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설운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뉘어질까 울 시절인가 보다.
가없는 생각 쌈 모를 꿈이 그만 하나 둘 잦아지려는가,
흘아비같이 헤매는 바람떼가 한 배 가득 굽이치네.
가을은 구슬픈 마음이 앓다 못해 날뛸 시절인가 보다.
하늘을 보아라, 야윈 구름이 떠돌아 다니네.
땅 위를 보아라, 젊은 조선이 떠돌아 다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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