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의 노래

홑이불 새로 시친 침상에 누워
조용히 돌아가는 제 혈맥에 귀기울이면
아슬한 옛날에 다시 사는 듯
열에 뜬 헛소리로 지난날의 벗을 부를 때
말없이 물수건 축여주는
간호부는 천사의 옷매무새로
내 열이 옮겨진 수은주를 가벼이 뿌린다
자애로운 모습은 담담한 소복을 하고
천사여! 그랬노라 깜깜한 옛날
내, 엄마 소리밖에는 말을 못하던 옛날
아버님이 가셨을 때도 우리들은 이렇게 입었었노라
아니 여느 때도 그렇게 하였었노라

집집마다 문을 닫은 밤 늦게까지
창 옆에 말없이 기대어 스면
아름다운 옛 생각 볼근볼근 머리를 돈다
사랑하라 사랑하는 불을 쓰라
그대 다만 밤에게 소근대는 분수와 같이.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5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5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주의
주의
1929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