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시에 못 뵈올 임을

생시에 못 뵈올 님을 꿈에나 뵐가 하여
꿈가는 푸른 고개 넘기는 넘었으나
꿈조차 흔들리우고 흔들리어
그립던 그대 가까울 듯 멀어라.

아, 미끄럽지 않은 곳에 미끄러져
그대와 나 사이엔 만리가 격했어라.
다시 못 뵈올 그대의 고운 얼굴
사라지는 옛 꿈보다도 희미하여라.

―「廢墟以後[폐허이후]」, 192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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