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노래 (시집)/시와 문화에 부치는 노래

손을 벌리면 산 넘어서 바다 건너서
사방에서 붙잡히는 뜨거운 체온
초면이면서도 만나자마자 가슴이 열려
하는 얘기가 진리와 미의 근방만 싸고돎이 자랑일세

그대 모자 구멍이 뚫려 남루가 더욱 좋구려
거짓과 의롭지 못한 것 위에 서리는 눈초리
노염 속에 감추인 인정의 불도가니
나라 나라마다 우리들 소리 외롭지 않아 미뿌이

나가 전부터도 시의 맥으로 이낀 어리석은 종족
피 아닌 계보가 보석처럼 빛나서 더욱 영롱타
도연명과 한용훈의 노신과 타골
단테와 뽀들레르의 고리키와 오닐

포대와 국경을 비웃으며 마음 마음의 고집은 뚜껑을 녹이며
강처럼 계절처럼 퍼져오는 거부할 수 없는 물리
메마른 사막을 축이는 샘 어둠 속에서 차오는 빛
세계와 고금이 넘쳐 흐르는 것이 아- 시여 문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