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이여
나의 벗이여
벗의 눈물을 씻어
우리들의 환상을 그린
봄 하늘의 아름다움을 보라.

벗이여
우리는 먼저
침묵을 약속하였었다─
모든 거인(巨人)들이 지킨 것을
우리는 이끼 그윽한 옛길 위에서.

그러나 벗이여
우리는 너무 말했다
가벼운 내 입이
또 무거우나 참기 어려운
벗의 입이…….

벗이여
벗은 벗의 마음을
바람의 팔랑개비인 줄 믿느뇨?
물 위에 떴다 사라지는
물거품인 줄 아느뇨?

하나 벗이여
우리는 보지 않는가
봄 하늘 위에 솟은
우리들의 낙원을?
우리의 시선에 모이는 초점을.

(1923년 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