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삼룡이

벙어리 삼룡이 (1925)
저자: 나도향

《黎明》 창간호(1925. 7)에 발표.

벙어리三龍이

羅稻香

내가 열살이 될낙말낙할ᄯᅢ이닛가 지금으로부터 십사오년전일이다.

지금은 그곳을 청엽정(靑葉町)이라부르지만은 그ᄯᅢ는 련화봉(蓮花峰)이라고일음하얏다, 즉 남대문(南大門)에서 바로내려다보면은 오정포가 노여잇는산등성이가잇스니 그산등성이 이ᄶᅩᆨ이 연화봉이오 그사에 잇는동리가 역시 련화봉이다.

지금은 그곳에 빈민굴(貧民窟)이라고할수밧게업시 지저분한촌락이생기고 로동자들밧게 살지안는곳이되어바리엿스나 그ᄯᅢ에는 자긔네ᄯᅡᆫ은 행세한다는사람들이잇섯다.

집이라고는 십여호밧게잇지안엇고 그곳에 사는사람들은 대개 과목밧을하고 ᄯᅩ는 채소를 심으거나 그러치안이하면 콩나물을 길러서 생활을하여갓섯다.

여기에 그중 큰 과목밧을갓고 그중 여유잇는생활을하여가는사람이 하나잇섯는데 그의일홈은 이저버렷스나 동리사람들이 부르기를 오 생원(吳生員)이라고불럿다.

얼골이 동탕하고 목소리가 마치 여름에 버드나무에안저서 길게목느려우는매암미소리가티 저르렁저르렁하엿다.

그는 몹시 부지런한중년늙은이로 아츰이면 새벽일즉이 이러나서 앞뒤로 뒤짐을지고 도라다니며 집안일을 보살피는데 그동리에는 그가 마치 시게와가태서 그가 일어나는ᄯᅢ가 동리사람이 일어나는ᄯᅢ엿다. 만일그가 아츰에 도라다니며 잔소리를하지안으면 동리사람들이 이상하야 그의집으로 가보면 그는 반듯이 몸이 불편하야누엇섯다. 그러나 그와가튼ᄯᅢ는 일년삼백륙십일에 한번 잇기가어려온일이오 이태나 삼년에 한번잇거나말거나하엿다.

그가 이곳으로 이사를 온지는얼마되지안이하나 그가 언제든지 감투를 쓰고다님으로 동리사람들은 량반이라고불럿고 ᄯᅩ 그사람도 동리사람들에게 그리 인심을일치안으랴고 섯달이면 북어쾌 김톳식 동리사람에게 난화주며 롱사의쓰는년장도 넉넉히작만한후 아무ᄯᅢ나 동리사람들이 쓰게함으로 그동리에서는 가장인심후하고 존경을 밧는집인동시에 세력잇는집이다.

그집에는 삼룡(三龍)이라는 벙어리하인하나이잇스니 키가 본시 크지못하야 ᄯᅡᆼᄯᅡᆯ보로되엇고 고개가 ᄲᅢ지 못하야 몸둥이에 대강이를 갓다가 부친것갓다. 거기다가 얼골이 몹시얼고 입이 몹시크다. 머리는 전에 새ᄭᅩ랑지가튼것을 주인의명령으로 ᄭᅡᆨ기는ᄭᅡᆨ것으나 불밤송이모양으로 언제든지푸하고이러섯다. 그래서 거러다니는것을보면 마치 움둑개비가 서서다니는것가티 숨차보이고 더듸어 보인다. 동리사람들이 부르기를 삼룡이라고부르는법이업고 언제든지 「벙어리」 「벙어리」 라고하든지 그러치안으면 「앵모」 「앵모」 한다. 그러치만 삼룡이는 그소리를 아지못한다.

그도 이집주인이 이리로 이사를 올ᄯᅢᄯᅢ데리고왓스니 진실하고 충성스러우며 부지런하고 세차다. 눈치로만지내가는 벙어리지만은 말하고듯는사람보다 슬기러울ᄶᅥᆨ이잇고 평생 조심성이잇서서 결코 실수할ᄶᅥᆨ이업다.

아츰에 일어나면 마당을 쓸고 소와 도야지의여몰을 먹이며 여름이면밧에풀을ᄲᅩᆸ고 나무를 시러드리고 장적을 패며 겨이면 눈을쓸고 장심부름이며 지른일말은일 할것업시못하는일이업다.

그럴수록 이집주인은 벙어리를 위해주며 사랑한다. 혹시 몸이 불편한긔이 잇스면 쉬게해주고 먹고십허하는듯한것은 먹이고 입을ᄯᅢ입히고 잘ᄯᅢ재인다.

그런데 이집에는 삼대독자로나려오는 그집아들이 잇다. 나이는 열일곱살이나 아즉 열네살도되어 보이지안코 넘어 귀엽게길리기ᄯᅢ문에 누구에게든지 버릇이업고 어리광을부리며 사람에게나 짐승에게 잔인포악한짓을 만히한다.

동리 사람들은 그를

『호래자식!』 『애비속상하게할자식!』 『저런자식은 업는것만못해』

하고 욕들을한다. 그래서 그의어머니는 아들이 잘못할ᄯᅢ마다 그의령감을 보고

『그자식을 좀 ᄯᅡ려주구려. 왜 그런것을보고 가만두?』

하고 자긔가 대신ᄯᅡ려주랴고 나스면

『안요. 아직 철이 업서그러치. 저도 지각이나면 그러치안을것이안요』

하고 너그럽게 타일은다. 그러면 마누라는 왜가리처럼 소리를 질으며

『철이 업기는 지금 나히가 몃치이오 낼모레면 스므살이되는데. ᄯᅩ 몃칠아니면 장가를 드러서 자식ᄭᅡ지날것이 그래가지고무엇을한단말이오』

하고 듸리대며

『자식은 ᄭᅩᆨ 아버지가 버려노앗습닌다. 자씩귀여운것만알엇지 버릇가리칠줄은올으닛가―』

이러케 싸홈이 시작만하랴하면 영감은 아모말도하지안코 밧갓으로 나가버린다.

그아들은 더구나 이 벙어리를 사람으로 알지도안는다. 말못하는벙어리라고 오고가며 주먹으로 허구리를 질으기도하고 발길로 응딍이도찬다.

그러면 그벙어리는 어린것이 철업시 그리는것이 도리혀 귀엽기도하고 ᄯᅩ는 그힘업는팔과힘업는다리로 자긔의무쇠가튼몸을건듸리는것이 우습기도하고 앙징하기도하야 도라서서 빙그레우스면서 툭툭털고 다른곳으로 몸을 피해버린다.

엇던ᄯᅢ는 낫잠자는벙어리입에다가 ᄯᅩᆼ을먹일ᄯᅢ도잇섯다. ᄯᅩ 엇던ᄯᅢ는 자는벙어리두팔두다리를 살몃이 동여매고 손가락과발가락사이에 화승불을 부처노아 질겁을하고일어나다가 발버둥질을하고 죽으랴는사람처럼괴로워하는것을보고 깃버하얏다.

이러할ᄯᅢ마다 벙어리의가슴에는 비분한마음이 ᄭᅪᆨ듸리찻다. 그러나 그는 주인의아들을 원망하는것보다도 자긔가 병신인것을 원망하얏스며 주인의아들을 저주한다는것보다 이세상을 저주하얏다.

그러나 그는 결코 눈물을 흘리지안엇다. 그에게는 눈물이업섯다. 그의눈물은나오랴할ᄯᅢ 아주 말너부터버린 샘물과가티나오랴하나 나오지를아니하얏다. 그는 주인의집을 버릴줄몰으는개모양으로 자긔가잇서야할곳은 여기밧게업고 자긔가 미들것도 여기잇는사람들밧게업는줄알엇다. 여기서살다가 여기서죽는것이 자긔의운명인줄밧게아지못하얏다. 자긔의주인아들이 ᄯᅡ리고질으고 ᄭᅩ집어ᄯᅳᆺ고 모든 방법으로 학대할지라도 그것이 자긔에게 의례히잇슬줄밧게아지못하얏다 아푼것도 그아푼것이 의례히 자긔에게 도라올것이오 쓰린것도 자긔가 밧지안어서는안될것으로알엇다. 그는 이맛당히 자긔가 바더야할것을 엇더케해야 면할가하는생각을 한번도하야본일이업섯다.

그가 이집에서 ᄯᅥ나가랴하거나 ᄯᅩ는 그의생활환경에서 버서나랴는생각은 한번도 해보지못하얏다할지라도 그는 언제든지 그 주인아들이 자긔를 학대하고 ᄯᅩ는 자긔를 못살게굴ᄯᅢ 그는 자긔의주먹과 ᄯᅩ는 자긔의힘을 생각하야보앗다.

주인아들이 자긔를 ᄯᅡ릴ᄯᅢ 그는 주인아들하나ᄶᅳᆷ은 넉넉히 제지할힘이잇는것을알엇다.

엇더한ᄯᅢ는 압흠과쓰림이 자긔의몸으로 스미어들ᄯᅢ면 그의주먹은 ᄯᅥᆯ리면서 어린주인의몸을 치랴하다가는 그는 그것을 무서운고통과함ᄭᅦ ᄭᅪᆨ참엇다.

그는 속으로

『안이다, 그는 나의주인의아들이다, 그는 나의어린주인이다』

하고 ᄭᅮᆨ참엇다.

그리고는 그것을 얼핏 이저버리엇다. 그리다가도 동리집아이들과 혹시 작난을하다가 주인아들이울고드러올ᄯᅢ에는 그는 황소가티날ᄯᅱ면서 주인을 위하야 싸홧다. 그래서 동리에서도 어린애들 이나 작난군들이 벙어리를 무서워하야 감히 덤비지를못하얏다. 그리고 주인아들도 위급한경우에는 언제든지 벙어리를 차젓다. 벙어리는 어드마지면서도 기어드는충견모양으로 주인의아들을 위하야 실혀하지안코 힘을다하얏다.

벙어리가 스믈세살이 될ᄯᅢᄭᅡ지 그는 물론 이성과 접촉할긔회가업섯다. 동리의 처녀들이 저를 「벙어리」 「벙어리」 하며 괴상한손짓과 몸짓으로 놀려먹음을 바들적에 분하고 골라는중에도 느긋한즐거움을 늣기어본일은잇섯스나 그가 결코 사랑으로써 엇더한녀자를 대해본일은업섯다.

그러나 정욕을 가진사람인벙어리도 그의피가 차듸찰리는업섯다. 혹 그의피는 더욱 ᄯᅳ거웟슬른지도알수업섯다. ᄯᅳ겁다ᄯᅳ겁다못하야 엉기여버린엿괴가틀는지도 알수업섯다. 만일 그에게 볏을주거나 다시 ᄯᅳ거운열을 준다하면 그의피는 다시 녹을는지도알수업섯다.

그가 ᄭᅡᆷ박ᄭᅡᆷ박하는 기름등잔아래에서 밤이 깁도록 집세기를 삼을ᄯᅢ이면 남모르는한숨을 안이쉬는것도아니지만은 그는 그것을 곳 억지할수잇슬만치 정욕에 대하야 벌서부터 단념을하고잇섯다.

마치 언제 폭발이 될른지아지못하는 휴화산(休火山)모양으로 그의가슴속에는 충분한정열을 깁히 감추어노엇으나 그것이 아직 폭발될시긔가 일우지못한것가탯섯다. 비록 폭발이 되랴고 무서웁게 격동을 벙어리자신도 늣기지안은바는아니지만은 그는 그것을 폭발식힐 조건을 엇기어려웟스며 ᄯᅩ는 자긔가 여태ᄭᅡ지 능동뎍으로 그것을 나타낼수가 업슬만치 외게의 압축을바덧으며그것으로인한 리지(理智)가 넘어 그에게 자제력(自制力)을 강대하게하야주는동시 ᄯᅩ한 넘어 그것을 단념만하게하야주엇다.

속으로 나는 「벙어리」다 자긔가 생각할ᄯᅢ 그는 몹시 원통함을 늣기는동시에 나는 말하는사 람들과 ᄯᅩᆨ가튼자유와 ᄯᅩᆨ가튼권리가업는줄알엇다. 그는 이와가튼생각에서 언제든지 단념하랴단념하지안을수업는 그단념이 싸이고싸이어 지금에는 다만 한개의긔게와가티 이집에 노예가되어잇스면서도 그것이 자긔의천직으로알고잇슬ᄲᅮᆫ이오 다시는 자긔가 사러갈세상이업는것가티밧게알지못하게 된것이다.

그해가을이다. 주인의아들이 장가를 들잇다. 색시는 신랑보다 두살이우인 열아홉살이다. 주인이 본시 자긔가 언제든지 분별이 냐튼것을한탄하야 신부를 구를ᄯᅢ에 첫재조건이 문벌이 놉허야할것이엇다. 그러나 문벌잇는집에서는 그리쉽게 색시를 내놀리가업섯다. 그럼으로하는수업시 그엇더한 령락한량반의ᄯᅡᆯ을 돈을주고사오다십히하얏스니 무남독녀의ᄯᅡᆯ을둔 남촌엇던과부를 ᄭᅮᆯ을발러서 약혼을하고 혹시나 무슨ᄯᅡᆫ소리가잇슬가하야 불야불야 성례을식혀버렷다.

혼인할ᄯᅢ에 비용도 그ᄯᅢ돈으로 삼만량을 썻다. 그리고 아들의처가집에 며누리뒤보아주는 바느질삭 ᄲᅡᆯ래삭이라는명목으로 한달에 이천오백량식을 대여주엇다.

신부는 자긔아버지가 도라가기전ᄭᅡ지 상당히견데기도하고 ᄯᅩ는 금지옥엽가티길른터이라 구식가정에서 배울것닑힐것은 못할것이업고 ᄯᅩ는 본래 인물이라든지 행동거지에 조곰도 구김이잇지안하다.

신부가 오자 신랑의험절이생기기시작하얏다.

『신부에게다대면 두루미와 ᄭᅡ막이지.』

『아직도 철ᄯᅡᆨ선이가업서』

『색시에게 쥐여지내겟서』

『신랑에겐 과하지』

동리집 말조와하는녀편네들이 모혀안지면 이러케 비평들을한다. 엇더한 남의걱정잘하는 마누라님은 간혹 신랑을 보고는 그대로 세워노코

『글세 인제는 어른이되엿으니 셈이좀나요 저러구엇더케 색시를거느려가누. 색시방에드러가기가붓그럽지안탐.』

하고 듸리대다십히하는일이잇다.

이럴적마다 신랑의마음은 그말하는이들이미웟다. 일부러자긔를 붓그럽게하랴고하는것갓태서 그후에 그를 맛나면 말도안하고 인사도하지안이한다.

ᄯᅩ 그의고모되는이가와서 자긔족하를 보고

『인제는 어른야. 너도 그만하면 지각이날ᄯᅢ가되지안엇니 네처가 붓그럽지아니하냐』

하고 타이를적마다 그의마음은 그말하는사람이 붓그럿웁다는것보다도 자긔를 이러케하게한 자긔안해가 더욱 밉살머리스러웟다.

『여편네가 다무엇이냐? 저 비러먹을년이 드러오더니 나를 이러케못살게들구지』

혼인한지며칠이못되어 그는 색시방에드러가지를안엇다. 집안에서는 야단이낫다. 마치 도야지나말색기를 헐레식히랴는것가티 신랑을 색시방으로 집어느랴하나 막무간해엿다.

그럴ᄯᅢ마다 신랑은 손에닥치는대로 집어ᄯᅡ려서 자긔의 외사촌누이의이마를 ᄯᅮ러서 피ᄭᅡ지나게한 일이잇섯다. 집안식구들은 하는수가업서 맨나총으로 아버지에게 미럿다. 그러나 그것도 소용이 업슬ᄲᅮᆫ더러 풍파를 더이리키게하얏다. 아버지ᄭᅦ ᄭᅮ중을 듯고드러와서는 닷자곳자로 신부의머리채를 쥐어잡아 마루한복판에 태질을첫다. 그러고는

『이년 네집으로가거라. 보기실타 내눈압헤는보이지도마라』

하얏다. 밥상을 가저오면 그밥상이 마당한복판에서 재조를넘고 옷을 가저오면 그옷이 쓰레기통으로나간다.

이리하야 색시는 혼인오든날부터 팔자한탄을하고서 날마다밤마다 우는사람이되엇섯다.

울면은 요사스럽다고 ᄯᅡ린다. ᄯᅩ 말이업스면 빈충맛다고 친다. 이리하야 그집에는 평화스러운 날이 하로도업섯다.

이것을 날마다보는사람가운데 알수업는 의혹을 품게된사람이 하나잇스니 그는 곳 벙어리삼룡이엇다.

그러케어엽부고 그러케유순하고 그러케얌전한, 벙어리의눈으로보아서는 감히손도대지못할만치 선녀가튼색시를 ᄯᅡ리는것은 자긔의생각으로는 도저히풀수업는의심이다.

보기에도황홀하고 건듸리기도황송할만치 숭고한녀자를 그러케학대한다는것은 넘우나 세상에 잇지못할일이다. 자긔는 주인새서방님에게 개나 도야지가티 으더맛는것이 맛당한이상으로 맛당하지만은 선녀와 즘생의차가잇는 색시와 자긔가 ᄯᅩᆨ가티 으더맛는다는것은 넘어 무서운일이다. 어린주인이 천벌이나 밧지안을가 두려웁기ᄭᅡ지하얏다.

엇더한달밤 사면은 고요적막하고 별들은 드믄드믄 눈들만ᄭᅡᆷ박이며 반달이 공중의 두렷이 달려잇서 수은으로 세상을 ᄭᅢᄭᅳᆺ하게닥거낸듯이청명한데 삼룡이는 검둥개등을쓰다듬으며 밧마당멍석우에 비슷이드러누어잇서 하늘을 치어다보며 생각하야보앗다.

주인색시를 생각하매 공중에 잇는달보다도 더 고읍고 별들보다도 더 ᄭᅢᄭᅳᆺ하얏다 주인색시를 생각하면 달이보이고 별이보이엇다. 삼라만상을 씨서내는 은빗보다도 더 힌달이나 별의광채보다도 그의마음이 아답고 부드러운듯하얏다 마치 달이나별이 ᄯᅡ에ᄯᅥ러져 주인새앗시가된것도갓고 주인새앗시가 하늘에 올러가면 달이되고 별이될것가탯다.

더구나 자긔를 어린주인이 ᄯᅡ리고ᄭᅩ집을ᄯᅢ 감히입버려말을하지못하나 측은하고 불상히녁이는정이 그의두눈에 나타나는것을 다시생각할ᄯᅢ 그는부들부들한개등을 어루만지면서 감격을늣기엿다. 개는 ᄭᅩ리를치며 자긔를 귀여워하는줄알고 벙어리의손을할텃다.

삼룡이의가슴은 주인앗시를 동정하는마음으로 가득찻다. ᄯᅩ는 그를 위하야서는 자긔의목숨이라도 앗기지안켓다는 의분의넘첫섯다. 그것이 마치 살구를보면 입속에 침이 도는것가티 본능뎍으로 늣기어지는감정이엇다.

새댁이 온뒤에 다른사람들은 자유로운 안출입을 금하얏스나 벙어리는 마치 개가 맘대로 안에 출입할수잇는것가티 아모의심업시 출입할수가잇섯다.

하로는 어린주인이 먹지안튼술이 잔득취히야 무지한놈에게마저서 길에 잡저진것을 업어다가 안으로듸려다누인일이잇섯다. 그ᄯᅢ에 아무도 안에잇지안코 다만 새색시혼자방에서 바누질을하고잇다가 이ᄭᅩᆯ을보고 벙어리의충성된마음이 고마워서 그후에 쓰든비단헌겁조각으로 부시쌈지하나를하야준일이잇섯다.

이것이 새서방님의눈에ᄯᅴ엇다. 그래서 색시는 엇던날밤에 자든몸으로 마당복판에 머리를 푼채 내어동댕이가 처젓다. 그리고 온몸에 피가 매치도록 으더마졋다.

이것을 본 벙어리는 ᄯᅩ다시 의분의마음이 ᄲᅥ처올라왓다. 그래서 미친사자와가티 ᄯᅱ어드러가 새서방님을 밀어던지고 새색시를 둘러머엇다. 그리고는 나는수리와가티 밧갓사랑주인령감잇는곳으로 ᄯᅱ어가 그압헤 내려노코 손짓과몸짓을 열번스므번겁허하며 하소연하얏다.

그이튼날아츰에 그는 주인새서방님에게 물푸레로 얼골을 몹시 어더마저서 한ᄶᅩᆨᄲᅡᆷ이 눈을얼러서 피가 나고 주먹가티부엇다. 그 ᄯᅡ릴적에 새서방의입에서 나오는말은

『이흉측한벙어리가트니 내녀편네를 건듸려』

하고 부시쌈지를 ᄲᅢ서서 갈갈이ᄶᅵ저 뒤간에던젓다.

『그러고 이놈아! 인제는 주인도몰라보고 막친다! 이런것은죽여야해』

하고 채ᄶᅩᆨ으로 그의뒤덜미를갈겨서 그자리에 쓰러지게하얏다.

벙어리는 다만 두손으로 빌ᄲᅮᆫ이엇다. 말도못하고 고개를 몃백번 코가 ᄯᅡᆼ에닷도록 그저 용서해달라고빌기만하얏다. 그러나 그의가슴에는 비로소 숨겨잇든정의감(正義感)이 머리를 들기시작하얏다. 그는 그압흔것을 참어가면서도 북밧치는 분노(심술)를 억지하얏다.

그ᄯᅢ부터 벙어리는 안에드러가지를못하얏다. 이드러가지못하는것이 더욱 벙어리로하야금 궁금증이나게하얏다. 그 궁금증이라는것이 묘하게 빗이연하야 주인앗시를 뵈웁고십흔감정으로변하얏다. 뵈옵지못함으로 가슴이 타올랏다. 몹시 애상(哀傷)의정서가 그의가슴을 저리게하얏다. 한번이라도 앗시를 뵈올수가잇스면하는마음이나더니 그의마음의엿은 늑기를 시작하얏다. 센치멘탈한가운데에서 늣기는 그무슨정서는 그에게 생명가튼히열을주엇다. 그것과자긔의목숨슴이라도 밧굴수잇슬것가탯다 엇던ᄯᅢ는 그대로 대강이로 담을 ᄯᅮᆯ코 드러가고십도록 주인앗시를 뵈웁고십흔것을 ᄭᅮᆨ참을ᄯᅢ도 잇섯다.

그후부터는 밥을 잘먹을수가업섯다. 일도 손에 잡히지안엇다. 틈만잇스면 안으로만 드러가고십헛다.

주인이 전보다 만히 밥과음식을주고 더편하게하여주엇스나 그것이 실혓다. 그는 밤에 잠을자지안코 집가장자리로 도라다녓다.

하로는 주인새서방님이 술이취하야 드러오더니 집안이 수선수선하여지며 게집하인이 약을사러 갓다드러오는것을보고 그 게집하인을 붓잡엇다. 그리고 무엇이냐고물엇다.

게집하인은 한주먹을 뒤통수에대이고 얼골을 젊다고하는ᄯᅳᆺ으로 쓰다드므며 둘재손가락을 내밀엇다. 그것은 그집주인은 엄지손가락이오 둘재손가락은 새서방님이라는ᄯᅳᆺ이오 주먹을 뒤통수에 대이는것은 녀편네라는ᄯᅳᆺ이오 얼골을 문지르는것은 입부다는ᄯᅳᆺ으로 벙어리에게쓰는암호다.

그런뒤에 다시 혀를 내밀고 눈을 뒤집어쓰는형상을하고 두팔을 싹버리고 뒤로잡버지는ᄭᅩᆯ을보이니 그것은 사람이 죽게되엇거나 알을적에하는말대신의 손짓이다.

벙어리는 눈을 크게ᄯᅳ고 게집하인에게로 한발자국갓가히드러스며 놀내는듯이 멀거니 한참이나 잇섯다.

그의가슴은 무섭게 격동하얏다. 자긔의그리운주인아씨가 죽엇다는말이나안인가 그는 두주먹을 마주치며 한숨을 수엿다.

그러고는 자긔방에 드러가 무엇을 생각하는것처럼 두어시간이나 두눈만ᄭᅥᆷ벅ᄭᅥᆷ벅하고안젓섯다.

그는 밤이 깁허갈사록 궁금증나는사람처럼 이러섯다안젓다하더니 두시나되어 밧가로나가서 뒤로 도라갓다.

그는 도적놈처럼 조심스럽게 바로 것는방뒤미다지압담에서서 주저주저하더니 담을 넘엇다.

갓가히 창압헤가서서 문틈으로 안을 살피다가 그는 진저리를 치며물러섯다.

어두운밤에 그의손과발이 마치 그뒤에서잇는감나무입가티ᄯᅥᆯ리더니 그대로 문을박차고 ᄯᅱ어드러갓슬ᄯᅢ 그의팔에는 주인앗시가 한손에 길단면주수건을들고서 한팔로 벙어리의가슴을 밀치며 ᄲᅥᆺ딍기엇다. 벙어리는 다만 눈이 ᄯᅮᆼ그래서 「에헤」 소리만질으고 그수건을 ᄲᅢ스랴 애쓸ᄲᅮᆫ이다.

집안이 야단낫다.

『집안이망했군!』

『어듸사내가업서서 벙어리를!』

『엇더튼알수업는일이야!』

하는소리가 이구석저구석에서 수근댄다.

그이튼날 아츰에 벙어리는 온몸이 짓익인것이되어 마당에걱구러저 입에서 피를토하며 신음하고잇다. 그겨테서는 새서방이 쇠좃몽둥이를 들고서 문초를한다.

『이놈!』

하고는 음난한숭내는 모조리하여가며 건는방을가리킨다. 그러나 벙어리는 손을내저을ᄲᅮᆫ이다. ᄯᅩ 몽둥이에는 살점이무더나왓다 그리고 피가흘럿다.

벙어리는 타드러가는목으로 소리도못내며 고개만내젓는다. 그는 피를 토하며 곡구라지며 이마를 ᄯᅡᆼ에 부비며 고개를 내흔든다. ᄯᅡᆼ에는 피가 스며든다. 새서방은 채ᄶᅩᆨᄭᅳ테 남뭉치를 다러서 가슴을 훔처갈겻다 가힘ᄭᅥᆺ잡어ᄲᅩ밧다. 벙어리는 그대로곡구라지며말이업섯다.

새서방은 그래도 시원치못하얏다. 그는 어제 벙어리가 새로 가러논낫을 들고 달려왓다. 그는 그 싯퍼러케드는날을 번적들엇다. 그래서 벙어리를 ᄶᅵᆯ으랴할제 벙어리는 한팔로 그것을 바덧고 집안사람은 달려들엇다. 벙어리는 낫을 ᄲᅮ리처ᄲᅢ서서 저리로던지고 그대로 ᄭᅡ무러젓다.

주인은 집안이 망하얏다고 사랑에 누어서 모든일을 들은체만체 문을닷고 나오지를아니하며 집안에서는 색시를 ᄶᅩᆺ는다고야단이다.

그날저녁ᄯᅢ 벙어리는 다시 ᄭᅳ을려나왓다. 그ᄯᅢ에는 주인새서방이 그의입든옷과신짝을주며 눈을 부릅ᄯᅳ고 손을 멀리가라치며

『가! 인제는 우리집에잇지못한다!』

하얏다. 이소리를 듯는벙어리는 기가막혓다. 그에게는 이집외에 다른집이업다. 이집외에는 살곳이업섯다. 자긔는 언제든지 이집에서살고 이집에서죽을줄밧게몰럿다. 그는 새서방님의다리를 ᄭᅵ어안코 애걸하얏다. 말도못하는것을 몸짓과표정으로 간곡한ᄯᅳᆺ을표하얏다. 그러나 새서방님은 발길로 질르고 사람을 불럿다.

『이놈을내ᄶᅩ처라!』

벙어리는 죽은개모양으로 ᄭᅳ을려나갓다. 그러고 대강팽이를 개천구석에듸리박히면서 나가 곤두라젓다가 이러서서 다시 드러오랴할ᄯᅢ에는 벌서 문이 다치잇섯다. 그는 문을 두드렷다. 그의마음으로는 주인령감을 차젓스나 불을수가 업섯다.

그가 날마다열고 날마다닷든 문이 자긔가 지금은 열랴하나 자긔를 내어ᄶᅩᆺ고 열리지를안는다. 자긔가 건사하고 자긔가 거두든모든것이 오늘에는 자긔의말을듯지안는다. 어려서 부터 지금ᄭᅡ지 모든정성과힘과ᄯᅳᆺ을다하야 충성스러웁게일한갑시 오늘에이것이다.

그는 비로소 빗고바라든모든것이 자긔의원수란것을 알엇다. 그는 그모든것을 업새버리고자긔도 ᄯᅩ한 업서지는것이 나흔것을알엇다.

그날저녁 밤은 깁헛는데 멀리서 닭이우는소리와 개짓는소리ᄲᅮᆫ이들린다.

난데업는 화염이 벙어리잇던 오생원집을 에워쌌다. 그불은 미리노흐랴고 준비하야노앗는지 집가장자리로 ᄶᅩᆨ 도라가며 헛터노은 집에 모조리돌라부터 공중에서 내려다보면은 집의윤곽이선명하게보일듯이 불이타올은다.

불은 마치 피무든살을 맛잇게잘러먹는 요마(妖魔)의혀ᄲᅡ닥처럼 날름날름 집한채를 삽시간에먹어버리엿다.

이와가튼 화염중으로 ᄯᅱ여드러가는사람이하나잇스니 그는다른사람이안이라 나제 이집을 ᄶᅩᆺ기난 삼룡이다.

그는 먼첨사랑에가서 문을ᄭᅢ트리고 주인을업어다가 밧가운데노코 다시 드러가랴할제 그의얼골 과등과 다리가 불에듸어ᄶᅮ그러저드는것을아지못하얏다.

그는 건는방으로 ᄯᅱ어들엇다. 그러나 색시는 업섯다. 다시 안방으로 ᄯᅱ어들엇다. 그러나 ᄯᅩ업고 새서방이 그의팔에 매달리며 구원하기를 애걸하얏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뿌리첫다 다시석가래가 불이 싯벌거케 타면서 그의머리에ᄯᅥ러젓다. 그의머리는홀랑버서젓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몰랏다. 그부억으로가보앗다 거기서나오다가 문설주가ᄯᅥ러지며 왼팔이 불어젓다. 그러나 그것도 몰랏다. 그는다시 광으로가보엇다. 거기도업섯다 그는다시 건는방으로 드러갓다. 그ᄯᅢ야 그는 새앗시가 타죽으랴고이불을쓰고 누어잇는것을 보앗다. 그는 새앗시를안엇다. 그리고는 불길을차젓다. 그러나나갈곳이업섯다. 그는 하는수업시 집웅으로 올러갓다 그는 비로소 자긔의몸이 자유롭지못한것을알엇다. 그러나 그는 자긔가 여태ᄭᅡ지 맛보지못한즐거움 쾌감을 자긔의가슴에 늑기는것을 알엇다. 새앗시를 자긔가슴에안엇슬ᄯᅢ 그는 이제처음으로 사러난듯하얏다. 그는 자긔의목슴이 다한줄알엇슬ᄯᅢ 그새앗시를 자긔가슴에 힘ᄭᅥᆺᄭᅵ어안엇다가 다시 그를 데리고 불가운데를 헤치고 박가트로나온뒤에 새앗시를 내려놀ᄯᅢ에 그는 발서 목숨이ᄭᅳᆫ허진뒤엿다 집은 모조리타고 벙어리는 새앗시무릅에누어잇섯다. 그의울분은 그불과함ᄭᅦ살어젓슬는지! 평화롭고 행복스러운우슴이 그의입가장자리에열게나타낫슬ᄲᅮ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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