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주고 병 샀소


플라탄의 그늘이 거리에 내리면
웬일일까 무엇 따문일까
치마주름을 적시는 연붉은 탄식
갈피 모를 내 심사를 달랠 길 없소

사랑주고 병을 산 짝짝이 그 사랑
웬일일가 무엇 따문일가
소매 속을 스미는 뼈저린 애상
잊자 해도 임 생각 막을 길 없소

지각없는 심사가 바람에 날린다
웬일일까 무엇 따문일까
흐득여 우는 가슴을 부등켜 안고
비에 흐린 등불 밑에 밤이 깊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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