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실 푸른 실로 비단을 짠 듯
평화로운 저녁들에
종다리 종일(終日)의 노래를
저문 공중에서 부르짖으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내 어머니의 감격한 눈물인 듯
갤 듯 말 듯한 저녁 하늘에
비참한 나 큰 괴로움을
소리 없이 우러러 고하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봄 동무의 치맛자락 감추이듯
어슥어슥한 암(暗)의 막(幕) 내려
천하의 모든 빛 모든 소리
휘덮어 싸놓으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京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