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성명서

성명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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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경기도 양주에서 우리의 꽃다운 딸 효순이와 미선이를 궤도전차로 무참히 살해해 기소됐던 미군 궤도차량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와 운전병 마크 워커가 지난 11월 20일과 22일, 미2사단 군사법정에서 각각 무죄평결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분노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처 꽃 피어보지도 못한 열다섯살 나이의 우리의 소중한 딸들이 백주대낮에 두 명이나 살해된 이 명명백백한 범죄사건에 대해 가해자인 주한미군 당국은 그들만의 기만적인 재판놀음에서 무죄를 선고하고, 한술 더떠 미8군 공보실장이란 자는 후안무치하게도 “이 평결에 가족들은 무척 기뻐할 것이다”라고 환호작약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풍경을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우리들은 비애와 절통함으로 가슴을 쥐어뜯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미8군 사령관 찰스 캠벨은 이 범죄사건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피해 유가족과 한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백배 사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판은 공정했다”라고 고자세로 일관하였다.

이로써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희대의 재판 사기극이 21세기 문명사회에 자행된 것이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죄가 아니며, 살인자가 무죄라는 판결이 도대체 세계 어느 나라에 또 있단 말인가?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의 시민단체들이 미군 당국에게 사건의 중차대함 때문에 재판관할권 이양을 요구했으나 미8군 당국은 “군사재판이 민간재판보다 더 무겁다”라고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공정한 재판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재판 결과 ‘무죄’라는 청천벽력의 면죄부가 이들 가해자 미군들에게 발부되었다.

이에 격분을 금치 못하고 우리 국민들과 여러 시민단체들이 미군 당국의 온당한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인내를 가지고 평화적 시위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시설물 보호’ 운운하며 오히려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할 것을 요청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으며, 그 때문에 자국민의 인권과 생명을 제1의 가치로 여겨야 할 이 나라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방패와 곤봉으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수십 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사태가 또한 벌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인권을 금과옥조로 부르짖는 김대중 정권하의 법무장관을 비롯한 해당 각료들은 이번 미군범죄 사건에 대해 미국과 미군 당국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하며, 매우 굴욕적인 저자세로 일관함으로써 온국민의 신망을 저버리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생명을 가진 이상 그것은 평등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살인자 미국군인들의 인권만 소중하고, 사망 피해자인 한국인의 억울한 죽음은 이렇게 헐값으로 매도되어야 마땅한 일인가? 미국이 이러고도 감히 누구에게 자유와 평화,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도대체 그 누가 이러한 오만방자한 특권을 미국인들에게 부여했단 말인가?

우리 문학인들은 이 참담하고도 억울한 죽음 앞에 무죄평결을 들이민 미군법정의 후안무치한 재판놀음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재판 사기극을 가능케 한 한미방위조약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이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재개정되지 않는 한 이러한 재판놀음은 얼마든지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한국국민에 대한 미국군인들의 범죄 사건을 미국 현역군인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판단에 전적으로 내맡기는 SOFA의 불합리한 허구성이 이번 재판에서 극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는가? 도저히 인간의 법감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러한 평결에 대해 그들은 매우 공정한 재판이었노라고 떠들어대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주권국가 간의 조약이라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SOFA의 전면적인 재개정 작업이 없이는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작태가 얼마든지 재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직시하고자 한다.

이에 우리 한국 문학인들은 미군 범죄의 이번 무죄평결에 다음과 같은 우리의 입장과 결의를 밝히며, 이의 관철을 위해 전세계 문학인들과 세계 지성들의 동참을 뜨겁게 호소하는 바이다.


― 다 음 ―

1. 이번 주한미군범죄 사건의 무죄평결에 대해 부시 미국대통령은 주한 미국대사와 주한 미군사령관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하나 이는 한국인들의 분노에 대한 호도책에 불과하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는 부시 미국대통령이 직접 한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그 사죄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주한 미군사령부의 책임지휘관을 엄중 문책함은 물론, 한미방위조약을 비롯한 SOFA의 전면 재개정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한다.

1. 김대중 정권은 살인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이 대한민국의 국민적 자존을 훼손한 중대사건임을 직시하고, 불평등한 한미방위조약과 SOFA의 재개정작업을 즉각 미국에 요구하여 이를 조속히 관철하라.

1.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미군범죄 무죄판결규탄대회’를 방패와 곤봉으로 폭력적으로 탄압하여 수많은 부상자를 야기시킨 경찰에 그 엄중한 책임을 물어 이팔호 경찰청장, 이근표 경기경찰청장, 정병모 의정부경찰서장을 즉각 파면조치하라.

1. 우리 문학인들은 이번 미군범죄 무죄평결 사건이 정당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여 전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

1. 우리 문학인들은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미군의 만행의 실상을 문학 작품화하여 이를 지면에 발표할 것이다. 아울러 ‘반미문학의 밤’ 등의 행사를 통해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 문학인들과 함께 미군범죄를 축출하기 위한 연대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한다.

2002.11.28.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성명 동참자 명단(총 105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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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심 감태준 강경호 강기희 강덕환 강미영 강민 강민숙 강병철 강상기 강세환 강승원 강신애 강영길 강영환 강은교 강인수 강정규 강종필 강진호 강태열 강태형 강형철 고광헌 고규태 고미숙 고명철 고영직 고운기 고원 고원정 고은 고재종 고정국 고종석 고증식 고찬규 고형렬 공광규 공선옥 공정배 공지영 곽옥미 곽재구 곽효환 구모룡 구영도 구자룡 구중관 구중서 구효서 권갑하 권경업 권광욱 권명아 권성우 권승긍 권오삼 권오현 권정생 권지숙 권지예 권진희 권태주 권혁소 권현숙 권혜수 권희돈 김갑수 김건일 김경미 김경수 김경원 김경윤 김경진 김광렬 김규동 김규성 김근 김기택 김기홍 김남일 김녹촌 김동윤 김동현 김동환 김동환 김만선 김만수 김만수 김만옥 김명수 김명인 김명인 김명호 김명환 김명환 김문홍 김민숙 김민형 김백겸 김별아 김병용 김병익 김병택 김보영 김보영 김복근 김봉규 김사인 김상영 김상영 김상일 김상현 김서정 김석주 김석중 김석춘 김석현 김선규 김선우 김선태 김성곤 김성동 김성범 김성수 김성장 김소연 김수남 김수열 김수영 김수진 김순선 김승환 김승희 김시업 김시일 김시천 김신우 김씨돌 김아랑 김양선 김양호 김연 김연수 김영근 김영덕 김영만 김영민 김영산 김영석 김영안 김영언 김영욱 김영주 김영철 김영춘 김영탁 김영한 김영현 김영현 김영혜 김영호 김영환 김영희 김완하 김용국 김용락 김용만 김용만 김용선 김용택 김우선 김우연 김원우 김원일 김윤배 김윤식 김윤영 김윤태 김윤현 김윤호 김윤환 김은경 김은령 김은숙 김은희 김응교 김응수 김이구 김이정 김익두 김인숙 김인자 김인호 김일광 김재남 김재순 김재영 김재용 김재일 김재호 김재홍 김정구 김정숙 김정환 김정환 김정희 김제영 김종광 김종률 김종만 김종성 김종원 김종인 김종철 김종철 김주대 김주성 김주연 김주영 김준태 김중태 김지우 김지하 김지향 김진경 김진문 김진수 김진흥 김찬기 김창규 김창완 김철 김철식 김청미 김춘규 김춘복 김춘섭 김춘식 김충식 김치수 김태동 김태수 김태연 김태정 김태현 김판용 김하경 김하기 김학성 김한수 김해민 김해자 김해화 김향숙 김현곤 김현광 김현영 김현장 김현주 김형경 김형근 김형수 김형식 김혜수 김혜순 김호균 김호창 김홍신 김화임 김효사 김흥수 김희수 김희식 나기철 나명순 나종영 나해철 나희덕 남상순 남정현 남진우 남효선 노가원 노경식 노경실 노두식 노만수 노명순 노순자 노영희 노옥경 노창선 노태섭 노희석 도정일 도종환 동길산 류근삼 류도혁 류명선 류보선 류시영 류신 류양선 류외향 류재만 류정환 리영희 맹문재 문동만 문무병 문병란 문병학 문부식 문순태 문재호 문충성 문태준 민경현 민병욱 민병일 민 영 민충환 박경원 박공배 박관서 박광숙 박광원 박구경 박구홍 박규리 박규현 박금란 박기섭 박남원 박남준 박남철 박남희 박노해 박대호 박도 박두규 박라연 박만경 박명호 박몽구 박미숙 박민규 박방희 박배엽 박범신 박병례 박병로 박상건 박상규 박상기 박상률 박상수 박상준 박석무 박선욱 박성호 박수련 박수연 박수영 박숙희 박승옥 박시교 박시원 박양호 박연희 박영근 박영애 박영현 박영희 박완서 박용수 박운식 박윤규 박인혜 박일문 박일환 박정란 박정애 박정온 박정요 박종관 박종무 박주관 박주일 박주택 박중식 박찬 박찬일 박철 박청 박충훈 박치대 박태순 박태호 박해석 박형숙 박형준 박혜강 박호민 박호재 박홍식 박희경 방민호 방영웅 방현석 배명식 배명희 배문성 배봉기 배성호 배재경 배창환 배평모 백기완 백낙청 백남천 백무산 백신종 백원담 백은하 백지연 백진기 백창일 백학기 복효근 서강목 서경석 서덕석 서성란 서영채 서은혜 서정오 서정홍 서종규 서해성 서홍관 석벽송 설준규 성낙주 성민엽 성병오 성석제 성지월 성희직 소명숙 손경목 손나경 손미경 손상렬 손세실 손정수 손정순 손지태 손홍규 송경동 송경아 송기숙 송기원 송명진 송문헌 송미정 송승철 송애경 송언 송영 송우혜 송재소 송제홍 송종찬 송주성 송태웅 송호필 신경림 신경숙 신광현 신덕룡 신동원 신동호 신배섭 신봉승 신상미 신상웅 신상태 신세훈 신수정 신수현 신승엽 신연수 신용목 신장현 신종호 신진 신태범 신현림 신현수 신형식 심산 심상대 심선옥 심호택 안덕훈 안도현 안상학 안성길 안수환 안이희옥 안재성 안종관 안준철 안찬수 안학수 안혜성 안혜원 양귀자 양문규 양상호 양성우 양영아 양용직 양인자 양정자 양진오 양헌석 양혜원 엄경희 엄광용 엄우흠 염무웅 오민석 오봉옥 오사라 오삼록 오성찬 오성호 오세영 오수연 오연호 오영숙 오우열 오인태 오정환 오정희 오종문 오종우 오창은 오철규 오철수 오태규 오하룡 용환신 우대식 우미자 우애령 우찬제 원명희 원시림 원재훈 위기철 유경숙 유귀자 유문선 유성호 유순 유승찬 유시춘 유안진 유영갑 유영안 유옥경 유용주 유재건 유재영 유재용 유정탁 유종순 유종호 유종화 유중하 유채림 유춘희 유태영 유희석 육근상 육봉수 육종관 윤관영 윤구 윤금초 윤기현 윤동수 윤동재 윤방실 윤석홍 윤성희 윤승범 윤여탁 윤영수 윤영천 윤요성 윤일현 윤임수 윤장규 윤재걸 윤재철 윤정구 윤정규 윤정모 윤중목 윤중호 윤지관 윤태규 윤해석 윤현선 윤형근 윤형두 윤후명 윤흥길 은미희 은희경 이가림 이가을 이강산 이강은 이건청 이경덕 이경림 이경자 이경재 이경혜 이경호 이계홍 이광재 이규정 이근배 이기형 이기호 이나미 이남희 이달균 이대환 이대흠 이덕완 이도윤 이동순 이만재 이만주 이면우 이명랑 이명숙 이명원 이명한 이명행 이문구 이문숙 이문재 이민호 이병원 이병천 이병초 이병훈 이병희 이봉명 이봉환 이산하 이상국 이상권 이상락 이상번 이상운 이상익 이서인 이서하 이석범 이석영 이선관 이선식 이선영 이선영 이선옥 이성복 이성부 이성아 이성우 이성원 이성자 이세기 이소리 이수경 이수행 이수홍 이숙인 이순원 이승철 이시영 이신조 이안 이언빈 이영미 이영미 이영옥 이영진 이영희 이용범 이용한 이우걸 이욱연 이원규 이원섭 이원철 이월춘 이유식 이윤기 이윤택 이윤하 이윤학 이은봉 이은식 이응인 이인석 이인휘 이재무 이재복 이재본 이재윤 이재현 이 적 이정록 이정민 이정숙 이정환 이종득 이종수 이종숙 이종암 이종욱 이종원 이종주 이종한 이준후 이중기 이중현 이지엽 이진명 이진영 이진행 이창동 이철송 이철용 이청리 이청해 이춘우 이충렬 이태원 이택주 이하석 이학영 이한용 이해선 이행신 이행자 이향림 이향지 이현수 이현식 이현주 이형덕 이혜경 이혜숙 이호림 이호철 이화경 이흔복 인병선 인소리 임규찬 임덕연 임동확 임명진 임상모 임서상 임송자 임수생 임영조 임영태 임정남 임종철 임철우 임헌영 임형진 임형택 임홍배 장대송 장문석 장백일 장세현 장수익 장영우 장옥관 장용철 장의균 장정임 장주식 장진기 장진숙 장철문 장철주 장태원 장한길 장효문 전기철 전무용 전병철 전상국 전성태 전성호 전승묵 전승희 전영애 전영주 전원책 전인순 전정구 전진우 정공량 정규화 정기복 정남영 정다일 정대호 정도상 정도원 정동용 정복여 정봉렬 정성태 정세기 정세훈 정소성 정수남 정수리 정수자 정숙 정순자 정안면 정양 정영길 정영주 정영희 정완희 정용국 정우련 정우영 정원도 정윤천 정을병 정인섭 정인화 정일근 정정숙 정종목 정지아 정지완 정지원 정지창 정찬 정철훈 정춘근 정통일 정필완 정현웅 정형남 정혜경 정혜주 정호승 정호웅 정홍수 정화진 정희성 조갑상 조구자 조기원 조기조 조기호 조동길 조명숙 조미라 조선남 조선희 조성국 조성면 조세희 조영옥 조영욱 조용구 조용미 조 은 조재도 조재훈 조 정 조정권 조정래 조정애 조정인 조정환 조진태 조철규 조태진 조해훈 조헌용 조현설 조혜영 조호상 주인석 주중식 지요하 진관 진은영 진정석 진준섭 차범석 차영호 차옥헤 차정미 차창룡 차현숙 채광석 채길순 채상근 채정은 채종인 채진홍 채풍묵 채향옥 채호기 채호석 채희윤 천승세 천양희 천지현 최갑수 최강민 최교진 최규장 최규중 최기순 최기인 최길묵 최동현 최두석 최민희 최봉호 최성각 최성실 최수철 최승익 최승호 최시한 최연식 최영원 최영철 최예영 최원식 최원준 최유찬 최윤 최은숙 최인석 최인호 최일남 최일화 최자웅 최정규 최정례 최종천 최창균 최하림 최학 최해군 최현식 최형 태기수 표광소 표명희 하성란 하승무 하응백 하정일 하종오 한강 한기욱 한기팔 한만수 한상준 한수산 한승원 한승헌 한신 한양명 한영일 한인실 한지혜 한진수 한창훈 함민복 함성호 함순례 함정임 함진원 허수경 허연 허열 허은호 허의행 허장무 허형만 현기영 현준만 호영송 호인수 홍관희 홍기돈 홍상화 홍새라 홍성란 홍용희 홍인기 홍인표 홍일선 홍정선 홍희담 홍희표 황광수 황국명 황명걸 황병목 황석영 황인숙 황인원 황종연 황지우 황충상 황충상 황학주 황현산 황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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