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꽃잎 조각조각 흩어지는데
줄로 선 버드나무 동구 앞에서
달밤에 눈 맞으며 놓기 어려워
붙잡고 울던 일도 있었더니라.

삼년 후 다시 보자 서로 말하고
어두운 물결 우에 몸을 맡기며
부두의 너풀리는 붉은 깃발을
어이는 맘으로도 여겼더니라.

손의 집 단간방에 밤이 깊었고
젊음의 불심지가 마저 그므는
사람의 있는 설움 말을 다하는
참아 할 상면까지 보았더니라.

쓸쓸한 고개 고개 아홉 고개를
비로소 넘어가서 땅에 묻히는
한 줌의 흙집 위에 뿌리는 비를
모두 다 보기도 하였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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