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벽송
밖에 비가 오는지도 모른다
또는 바람마저 부는지도 모른다
단 한간인 내 房[방]에 壁[벽]안만은
千尋[천심] 물속 같이 고요킬래.
남의 곡식 먹는 참새같이
나면서 가난한 나인 바에
이 누리안 의지할 곳 어데인가
이 누리안 고마울 것 무엇인가
초라한 채 몸 담은 이 네 壁[벽] 뿐을.
바람만 뚫지 않고
비만 스미지 않는다면.
아아 이 네 壁[벽]의 「守護[수호]」 없든들
내 이제 어데를 헤매었을고
생각만 하여도 놀라웁고녀.
네 壁[벽]이 나를 지키이매
내 또한 네 壁[벽]을 길이 지키리라.
寸步[촌보]라도 네 壁[벽]을 내어디디면
그 네 壁[벽] 밖은 殊土[수토]요 異鄕[이향]이리.
—「春秋[춘추]」, 194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