면 그리스도 분열되셨단 말이냐, 혹 바오로가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느냐, 혹은 너희가 바오로의 이름으로 세를 받았느냐? 一四 나 크리스포와 카이오 밖에는 너희 중의 아무에게도 세를 주지 아니하였음을 천주께 감사하노라. 一五 그런즉 아무도 너희가 내 이름으로 세를 받았다 말하지 못하리로다. 一六 또한 (생각이 나니), 스테파나스의 가족에게도 나 세를 주었으나, 그 외에는 나 누구에게 세를 주었는지 알지 못하노라. 一七 대저 그리스도 나를 보내심은, 세를 주기 위함이 아니요 오직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로되, 나 웅변(雄辯)으로써 하지 아니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이 헛되게 될까 함이로라.

【一〇 이하】 이 당파적 활동에 대하여는 서언 참조. 【一一】 『콜로에』는 코린토 교회 내에 명망이 높았던 신자이다. 【一二】 『케파』라 함은 베드로 종도를 말함이다. 【一三 이하】 바오로의 이름으로 세를 받은 것은 결코 아니다. 영세함으로써 그 세를 주는 자의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제자와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한가지로 합체가 되었다. 【一七】 궤변(詭辯)이나 속세의 지혜를 의지하여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설교는 헛되고 무익한 것이 되고 만다.




(2) 당파적 행동의 원인

당파심의 중요한 원인은 코린토 교회의 신자나 또는 세속인들이 대개가 다 『세속의 지혜』, 곧, 순전히 자연적으로 얻는 지식과, 또한 웅변적이요 형식적인 언어 행동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설교보다도 더 중히 여김에 있었다(一·一八~三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천주께 대한 설교는 멸망으로 돌진하는, 믿지 아니하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도리어 반대를 일으키고 비웃게 되는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이 희소식(喜消息)은 참다운 행복을 얻게 하는 확실한 수단이다(一·一八, 一九). 인간은 순전한 자연적 지혜와 웅변만으로써는 도저히 조물주를 인식하지 못하였다.(로마 一·一九 이하 참조). 그러므로 천주께서는 인류를 구속하심에 세속의 지혜로써 하지 않으시고,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으심으로써 하시기를 결정하셨다(一·二〇, 二一). 이것은 유데아인에게는 오히려 걸려 넘어짐의 원인이 되고 말았으니, 대저 그들의 생각으로서는, 도탄(塗炭)에 빠져 갈 바를 모르고 부르짖는 자기들을 구원하실 이가 십자가 상에서 큰 죄인과 같이 죽으시는 그러한 분이시라고는 조금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연고는, 그들은 속세적 승리와 영예만을 바랐던 까닭이다. 그리고 외교인들에게 있어서는 십자가 상에 못 박히신 구세주께 대한 설교는 한낱 어리석은 것일 따름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구속 성총에 참여키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만은 종도들이 설교하는 십자가 상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가 천주의 능력과 성총과 지혜를 얻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믿는다(一·二二~二五).

천주에게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세속의 지혜라든가 인간의 지혜 같은 것이 필요하실리 만무하다. 이것은 천주의 부르심을 받은 코린토 교회 신자들을 보아 똑똑히 알 일이다. 곧 저들 중에는 세속적 지위로 보아 귀족이라든가 또는 세력가들의 수가 퍽 적었다. 이와 같이 천주께서는 세속의 귀족이나 세력가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하여 비천한 자들을 간택하신다(一·二六~三一).

바오로 자신도 코린토에서 설교하실 때에, 세속의 지혜나 웅변 같은 것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으심에 대한 교리보다 더 중히 여기기 않으신 것은 물론이요, 다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설교의 내적(內的) 힘에만 전적(全的) 신뢰를 두셨던 것이다.(二·一~五).

그러면서도 참다운 지혜, 곧, 천주께로부터 나오는 지혜를 설명하셨다(二·六~一六). 천주께서는 이 참다운 지혜를 그리스도의 강생하시기 전에는 감추셨으나, 지금에는 우리 인간을 구원과 천상 영광에 인도하시기 위하여 드러내셨다. 그러나 이 속세의 군주(君主) 중에는 그 참다운 지혜를 인식한 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은 천주께로조차 나오는 지혜는 오관으로써는 도저히 감각할 수 없는 것이며, 인지(人智)로써 통달(通達)할 수 없는 것인즉, 다만 비천한 속사(俗事)만을 탐구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二·六~九). 그런데 종도들은 이 고상한 지혜를 성신께로부터 받았다(二·一〇~一三). 천주께로부터 나온 이 지혜는 사람이 다만 그 자연적 능력으로만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영신적 인간』, 곧, 성신의 성총의 비춤을 받은 인간은 자연적이거나 초자연적 진리를 막론하고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또한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는, 『자연적 인간』은 그 『영신적 인간』을 옳게 판단할 수가 없다. 연고는, 『영신적 인간』은 『자연적 인간』이 깨닫지 못하는 주(=그리스도)의 (성)신을 모셨기 때문인 것이다(二·一四~一六).

①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설교와 세속의 지혜

一八 대저 십자가에 대한 말씀은 멸망으로 돌진(突進)하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어리석은 것(으로 보일 것)이나,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천주께로조차 나오는 능력이니라. 一九 대저 기록되었으되, 『나 지혜로운 자의 지혜를 멸하고, 슬기로운 자의 슬기를 없이 하리라』(이사이아 二九·一四) 하였음이로다. 二〇 지자(智者)는 어디 있고, (유데아인의) 성서 학자는 어디 있으며, 이 속세의 논객(論客)은 어디 있느냐? 천주 이 속세의 지혜를 어리석은 것으로 드러내지 아니하셨는고? 二一 대저 세속이 그 지혜로써 당신 상지(上智)를 나타내신 천주를 인식하지 못하매, 천주 어리석은 것으로 (여김을 받는) 설교로 말미암아 믿는 자들을 구원하고자 하셨느니라. 二二 유데아인들은 기적(奇蹟)을 요구하고, 그레시아인들은 지혜를 찾되, 二三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전하느니, 이는 유데아인에게는 걸려 넘어짐이 되고, 외교인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 되는도다. 二四 그러나 유데아인이나 외교인을 막론하고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우리는 그리스도를 천주의 대능과 천주의 상지로 선전하느니라. 二五 대저 천주의 편(便)의 어리석은 것은 사람의 것보다 지혜롭고, 천주의 편의 약한 것은 사람의 것보다 굳세니라.

【二〇】 『속세』-즉 종교를 신봉하지 아니하고 속사만을 추구하는, 천주를 떠난 사람들의 세계다. 『성서 학자』라 함은 성서를 곡해(曲解)하는 유데아인 학자들을 말함이다. 【二二】 마복 一二·三八 참조. 모이세 二권 一六·三~一七. 【二四】 요복 一·一四 참조. 【二五】 세속인에게는 천주의 편이 한 어리석고 약한 존재로 여기어졌을 것이나-예수께서 아무러한 저항도 없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은 저들에게 이렇게 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 그것은 온갖 인지와 세속의 견고함을 초월하신 것이었다.


② 비천한 자를 간택하심

二六 형제들아, 너희는 부르심을 받은 너희들을 스스로 볼지니, 세속이 지혜라고 하는 지혜를 가진 자 많지 아니하고, 세력 있는 자도 많지 아니하며, 존귀한 자도 많지 아니하도다. 二七 오히려 지혜로운 자를 부끄럽게 하시기 위하여 세속이 어리석은 것으로 보는 바를 천주 간선하셨고,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기 위하여 세속이 약하게 보는 바를 천주 간선하셨으며, 二八 가치(價値) 있는 것을 가치 없게 하시기 위하여 세속이 비천하고 비열하게 보고 아무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기는 바를 천주 간선하셨느니라. 二九 이는 아무도 천주 대전에서 스스로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기를 위함이니라. 三〇 너희는 저(=천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느니,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천주께로조차 오는 상지와 의화와 성화와 구원이 되셨느니라. 三一 이는 기록된 바,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 자랑하라』(예레미아 九·二三 이하) 하신 말씀이 채워지기를 위함이니라.

【二六】 코린토인으로서 그리스도교에 불린 자는 그 대부분이 거개가 다 비천한 계급에 속한 자이었다. 물론 고귀한 계급의 사람들도 있었다. 【二七】 『부끄럽게 하시기 위하여』-공심판 때 저들 지혜로운 자들은 반드시 이 부끄러움을 당하리라(지서 五·四~六 참조). 【二八~二九】 마복 二·二五 참조. 【三〇~三一】 우리는 천주의 성총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와 합체가 되니만큼,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천주께로부터 나오는 참다운 지혜와 의화 등의 유일한 샘이 되시는 것이다.


③ 바오로의 설교에는 세속의 지혜가 포함되지 아니하였느니라

제二장 편집

형제들아, 나는 천주께 대한 증거를 보하러 너희들에게 갔을 때에, 열복(悅服)시키는 웅변과 지혜로써 하지 아니하였노라. 대저 나 너희 중에 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자로 아는 것 이외에는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자로 자처(自處)하였노라. 또한 나 너희 중에 있을 때에는, 아주 약하고 공포심 많고 극히 비겁한 자의 행동을 취하였노라. 나의 담화(談話)와 설교는 인지의 열복시키는 언사(言辭)로 되지 아니하였고, 오직 (성)신과 권능을 표명(表明)함에 있어 되었느니라. 이는 너희의 신앙으로 하여금 인지에 근거하지 말고 오직 천주의 권능에 근거하기를 위함이니라.

【一】 『천주께 대한 증거』-천주와 천주께서 계시하신 진리에 대한 설교. 【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교리는 바오로의 설교의 심수(心髓)이었다. 【四】 『성신과 권능을 표명함에……』-바오로 설교의 진실함은 듣는 자의 마음을 당신 성총으로 비추시는 성신의 권능으로 인하여 증명되었느니라.


④ 천주께서 계시하신 진리 안에 포함된 지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혜를 보(報)하노라. 그러나 다만 완전한 자들에게만 보하느니, 이는 세속의 지혜나 혹은 장차 멸망될 이 세속 군주들의 지혜는 아니니라. 오직 우리는 신비롭고 감추인, 천주로조차 오는 지혜를 보하느니, 이 (지혜)는 천주께서 이미 무시로부터 우리 영광이 되게 하시기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라. 이 세속의 군주 중에는 이 (지혜)를 인식한 자 하나도 없었느니, 대저 그들이 이를 인식하였다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는 아니하였으리로다. 오직 이 (지혜)에 대하여는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으며, 마음으로 한번도 생각지 못한 것을, 천주 당신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예비하셨느니라』(이사이아 六四·四) 하신 성경 말씀이 맞으리라. 一〇 그러나 천주 이를 우리에게 당신 (성)신으로 말미암아 계시하셨느니, 대저 (성)신은 만사를 통달하시매, 천주성의 심오(深奧)함까지라도 통달하시느니라. 一一 대저 사람의 속은 그 사람의 영신 밖에 누가 알리요? 그와 같이 천주의 속은 다만 천주의 (성)신 밖에 아는 이 없느니라. 一二 그런데 우리가 받은 것은 세속의 신(神)이 아니요, 오직 천주께로조차 오는 (성)신이니, 이는 천주께로조차 우리에게 베푸신 바를 인식하기 위함이로다. 一三 또한 우리가 이것을 보하되 인지의 아는 말로써 아니 하고, 오직 (성)신이 가르치시는 말씀으로써 하여, 영신적 인간에게는 영신적 (진리)로 상응케 하느니라. 一四 자연적 인간은 천주의 (성)신으로조차 오는 바를 알아듣지 못하느니, 이것은 영신적으로 판단될 것이매, 저에게 어리석게 보이어 깨달을 수 없음이니라. 一五 이와 반대로 영신적 인간은 만사를 (옳게) 판단하되, 자기 자신은 어느 (자연적 사람)에게도 (옳은)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 一六 대저 『누 주의 (성)신을 알아 능히 저를 훈유(訓諭)하리요』(이사이아 四〇·一三).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신을 모셨느니라.

【六】 『완전한 자』라 함은 곧 세속 사람과는 반대가 되는 모든 신자를 의미하는 말이다. 『세속 군주』-세속 일에 있어 세력 있는 자를 가리킨다. 【七】 『지혜』-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계시된 초자연적 진리이니, 우리는 이를 믿음으로써 『영광』, 곧 영복을 얻는 것이다. 【一一】 『사람의 속』, 『천주의 속』-천주와 사람의 내적 본질과 생각과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一二】 『베푸신 바』는 곧 구원의 재보(財寶)다. 【一三】 『영신적 인간』-곧 성신으로 말미암아 비춤을 받은 사람에게 우리는 『영신적 진리』-곧 성신께서 계시하신 진리를 설교할 것이다. 【一四】 『자연적 인간』-성신으로 말미암아 비춤을 받지 못한, 다만 자기 자연적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인간. 『영신적으로……』-성신께서 정하신 초자연적 규범(規範)을 따라 판단되는 것을 가리킴.


(3) 당파적 활동의 배제(排除)

외면적으로만 보다도 당파적 활동은 속적(俗的) 정신, 곧, 종교에 대한 무지의 표적이다(三·一~五). 바오로께서는 세 가지 비유로써 이 당파적 활동의 마땅히 배제하여야 할 이유를 말씀하신다. 곧, 신자들은 첫째 『천주의 밭』(三·六~九)이요, 둘째 『천주의 건물』(三·一〇~一五)이며, 세째 『천주의 성전』(三·一六, 一七)이다. 종도들이나 선교사들은 결코 저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서로 싸우고 위반되는 그 어느 당파의 수령이 아니라, 오직 동일한 밭과 동일한 건물에서 서로 협력하는 천주의 조력자들이다. 따라서 『천주의 성전』, 곧 교회를 당파적 행동으로써 파괴하는 것은 용서 못할 큰 죄악이 아닐 수 없다.

다음에 바오로께서는 당파적 활동의 한 가지 중요한 악에 대하여 경계하시니, 곧 무근(無根)한 것을 자랑하는 교만이다. 어떤 선교사에게 대하여 그들은 마치 저에게 자기네 구원이 달리기나 한 것같이 자랑하니,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연고는, 선교사들은 누구를 물론하고 다 마찬가지요, 그들의 가지고 있는 출중한 두뇌나 우월한 재주나 일하는 모든 것이 다 신자들에게 속하여 있는 것이며, 또한 그 모든 이들은 다 영신적 건물인 교회를 천주와 한가지로 건축하는 자들인 까닭이다(三·一八~二三).

천주의 밭과 건물에서 일하는 천주의 일군인 선교사들은 다만 천주께만 셈 바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일개 신자로서 저들을 이러니 저러니 판단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 거만한 행동일 것이니, 모름지기 우리는 그를 전혀 천주께 맡길 것이다(四·一~七).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오로께서는 코린토인들의 교만함과 그 허다한 환난과 핍박 중에 수련된 종도들의 겸손한 덕을 서로 대조시키신다(四·八~一三).

① 분열의 폐해를 꾸짖으심

제三장 편집

형제들아, 나 너희에게 영신적 인간에게와 같이 말하지 못하고, 오직 속적으로 생각하는 자와, 또한 그리스도 안에 어린아이 같은 자로 더불어 말하는 것과 같이 말하였으며, 나 너희에게 우유를 먹게 하고 단단한 음식은 주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너희가 아직 이를 감당할 수 없었음이니라. 그런대 너희가 아직도 이를 감당치 못함은 아직도 항상 속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임일새니라. 대저 너희들 사이에 질투와 쟁론이 있는 한(限) 너희는 속적으로 생각하고 너희 행위에 있어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냐? 즉 누구는 말하기를 『나는 바오로를 따르노라』 하고, 다른 이는 『나는 아폴로를 따르노라』 하면, 이는 너희에게 있어 너무나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냐? 대저 아폴로는 무엇이며, 바오로는 무엇이냐? 저들은 다만 각각 주께 받은 대로 너희들을 신앙에 인도한 종들이니라.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 주었느니라. 그러나 그 생장(生長)을 천주 주신 것이니라. 그러므로 심은 자나 물 준 자나 다 이 아무 것도 아니요, 오직 생장을 주신 천주 홀로 중하시니라. 심는 자나 물 주는 자는 서로 분별이 없으나, 그러나 각자는 그 겪은 수고를 따라 자기에게 해당한 보수를 받으리라. 우리는 천주의 조력자요, 너희는 천주의 밭이요 천주의 건물이로다. 一〇 나는 내게 베푸신 천주의 은혜를 따라 주밀한 건축사(建築師)와 같이 기초를 쌓았으며, 다른 이는 그 위에 건축하기를 계속하리라. 그러나 어떻게 건축을 계속할는지는 각각 생각할 것이니라. 一一 대저 아무도 이미 놓여진 기초, 곧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다른 기초를 능히 놓지 못함일새니라. 一二 그런대 누 이 기초 위에 금, 은, 보석 혹은 나무, 마른 풀, 짚으로 건축하였는지 각자의 업적이 드러나리라. 一三 대저 이는 [주의] 날(=공심판날)에 이르러 밝히 알리어지리니, 대저 그 날은 불에 나타날 것이요, 불은 각자의 업적이 어떠한가를 시험하리로다. 一四 누구의 것이든 그 위에 건축된 건물로서 만일 이 (불)을 견디어내면 그 사람은 상을 받을 것이요, 一五 만일 어떤 이의 건물이든 타 버리면 그는 손해를 보리라. 그러나 저 자신만은 구원될 것이로되, 다만 마치 불을 통하여 지나감 같으리라. 一六 너희는, 너희가 천주의 성전이요, 천주 성신이 너희 안에 거처하심을 알지 못하느냐? 一七 누 만일 천주의 성전을 범하면 천주 그 사람을 멸하시리니, 대저 천주의 성전은 거룩하신 연고니라. (그 성전이란) 곧 너희들이니라.

【一~三】 코린토 신자들이 아직까지도 천주 성신의 성총을 완전히 받지 못하였다는 것은 저들의 태도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저들에게 신앙의 초보 교리만을 보하실 수 있었다. 【六~七】 우리들의 성총의 초자연적 생활이라든가, 또는 그 생활의 성장(成長) 등은 다 천주 성총에 달린 것이다. 【八】 천주께서는 사람의 성공이나 실패를 따라 보수를 주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이 일생 동안 그 지상 생활에 있어 감수한 바 수고의 다수를 따라 주신다. 【一〇~一五】 바오로께서는 당신 설교로써 코린토 교회의 기초를 놓으셨다. 그리고 다른 선교사들은 모두 그 뒤를 이어 이 기초 위에 그 영적 건물을 건축한 것이다. 그런데 저들 중에 누가 더 보배롭고 파괴할 수 없는 재료를 가지고 혹은 없어질 재료를 가져 건축하고자 노력하는지, 곧 누가 참다운 열심과 본분을 충실하게 준행함으로써 교회의 신앙 생활을 발전하게 하는지, 또 혹은 등한히 함으로써 합당치 못하게 신자를 교육하는지는 이 다 심판날에 드러날 것이다. 그리하여 그 업적이 『불』 곧 심판을 능히 견딘다면 즉시 영원한 상을 받을 것이로되, 그 심판을 능히 견디지 못하면, 곧 그 업적이 좋다 하더라도 만사에 있어 완전하지 못하다면, 잠세의 벌(연옥)로 인하여 그 온갖 탓을 보속한 후에야만 구원을 얻으리라.


② 당파적 오만을 경계하심

一八 아무도 스스로 속지 말지어다. 누구든지, 세속 (사물)에서 자기를 지혜롭다고 생각하는자 너희 중에 있다면, 그는 (참으로 천주 대전에) 지혜로운 자 되기 위하여 먼저 (세속에) 어리석은 자 될지니, 一九 대저 세속의 지혜는 천주 대전에 어리석음이니라. 대저 기록되었으되, 『저(=천주) 지혜로운 자들을 그 교활함의 올가미에 걸리게 하시리라』(요버 五·一三) 하였으며, 二〇 또 『주 지혜로운 자의 생각을 아시고, 또한 그 생각이 허망한 것을 아시느니라』(성영 九三·一一) 하였음이니라. 二一 그러므로 아무도 사람으로써 스스로 자랑을 삼지는 말지니, 二二 대저 만사가 다 너희 것이니라. 바오로나, 아폴로나, 케파나, 세상이나, 삶이나, 죽음이나, 현재나, 장래나, 다 너희 것이니라. 二三 그러나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천주의 것이니라.

【一八】 『어리석은 자 되다』-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것은 세속인의 눈에는 한낱 어리석은 일에 불과하였다. 【二一~二二】 신자된 자는 항상 자기의 그 고상한 지위를 의식할 것이다. 만물은 다 우리의 생존 목적을 위하여 창조된 것이다. 【二三】 각 신자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속되었으며, 또한 그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저와 합치되었으니만큼 그리스도의 소유물이다.


③ 불의한 판단을 피하라

제四장 편집

그러므로 사람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종, 천주의 신비의 관리자로 여길지니라. (그런데) 관리자에게 대하여 요구되는 것은 충실함 그것이니라. 그러나 나는 너희게서나 혹은 사람의 재판소에서 판결을 받는 것을 조금도 괘념(掛念)치 아니하며, 또한 내 자신으로서도 나를 판결하지 아니하노라. 나 아무 죄도 없음을 의식하나, 그러나 나 그렇다고 이미 의화된 것은 아니니, 나를 판단하시는 자는 주(主)시니라. 그러므로 주 임하시기 전에는 시기를 앞서 판단하지 말지어다. 저는 어두움에 감추인 것을 비추시고,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시리니, 저 때에 각자는 자기에게 마땅한 칭찬을 천주께 받으리라. 형제들아, 나 너희를 위하여 이것을 나와 아폴로에게 관계시켰음은, 너희로 하여금 우리에게서 (원리를) 배우게 하기 위함이니, 기록된 바를 지나치지 말지니라. 아무도 한 사람을 칭찬하되 다른 사람이 희생되도록은 말지니, 대저 누가 네 우월함을 주느냐? 네가 가진 바로서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뇨? 받았으면 어찌하여 받지 않은 듯이 자랑하느냐?

【一】 『신비』-곧 계시된 초자연적 진리며 또한 인류에게 나눠 주실 구속 성총이다. 【三】 코후 八·二一 참조. 【四~五】 무죄하다는 그 의식은 우리 안에 실현된 의화의, 속을 수 없는 표는 아니다. 【六~七】 모든 그리스도교의 선교사들에게 맞는 바를 바오로께서는 다만 당신과 아폴로에게 대하여서만 합당한 것으로 말씀하신다. 이에서 코린토 신자들이 배워야 할 것은, 합심할 것과, 성경에 실린 것보다 더 많이 알기를 원하지 말 것과, 또한 아무 사람이라도 과도히 칭찬하지 말 것 등이다.


④ 종도의 겸손함의 표양

너희는 이미 배부르고 이미 부유한 자 되었도다. 우리 없이 너희는 왕하는도다. 너희는 왕할지어다. 과연 그렇다면 이에 우리도 너희로 더불어 왕할 수 있으리로다. 나 생각컨대, 천주께서는 종도 우리들을 마치 사형 선고를 받은 죄인과 같이 말석(末席)에 두셨느니, 대저 우리는 온 세계, 곧, 천신들과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느니라. 一〇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은 자가 되고,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 지혜로운 자며, 우리는 약하고 너희는 강하며, 너희는 존경을 받고 우리는 멸시를 받는도다. 一一 우리는 이 때까지도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주먹으로 때림을 받고, 정처 없이 다니며, 一二 또한 손수 일함으로써 노고하노라. 사람들이 우리를 욕설하면 우리는 그들을 축복하고, 우리를 핍박하면 이를 참아받으며, 一三 우리를 비방하면 우리는 좋은 말로써 대답하노라. 우리는 이 날 이 때까지 세상의 쓰레기가 되고, 모든 이의 찌꺼기가 되었노라.

【八】 이 절은 바오로께서 전혀 풍자적(諷刺的)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그것은 코린토인들이 마치 자기네는 이미 천국의 모든 재보를 얻기나 한 것 같은 태도를 취하였기 때문이다. 【一〇】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설교와 또한 금욕과 고신 극기에 대하여 전한 교리 때문에 종도들은 어리석은 자로 여김을 받았다. 【一二】 종도 一八·三, 텟전 二·九, 루복 六·二七 이하, 코후 四·八~一一, 六·四 이하 참조. 【一三】 『쓰레기』, 『찌꺼기』-불가타의 말은 해마다 죄를 위하여 희생으로 드리던 가장 비천한 지위의 사람을 의미한다.


(4) 아버지로서의 훈계

一四 나 이렇게 써 보내는 것은, 너희들을 부끄럽게 하려 함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로 훈유하고자 함이니라. 一五 대저 너희가 그리스도 안에, 스승은 만 명을 가졌을지라도 아비는 많지 않으니라. 대저 나는 복음을 (전함으로) 인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 아비가 되었노라. 一六 그러므로 나 너희를 훈유하노니, [나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른 것같이] 너희는 내 표양을 따를지어다. 一七 이를 위하여 나 주 안에 나의 사랑하는 충실한 아들인 티모테오를 너희에게 보내었느니, 저는 - 나 도처의 모든 교회에서 가르침과 같이 -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내 가르치는 길을 너희에게 회상(回想)케 하리라. 一八 어떤 이는 나 너희에게로 다시 가지 않으리라 하여 호언(豪言)하기를 꺼리지 않는도다. 一九 그러나 주 만일 원하시면, 나 오래지 않아 너희에게 가, 호언하는 그들의 말은 (둘째하고) 오직 그들의 능력을 알고자 하노라. 二〇 대저 천주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니라. 二一 그런데 너희는 어느 것을 원하느냐? 나 채찍을 가지고 너희에게 가랴, 혹은 사랑과 온순한 마음으로 가랴?

【一五】 바오로께서는 천주의 연장으로서 코린토 신자에게 그리스도의 초자연적 생활을 주셨은즉, 저는 그들의 영신적 아버지시다. 【一六】 세속의 지혜를 끊어 버리고 십자가의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나와 같이 고백하라는 뜻이다. 【一七】 『길』-그리스도교의 교리의 원칙이다. 【二一】 『채쭉…』-너희를 벌하러 가라느냐 하는 뜻이다.


제 二 항 드러난 죄인을 책벌하심

코린토 신자 중 한 사람이 모든 이에게 대하여 말할 수 없는 나쁜 표양을 주었다. 그렇거늘, 다른 일에 대하여는 그다지도 교만한 코린토 교회 신자들이 이 드러난 죄인에게 대하여는 아직까지도 아무러한 책벌이 없었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당신 친히 저를 교회에서 축출하신다(五·一~五). 그리고 곧 이어서 저에게 주신 그 벌이 절대로 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룩에 대한 비유로서 설명하신다(五·六~八). 『얼마 되지 않는 누룩이 반죽의 전부를 발효(醱酵)시키는』 것과 같이, 설령 그것이 도덕상으로 보아 극히 미소한 죄악이라 할지라도 ― 물론 전기(前記)와 같은 사실은 큰 죄악이다 ― 한 교회의 전 도덕적 생활을 부패시킬 수가 있거늘, 하물며 이러한 큰 죄악이야 교회의 도덕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아니 끼칠 수가 없는 것이다.

다음에는 음행하는 신자와의 교제를, 그 어떠한 것을 막론하고 금하신다(五·九~一三).

① 죄인과 벌

제五장 편집

대체 듣건대, 너희 중에 음행(淫行)이 있으며, (더구나) 이는 외교인 중에도 있지 못할 정도의 것으로서, 어떤 자가 제 아비의 아내와 동거한다 하는도다. 그런데 너희는 슬퍼하여 이러한 패륜자(悖倫者)를 너희 중에서 축출하는 대신에 너희는 아직도 교만을 부리느냐? 나 비록 육신으로는 거기 있지 아니하나, 정신으로는 너희 가운데 있어 친히 육신으로 대함 같이 이렇게 행한 자에게 내 판결을 내렸노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인하여 너희와 나의 정신이 집합하였을 때, 우리 주 예수의 권력으로써, 이러한 자를 사탄에게 붙이노라. 이는 그 육신은 멸망되게 하되, 그 영신(만)은 이것으로써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의) 날에 구원되기를 위함이니라. 너희가 자랑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니라. 너희는 얼마 되지 않는 누룩이 반죽의 전부를 발효(醱酵)시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러면) 너희는 (성세로 말미암아 죄에서 해방된 신자로서) 누룩 없는 면보인만큼 묵은 누룩은 내버릴지니, 이는 너희가 새로운 면보가 되기를 위함이니라. 대저 우리의 바스가 고양, 곧 그리스도께서 살해(殺害)되셨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축일을 지낼지니, 묵은 누룩과, 악의와 악행의 누룩으로 하지 말고, 오직 순수하고 진실함의 누룩 없는 면보로 할지니라.

② 음행하는 자들과의 교제

나 (전에 보낸) 서간 중에 음행하는 자들과 교제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一〇 (그러나) 이는 대체로 이 세상의 음탕한 자들이나, 탐욕자나, 약탈자나, 혹은 우상 숭배자를 의미함은 아니니, 만일 그렇지 않다면 너희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할 것임이니라. 一一 오직 나 너희에게 교제하지 말라 써 보내었음은, 만일 (신자 중에) 형제라 부름을 받은 자로서 음탕한 자나, 탐욕자나, 우상 숭배자나, 독성자(瀆聖者)나, 주정군이나, 약탈자가 있다면 이런 자를 가리킴이니, 너희는 그와 더불어 식사도 하지 말지니라. 一二 대저 나 어떻게 (교회) 밖에 있는 자를 판결하겠느냐? 너희가 판결하는 것은 (교회) 안에 있는 자가 아니냐? 一三 (교회) 밖에 있는 자는 천주 심판하시리라. 너희 중에서 악인을 멀리할지어다.

【一】 『아버지의 아내』-이는 계모이었다. 【三~四】 『너희 코린토 교회 신자들은 죄인의 처벌을 위한 회합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나도 영신적으로 그 회합에 참석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라』는 뜻이다. 【五】 『그 육신을 멸망되게 하되』-사탄으로 하여금 이러한 죄인을 어려운 병이나 재앙으로써 괴롭히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시다. 이는 그 죄인의 영신을 이렇게 함으로써 귀화시키려 하심이다. 【七~八】 유데아인들이 빠스카 첨례 전에 집에 있는 온갖 누룩을 다 없애 버리고 빠스카 첨례 동안에는 다만 누룩 없는 면보를 먹던 것같이(모이세 二권 一三·四 이하 참조) 우리 신자들도 저 『바스가 고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살해되셨으니』만큼 온갖 죄(누룩)을 없애 버리고 무죄하게 살 것이다. 【九】 『전에 보낸 서간』-이것은 잃어버린 것이다. 【一二~一三】 다만 성세로 말미암아 입교한 자들만이 교회 재판권에 속하여 있다.


제 三 항 외교인 재판관 앞에 제기(提起)하는 신자들의 소송

그 때 신자들은 어떤 점에 있어서 재판권이 있었다(종도 一八·一二~一七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 중에 많은 이들은 자기네로서도 넉넉히 판단할 만한 것을 공연히 외교인 재판관에게 소송하였으므로, 바오로께서는 이를 엄책하셨으며(六·一~六), 또한 참으로 신자 중에는 아무러한 소송이라도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원칙으로 말씀하신다(六·七~一一).

① 외교인 재판관 앞에 쟁송(爭訟)함을 꾸짖으심

제六장 편집

너희 중에 서로 관계된 쟁송이 있을 때, 그 재판을 성도들에게 청하지 않고 불의한 자들에게 감히 (청)하는 자가 있음은 이 무슨 일이냐? 너희는 성도들이 장차 이 세상을 심판할 것을 모르느냐? 그러면 세상이 너희에게 심판을 받을진대, 너희는 사소한 일을 심판할 자격이 없느냐? 우리는 장차 천신들까지라도 심판할 것을 너희는 모르느냐? (그렇거든), 하물며 (그까짓) 일상사(日常事)이랴? 그러면 판단하여야 할 일상사가 있거든, 교회 안에 있어 명망 없는 자를 세워 그를 판결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뇨? 나 이렇게 말함은 너희를 부끄럽게 하고자 함이로라. 그러면 형제간에 중재자로 능히 판결할 만한 지혜를 가진 자 너희 중에 (과연) 하나도 없느냐? 그렇거늘 너희는 서로 걸어 법정에 나가며, 더우기 외교인 법정에 소송을 제기하는도다.

② 신자들은 도무지 서로 소송하지 말지니라

대체 너희들은 서로 쟁송할 사건이 있다는 것이 이미 너희의 불미(不美)한 점이어늘, 너희는 어찌하여 차라리 불의를 참아 받지 아니하느냐? 어찌하여 차라리 약탈(掠奪)을 참아 받지 아니하느냐? 그렇거늘, 너희는 불의와 약탈을 행하되, 더우기 이를 형제에게 행하는도다. 불의한 자 천주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스스로 속지 말지니라. 음행하는 자와, 우상 숭배자와, 간음하는 자와, 一〇 호색자(好色者)와, 남색자(男色者)와, 도적과, 탐욕자와, 주정군과, 독성자와, 강도 (등)은 천주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하리라. 一一 너희 중에 어떤 이는 (전에) 이러하였었으나, 지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인하여 또한 우리 천주의 (성)신을 인하여 이미 씻겨지고 거룩하여지고 의로와졌느니라.

【一】 『불의한 자』-곧 외교 재판관이다. 【二~三】 그리스도 안에 있고 또한 그 머리신 그리스도와 합치된 신자들은 공심판 때에 온 우주 만물을 심판하리라(다니엘 七·九~二二, 지서 三·八, 마복 一九·二八, 루복 二二·三〇). 【四】 『명망 없는 자』-즉 외교인 재판장을 가리킨다. 【七~八】 마복 五·三八~四八. 예수의 제자로서의 특징은 이기심 없는 상호적 사랑이다. 【九~一〇】 대죄는 도저히 천주의 나라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一一】 이 성화와 의화는 성세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 四 항 음란한 죄를 책망하심

바오로께서 구약의 법률에서의 해방을 가르치셨으므로, 어떤 자들은 이 자유를 곡해(曲解)하여 본래 죄가 아니 되는 것이면 그 어떠한 것을 막론하고 다 마음대로 행하여도 가한 것으로 믿었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써 이를 반박하신다. 곧, 이 원칙은 다만 해가 되지 아니하는 정도 내의 행동이어야 하며(코전 一〇·二三 참조), 또한 신자된 자를 조물의 노예로 만들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 한하여서만(六·一二) 가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상 구약의 법률에서의 해방이라는 점에서 그리스도 신자의 자유를 곡해하는 자들은 생각하기를, 그리스도 신자들은 음식에 대한 구약의 법률에 조금도 속하여 있지 아니한즉, 또한 역시 자기 아내에게 대하여서도 부부 생활에 있어서 자유가 있는 것으로 여겼다. 이에 바오로께서는 이 옳지 못한 생각을 다시 다음과 같이 깨우쳐 주신다. ― 먹고 마시는 것은 본래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왜 그런고 하면, 위장(胃臟)은 음식을 위하여 있고, 음식은 위장을 위하여 되었음이니라. 그러나 둘 다 내세에는 있지 않으리라(六·一三). 그러나 성욕에 있어서는 이와 다르니, 대개 육신은 성욕의 만족을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오직 부활에 불리고,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와 천주 성신의 성전이 되는 것임인 연고니라(六·一四~二〇).

① 음행은 그리스도를 거스르는 죄악이니라

一二 너희는 만사가 내게 가한 것이라 말하여도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만사가 내게 가한 것이라 하여도 나는 절대로 아무 것에도 제어(制御)되지 아니하리라. 一三 음식은 위장을 위하여 있고, 위장은 음식을 위하여 있으나, 천주께서는 이것도 저것도 다 멸하시리라. 그러나 육신은 음행을 위하여 있지 않고 오직 주를 위하여 있으며, 주께서는 육신을 위하여 계시느니라. 一四 천주께서는 주를 부활케 하셨은즉, 당신 권능으로 우리도 또한 부활케 하시리라. 一五 너희는 너희 육신이 그리스도의 지체임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면 나 그리스도의 지체를 취하여 창녀(娼女)의 지체를 만드는 것이 가하겠느냐? 결단코 안되리라. 一六 혹은 창녀에게 애착되면 그와 한 몸이 됨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냐? 대저 일렀으되, 『둘은 한 몸이 되리라』(모이세 一권 二·二四) 하였음이니라. 一七 그러나 주께 애착되는 자는 (주와 더불어) 한 정신이 되느니라.

② 음행은 천주 성신의 성전을 모욕함이니라

一八 음행을 피할지어다. 사람이 범하는 다른 모든 죄(의 대상)은 육신 밖에 있으나, 음행을 하는 자는 제 본 육신을 거슬러 범죄하느니라. 一九 너희 육신은 천주께로부터 받은 너희 안에 거하시는 성신의 성전이며,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지 못하느냐? 二〇 대저 너희는 비싼 값으로 구매(購買)되었느니, (그러므로) 너희는 육신으로써 천주의 영광을 현양하며 [저를 모실지니라].

【一四】 필립 三·二一 참조. 【一五】 우리의 육신도 그리스도와 합체됨으로써 성화되어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가 되었다. 【一八】 다른 죄는 그 육신 밖에 있는 것을 악용함으로써 범한다. 예컨대 인색한 자는 세속의 재물을, 과식하는 자는 음식을 악용한다. 그러나 음행하는 자는 자기의 육신을 악용하는 것이다. 【二〇】 배전 一·一八 이하 참조.


제 二 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

제 一 항 결혼 생활과 독신 생활

① 부부 생활

제七장 편집

내게 보낸 너희들의 서신에 대하여 (나 대답하노니), 남자가 여자에게 접촉치 아니하는 것은 좋은 일이니라. 그러나 음행의 죄를 면하기 위하여 남자는 각각 아내가 있을 것이요, 여자는 각각 장부가 있을 것이니라. 남편은 자기 아내에게 (부부 생활에 있어서의) 마땅한 본분을 준행할 것이요, 아내도 또한 자기 남편에게 그러할지니라. 아내가 자기 몸에 대하여 처리권(處理權)이 없고 오직 그 남편에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편도 또한 자기 몸에 대하여 처리권이 없고 오직 그 아내에게 있느니라. 서로 (상대자의 권리를) 침범하지 말지니라. 너희는 오직 기구에 전심(專心)하기 위하여 상호간의 동의(同意)로써만 서로 얼마 동안 별거하는 것은 (좋으나) 후에 다시 동거할지니, 만일 그러지 아니하면 너희 무절제함에로 기울어지는 인성 때문에 사탄의 유혹을 당하리라. 그런데 나의 말하는 이것은 계명이 아니라 인허(認許)니라. 나는 모든 사람이 다 나와 같이 되기를 원하나, 그러나 사람은 각각 다른 은혜를 천주께 받았느니, 어떤 이에게는 이러하고, 어떤 이에게는 저러하니라. (이러므로) 혼인하지 아니한 이와 과부들에게 나 말하노니, 저들이 나와 같이 그대로 있으면 이는 잘하는 일이니라. 그러나 만일 스스로 절욕(節慾)할 수 없으면 혼인하는 것이 좋으리니, 대저 혼인하는 것이 (정욕으로) 타는 것보다 나음이니라.

② 결혼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一〇 나 혼인한 자들에게 명하노니 ― 이는 나의 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의 명하신 바니라 ― 아내된 자는 그 남편을 떠나지 말지니라. 一一 만약 갈렸으면 (다른 곳에) 재가하지 말고 그대로 있든지, 혹은 그 남편과 다시 화합할 것이요, 남편도 또한 그 아내를 내어보내지 말지니라.

【一~九】 바오로께서는 먼저 부부 생활에 대한 일반적 원칙을 규정하신다(七·一~九). 여기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바오로께서 종교적 영역(領域)에 있어서의 부부의 동등권을 주장하시는 점이다. 곧 남편에게 대하여 규정하시는 바를 동일한 말씀으로써 아내에게 대하여서도 규정하신다. 【五】 『별거』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예외적으로 몇 가지의 조건 아래에서만 가한 것이다. 【六】 마복 一九·一二 참조. 【七】 바오로께서는 일생을 독신으로 지내셨다. 【八~九】 티전 五·九~一五 참조. 【一〇】 마복 五·三二, 一九·五~一一, 말복 一〇·四~一二, 로마 七·一~三 참조. 결혼은 언제나 불가해소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경우에만은 해소할 수가 있으니, 이것은 一二절 이하에 설명된다.


③ 신자와 외교인 사이의 결혼

一二 다른 이들에게는 나 말하노니 ― 이는 주의 말씀하신 바는 아니니라 ― 한 (신자인)형제에게 비신자인 아내가 있는데, 만일 그 아내가 저와 더불어 동거하기를 원한다면 그를 내어보내지 말 것이요, 一三 또한 어떤 (신자인) 아내에게 비신자인 남편이 있는데, 만일 그 남편이 저와 더불어 동거하기를 원한다면 그 남편을 떠나지 말지니라. 一四 대저 비신자인 남편은 아내로 말미암아 성화되고, 비신자인 아내는 (그 신자인) 형제로 말미암아 성화될 것임인 연고니라. 만일 그렇지 않다면 너희 자녀들은 조촐치 못할 것이어늘, 그러나 저들은 거룩하여졌느니라. 一五 그러나 만일 믿지 아니하는 편이 갈리고자 하면 갈리게 버려 두라. 이런 경우에는 (신자인) 형제나 혹은 자매가 매여 있지 아니하니, 대저 천주 너희를 평화에 부르셨음이니라. 一六 대저 아내된 자야, 너 네 남편을 능히 구원시킬 수 있는지 어찌 알겠느냐? 또한 남편된 자야, 너 네 아내를 능히 구원시킬 수 있는지 어찌 알겠느냐?

【一二~一六】 외교인이었던 부부 중의 한 사람이 교우가 될 때 외교인 편이 신자가 된 상대자와의 결혼 생활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신자된 편이 그 결혼을 해소하고 다른 신자인 사람을 택하여 결혼할 수가 있다(婚姻上의 聖 바오로의 特典). 그러나 외교인 편이 신자된 편과 결혼 생활을 그대로 계속하기를 원한다면 신자인 편이 그 결혼을 해소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왜 그런고 하면, 이왕대로의 결혼 생활을 계속함으로써 외교인 편이 신자된 편의 감화를 받아 신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저도 또한 성화, 곧 신자의 거룩함과 은혜의 한 몫을 가지게 되리라.


④ 천주의 원하시는 지위를 항구히 보존하라

一七 각자는 주께서 정하여 주신 그대로, 천주께서 부르신 그대로 거닐을지니라. 온갖 교회에서 나 훈명(訓命)하는 바는 이것이니라. 一八 누 할손례(割損禮)를 받은 자로 불렸으면 이를 숨기지 말 것이요, 누 할손례를 받지 않은 자로 불렸으면 할손례를 받지 말지니라. 一九 할손하는 것이 가치있는 것이 아니며, 할손치 않은 것이 가치있는 것도 아니니, 오직 가치있는 것은 천주의 계명을 준행하는 것이니라. 二〇 각각 자기 불린 때의 지위에 머물러 있을지니라. 二一 너 노예로서 불렸다고 (결코) 이 때문에 괴로와하지 말 것이요, 설혹 너 능히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다 할지라도 차라리 그대로 지내라. 二二 대저 주 안에 노예로서 불린 자는 주 안에 자유롭게 된 자이니라. 이와 같이 자유인으로서 불린 자는 그리스도의 노예가 되었느니라. 二三 너희는 비싼 값으로 구매(購買)되었으니, 사람의 노예가 되지 말지니라. 二四 형제들아, 너희는 천주 대전에, 불린 때의 그 처지에 각각 머물러 있을지어다.

【一七~二四】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은 귀화할 때에는 자기의 지위까지도 변하여야 된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졌으므로, 바오로께서는 또 다시, 귀화한 후에라도 각각 자기 이전 형편과 지위에 머물러 있으라는 일반적 규정을 내리셨다. 이는 천주의 성의시다. 왜 그런고 하면, 신자는 그 지위의 귀천을 불구하고 각각 자기 지위와 환경에 있어 스스로 성화를 도모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예의 지위에 대한 원칙을 보아도 알 일이다(필레몬서 서언 참조). 【二二~二三】 『주 안에 자유롭게 된 자』-곧 그는 죄의 지배에서 주로 말미암아 해방되어 주의 노예가 되었다는 말이다(코전 六·二〇, 베전 一·一八 이하 참조).


⑤ 독신 생활을 권장(勸獎)하심

二五 처녀(處女)에 관하여서는 나 주께 아무런 계명도 받지 아니하였으나, 주의 성총을 입어 (사람들의) 신뢰를 마땅하게 받는 자로서 의견을 주노라. 二六 나의 생각에는 목전의 곤란 때문에 (미혼의 지위는) 추장(推獎)할 것으로 여기느니, (일반적으로 보아) 그 지위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좋으니라. 二七 너 아내에게 매이었으면 풀리기를 힘쓰지 말 것이요, 너 독신이거든 아내를 구하지 말지니라. 二八 그러나 너 아내를 취하여도 죄를 범한 것이 아니며, 처녀가 출가하여도 죄를 범한 것은 아니니라. 물론 이러한 자는 지상 생활에 있어서 곤란을 당하리니, 나 너희가 이를 당하는 것을 애석히 여기노라. 二九 형제들아, 나 다음과 같이 말하노니, 때는 짧으니라. 그런즉, 아내가 있는 자는 (아내가) 없는 것같이 살 것이요, 三〇 우는 자는 울지 않는 것같이, 기뻐하는 자는 기뻐하지 않는 것같이, 무엇을 사는 자는 아무 것도 갖지 않은 것같이 할 것이며, 三一 세속과 관계 있는 자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같이 할 것이니, 대저 세상의 사태(事態)는 지나가는 연고니라.

【二五~三一】 바오로께서는 여기에서 명령으로써가 아니라, 다만 권유로써 독신 생활을 권하신다. 그것은 독신 생활은 우리를 결혼 생활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걱정과 곤란에서 완전히 해방시켜(二六~三一) 일신(一身)을 온전히 천주께 바치게 하며 또한 자기 자신에게 성화의 가능성을 용이하게 하여 주는 까닭이다. 『목전의 곤란』(二六)-결혼 생활의 곤란과 난관을 의미할 수도 있고, 혹은 주께서 심판하시러 재림하시기 전, 곧 현시의 곤란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 곤란은 주를 완전히 섬김에 있어 우리에게 크나큰 방해가 된다. 【二九~三一】 그리스도께서 심판-사심판이나 혹은 공심판이나-하러 내려오실 때는 이제 얼마 남지 아니하였은즉, 신자된 자는 현세의 재보를 사용하되, 그러나 이 재보에 대한 무절제한 애착심만은 끊어 버릴 것이다.


三二 나는 너희가 걱정 없이 있기를 원하노라. 아내가 없는 자는 어떻게 하면 주께 의합할까 하고 주의 일을 돌아보되, 三三 아내가 있는 자는 어떻게 하면 아내의 (마음)에 맞을까 하여 세속 일을 돌보아 (마음이) 나누어지느니라. 三四 혼인하지 않은 여자와 동정녀는 육신과 영혼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주의 일을 돌보되, 혼인한 여자는 어떻게 하면 남편에 마음에 맞을까 하여 세속 일을 돌보느니라. 三五 나 이렇게 충고함은, 너희를 올가미에 걸리게 하기 위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 유익을 위함이니, 너희로 하여금 순결한 덕에 나아가 아무 지장(支障)도 없이 주를 봉시(奉侍)하게 하고자 함이로라. 三六 누 만일 그 처녀인 딸이 과년한 것을 망신스럽게 생각하며, 또한 이렇게 하지 아니치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 원하는 대로 하라. 이로써 저가 범죄한 것은 아니니, 저들(=처녀와 그의 신랑)은 혼인하여도 무방하니라. 三七 그러나 누 자기 마음에 굳이 정한 바 있어 강제를 받지 않고 오직 자기 결의(決意)에 자유가 있어 그 처녀인 딸을 혼인 시키지 아니키로 결심하였으면 잘하는 것이니라. 三八 그러면 그 처녀인 딸을 혼인시키는 것은 잘하는 것이며, 혼인시키지 아니하는 것은 더욱 잘하는 것이니라.

⑥ 과부의 취할 태도

三九 부녀자는 그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매여 있으나, 그 남편이 죽으면 자유로우니라. 그러므로 자기 원하는 자에게 출가할 수 있으되, 다만 주 안에 할지니라. 四〇 그러나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더욱 복되리라. 이는 나의 의견이며, 나 또한 천주의 (성)신을 모시고 있는 줄로 믿노라.

【三二~三五】 독신 생활이란 자기의 일신상 안일(安逸)만을 도모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인가 하면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다만 독신 생활을 하는 자는 결혼 생활을 하는 자보다 자기를 보다 완전하게 천주께 자헌할 수가 있으며, 또한 천주 안에 전 인간 사회를 위하여 보다 완전한 사업을 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결혼 생활은 거룩한 생활이다. 그러나 주를 위한 독신 생활은 더 거룩한 생활이다. 【三六~三八】 바오로께서는 자녀들의 결혼 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본분에 대하여서도 또한 말씀하신다. 【三九】 『주 안에 하라』-신자와 더불어 혼배하라는 뜻이다. 【四〇】 종도인 나는 성신의 비추심을 받고 있은즉, 너희는 나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뜻이다.


제 二 항 우상에게 제헌하였던 고기

코린토 교회 신자들이 바오로 종도에게 제출한 둘째 문제는, 신자된 자 외교인의 제사 음식(=제찬)을 저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가, 또는 우상에게 제헌하였던 고기를 사서 먹는 것이 가한가 가치 못한가 하는 문제이다. 외교인들이 드리는 여러 가지 제사에 대하여 살펴보면, 그 제물 ― 대개는 짐승이다 ―의 다만 한 부분만을 불에 태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부분은 제사 후에 그 제사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가지로 먹었으며(=제찬, 곧 제사 잔치다), 나머지 부분은 시장(市長)에 갖다 팔았다. 그리고 시장에서 파는 고기는 그 외의 것이라도 대개가 다 먼저 우상 앞에 바쳤다가야 파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시장에서 파는 고기로서 우상 숭배와 관련되지 아니한 고기는 전연 없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형편이었으므로, 여기에서 자연히 여러 가지 양심의 난관과 의심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해결하여 주셨다.

(1) 우상에게 제헌되었던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원칙

① 우상으로써 숭배하는 그러한 신은 사실에 있어 없는 것이다

제八장 편집

우상에게 제헌한 고기에 관하여서는 우리 모든 이가 다 인식을 가지고 있는 줄을 아노라. 인식은 교만하게 만들되 사랑은 건설하느니라. 누 만일 무슨 인식을 얻었다고 교만한 상상을 한다면, 그는 아직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를 인식치 못하였느니라. 그러나 누 만일 천주를 사랑한다면, 그이야말로 천주께 알려진 자이니라(=천주와 긴밀하게 합치된 자란 말). 그러면 우상에게 제헌된 고기를 먹는 데 대하여서는, 이 세상에 그러한 신이 실제로 없고 다만 하나이신 천주 외에는 (천주와 같이 공경할 신이) 없음을 우리는 아느니라. 하늘과 땅에 소위 신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 대개 허다한 신과 주 있느니라 ― 고 하나, 그러나 (신자인) 우리에게는 아비신 천주 다만 하나이 계실 따름이니, 만물은 저로조차 나고 우리도 또한 저를 위하여 있느니라. 그리고 다만 하나이신 주 곧 예수 그리스도 계실 뿐이니, 만물은 저로 말미암아 나고 우리도 또한 저로 말미암아 있느니라.

② 약한 자들에게 대한 주의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모든 이에게 다 있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이는 아직까지도 가지던 우상 숭배의 습관을 따라 우상에게 제헌하였던 고기를 그런 것으로 (여기고) 먹으매, 그들의 양심이 약하므로 더러워지는도다. 음식이란 천주 대전에 우리에게 아무 가치도 주지 못하느니, 대저 우리가 그것을 먹는다고 더 나을 것이 없고, 아니 먹는다고 더 못하여 질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이렇게 자유로이 행함으로써 약한 자를 걸려 넘어지게 할까 주의할지니라. 一〇 대저 만일 인식 있는 네가 사당(邪堂)에서 음식 먹는 것을 어떤 이가 본다면, 저는 그 약한 양심으로 인하여 우상에게 제헌한 고기를 먹게끔 유혹되지 않겠느냐? 一一 그리되면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써 (속량된) 약한 형제는 네 인식 때문에 멸망을 당하리로다. 一二 너희가 그와 같이 형제를 거슬러 죄를 지어 저들의 약한 양심을 상해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거슬러 범죄하는 것이니라. 一三 그런즉 어떤 음식이 내 형제를 죄로 유인한다면, 나는 내 형제를 죄로 유인하지 아니하기 위하여 영원히 아무 육식(肉食)도 아니 하리라.

【一~一三】 바오로께서는 실생활에 있어서 인식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이 첫째라는 것을 제일 원칙으로 삼으신다. 우상의 신이 없다는 『인식』을 따라서는 우상에게 제헌하였던 고기를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왜 그런가 하면 저들이 우상의 형상 밑에 숭배하는 그 신은 사실에 있어서 실존(實存)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따라서 그러한 신에게 제헌하였던 고기라는 것도 없다(四~六).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을 함부로 먹어서는 『약한 신자』, 곧 우상에게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한 신자들에게는 좋지 못한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니, 우리는 저들을 사랑함으로써 그것을 먹지 말 것이다(七~一三). 【七】 어떤 사람은 그 양심 속에 우상에게 제헌되었던 고기를 먹는 것은 가하지 아니하다―사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고 믿으면서도 그것을 먹으니까 죄를 범하는 것이다. 【九~一三】 본래는 옳은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행동으로 인하여 다른 이가 죄의 유혹을 받는다면 그것은 죄가 될 수 있다(로마 一四·一五~二〇 참조).


(2) 금욕함에 모범이신 바오로

① 바오로의 마땅한 권리

제九장 편집

나는 자유로운 자가 아니냐, 나는 종도가 아니냐, 나는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뵈옵지 못하였느냐, 너희는 주 안에 나의 업적(業績)이 아니냐? 나 설령 다른 이들에게 대하여는 종도가 못 된다 할지라도, 너희에게 대하여는 (정녕코) 종도니라. 대저 너희가 주 안에 내 종도직의 표인(標印)이 됨이로다. 이것은 답변을 구하는 자들에게 대한 나의 변명이니라. 우리는 (너희에게서) 먹고 마실 것을 받을 권리가 없느냐? 우리는 다른 종도들과 주의 형제들 및 케파(=베드루)와 같이 자매인 부녀를 데리고 다닐 권이 없느냐? 혹은 오직 나와 발라바만이 손수 일하지 않을 권이 없느냐? 대저 자비(自費)를 쓰면서 병역(兵役)에 종사하는 자 누구냐? 포도원을 가꾸되 그 열매를 먹지 아니하는 자 누구냐? (양의) 무리를 치고서 그 무리의 젖을 먹지 아니하는 자 누구냐? 나의 말하는 이것은 다만 인간적 이성의 이유에만 근거하는 것이냐, 법률도 또한 이것을 말하지 아니하느냐? 대저 모이세의 법률에 기록되었으되, 『너 곡식을 밟아 타작하는 소에게 망(網)을 씌우지 말지니라』(모이세 五권 二五·四) 하였으니, 그러면 이는 천주 소를 위하여 걱정하심이뇨, 一〇 혹은 우리를 위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아니뇨? (과연) 그렇도다. 이는 우리를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라. 대개 밭 가는 자는 희망을 가지고 갈아야 하며, 곡식을 타작하는 자는 몫을 받을 희망으로 수고할 것이니라. 一一 우리는 너희들에게 신령한 것을 심었은즉, 너희의 현세 것을 좀 거둔다고 그것이 무슨 큰 일이겠느냐? 一二 다른 이들도 너희에게 대하여 이러한 권리를 가졌거든, 더구나 우리가 어찌 그렇지 못하랴? 그러나 우리는 이 권리를 도무지 행사하지 아니하고,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함에 조금도 방해됨이 없기 위하여 모든 것을 참아 받노라. 一三 성전에서 일하는 자들은 성전에서 생활비를 받고, 제대에 종사하는 자들은 제대에서 제 몫을 받음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냐? 一四 그와 같이 우리 주께서도 또한 복음을 선전하는 자는 그 복음을 전함에서 생활하기를 정하셨느니라.

【一~二三】 남에게 대한 사랑을 위하여는 우리는 때로는 죄 안되는 것이라도 끊어 버리어야 된다는 것을 바오로께서는 당신 표양으로써 여기에 말씀하신다. 바오로께서는 참으로 종도이신즉, 당신이 창립하신 교회에게서 당신 생활에 요긴한 비용을 받으실 권리가 있다. 이 권리는 그 인간적 법으로만 말미암는 것이 아니라 오직 천주의 정하신 법률을 따라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바오로께서는 더 많은 공로와 더 고상한 상을 얻으시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이기심을 떠난, 모든 이에게 대한 사랑으로써 이 권리를 행사(行使)하시지 아니하셨다. 【五】 『주의 형제』-이는 주의 친형제가 아니라 오직 그 친척을 가리키는 말이다(갈라 一·一九 주해 참조). 그리고 『자매』라든가 또는 『부인』이라는 말은 종도들의 의식주를 걱정하여 주던 중년(中年) 신자 부녀들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것은 주 그리스도의 일생에 있어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니, 저 때에도 주의 의식를 걱정하는 부녀들이 있어 항상 주를 따라 다녔다(루복 八·三 참조). 종도들 중에는 아내를 가진 자들도 있었다. 사제의 독신 생활에 대한 계명은 후에 교회에서 정한 것이다. 【一三】 구약 시대의 제관과 부제들은 백성들이 드린 제물의 한 부분으로써 그 생활을 유지하였다(모이세 四권 一八·八 이하, 모이세 二권 一八·一~四 참조). 【一四】 마복 一〇·一〇, 루복 一〇·七 참조).


② 사랑으로써 그 권리를 포기하심

一五 그러나 나 이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으되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제부터 내게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니라. 대저 그것은 내 명예를 남에게 빼앗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내게 대하여는 더 나은 연고이니라. 一六 대저 복음을 전하는 것 뿐으로는 내게 명예로울 것이 없느니, 대저 이는 내 본분인 연고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는 것은 내게 있어서는 앙화니라. 一七 나 이것을 자원으로 행하면 상을 받으리라. 그러나 강제를 받아 이를 행하면, 나는 다만 내게 위임된 사명을 이행하는 것 뿐이니라. 一八 그러면 나의 상급이란 이 무엇이냐? 그것은 나 무보수(無報酬)로 복음을 보하고 복음을 전할 때에 내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 一九 대저 나는 모든 점에 있어 자유로운 자로되, (그리스도를 위하여서) 보다 더 많은 이를 구하기 위하여 나 나를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였도다. 二〇 유데아인을 구하기 위하여 유데아인에게 대하여 유데아인과 같이 되고, 二一 (구약의) 법률 밑에 있는 자들을 구하기 위하여는, 비록 나 법률 밑에 있지 아니하여도 법률 밑에 있는 자들에게 대하여 법률 밑에 있는 자와 같이 되었으며, 법률 없이 사는 자(=외교인)들을 구하기 위하여는, 비록 나 천주의 법률을 벗어나지 못하여 그리스도의 법률에 매였으되, 법률 없이 사는 자들에게 대하여 법률 없이 사는 자와 같이 되고, 二二 약한 자들을 구하기 위하여는 약한 자들에게 대하여 약한 자 되었으며, 어떻게 몇 사람이라도 구하기 위하여는 나 모든 이에게 대하여 모든 것이 되었느니, 二三 나 이 모든 것을 복음을 위하여 함은 그 (복음의) 몫을 받기 위함이니라.

【一五】 이러한 말을 하신다고 결코 바오로께서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 당신을 위한 장차의 생활비를 요구하시는 것은 아니다. 【一五~一六】 바오로의 『명예』는, 그가 주의 복음을 무보상으로-곧 교회에서 그 생활에 요긴한 것을 받지 않으시고 전하심에 있다(종도 一八·三). 【一七~一八】 바오로께서는 당신 본분에 지나치게 무보상으로 복음을 전하시는 만큼, 저는 천주께 특별한 상을 바라신다. 【一九】 마복 二〇·二六~二八 참조.【二〇】 종도 一六·三, 一八·一八 참조. 【二一】 갈라 二·一四 참조. 【二二】 『약한 자』-코전 八·七 이하 참조. 【二三】 『그 몫을…』-곧 바오로께서는 복음에 약속된 그 재보에 참석하기를 스스로 희망하신다는 말씀이다.


③ 자기의 구령을 위하여 걱정하라

二四 경기장(競技場)을 달리는 자들은 다 달리기는 하지만 상을 받는 자는 다만 하나 뿐임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그(=상)를 얻도록 달릴지니라. 二五 무릇 경기를 행하는 자는 만사에 있어 절제하느니, 저들은 썩을 화관을 얻기 위하여 하되, 우리는 썩지 않는 화관을 얻으려 하는도다. 二六 그러므로 나는 달리되 맹목(盲目)으로 하는 것같이는 아니 하며, 나는 격투를 하되 허공을 치는 것같이는 아니 하노라. 二七 오히려 내 육신을 편태하여 내게 복종시키느니, 이는 나 남에게는 설교하고도 내 자신은 버림을 당할까 두림이로라.

【二六~二七】 천국을 얻기 위하여는 금욕과 고신 극기가 절대로 필요하다.


(3) 이스라엘 역사에서 발췌(拔萃)한 예계적(豫戒的) 경계

제十장 편집

형제들아, 다음의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나 원치 아니하노라. 우리 조상들은 다 구름 아래 있었고, 다 바다를 건넜으며, 다 모이세에게 속하게 하는 세를 구름과 바다에서 받았고(모이세 二권 一三·二一, 동 一四·一九~二二), 다 같은 신령한 음식(=만나)을 먹었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飮料)(=기적으로 바위에서 솟은 샘)을 마셨느니라. 곧 저들은 저들을 따르던 신령한 바위에서 마셨으니, 그 바위는 그리스도시었느니라. 그럴지라도 저들 중의 대다수는 천주께 의합하지 아니하였느니, 대저 그들은 광야에서 멸망되었느니라. 이와 같은 것 등은 우리에게 대하여 예계적 전표(豫戒的前表)가 되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저들과 같이 악을 갈망하지 아니하기를 위함이니라. 너희는 저들 중의 어떤 자와 같이 우상 숭배자가 되지 말지니, 대저 기록되었으되, 『백성이 앉아서는 먹고 마시고, 일어나서는 놀고 춤추는도다』(모이세 二권 三二·六) 하였느니라. 또한 저들 중에는 음행하는 자들이 있어, 하루 동안에 죽은 자 이만 삼천 인이 되었느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지니라. 또한 저들 중에는 주를 시험하는 자들이 있어 뱀에게 멸망되었느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주를 시험하지 말지니라. 一〇 또한 저들 중에는 불평을 말하는 자들이 있어 죽음의 천신에게 (목숨을) 빼앗겼느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불평을 말하지 말지니라. 一一 저들이 당한 이 모든 것은 다 예계적 전표로서, 세대의 완료기(完了期)에 달한 우리에게 경계함이 되기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라. 一二 그러므로 스스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할지어다. 一三 이 때까지 너희는 인력에 지나치는 유혹을 당하지 아니하였으니, 천주는 성실하신지라, 너희 힘에 지나치게는 유감을 당하게 아니 하실 것이요, 오히려 그(=유감)을 감당하게 하시기 위하여 유감과 한가지로 그를 쳐이길 은혜도 또한 너희에게 주시리라.

【一~一三】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들어 금욕과 절제의 필요를 증명하신다. 유데아인들은 천주께로부터 무수한 은혜를 받았다. 그러나 그 욕정과 무절제함으로 인하여 저들 중의 많은 자들이 성지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四】 이 『신령한 음료』-곧 물은 그리스도께서 기적으로 주신 것이었다. 이 만나와 물은 다 성체성사의 전표인 것이다(요복 六·四八 이하 참조). 【八】 모이세 四권 二五·一~九 참조. 【九】 모이세 四권 二一·四~六 참조. 【一〇】 『죽음의 천신』-모이세 二권 一二·二三, 모이세 四권 一一·一 이하, 一四장, 一六장. 【一一】 『세대의 완료기』-그리스도의 강생하신 후로부터 공심판을 하시려 재림하실 때까지를 이름이다.


(4) 실제적 교훈

① 우상의 제찬에 참여하지 말라

一四 그러므로 나의 친애하는 자들아, 우상 숭배를 피할지어다. 一五 나 지혜로운 자를 대하는 것같이 너희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나의 말하는 바를 판단할지어다. 一六 우리가 축성(祝聖)하는 축성의 잔은 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성혈과 일체(一體)됨이 아니뇨? 우리가 떼는 면병(麪餠)은 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일체됨이 아니뇨? 一七 대저 면병은 하나이매 우리 모든 이가 한 몸을 이루느니, 우리는 다 한 면병에서 (제 몫을) 받음이니라. 一八 속세적인 이스라엘을 볼지어다. 제찬을 먹는 자들은 제단과 밀접한 연결 관계를 가지지 아니하느냐? 一九 나 이것으로써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랴? 우상에게 드렸던 고기는 그 무엇이며, 혹은 우상이란 그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냐? 아니로다. 二〇 그러나 (나의 말하는 것은 이러하니), 외교인들의 제사는 천주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악신들에게 드리는 것이라, 그러나 너희가 악신과 일치되는 것을 나 원치 않노라. 二一 너희는 주의 잔을 마시면서 악신의 잔을 마시지 못할 것이요, 주의 식탁에 참석하면서 악신의 신탁에 참석하지 못하리라, 二二 우리는 주의 진노를 사려느냐? 우리는 저보다 강한 자이냐?

【一四~二二】 마치 성체를 영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과 피와 더불어 일체가 되는 것처럼(一六절에 있는 축성한 잔이란 말은 곧 잔에 들어 있는 축성된 예수의 피를 가리킨다) 외교인들의 제사 음식을 그들과 한 자리에서 먹는 것은 우상, 곧 우상 밑에 공경되는 그 신으로 더불어 일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도 그리스도의 제찬, 곧 성체성사에 참여하는 자로서 또한 악신의 제찬에 참여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一六~一七】 『면병』-면주 형상(麵酒形象) 아래 감추여 계시는 예수의 성체를 가리킨다.


② 우상에게 드렸던 고기를 먹음에 대하여

二三 만사가 다 [내게] 가하다 할지라도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만사가 다 [내게] 가하다 할지라도 모든 것이 다 건설적 것이 아니니, 二四 누구나 자기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할지니라. 二五 무릇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것은 양심의 의혹 때문에 아무 것도 묻지 말고 먹을지니라. 二六 대저 땅과 그 안에 포함된 모든 것이 다 주의 것이니라(성영 二三·一). 二七 만일 너희가 어떤 비신자에게 초대를 받아 가려면, 너희 앞에 놓이는 모든 것을 양심의 의혹 때문에 아무 것도 묻지 말고 다 먹으라. 二八 그러나 만일 누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이것은 제헌하였던 고기라』 하면 너희는 이를 알게 하는 자 때문에, 또는 양심의 의혹 때문에 그것을 먹지 말지니라. 二九 나의 말하는 바는 자기의 본 양심을 이름이 아니요, 오직 다른 사람의 양심을 이름이니라. 대저 어찌 나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양심에게 판단함을 받으리요? 三〇 나 감사하며 먹을 때 어찌 나의 감사하는 것을 인하여 비방을 들으리요? 三一 그런즉 너희는 먹는 것이나 마시는 것이나 그 외 무슨 일을 하든지 다 천주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三二 너희는 유데아인에게나 외교인에게나 또는 천주의 교회에 대하여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말지니라. 三三 나 백방으로 모든 이에게 뜻을 맞춰 내 유익을 도모하지 않고 오직 많은 이들을 염두(念頭)에 두어 그들의 구원되기를 위하여 행하듯 하라.

【二三】 코전 六·一二, 六·九~一三 참조. 【二五~二七】 고기를 살 때에는 그 고기가 우상에게 바쳤던 고기인가 아닌가를 물어 볼 필요가 없다. 【三〇】 만일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음으로써 남을 죄로 유인한다면, 이 음식 받은 것에 대한 감사가 천주 대전에 합당한 것이 될 수는 없다. 【三二~三三】 코전 九·一九~二三 참조.


제十一장 편집

나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르는 것같이 너희는 내 표양을 따르라.

제 三 항 경신의 예(敬神禮) 때에 가질 태도

(1) 부녀자들은 면사보를 쓸지니라

코린토에서는 그레시아인의 풍속을 따라 남자들은 자기 자유의 보람으로 머리를 가리우지 않고 공공적 회합 장소(公共的會合場所)에 참석하였었으나, 부녀자들은 그 얼굴을 면사보로 가리우고서 참석하였었다. 이 면사보는 부녀자들이 남자들에게 속하여 있는 것의 한 보람이었다.

그런데 코린토 교회의 몇몇 부녀들은, 종교적 입장에서 남녀가 동등이라는 그리스도 교회의 교리를 들어 자기네도 모든 일에 있어 남자와 동등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자기네의 자유 및 남자와의 동등의 보람으로 경신의 예 때에 외면적으로까지라도 남자들과 같이 참여한다는 이유 밑에 면사보를 쓰지 아니하였다. 이를 들으시고 바오로께서는, 이는 필연코 경신의 예를 방해하는 동시에 합당치 않은 방법으로 부녀 해방을 꾀하는 것임을 아셨다. 그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 면사보를 쓰지 아니하는 여자는 다만 창녀(娼女)들만이었으므로 경신의 예 때에 면사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신자의 명망을 크게 손상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 장차에 있어서도, 부녀자들은 그 남편에게 속하여 있음의 보람으로 면사보를 쓰고서 경신의 예에 참여할 것을 명령하셨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인간 사회의 질서에 있어서 부녀자는 남자에게 속하여 있고(一一·二~六)- 그러나 종교적 입장에 있어서는, 곧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는 부녀자들도 남자들과 동등의 권리가 있다(갈라 三·二六~二八 참조)- 둘째로, 여자는 남자보다 후에 또한 남자에게서 창조되었으며(一一·七~一二), 그리고 세째는 순전한 자연적 입장에서 보아도 그것이 합당한 것임이다(一一·一三~一六).

① 부녀자들의 면사보

[형제들아], 너희가 만사에 나를 기억하며 또한 나의 훈계를 나의 명한 대로 지키는 것을 나 칭찬하노라. 그러나 나 너희로 하여금 다음 것을 알기를 원하느니, 곧, 온갖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시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천주신 것이니라. 무릇 남자가 머리를 가리우고 (경신의 예 때에) 기구하든지 건설적 설교를 하면 제 머리를 불경함이요, 무릇 여자가 머리를 가리우지 아니하고 (경신의 예 때에) 기구하든지 건설적 설교를 하면 제 머리를 불경함이니, 이는 삭발(削髮)과 같음이니라. 여자가 만일 머리를 가리우지 않을 양이면 머리를 깎을지라. 그러나 머리를 깎는다든가 (칼로) 미는 것이 여자에게 수치일 것 같으면 머리를 가리울지니라. 남자는 머리를 가리우지 말지니, 대저 그는 천주의 초상(肖像)과 반영(反映)임이니라. 그러나 여자는 남자의 반영이니라. 그것은, 남자는 여자로조차 나지 않았으되 여자는 남자로조차 났음이니라. 또한 남자는 여자를 위하여 조성되지 아니하였으되, 여자는 남자를 위해 조성되었느니, 一〇 그러므로 천신들 때문에 여자는 자기가 (남자의) 권하에 있다는 표를 제 머리에 둘지니라. 一一 그러나 주 안에 있어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속하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며, 남자도 여자에게 속하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니, 一二 대저 여자가 남자로 말미암아 난 것같이, 남자도 여자로 조차 났음이니라. 그리고 모든 것은 천주께로 조차 났느니라. 一三 너희는 스스로 판단할지니, (머리를) 가리우지 않고 천주께 기구하는 것이 여자에게 합당하냐? 一四 자연도 너희를 가르치느니, 긴 머리카락이 남자에게는 수치가 되되, 一五 그와 반대로 긴 머리카락이 여자에게는 자랑이 되지 아니하느냐? 一六 대저 긴 머리카락은 이 여자에게 면사보로 주신 것인 연고니라. 설령 이를 전혀 항의할 기세를 보이는 자가 있다면, 이런 풍속은 우리에게나 천주의 교회에 (도무지)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니라.

【三~四】 천주께서 정하신 차서는 이러하니, 곧 여자, 남자, 그리스도, 천주의 순서다. 남자는 아무 사람에게도 속하여 있지 아니하고 다만 그리스도께만 속하여 있으니만큼 자유로운 자이다. 그러므로 머리를 가리우면 제 머리, 즉 그리스도를, 자기 자유를 부인함으로써 공경치 아니하는 것이 된다. 【七~八】 모이세 一권 二·二一 이하 참조. 남자는 천주의 직접적 반영이나 여자는 간접적 반영이다. 【九】 모이세 一권 二·一八 참조. 【一〇】 『천신들 때문에』-천신(호수 천신)이 그 곳에 계시는 만큼, 그 천신을 공경하는 뜻으로라도 부녀들은 경신의 예 때에 단정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말씀이다. 【一一】 『주 안에』-그리스도 교회의 입장을 따라-. 【一二】 첫째 남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남자들이 다 여자에게서 났다. 그러므로 모든 여자들은 어머니된 그것으로써 고상한 품위를 얻었다. 【一四~一五】 자연은 부녀자들에게 긴 머리털을 마치 자연적 면사보로 주었느니, 이 자연의 질서에서도 천주의 성의는 나타난다.


(2) 주의 만찬(=성체)을 지내는 예식

① 예식 때에 있는 폐단

一七 너희들의 집회가 너희에게 신익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끼치는 것은 나 칭찬하지 못하노라. 그러므로 나 (너희들의 집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노니, 一八 첫째로 너희 집회에 있어 너희 중에 분열이 생겼다는 것을 들으니, 나 얼마쯤 믿노라. 一九 대저 너희 중에 누가 시련된 자인지 드러나기 위하여는 마땅히 분열이 생길 것임이니라. 二〇 그러므로 너희의 회합하는 것을 다시는 주의 만찬을 위하여 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리니, 二一 대저 각각 미리 그 저녁을 먹었음이니라. 이에 어떤 이는 주리고 어떤 자는 대취(大醉)했도다. 二二 너희는 먹고 마시기 위하여는 집이 있지 않으냐? 너희는 혹 천주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가난한 자를 부끄럽게 하고자 하느냐? 나 너희에게 무엇이라 말하랴, 너희를 칭찬하랴? 나로서는 이에 대하여 너희를 칭찬할 수 없노라.

【一七】 주 그리스도께서 수난 전날 저녁에 하신 만찬을 온전히 본받기 위하여 초대 교회 신자들은 주의 만찬을 기억하는 이 예식과 또한 애찬(愛餐)을 보통으로 한꺼번에 하였다. 이 애찬은 상호적 사랑의 정신의 표현이었으며, 가난한 자들을 도와 주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코린토 교회 내에는 이 애찬에 있어서 바오로께서 책망하시는 그 폐단이 날로 심하여져 갔다. 【二〇~二二】 부요한 자들은 애찬에 참여할 때에 사람들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오직 자기가 가지고 온 음식을 곧 먹었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들에게는 음식이 매우 부족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무엇보다도 먹고 마시는 그것이 첫째 위주이었을 것이니, 사랑의 정신이 아주 부족하였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도저히 합당한 애찬과 영성체의 준비가 될 수 없다.


 ② 그리스도, 성체를 세우심

二三 대저 나 너희에게 전한 바는 주께 받았느니, 주 예수 붙임을 받으시던 날 밤에 면병을 가지사, 二四 사례하신 후 이를 떼시며 가라사대, 『[너희는 받아 먹으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바칠 바] 내 몸이니, 너희는 나를 기억하기로 이 (예)를 행하라』 하셨느니라. 二五 저녁을 잡수신 후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가지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에 있어서의 새로운 언약이니, 너희는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기로 이 (예)를 행하라』 하시니라. 二六 대저 너희는 주 다시 오실 때까지, 이 면병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저의 죽으심을 보하리라.

③ 모령성체(冒領聖體)를 경계하심

二七 그러므로 누구든지 합당치 않게 이 면병을 먹거나 주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의 죄인이 되리라. 二八 그런즉 사람은 자기를 살펴본 후에 비로소 이 면병에서 먹고 이 잔에서 마실지니라. 二九 대저 [합당치 않게] 주의 몸을 (다른 음식과) 분별치 아니코 먹고 마시는 자는, 그 먹고 마심으로써 천주의 심판을 스스로 당하게 하는 것임이니라. 三〇 그러므로 너희 중에는 그만큼 약한 자와 앓는 자가 많으며, 이미 많은 자가 죽었느니라. 三一 만일 우리가 몸소 우리를 (옳게) 반성한다면, (벌의) 심판은 받지 않을 것이니라. 三二 그러나 우리가 주께 심판을 받는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세속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지 아니케 하기 위하여 주 우리를 징계하시는 것이니라. 三三 그런즉 나의 형제들아, 너희는 애찬(愛餐)에 모일 때에는 서로이 기다릴지니라. 三四 누 만일 주리었으면 집에서 먹으라. 대저 이는 너희 집회로 하여금 유죄 판결을 초래(招來)하지 않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그 외의 것은 나 가서 다 정하리라.

【二三 이하】 마복 二六·二六~二八, 말복 一四·二二~二八, 루복 二二·一九~二〇 참조. 【二五】 마치 구약은 이 희생의 피로써 맺어진 것같이(모이세 二권 二四·八), 신약은 이 잔에 들어 있는 그리스도의 피로써 맺어졌다. 【二七】 이 절은 세 가지 중요한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치니, 첫째는 면주 형상 밑에 그리스도의 참다운 몸과 참다운 피가 계신다는 것이요, 둘째는 모령성체하는 자들이라도 역시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는다는 것이요, 세째는 『먹거나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의 죄인이 되리라』는 말씀으로써 면형 속에나 주형 속에나 각각 예수의 전체가 계신다는 것을 가르친다. 【三〇】 코린토에 병자와 죽는 자가 많았던 연고는 모령성체를 하는 자 많았던 벌이다. 【三四】 공심재(空心齎)에 대한 계명은 제四세기에 이르러서 비로소 교회에서 정하신 것이다.


제 四 항 성신의 특은

교회 초기에는 천주 성신께서 어떤 신자에게는 비상적 또한 초자연적 특은(Charisma)을 베풀어 주셨다(말복 一六·一七, 一八, 종도 二·四, 三·六, 八·六~八, 一〇·四六, 一九·六, 二八·六). 이런 특은을 베푸신 목적은, 온 교회의 종교적 건설과 신익과 또한 비신자를 귀화시킴에 있었다. 그런데 코린토 교회 같은 데서는 이런 특은을 가진 많은 이들 때문에 오히려 경신의 예절의 집회에서 그를 이용함에 있어 여러 가지로 좋지 못한 폐단이 생겼다. 곧 이 사람은 이런 특은을 더 중히 여기고, 저 사람은 저런 특은을 더 귀중히 생각하며, 서로 남의 가진 특은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업신여기게까지 되었다. 그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이 모든 특은의 근원과 목적이 다 동일함을 보이어 써 그들의 생각이 그릇됨을 가르치신다(一二·一~三一). 다음에 바오로께서는 사랑을, 극히 고상한 시적 언어(詩的言語)를 빌어 가장 고상하고 보배로운 덕으로 찬양하시니, 이 곧 아가(雅歌)다. 이러한 사랑이 없이는 온갖 특은이 다 가치 없는 빈 것일 뿐이다(一三·一~一三). 그리고 다음에는 언어의 특은과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비교하신다(一四·一~二五). 그리고 마침내 경신의 예절에 대한 규칙으로써 이 항을 마치신다(一四·二六~四〇).

(1) 성신의 특은의 근원과 목적

① 모든 특은의 근원이 다 동일함

제十二장 편집

형제들아, 너희가 성신의 특은에 관하여서 알지 못하는 것을 나 원치 않노라.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는 아직 외교인으로 있을 때에 유인함을 따라 말 못하는 우상에게로 끌려갔었느니라. 그러므로 나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천주의 성신으로 인하여 말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예수 저주를 받을지어다』 하지 못하며, 또한 아무라도 다만 성신으로 인하여서만 『예수는 주시로다』 하는 말을 할 수 있느니라. 특은은 여러 가지나 (그를 주시는) 성신은 동일하시고, 직임은 여러 가지나 (그를 주시는) 주는 동일하시며, 기적을 행하는 능력은 여러 가지나 (그를 주시는) 천주는 동일하시니, 저 모든 이 안에 모든 것을 행하시느니라. 성신의 나타나심(=특은)을 (그를 받는) 각자에게 주심은 이 공익을 위함이니라. (이리하여) 어떤 이에게는 성신께서 지혜의 특은을 주시고, 어떤 이에게는 동일한 성신께서 (당신 원의)대로 인식의 특은을 주시며, 어떤 이에게는 동일한 성신께서 신앙의 특은을 주시고, 어떤 이에게는 동일한 성신께서 병 고치는 특은을 주시며, 一〇 이 사람에게는 기적을 행할 능력을 주시고, 저 사람에게는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주시고, 다른 사람에게는 성신을 식별(識別)하는 특은을 주시며, 이 사람에게는 언어의 특은을 주시고, 저 사람에게는 언어를 통역하는 특은을 주시는도다. 一一 이 모든 것을 행하시는 이는 동일한 성신이시며, 당신 의향대로 각자에게 (그를) 나눠 주시느니라.

【一~三】 코린토 신자들은 외교에서 행하는 마술과 같은 비상적 행동에 유혹될 위험성이 농후하였기 때문에 바오로께서는 성신의 참다운 특은과 참답지 못한 특은을 분별할 수 있는 표지(標識)를 규정하신다. 그것은 곧 예수를 고백함이다(요一 四·一~三 참조). 【四~六】 특은의 근원은 삼위일체신 천주시며, 특히 제三위 성신이시다. 그러므로 특은은 그 어떠한 것임을 분별하지 말고 다 귀중히 여길 것이다. 【七】 특은의 목적은 온 교회를 위한 공공한 이익이다. 【八~一〇】 지혜의 특은은 지혜롭고 또한 계시된 진리를 힘있게 전파하는 능력이요, 인식의 특은은 종교적 진리를 듣는 자에게 명백히 설명하는 능력이며, 신앙의 특은은 비상적 신앙심과 굳은 신뢰이요, 건설적 특은은 천주의 비추심을 받아 영감(靈感)의 정신을 가져 다른 이를 훈계하고 다른 이에게 설교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언어의 특은은 종교적 탈혼 상태를 받아, 듣는 자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천주와 담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다만 통역하는 특은을 받은 자라야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다.


②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몸이니라

一二 몸은 다만 하나이되 지체는 많으며, 몸의 지체가 많기는 하지만 이 모든 지체는 다만 한 몸을 이룸과 같이, 그리스도에게 있어서도 또한 이러하니라. 一三 대저 우리는 유데아인이나 외교인이나, 노예나 자유로운 자를 막론하고 다 한 성신으로 말미암는 세로 인하여 한 몸이 되었으며, 또한 동일한 성신을 마시기로 받았느니라. 一四 대저 몸도 한 개의 지체로 된 것이 아니라 오직 많은 지체로 이루어졌느니라. 一五 만일 발이 말하기를, 『나는 손이 아닌 즉 몸에 속하여 있지 않노라』 한다면, 그렇다고 저 몸에 속하여 있지 아니하뇨? 一六 만일 귀가 말하기를, 『나는 눈이 아닌즉 몸에 속하여 있지 않노라』 한다면, 그렇다고 저 몸에 속하여 있지 아니하뇨? 一七 만일 전신이 다 눈이라면 청각(聽覺)은 어디 있겠느냐? 만일 전신이 다 청각이라면 후각(嗅覺)은 어디 있겠느냐? 一八 그러므로 천주 당신 성의를 좇아 각 지체에게 몸에다 자리를 잡아 주시니라. 一九 전체가 한 개의 지체라면 몸은 어디있겠느냐? 二〇 그러므로 지체는 많으나 몸은 다만 하나이니라.

【一二~二〇】 바오로께서는 교회를 사람의 육신과 비교하신다. 마치 인간의 육신은 많은 지체로 이루어졌으나, 그것이 서로 일치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신자와 더불어 여러 가지 지체가 있는 하나의 오묘한 몸(신비체)을 이루신다. 우리는 성세로 말미암아 이 몸과 합체가 되었고, 또한 견진성사로 말미암아 이 합체는 더욱 더 밀접해지는 것이다(로마 六·三 이하, 에페 一·三 이하 참조).


二一 눈이 손더러 말하기를, 『너는 내개 소용 없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머리도 발들에게 『너희는 내게 소용 없는 것이라』 할 수 없느니라. 二二 그와 반대로 몸 가운데 가장 약하여 보이는 지체가 더우기 요긴하니라. 二三 우리 몸 가운데서 우리가 좀 덜 존중히 여기는 지체에게는 풍성한 영예를 부여(附與)하며, 또한 영예롭지 못한 지체는 더욱 이것을 정중히 하나, 二四 존귀한 지체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영예가 필요치 아니하니라. 천주께서는 이와 같이 몸을 조직하사 가치 적은 지체에게 더 풍부한 영예를 주시느니, 二五 이는 몸에 분열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지체가 서로 일치하여 돌아보기 위함이니라. 二六 지체 중 하나이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다 같이 고통을 당하고, 지체 중 하나이 존경을 받으면 다른 지체도 다 같이 기뻐하느니라. 二七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각 개인으로는) 그 지체 중의 하나이니라. 二八 곧 천주교회 안에 사람들을 배정하심에 제하여, 첫째로 어떤 이는 종도로, 둘째로 어떤 이는 건설적 설교자로, 세째로 어떤 이는 스승으로 정하셨으며, 그 다음 어떤 이에게는 기적을 행할 능력을, 그 다음에는 병 고치는 특은을, 구조(救助)하는 특은을, 관리하는 특은을, 온갖 언어의 특은을, [언어를 통역하는 특은을] 주셨느니라. 二九 (그러면 모든 이가) 다 종도뇨, 다 건설적 설교자뇨, 다 스승이뇨, 다 기적을 행하는 특은을 받은 자뇨, 三〇 다 병 고치는 특은을 받은 자뇨, 다 언어의 특은을 받은 자뇨, 다 통역하는 특은을 받은 자들이뇨? 三一 너희는 더 고상한 특은을 받기를 힘쓸지니, 나 너희에게 비할 수 없이 고상한 길을 보이어 주리라.

【二一~三一】 마치 인간 육신의 온갖 지체가 다 각기 특수한 자리와 기능(機能)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다지 중히 여김을 받지 못하는 지체나 기관(器官)이 때로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이(二一~二六), 성신의 특은을 가진 자들도 또한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서로 그 특은으로 인하여 질투하거나 업신여기는 일이 없이 오직 모든 이가 다 각각 자기 특은을 바로 이용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전체를 위하고 또한 서로를 위하여 한가지로 활동할 것이다. 【三一】 천주께로 나아가는 가장 좋은 길은 애주와 애인 덕을 닦는 것이다.


(2) 사랑의 아가(雅歌)

① 사랑의 필요

제十三장 편집

나 설령 사람과 천신의 온갖 언어의 특은을 가져 말할지라도, 사랑이 없을진대, 울리는 구리(銅)나 소리 나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또 나 설령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가지고, 모든 신비를 알고 온갖 인식을 가질지라도, 또 나 설령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신앙이 있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을진대 아무 것도 아니로다. 또한 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 주고 내 몸을 불사름에 붙인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을진대, 내게 아무 유익도 없으리라.

② 사랑의 특징

사랑은 관인(寬仁)하고 어질도다. 사랑은 투기하지 아니하고, 자랑하지 아니하고, 거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하지 아니하고, 사익을 도모하지 아니하며, 노하지 아니하고, 당한 욕을 기억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즐기지 아니하고, 오히려 진실(眞實)을 즐기며,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인내하는도다.

③ 사랑의 불멸성

건설적 설교의 특은은 없어지고, 언어의 특은은 끝나고, 인식은 끝날지라도, 사랑만은 길이 없어지지 않는도다. 대저 우리의 인식하는 바는 단편적(斷片的)이며, 우리의 건설적 설교도 단편적이니라. 一〇 그러나 완전한 것이 오면 단편적 것은 없어지리라. 一一 나 아잇 적에는 말하는 것이 아이와 같았고, 생각하는 것이 아이와 같았으며, 판단하는 것이 아이와 같았으나, 장성한 후에는 아잇 때 것을 버렸노라. 一二 지금에는 우리가 다만 거울을 통하여 어슴푸레하게 보나, 저 때에는 직접 대면할 것이며, 지금에는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 단편적이나, 저 때에는 내가 알려짐 같이 나도 또한 알리라. 一三 지금 (이 지상 생활)에는 신, 망, 애의 셋이 있으나, 그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니라.

【一~三】 온갖 특은과 덕행의 행동은 사람이 그를 아무리 가장 완전하게 가진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이는 우리의 초자연적 생활에 있어서 아무 이익도 없는 것이다. 【四~七】 사랑을 참으로 닦는 자는 동시에 모든 덕행을 닦으며 또한 다른 편에 있어서 사랑은 다른 모든 덕행을 완성시킨다. 【五】 『무례하지 아니하다』는 말은 불가타에는 『야심을 가지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八~一一】 아무리 좋은 특은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다 불완전하니만큼 끝나는 때가 있으리니, 그 연고는, 천당은 모든 불완전한 것이 끝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사랑만은 끝나지 아니하느니라. 【一二】 우리는 이 지상 생활에 있어서 천주와 천상의 것을 다만 『거울을 통하여』 보는 것같이, 곧 다만 간접적으로 명백하지 못하게 만물에서 인식한다. 그러나 장차에는 천당에 나아가 직접으로 천주를 대면하여 보리라.


(3) 건설적 설교의 특은과 언어의 특은과의 비교

제十四장 편집

(그러므로) 너희는 사랑을 추구(追求)할지어다. 그리고 성신의 특은을 추구하되, 특히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추구하라. 대저 언어의 특은이 있는 이는 사람을 위하여 말하지 않고 오직 천주를 위하여 말하느니라. 대저 그것은 아무 사람도 저를 알아듣지 못하느니, 저는 성신의 간섭으로 인하여 신비로운 말을 함일새니라. 그와 반대로,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는 이는 사람을 건설하며, 그에게 경고(警告)와 위안을 주기 위하여 말하느니라. 언어의 특은이 있는 이는 자기 자신을 건설하되, 건설적 특은이 있는 이는 [천주의] 교회를 건설하느니라. 나는 너희가 다 언어의 특은으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그러나 너희가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으면 더욱 좋아하노라. 대개 그것은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는 이가 언어의 특은으로 말하는 이보다는 더 고상함이니라. 그러나 천주의 교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그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사용할 때 이를 통역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으니라. 형제들아, 나 비록 너희에게 가서 언어의 특은으로 말한다 할지라도, 계시(啓示), 인식, 건설적 설교, 훈사(訓辭)로써 말하지 아니한다면 너희에게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 피리나 거문고 같은 생명이 없는 악기가, 소리는 내되 그 음색(音色)을 명백히 달리하지 아니한다면, 그 연주(演奏)하는 것이 피리인지 혹은 거문고인지 어찌 알아들으리요? 또 나팔이 만일 똑똑치 못한 어지러운 소리만을 낸다면 누 전투의 준비를 하리요? 너희에게 관하여서도 이와 같으니, 만일 너희가 언어의 특은을 가지고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을 하지 아니한다면 어찌 그 말하는 바를 알아들으리요? 이는 마치 소귀에 경 읽기니라. 一〇 세상에 언어의 종류가 극히 많으나, 본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없느니라. 一一 그러나 나 만일 어떤 언어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나는 그 언어로 말하는 자에게 생소한 자며, 그 언어로 말하는 자도 또한 내게 생소한 자니라.

【一】 언어의 특은과 건설적 설교의 특은에 대하여는 코전 一二·一〇 주해를 참조하라. 【一~五】 건설적 설교의 특은은 모든 이에게 신익을 주는 것인만큼, 언어의 특은보다 우월하다. 【六~一一】 남의 종교적 생활을 발전시킴에 있어 언어의 특은은 무익하다는 것을 여러 가지 비유로써 설명하신다.


一二 너희에게 관하여서도 이와 같으니, 너희는 성신의 특은을 얻기로 열절히 노력하는 자인즉, 교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이 특은을 풍성히 얻기로 도모할지니라. 一三 그러므로 언어의 특은으로 말하는 이는 통역의 특은까지도 얻기로 기구하라. 一四 대저 나 언어의 특은으로 기구한다면, 내 영신은 기구하나 내 지능은 이익이 없느니라. 一五 이에서 나오는 결론은 무엇이뇨? 나는 영신으로 기구하면 또한 지능으로 기구하고자 하리라. 나는 영신으로 찬양하면 또한 지능으로 찬양하고자 하리라. 一六 그리고 너 만일 다만 영신으로만 감사의 기구를 한다면, (이 특은을) 모르는 이가 어찌 네 감사의 기구에 『아멘』이라 응하리요? 대저 그는 너의 말하는 바를 알아듣지 못함일새니라. 一七 네 감사의 기구가 훌륭하기는 하나, 다른 이가 이로 인하여 건설되지는 않느니라. 一八 내가 너희 모든 이보다 언어의 특은으로 더 잘 말하는 것을 나 천주께 감사하노라. 一九 그러나 집회에서는 나 언어의 특은으로써 만 가지 말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 위하여 다섯 낱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기를 나 원하노라.

【一二~一九】 신자들은 온 교회의 신자 일동에게 종교적 감동을 주시는 성신의 특은을 추구할 것이다. 【一四~一五】 『내 영신』-성신과 합체되어 탈혼 상태에 있는 영신을 가리킨다. 이러한 탈혼 상태에 있어서는 인간의 자연적 능력이 실로 무력한 것이다. 【一八】 불가타에는『나는 너희에게 있는 모든 언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내 천주께 감사하노라』라고 되어 있다. 【一九】 『집회』-경신의 예절을 행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모임을 가리킨다.


二〇 형제들아, 너희는 이해력에 있어 아이가 되지 말지어다. 악에 있어서는 아이가 될 것이나, 이해력에 있어서는 어른이 될지니라. 二一 법률에 기록되었으되, 『주 가라사대, 나 이 백성에게 생소한 언어와 생소한 입술로써 말하리라. 그럴지라도 저들은 나를 듣지 아니하리라』(이사이아 二六·一一, 一二) 하였도다. 二二 그런고로 언어의 특은은 신자들에게가 아니라 오직 비신자들에게 표호(標號)가 되나, 이와 반대로 건설적 설교의 특은은 비신자들을 위한 표호가 아니라 오직 신자들을 위한 표호니라. 二三 이러므로 (어떤 교회의) 신자 일동이 한데 모이어 모두 언어의 특은으로 말한다면, (이 특은을) 모르는 이나 비신자가 들어와 너희를 정신 없는 자라 말하지 아니하겠느냐? 二四 그러나 모든 이가 다 건설적 설교를 한다면 비신자나 (이 특은을) 모르는 이가 들어와서 너희 모든 이에게 권유되어 너희 일동에게 옳은 판단을 받았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며, 二五 마음의 비밀이 폭로되매 부복하여 천주를 흠숭하며, 『천주 참으로 너희 중에 계시도다』 하고 증거하리로다.

【二〇~二五】 건설적 설교의 특은은 비신자나 모르는 이에게 주는 감동에 있어서나 또는 구약 성서에서나 언어의 특은보다는 낫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二二】 천주께서는 옛적에 이스라엘 백성이 예언자들의 말씀을 도무지 듣지 아니하므로 저들을 벌하시기 위하여 저들이 알지 못하는 외국 말을 하는 앗시리아 백성을 보내셨다. 이에서 언어의 특은은 완고한 불신앙의 표호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건설적 설교의 특은은 신자들에게는 『성총의 표호』, 곧 신익을 주는 것이며, 비신자들에게는 귀화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4) 경신의 예절에 대한 규칙

① 모든 것을 신익을 얻기 위하여 행할 것

二六 형제들아, 그러면 이에서 나오는 결론은 무엇이뇨? 너희가 한데 모이면 [너희 중에] 어떤 이는 찬미를 부르고, 어떤 이는 교리를 (가르치고), 어떤 이는 계시를 (말하며), 어떤 이는 언어의 특은으로 말하고, 어떤 이는 통역의 특은으로 해석할지니, 이 모든 것을 다 건설하기 위하여 할지니라. 二七 언어의 특은으로 말하려 하면, 두 사람이나 많아도 세 사람이 차례로 말하고, 한 사람은 이를 통역할지니라. 二八 만일 통역하는 자가 없으면 (언어의 특은이 있는 자는) 집회 안에서 침묵을 지켜 자기 혼자와 천주로 더불어 말할지니라. 二九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는 자 중에서는 두 사람이나 혹은 세 사람이 설교하고 다른 사람은 이를 판단할 것이니라. 三〇 그러나 거기 앉은 자 중에도 만일 계시를 받은 자 있다면 먼젓 사람은 잠잠할 것이니, 三一 대저 이는 너희가 다 건설적 설교를 할 수 있으되 다만 차례로 할 것임은, 모든 사람이 배우고 모든 사람이 훈계를 받기 위함이니라. 三二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는 자의 영신은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 있는 이를 따르는도다. 三三 대저 천주는 혼란(混亂)함의 천주 아니시고 오직 평화의 천주시니라.

② 경신례의 집회에서 부녀들은 침묵을 지킬지니라

三四 성도들의 모든 교회에서처럼, 부녀들은 집회에서 잠잠할지니라. 대저 그들은 말하지 아니하는 것이 적당하니, 법률도 요구하는 것과 같이, 그들은 오히려 순종할지니라. 三五 만일 그들은 무엇을 알고자 하면 집에서 제 남편에게 물을 것이니, 대저 집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녀들에게 합당치 않음이니라. 三六 천주의 말씀은 너희에게서 생겼느뇨, 혹은 너희에게만 이르렀느뇨? 三七 누 만일 건설적 설교의 특은이나 혹은 성신의 그 어떠한 특은을 가진 줄로 스스로 생각된다면, 나의 이에 대하여 너희에게 써 보내는 것을 주의 계명으로 인정할지니라. 三八 누 만일 이것을 인정하지 아니한다면 또한 아무 인정도 받지 못하리로다. 三九 그러므로 나의 형제들아, 너희는 건설적 설교의 특은을 구하되 또한 언어의 특은으로 말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지니라. 四〇 오직 만사는 다 예모답게 또한 질서있게 행할 것이로다.

【三四】 불가타에는 『성도들의 모든 교회에서 나 이렇게 가르치노니 부인들은…』라고 되어 있다. 【三四~三八】 부녀들이 경신례의 집회에서 묵묵할 것이라는 계명은 기구하거나 성신의 특은을 따라 말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요(코전 一一·五~一六 참조), 오직 바오로께서 금하시는 것은 저들의 그 한없는 토론과 여러 가지 문제를 무절제하게 늘 제출하는 그것이며, 또한 경신의 예절을 행할 때에 공적 직임(公的職任) 같은 것을 가지고 말하는 그와 같은 것이다.


제 五 항 죽은 자들의 부활

코린토 교회의 몇몇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역사상 사실은 승인하면서도 죽은 자들의 장차 부활은 부인하였다. 이러므로 바오로께서는 그리스도의 부활하신 사실을 인용하여(一五·一~一九) 모든 신자들도 또한 장차 실제로 부활하리라는 사실을 증명하신다(동 二〇~三四). 그리고 다음에 부활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하여 말씀하신다(동 三五~五八).

(1) 그리스도의 부활과 장래의 우리 부활의 사실

① 그리스도의 부활

제十五장 편집

형제들아, 나 너희에게 전한 복음을 (다시 한번) 알게 하노니, 너희는 이미 이것을 받아들여 아직도 굳이 보전하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전한 대로 너희가 굳이 믿으면 이로 인하여 구원을 얻을 것이로되, 그렇지 아니하다면 너희가 헛되이 믿었느니라. 우선 내가 너희들에게 전한 바는 나로서도 또한 받은 것이니, 곧 이는 그리스도 성경의 (말씀을) 좇아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셨음과, 묻히셨음과, 성경의 (말씀)대로 사흘만에 부활하셨음과, 케파(=베드루)에게 발현하셨음과, 그 후 열 두 종도에게 발현하신 이것이니라. 그 뒤에는 오백 명 이상의 형제에게 일시에 발현하셨으며, 그들 중의 대부분은 오늘까지도 살아 있으나, 몇몇 사람은 이미 죽었느니라. 다음에는 야고버에게 발현하시고, 그 다음에는 모든 종도들에게 발현하셨으며, 맨 나중에는 달이 차지 못한 자와 같은 나에게도 발현하셨느니라. 대저 나는 천주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매 종도라 부름을 받기에 합당치 못한 자이며, 종도들 중에 가장 미소한 자로되, 一〇 천주의 성총을 인하여 지금과 같이 되었느니라. 내게 베퍼 주신 저의 성총은 헛되지 않았느니, 대저 나 다른 모든 이보다 더 많이 노고하였음이니라. 그러나 이는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있는 천주의 성총이니라. 一一 내 자신이거나 혹은 저들이거나를 막론하고, 우리의 설교는 이러하고, 또한 너희는 이렇게 신앙에 달하였도다.

【一~一一】 바오로께서는 그리스도의 부활의 역사상 사실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후에 행하신 그 발현, 그 중에서도 특히 여러 백성이 한데 모인 데에 발현하신 사실을 들어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은 속일 수 없는 사실임을 말씀하신다. 【三】 이사이아 五三·四~七 참조. 【四】 마복 一二·三九 이하, 성영 一五·一〇 참조. 【五】 불가타에는 『열 한 종도』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유다스가 그 때 이미 없었기 때문이다(루복 二四·三四, 요복 二〇·一九~二三, 二〇·二六~二九, 二一·一~一四, 마복 二八·一六~二〇, 루복 二四·五〇, 종도 一·四~九 참조. 【八】 종도 九·三 이하 참조. 『달이 차지 못한 자』라는 말은 바오로께서 그 종도직의 성소를 받을 때 아직도 그 직임에 대한 준비가 완전치 못하였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一二 그런데 그리스도 죽은 자 가운데로조차 부활하셨다고 설교함에 대하여 너희 중에 몇 사람이 죽은 자의 부활이란 없다고 주장함은 이 어인 일이냐? 一三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 역시 부활하시지 아니 하셨으리라. 一四 만일 그리스도 부활하시지 아니하셨다면 우리 설교도 헛되고 너희 신앙도 헛되어, 一五 우리는 천주의 거짓 선교자로 인정되리라. 대저 그것은, 죽은 자들의 부활이 없다면 천주 그리스도를 부활케 하시지 아니하셨을 것이어늘, 우리는 천주를 거슬러 저 그를 부활케 하셨다고 증거하였음이니라. 一六 대저 죽은 자들이 부활하지 아니한다면 그리스도 역시 부활하시지 아니하셨을 것임이니라. 一七 그리고 그리스도 부활하시지 아니하셨으면 너희 신앙은 헛것이니, 그러면 너희는 아직도 너희 죄 가운데 있었을 것이리라. 一八 또한 그리스도 안에 죽은 자들도 망하였으리로다. 一九 만일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희망이 다만 현세 생활에만 그친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 중에 가장 불쌍한 자들일 것이니라.

【一二~一九】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인한다면, 그리스도 교회의 근본 진리인, 그리스도교의 구원과 신앙과 후세 희망 등에 대한 근본 교리가 다 허무한 것이다. 【一三~一四】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한 신비체를 이루니만큼, 그리스도의 행동은 동시에 그 지체들의 행동이다. 따라서 누가 만일 죽은 자들의 부활할 것을 부인한다면 또한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아니 부인할 수 없으리라. 그리고 한편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으면 그의 지체들이 또한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에 아니 참석할 수가 없으리라. 【一九】 우리 신자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과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써 온갖 세속적 쾌락을 끊어버리는 것인 만큼, 우리가 장차로 부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불쌍한 인간이 되리라.


② 우리의 부활

二〇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 죽은 자들의 첫 열매로 죽은 자 가운데로조차 부활하셨느니, 二一 대저 죽음은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은즉, 죽은 자들의 부활도 또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느니라. 二二 대저 모든 사람이 아담 안에 죽는 것과 같이 모든 사람이 또한 그리스도 안에 살리라. 二三 (다만) 각각 그 순서를 따라 첫 열매는 그리스도시요, 다음은 저의 재림하시는 때 그리스도께 속한 자들이며, 二四 그 다음에는 마지막이니, (그리스도) 다른 모든 권위와 권능과 권력을 파멸시키신 후 성부신 천주께 당신 왕권을 바치시는 때니라. 二五 대저 저는 모든 원수들을 당신 발 아래 두실 때까지는 왕하시지 아니치 못하시리라(성영 一〇九·一). 二六 마지막으로 멸망될 원수는 곧 죽음이니, 대저 『(천주) 만물을 저(=그리스도)의 발 아래 굴복시키셨느니라』(성영 八·八) 하였음이니라. 二七 그러나 『만물이 (저 앞에) 굴복되었다』 하면 만물을 굴복케 하신 이는 물론 (그 수에서) 제외되느니라. 二八 만물이 당신 앞에 굴복되면 성자 자신도 또한 스스로, 만물을 당신에게 굴복케 하신 자에게 굴복하시리니, 이는 천주 만사에 있어 모든 것이 되시기를 위함이니라. 二九 죽은 자들을 대신하여 세를 받는 자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느뇨? 죽은 자들이 도무지 부활하지 아니한다면, 죽은 자들을 대신하여 세를 받는 자들은 이 어찜이뇨? 三〇 또한 우리는 무엇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위험을 당하느뇨? 三一 형제들아, 너희들이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나의 영예가 되는 것이 진실한 것과 같이 나 날마다 죽을 위험을 당하노라. 三二 나 인간의 관례(慣例)로써 말하노니, 나 만일 에페소에서 야수(野獸)와 싸움을 하였을진대 내게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만일 죽은 자들이 과연 부활하지 아니한다면 『우리는 먹고 마실지니, 대저 우리가 내일에는 죽을 것임일새니라』(이사이아 二二·一三). 三三 너희는 미혹되지 말지니, 나쁜 교제는 좋은 품성을 부패케 하느니라. 三四 너희는 참으로 신중한 태도로 돌아가 죄를 범치 말지니라. 대저 나 너희가 부끄럽게 되도록 말하노니, (너희 중에) 몇 사람은 천주께 대한 인식을 갖지 못하였도다.

【二三】 불가타에는 『그리스도께 속하여 있는 자들이요, 또한 그의 재림하심을 믿는 자들이니라』 하였다. 【二四~二五】 그리스도께서는 천국을 창립하시기 위하여, 곧 천주께 원수되는 모든 권세를 천주께 굴복시키시기 위하여 성부께로부터 파견을 받으셨다. 그런데 유상 무상(有象無象)의 모든 것은 세상 마칠 때까지는 다 굴복되리라. 그러므로 저 때에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왕권과 천국을 성부께 바치실 것이다. 【二七~二八】 『만물을 굴복케 하신 이』는 곧 천주 성부시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이신만큼 성부께 속하여 계신다. 【二九】 죽은 자들이 부활하지 못한다면 코린토에서 행하는 죽은 자들의 구원을 위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받는 세는 무의미한 것이다.(물론 바오로께서는 이러한 세의 폐단을 찬성하시는 것은 결코 아니다). 【三〇~三四】 그리고 만일 참으로 죽은 자들이 부활하지 않는다면, 천주의 계명을 따라 행하는 그리스도 교회의 신앙 생활은 어리석은 것이다. 【三二】 『야수』-곧 야비하고 포학하고 적대심 많은 사람을 가리킨다.


(2) 우리 부활의 가능성과 그 방법

① 부활의 가능성

三五 그런데 혹 어떤 이는 묻기를, 죽은 자들이 어떻게 부활하겠는가, 어떠한 육신을 가지고 오겠는가 하리라. 三六 어리석은 자야, 네가 뿌리는 바 (씨)는 먼저 죽지 않으면 살지 못하느니라. 三七 또한 네가 뿌리는 바 이미 성장한 식물(植物)이 아니라 오직 밀이나 다른 것의 한 낱의 씨 뿐이니라. 三八 천주께서는 당신 성의대로 그에게 형체를 주시느니, 곧 각 씨낱에게 그 고유(固有)의 형체를 주시느니라.

② 부활할 육신의 속성(屬性)

三九 온갖 몸이 다 한가지 몸이 아니니, 사람의 몸이 다르고, 네발 짐승(四肢獸)의 몸이 다르고, 새의 몸이 다르고, 물고기의 몸이 다르니라. 四〇 또한 천체(天體)가 있고 지체(地體)가 있으나, 천체의 빛이 다르고 지체의 빛이 다르며, 四一 태양의 광채가 다르고, 달의 광채가 다르고, 별의 광채가 다르니라. 그리고 별과 별은 광채로써 서로 구별되느니라. 四二 죽은 자들의 부활도 또한 이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서 심겨지고 썩지 않는 것으로서 부활하리라. 四三 비천한 것으로서 뿌리어지고 영광으로 부활할 것이요, 잔약한 것으로서 뿌리어지고 능력을 가진 것으로 부활할 것이며, 四四 자연적 육신으로서 뿌리어지고 영신적 육신으로 부활하리라. 자연적 육신이 있으면 영신적 육신도 있느니, (그러므로) 기록되었으되, 四五 『첫 사람인 아담은 생활하는 자가 되었고』(모이세 一권 二·七), 둘째 아담은 생활케 하시는 신이 되었느니라. 四六 그러나 처음에 있는 것은 영신적의 것이 아니라 오직 자연적의 것이니, 영신적의 것은 그 후에야 (오느니라). 四七 첫 사람(=아담)은 흙에서 났으니 흙이요, 둘째 사람(=그리스도)은 하늘로조차 났으니 [하늘에 속하니라]. 四八 흙으로 된 자들은 흙으로 된 자(=아담)와 같고, 하늘에 속한 자들은 하늘에 속한 이(=그리스도)와 같으니라. 四九 그러므로 우리는 흙으로 된 자의 모상을 지님과 같이 또한 하늘에 속한 이의 모상을 지닐지니라.

【三五~三八】 마치 씨낱이 먼저 땅 속에서 썩은 후에야 비로소 그에게서 새싹이 돋는 것과 같이 우리 육신도 죽은 후에야 비로소 영생에 부활할 것이다(요복 一二·二四 참조). 썩어진 씨낱에서 새 생명을 일어나게 하시는 전능하신 천주께서는 우리 육신을 또한 살리시고 완성시키실 수가 있는 것이다. 【三九~四一】 부활함으로써 영광스럽게 된 육신이 현세의 육신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을 바오로께서는 생물과 천체의 세계와의 비유로써 증명하신다. 【四二~四四】 부활한 육신은 사기지은(四奇之恩)을 가지느니, 곧 무손상, 광명, 신속, 투철이다. 【四四】 『자연적 육신』-곧 영혼으로조차 생명을 받는 순전한 자연적 육신. 『영신적 육신』-곧 부활 때에 천주께로부터 받을, 초자연적 능력으로써 살게 되고 또한 영광스럽게 될 신의 속성(屬性)을 가진 육신. 【四五】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둘째 아담, 곧 그리스도께로부터 초자연적 생활력을 받음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四七~四九】 아담은 흙으로써 이루어진 자인만큼, 우리에게 다만 흙으로 된 육신을 상속으로 줄 수 있었으나, 그리스도께서는 천상에서 오신 자이신만큼, 우리에게 초자연적 생명과 능력으로써 천상적 육신을 주실 수가 있다(필립 三·二〇, 二一 참조).


③ 우리 육신의 변화의 필요성

五〇 형제들아, 나 다음과 같이 단언하노니, 혈육은 천주의 나라를 상속하지 못하고, 썩을 것이 또한 썩지 않는 것을 상속하지 못하느니라. 五一 보라, 나 너희에게 신비를 말하리라 ― 우리가 다는 죽을 것이 아니로되, 변화는 다 하리라. 五二 곧 잠간 사이에 ― 일순간 ― 마지막 나팔 소리가 날 그 때라. 나팔 소리가 나리니, 이에 죽은 자들은 영생으로 부활할 것이요, 우리도 변화되리로다. 五三 대저 이 부패할 몸은 비부패성(非腐敗性)을 띨 것이며, 이 사멸(死滅)할 몸은 불사멸성(不死滅性)을 띠어야 하리로다.

④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께 대한 감사

五四 그러나 이 부패할 몸이 비부패성을 띠고 이 사멸할 몸이 불사멸성을 띠었을 때에는 이에 기록된 성경 말씀이 채워지리니, (일렀으되), 『죽음은 승리 안에 삼켜졌도다』, 五五 『죽음아, 네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네 가시가 어디 있느냐?』(이사이아 二五·八, 오세아 一三·一四) 하였느니라. 五六 죽음의 가시는 죄요, 죄의 권력은 법률에 있느니라. 五七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천주께 감사하사이다. 五八 그런즉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아, (부활에 대한) 확고한 (신앙을 가져) 흔들리지 말며, 언제나 주를 위한 사업에 있어 열중할지어다. 대저 너희는 주 안에 겪은 그 수고가 헛되지 않음을 앎이니라.

【五〇~五三】 모든 사람, 그리스도의 재림시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까지도 다 그 육신이 천상적 영광을 누릴 수 있기 위하여 변화되리라. 【五一】 불가타에는 『우리는 다 부활할 것이나, 그러나 모든 이가 다 변화되지는 아니하리라』라고 되어 있다. 【五四~五六】 부활한 의인들은 죽음을 향하여 마치 사람에게와 같이 비꼬아 물어 보기를, 『죽음아, 사람에게 대한 네 승리가 어디 있느냐, 또한 네 가시는 어디 있느냐?』 하리라. 그리고 승리자는 그 노략물(鹵掠物)을 다시 빼앗기고 말았다. 『죽음의 가시』는 곧 죄이다(로마 五·一二 참조). 그의 포학한 권세는 구약의 법률로 말미암아 명백히 드러났다(로마 七·七~一三 참조).


결 문 (結 文)

①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사랑의 거금(醵金)

제十六장 편집

성도들을 위한 이 사랑의 거금에 관하여서는, 나 갈라치아의 여러 교회에게 대하여 규정한 바 있느니, 너희도 또한 이와 같이 할지니라. 나 너희에게 도착된 후에야 비로소 거금한다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매주(每週) 첫째 날에 너희는 각각 자기의 처지대로 집에다 저축하여 두라. 이에 나 도착한 후에, 너희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나 추천장(推薦狀)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에 가서 너희 의연금을 전달케 하리라. 만일 나도 몸소 가는 것이 수고의 보람이 된다면, 저들은 나와 한가지로 갈 것이로다.

② 여행의 예정

나는 마체도니아를 다만 경유하려고만 하매, 마체도니아를 지나서, 너희에게 이르러서는 오래 머무르게 되리니, 아마 온 겨울을 나게 되리라. 너희는 내가 여행을 계속할 제 나를 전송할지니, 대저 나 다만 지나가는 길에 너희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의 성의시라면 오랫 동안 너희 중에 머물기를 바람이니라. 오순 첨례(五旬瞻禮)까지는 나 에페소에 머물리니, 대저 이는 크고 유망한 문이 내게 열리었음이니라. 물론 (여기에는) 반대자들도 많으니라.

【一】『성도』-예루살렘에 있는 가난한 신자들을 말함이다(갈라 二·一〇 참조). 【二】 매주의 첫째 날은 지금의 주일날이다. 이로써 보면 이미 종도 시대로부터 이 첫째 날을 주일로 지킨 것이다. 그것은 이 날이 주께서 부활하신 날이기 때문이다(종도 二〇·七, 묵시 一·一〇 참조). 【九】 『크고 유망한 문』이라 함은 곧 전교함으로써 많은 이를 귀화시킬 좋은 기회라는 말이다.


③ 티모테오와 아폴로를 보내심

一〇 만일 티모테오가 너희에게 가면, 너희는 저로 하여금 두려움이 없이 너희 중에 유(留)할 수 있도록 돌아보라. 대저 저 나와 같이 주이 사업을 위하여 노고함이니라. 一一 그런즉 아무도 저를 업신여기지 말고, 오히려 저를 전송하여 평안히 내게로 돌아오게 하라. 대저 나 저와 및 형제들을 기다리노라. 一二 형제 아폴로에게 관하여 말하면, 나 그로 하여금 형제들과 함께 너희에게 가기를 간절히 청하였으나, 그는 지금 도무지 가려고 하지 않느니라. 그러나 저도 또한 기회를 보아 가리라.

④ 마지막 훈계

一三 너희는 깨어 있어, 신앙에 견고하며 남자답게 행하여 굳셀지어다. 一四 너희는 그 행하는 모든 것을 사랑을 가져 행할지어다. 一五 형제들아, 한 가지 더 간청하는 바 있으니, 너희가 알거니와, 스데파나[와 포르투나토와 아카이코]의 가족은 아카이아의 첫 열매로서, 성도(=신자)들을 섬기기에 헌신하였은즉, 一六 너희는 이런 사람들과 (또) 일반으로 협력하는 자들과 수고하는 자들에게 복종할지어다. 一七 나 스데파나와 포르투나토와 아카이코가 여기 있음을 기뻐하느니, 저들은 너희가 없을 동안에 그(=없음)를 보충하고, 一八 나와 너희 영신을 기쁘게 하였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너희 자신을 이런 사람들에게 대하여 그 공로를 인정하는 자로 보일지어다.

⑤ 인 사

一九 소 아시아의 교회가 너희에게 문안하며, 아퀼라와 프리스칠라와 및 그 집의 교회가 주 안에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느니라. [지금 나는 이들의 집에 유숙하노라]. 二〇 모든 형제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는도다. 너희는 거룩한 친구(接吻)로써 서로 문안할지어다. 二一 나 바오로 자필로써 문안하노라. 二二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지어다. 마란아타. 二三 원컨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총이 너희와 한가지로 있어지이다. 二四 나의 사랑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 모든 이와 더불어 있느니라. [아멘].

【一〇】 종도 一九·二二 참조. 【一九】 코린토에서 에페소로 간 아퀼라와 프리스칠라는 자기네 집을 경신의 예절을 지낼 장소로 바쳤다(종도 一八·二, 三, 로마 一六·三~五 참조). 【二二】 『마란아타』라는 말은 『주여 임하소서』라는 뜻이다. 주의 임하심에 대한 간절한 사모를 나타내는 이 말을 초기 교회에서는 오늘날의 『알렐루야』나 『아멘』이란 말처럼 사용하였다.



< 코린토 전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