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노래 (시집)/구절도 아닌 두서너 마디

구절도 아닌 두 서너 마디 더듬는 말인데도
나의 머리 수그리게 하는 한량없는 뜻은 무엇일까

조수에 뜬 별처럼 황혼에 더욱 빛나는 눈동자
도시 쳐다볼 수 없어 눈둘 데 몰라 망설이게 함은 무엇 때문일가
이슬 젖은 구슬처럼 눈물이 어려 한결 빛나
내 마음 꿰뚫어 휘젓는 금빛 화살아
귀막고 눈을 감으면 조수처럼 그윽히 밀려와
내 가슴 하나 가득히 넘치는 것은 무엇일까

웅변보다 깊은 뜻 다문 입술기
말보다 무거운 눈초리들에 지탱되어
초라한 작은 생애가 보람이 있어
진달래 우거지는 언덕과 들 한없이 사랑하며
내 이 들에 즐거이 땀흘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