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번뇌/어쩔까

님자채 끊이는 애 님께 구태 가렸도다,
기척도 아니 하려 가지가지 애쓰도다,
꽃까지 못 속일 줄을모르는 체 하도다.

其二 편집

비인 듯 찼던 누리 채었는 듯 비이도다,
잿물에 녹은 마음 졸을수록 풀리도다,
이따금 제 혼잣말에새 정신을 차려라.

其三 편집

허위고 넘을수록 높아가는 님의 고개,
고우나 고운 꽃밭 빤히 저기 보이건만,
여기만 막다라짐을낸들 어이 하리오.

其四 편집

가리킨 님의 손은 한결같이 곧건마는,
아쉬운 이 내 마음 휘여서만 보려 했네,
당길 듯 퉁그러짐을뉘 탓 할까 하노라.

其五 편집

다수한 님의 날개 꿈이런듯 벗어나니,
찬비에 모진 바람 몸둘 곳을 내 몰라라,
덜미에 남은 운김만행여 슬까 하노라.

其六 편집

에워드는 사나운 물 뉘를 믿고 겁 안내며,
치미는 불 홍두깨 무엇으로 짓누르며,
님 떠난 이제부터야굳셀 턱이 없어라.

其七 편집

봄꽃의 이슬 속에 님의 낯을 뵈오리다,
가을 숲 바람결에 님의 소리 들으련만,
님의 손 보드람만은어이 만져 보리오.

其八 편집

진데 마른 데를 해를동갑 휘돌아서,
마지막 찾아드니 도로 그냥 님의 품을,
목마다 딴 길만 여겨새것 보려 했어라.

其九 편집

내 어이 님의 속에 못이 되어 박이리까,
거북타 하실 그제 고대 빼쳐 물렸건만,
행여나 자욱 났으면덧나실까 저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