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적의 기반(羈絆) 밑에서 우리 정부를 그리워함이 무릇 몇 해이뇨? 기미 삼월 전민족의 뜻이 독립만세 소리로 터지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뭉친 지 이십칠년만에 오늘날 이 정부주석 김구 선생과 임정 제공(諸公)을 이 땅에서 마중하게 되었다. 상해로 중경으로 그 가지로 겪은 바 고사에도 비례가 없건만 고심과 열혈 앞에 어려움을 모르시고 오늘에 이르셨다. 그동안 의지 없는 우리 민족이 바라고 향함이 이 정부 아니고 어디였으며, 고생으로 세월을 거듭하신 그 분들의 꿈에도 잊지 못하심이 이 땅 이 민족이 아니고 누구였던가? 그러므로 비록 이역에서 서미(栖眉)하였을망정 머문 곳마다 삼천리의 정신은 항상 그리로 따랐었다. 적은 물러갔으나 우리 손으로 쳐쫓음이 아님을 한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 분들의 갈고 갈으신 그 칼이 마침내 상천의 가수(假手)하심을 보게 된 것이니 거룩한 이 돌아오심이야말로 무엇으로써 우리의 감격을 형용하리오? 오호, 그렇듯 그립던 정부로서 이 땅을 들어서는 즉시 국토의 장엄이 오히려 기다림을 느끼단 말가? 과거 이십칠년 동안 적의 중압이 갈수록 더하여 포운파월(疱雲巴月)의 상망(想望)조차 아득하였건만 어느 때고 우리나라의 독립이라고만 하면 곧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생각하였었다. 손이 묶이고 발이 채인 우리로서 헤어지지 아니한 원혼(冤魂)이 있어 해표(海表)로 날아다닌 그 날개 곧 이 정부가 아니었던가? 그 가운대 우방조차 무전(無前)한 성혈(腥血)로 덮으매 우리는 풍편(風便)에 귀를 기울여 초조를 하면서 연합 제국(諸國)의 모임만 있다면 이 정부의 참가를 궁금해 하였다. 뜨거운 옹호에 고마왔고 승인에 좋았고 내지 조우(助佑)와 협보(協輔)에 감사하여왔다. 오늘 이 땅에서 이 마중을 하는 우리는 과거 아득하던 그때 그 정신을 더한층 솟구자. 그리하여 일체(一體)로 책임을 지자. 강산아, 나라는 다시 온다. 일월성신아, 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앞길을 비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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