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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墨子曰:國有七患。七患者何?城郭溝池不可守,而治宮室,一患也。邊國至境,四鄰莫救,二患也。先盡民力無用之功,賞賜無能之人,民力盡於無用,財寶虛於待客,三患也。仕者持祿,游者愛佼,君脩法討臣,臣懾而不敢拂,四患也。君自以爲聖智而不問事,自以爲安彊而無守備,四鄰謀之不知戒,五患也。所信者不忠,所忠者不信,六患也。畜種菽粟不足以食之,大臣不足以事之。賞賜不能喜,誅罰不能威,七患也。以七患居國,必無社稷。以七患守城,敵至國傾。七患之所當,國必有殃。

凡五穀者,民之所仰也,君之所以爲養也。故民無仰則君無養,民無食則不可事。故食不可不務也,地不可不力也,用不可不節也。五穀盡收則五味盡御於主,不盡收則不盡御。一穀不收謂之饉,二穀不收謂之旱,三穀不收謂之凶,四穀不收謂之餽,五穀不收謂之饑。歲饉,則仕者大夫以下皆損祿五分之一。旱,則損五分之二。凶,則損五分之三。餽,則損五分之四。饑,則盡無祿,稟食而已矣。故凶饑存乎國,人君徹鼎食五分之三,大夫徹縣,士不入學,君朝之衣不革制,諸侯之客,四鄰之使,雍飧而不盛,徹驂騑,塗不芸,馬不食粟,婢妾不衣帛,此告不足之至也。

今有負其子而汲者,隊其子於井中,其母必從而道之。今歲凶、民饑、道餓,重其子此疚於隊,其可無察邪?故時年歲善,則民仁且良;時年歲凶,則民吝且惡。夫民何常此之有?爲者疾,食者衆,則歲無豐。故曰:「財不足則反之時,食不足則反之用。」故先民以時生財,固本而用財,則財足。

故雖上世之聖王,豈能使五穀常收,而旱水不至哉!然而無凍餓之民者,何也?其力時急,而自養儉也。故《夏書》曰「禹七年水。」《殷書》曰「湯五年旱。」此其離凶餓甚矣。然而民不凍餓者,何也?其生財密,其用之節也。

故倉無備粟,不可以待凶饑;庫無備兵,雖有義不能征無義。城郭不備全,不可以自守。心無備慮,不可以應卒。是若慶忌無去之心,不能輕出。夫桀無待湯之備,故放。紂無待武王之備,故殺。桀、紂貴爲天子,富有天下。然而皆滅亡於百里之君者,何也?有富貴而不爲備也。故備者國之重也。食者國之寶也,兵者國之爪也,城者所以自守也,此三者國之具也。故曰:以其極賞,以賜無功,虛其府庫,以備車馬衣裘奇怪。苦其役徒,以治宮室觀樂。死又厚爲棺槨,多爲衣裘。生時治臺榭,死又脩墳墓。故民苦於外,府庫單於內。上不厭其樂,下不堪其苦。故國離寇敵則傷,民見凶饑則亡,此皆備不具之罪也。且夫食者,聖人之所寶也。故《周書》曰:「國無三年之食者,國非其國也;家無三年之食者,子非其子也。」此之謂國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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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일곱 가지 근심이 있으니 일곱 가지 근심이란 무엇인가? 성곽과 해자가 지키지 못하는데 궁궐을 늘리니 첫 번째 근심이다. 국경을 맞댄 사방에서 이웃을 구할 수 없으니 두 번째 근심이다. 쓸모없는 공사에 백성의 힘을 소진하고 능력 없는 사람에게 상을 주어 백성의 힘이 쓸모없이 소진되고 재화와 보물이 손님 접대에나 허투루 쓰이니 세 번째 근심이다. 소임을 맡은 자는 녹봉이나 지키려하고 유세객은 인맥이나 쌓으려 하며 임금은 법을 고쳐서라도 신하를 없애고 신하는 두려워 감히 떨치지 못하니 네 번째 근심이다. 임금이 스스로 성인을 자처하며 지혜를 뽐내어 일처리를 묻지 않고 스스로 안위가 굳건하다하여 지킬 준비를 하지 않으며 사방의 이웃이 모략을 꾸며도 경계하지 않으니 다섯 번째 근심이다. 미더워 하는 자는 충성스럽지 못하고 충성하는 자는 미더워 하지 않으니 여섯 번째 근심이다. 가축이며 씨앗이며 콩과 조가 있어도 먹이기에 부족하고 대신은 일처리가 부족하고 상을 주어도 기뻐하지 않고 벌을 주어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일곱 번째 근심이다. 이 일곱 가지 근심이 국가에 머물면 반드시 사직이 없어진다. 이러한 일곱 근심으로 성을 지킨다면 적이 기어코 나라를 기울게 할 것이다. 일곱 가지 근심을 당하게 되면 나라는 반드시 재앙을 입는다.

무릇 다섯 가지 곡식이란 것은 백성이 우러러 받드는 것이니 임금의 자리란 그것으로 부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이 우러를 것이 없으면 임금이 부양받을 것도 없고 백성이 먹지 못하면 일을 할 수도 없다. 따라서 먹이는 것에 힘쓰지 않을 수 없고 땅에 힘을 들이지 않을 수 없으며 씀씀이는 아끼지 않으면 안 된다. 다섯 곡식을 모두 거두어들이면 다섯 음식이 임금에게 올려 지지만 거두어들이지 못하면 올려 지지도 않는다. 한 가지 곡식이 거두어지지 않으면 수확이 부족하다고 하고 두 가지 곡식이 거두어지지 않으면 가뭄이 들었다고 하며 세 가지 곡식이 거두어지지 않으면 흉년이 들었다고 하고 네 가지 곡식이 거두어지지 않으면 깡말랐다고 하고 다섯 곡식 모두 거두어 지지 않으면 기근이 들었다고 한다. 수확이 부족한 해엔 관직을 맡은 대부 이하 모든 관원의 녹봉 오분의 일을 줄인다. 가물면 오분의 이를 줄이고, 흉년이 들면 오분의 삼을 줄이고, 깡말랐으면 오분의 사를 줄이고, 기근이 들면 녹은 모두 없애고 자신이 먹을 양식만 품삯으로 받는다. 나라에 기근이 들면 임금은 수라의 오분의 삼을 치워야 하고 대부는 제 고을로 돌아가며 선비는 입학하지 말아야 하고 임금의 조복을 새로 짓지 말아야 하고 제후의 손님 맞이나 이웃 국가의 사절 맞이도 간략히 하여 성대하지 않아야 한다. 수레를 끌 때에도 곁말을 두지 말고 도로의 수리도 하지 않으며 말에게 식량을 먹이지 않고 왕비도 비단옷을 입지 않아 이로서 부족함을 알려야 한다.

지금 업고 가던 자식을 물에 빠뜨렸거나 우물 속에 빠졌다면 그 어미는 반드시 아이를 따라 들어가 건져 낼 것이다. 올 해 가뭄이 들어 백성이 기근을 맞아 굶주린다면 아들이 물에 빠진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니 어찌 살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풍년에는 백성도 어질고 선량하며 흉년에는 백성도 모질고 악해지는 것이다. 백성이 어찌 늘 한결같을 수 있겠는가? 병이 돌거나 먹여야 할 사람이 많으면 풍년도 없다. 그리하여 말하길 "재물이 부족하면 때를 돌아보고, 식량이 부족하면 쓰임새를 돌아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옛 사람들은 때를 맞추어 재물을 만들고 근본을 굳건히 하여 재물을 썼기에 만족할 만한 재물이라 하였다.

윗대의 성왕이라 할지라도 어찌 늘 오곡이 풍성하고 가뭄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굶주리는 백성이 없었으니 어째서인가? 힘써 급한 일을 다루면서도 자신은 검소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하서》에 이르기를 "우 임금 때 7년의 홍수가 있었다."고 하고 《은서》에 이르기를 "탕 임금 때 5년의 가뭄이 있었다."고 하여 흉년과 기근이 그 때에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얼어 죽거나 굶어 죽었다는 이가 없으니 어째서인가? 재물을 만드는데 치밀하였고 쓰는데 절약하였기 때문이다.

창고에 곡식이 준비되지 않으면 흉년과 기근에 대비할 수 없고 무기가 준비되지 않으면 의로움이 있어도 불의를 정벌할 수 없다. 성곽은 온전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 마음에 생각을 준비하지 않으면 졸렬함에 맞설 수 없다. 경기[* 1]가 나서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경솔히 움직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걸 임금은 탕 임금을 (가벼이 여겨) 대비하지 않았기에 추방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주 임금은 무왕을 (가벼이 여겨) 대비하지 않았기에 살해되었다. 걸 임금이나 주 임금은 존귀한 천자로서 마땅히 천하를 다스렸는데 어찌하여 사방 백리에 불과한 나라의 임금에게 패망했는가? 존귀함을 당연히 여겨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준비는 국가의 중대사다. 식량은 국가의 보물이고 병력은 국가의 발톱이며 성곽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이 셋은 국가의 도구이다. 그리하여 말하길 "극진한 상을 공 없는 자에게 주고 창고를 비워 마차와 옷과 갖옷을 기괴하게 꾸미고 부리는 사람을 괴롭히면서 궁궐을 보기 좋게 꾸미고 죽은 뒤에도 관과 무덤방을 화려하게 만들고 많은 옷가지를 부장하고 살아서는 높은 대를 지어 살고 죽어서도 큰 무덤 안에 누우니 백성은 밖에서 고통 받는데 오직 창고만 안에 있구나" 하는 것이다. 윗사람이 그 향락을 절제하지 않으니 아랫사람이 고통을 피할 길 없다. 따라서 국가에 도적이 끓고 적이 침범하면 해를 입고, 백성은 흉년과 기근을 맞으면 망하고 마는 것이니 이는 모두 나라가 도구를 준비하지 못한 죄이다. (나라의) 도구인 식량은 성인이 보배로 여긴 것이다. 그리하여 《주서》에 이르기를 "국가에 삼 년 치 식량이 없다면 그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집안에 삼 년 치 식량이 없다면 자식도 자식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를 일컬어 국비라 한다.


  1. 경기(慶忌)는 오나라의 공자로 오왕 요의 아들이다. 공자 광이 오자서와 함께 오왕 요를 죽이자 그에 맞서다 죽임을 당했다. 공자 광은 즉위하여 오왕 합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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