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서울/8월 15일의 노래

기폭을 쥐었다.
높이 쳐들은 만인의 손 우에
깃발은 일제히 나부낀다.

"만세!"를 부른다. 목청이 터지도록
지쳐 나서는
군중은 만세를 부른다.

우리는 노래가 없었다.
그래서
이처럼 부르짖는 아우성은
일찍이 끓어오던 우리들 정열이 부르는 소리다.

아 손에 손에 깃발들을 날리며
큰길로 모이는 사람아
우리는 보았다.
이곳에 그냥 기쁨에 취하고, 함성에 목메인 겨레를 ......
그리고
뒤끓는 환희와 깃발의 꽃바다 속에
무수히 따러가는 이동과 근로하는 이들의 행렬을 ......

춤추는 깃발이여!
나부끼는 마음이여!
이들을 지키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너희들 가슴으로
해방이 주는 노래 속에서
또 하나의 검은 쇠사슬이 움직이려 하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