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과실/옛날의 노래여

고요한 옛날의 노래여
꿈 가운데 걸어오는 발자취같이
들렸다 사라지는……
어머니의 노래여 사랑의 탄식이여

“타방 타방네야 너 어디를 울며 가니
내 어머니 몸 진 곳에 젖 먹으러 울며 간다.”
이는 내 어머니의 가르치신 노래이나
물결 이는 말 못 밑에 이것만 아노라.

옛날의 날 사랑하시는 내 어머니를
큰 사랑을 세상에서 잃은 설움이
멜로디만 황혼을 숨 지을 때
장밋빛으로 열린 들길에는 바람도 애타다.

오래인 노래여 내게 옛 말씀을 들리사
어린이의 설움 속에 이끌어 들이소서
불로초로 수놓은 초록 옷을 입히소서
그러면 나는 만년청(萬年靑)의 빨간 열매 같으리다.

말을 잊은 노래여 음조(音調)만 남아서
길 다한 곳에 레테 강이 흐릅디까
모든 것을 깨쳐버리는 정화수가 흐릅디까
오오 그 물이 내 거울이 되리다.

무언가(無言歌)여 다만 음향이여 나를 이끌어
그대의 말씀 사라진 곳에
내 어머니 몸 진 곳에 산을 넘고 물을 건너라
옛날의 노래여 사라지는 울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