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부슬부슬하여 사람이 그리우며, 더욱 병든 벗 생각이 간절하도다. 뜻밖에 걱정되는 기별을 보낸 그가 이미 병원에 들어갔나, 아니 갔나, 마음 이 연방 끌리는도다.

春園[춘원]이 병나도다!

어린애 병은 누에의 잠자는 것 같으니, 잠자는 족족 발육의 한 단계를 오 르는도다. 젊은이 병은 淸潔法[청결법] 시행과 같으니, 북더기 담은 몸은 이 때문에 청신한 맛이 나며, 健旺[건왕]한 기운이 돌아 활력이 一段[일단] 충실하며, 意思[의사]가 일층 발랄하게 되는도다. 병의 달겨드는 모양은 方 相氏[방상씨]같이 흉악하지마는 다녀간 자취는 그다지 괴악하고 버릴 것만 아니니, 병이란 말을 듣고 놀라기만 할 것도 아니요, 겁부터 생길 것 아니 요, 애만 쓸 것 아니도다. 묵은 북더기를 쓸어 내고 새 활기 얻으려 하는 生理上改革運動[생리상개혁운동]인 병은 무서워하는 밖에 진시 다녀 갔으면 할 이유조차 없다 할 수 없도다.

春園[춘원]은 右肺[우폐]에 結核[결핵]兆朕[조짐]이 보였다 하는도다! 북더기는 大門[대문] 中門[중문]에도 있으며, 앞뜰 뒤뜰에도 있으며, 廳上 [청상], 堂中[당중], 실내, 아무데도 생기며 있는 것이라 방 안에 있다고 더 變[변]이 아니며, 좌석 사이에 있다고 더 걱정될 이유가 없나니, 어딜는 지 얼른 쓸어 버려 더러움이 머무르지 않도록 하면 그만일지로다. 세인이 흔히 肺患[폐환]에 대하여 일종 특별한 두려움을 가지며, 이 심리가 더욱 환자 자신의 신경으로 하여금 과도히 예민하게 하거니와, 없던 것이 생겨나 려 하든지, 있던 것이 고쳐지려 할 때에 반드시 고생이 있으며, 創造[창조] 革新[혁신]될 분수가 큰 만큼 그 고생도 또한 적을 수 없나니, 고생에 대하 여 무서움을 품기 전에 새 조직과 새 건강에 대한 기대와 위안에 念到[염 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一身[일신]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革新[혁신]되 려는 兆朕[조짐]이 보일진대 새로와짐의 기대도 더 클 것이 아닌가. 새로와 지리란 위안도 더 클 것 아닌가.

지난 동안 春園[춘원]의 생애는 漂浪的[표랑적]이며 감상적이며 非攝生的 [비섭생적]인지라, 정신상에 다소 苦惱[고뇌]를 지내는족족 그의 육체상에 도 비등한 愆欠[건흠]이 생기지 아니치 못하였도다. 뜨거운 머리와 찬 손으 로 북으로 시베리아의 들에 헤매며, 남으로 揚子江[양자강]의 언덕에 구를 때에 浮萍[부평]轉蓬[전봉]같은 신세가 가는 곳마다 바를 얻지 못하고, 끓 은 피 더운 눈물이 잠시도 그에게 떠나지 아니하였다니, 건강의 기분을 이 중에 잃어버리지 아니하였을까? 가슴 속에는 仙藥[선약] 같은 心光[심광]이 답답하게 갇혀 있는데, 스스로 집어낼 방편이 부족하고, 남이 알아 줄 기회 가가 얼른 오지 아니하여, 帝釋山[제석산] 달에 외로운 그림자를 돌아보고 馬山萬[마산만] 물에 여윈 얼굴을 비추기 몇해런지, 아침에 이 때문에 上氣 [상기]를 하고 저녁에 이 때문에 惱神[뇌신]을 하였나니, 건강의 기분을 이 중에 잃어버리지 아니하였을까? 金心繡肚[금심수두]는 吐[토]할수록 燦爛 [찬란]하고, 綺辭麗筆[기사여필]은 떨어지는족족 寄壯[기장]하여 詩[시]로 文[문]으로 소설로 희곡으로, 古文化讚仰[고문화찬앙]의 꾀꼬리로, 新曙光 [신서광] 導迎[도영]의 꼬꼬댁으로 동서에 馳突[치돌]하고 縱橫[종횡]히 揮 灑[휘쇄]하기를 月以屆年[월이계년]하고 日以繼夜[일이계야]하였으니, 건강 의 기분을 이 중에 잃어버리지 아니하였는가? 그러나 그에게 무쇠 같은 몸 이 있었나니, 閑關[한관]萬里[만리]쯤에 受損[수손]할 리 없으며, 그에게 한량 없는 정력이 있나니 日記萬言[일기만언]쯤에 피로할 리 없으며, 그에 게 卓邁[탁매]한 才分[재분]이 있나니 敎學[교학] 雙勵[쌍려]와 舌筆[설필] 兩勞[양로]쯤에 缺如[결여]할 리 없도다.

春園[춘원]의 건강이 무엇에 상하였나?

나야 안다 하리라. 그는 시인이로다. 情熱家[정열가]로다. 남이 느끼지 못 하는 바에 느끼는 것이 얼마며, 남이 깨치지 못하는 것에 깨지는 것이 얼마 며, 그리하여 남이 원통해 하고 슬퍼하고 근심하고 울지 아니하는 바에 혼 자 원통해 하고 슬퍼하고 근심하고는 우는 것이 무릇 얼마인지를 알지 못하 는도다. 아침 놀이 불끈 솟을 때, 저녁놀이 홀연히 덮었을 때에 무심한 여 러 사람 틈에 그 혼자 깊은 생각으로 들어감을 내 보았도다.

꽃이 우거진 곳, 달이 환한 곳에 좋다고 즐겨하는 무리 가운데 그 혼자 하 염없는 눈물로 눈시울 적심을 내 보았도다. 그가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입 있는 표를 하려 하며, 답답한 가슴을 훓어내려 하며, 서러운 사정을 그려 내려 하며, 앓는 소리를 지르려 하며, 병 증세를 샅샅이 形容[형용]하려 하 는 줄을 내 아는도다. 이를 위하여 많은 사실을 얻어 두고, 이를 위하여 갖 은 말을 준비하였도다. 이 재료를 아름답도록 또 굳세도록 얽어서 하늘에 닿는 불기둥처럼 광명 위력의 八全[팔전]한 무엇을 만들 양으로 그 경륜이 오래고, 그 바람이 높고, 그 기다림이 멀고 큰 줄을 내 아는도다, 갑갑하도 다. 기운이 답쌓일밖에 없도다. 남 모르는 근심과 남 아니하는 걱정에 그가 이제 남이 깨닫지 못하는 病[병]에 붙잡혔도다. 잠시일망정 병상에 穩臥[온 와]치 아니치 못할 사람이 되었도다.

빗방울이 연방 유리창에 수정 사마귀를 갖다 붙이는도다. 小病[소병]이 비 록 대건강 大健康[ ]의 전제가 된다 할지라도 이는 理致[이치]의 말이라, 정 든 벗, 기다림 많은 벗이 天涯異方[천애이방]에 조심될 병으로 눕겠다 하 니, 놀랍고 근심스러움이 어찌 다함이 있을까보냐? 强攝[강섭]이 응당 하루 바삐 勿藥[물약]할 지경으로 그를 끌어 낼 줄을 믿고 또 믿는 바이로되, 그 와 한가지하던 책상을 대하여 그와 한가지하던 벼루를 쓰매, 병든 그를 생 각하고 걱정하는 情[정]이 봄비 방울보다 더 많도다. 春園[춘원]이 누운 창 에도 이 비가 소리를 하는지 않는지?

<一九一八年[일구일팔년] 四月[사월] 靑春[청춘] 第十三號[제십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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