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함께 한나절 벗어나온 그 머흔 골짜기 이제 바람이 차지하는다. 앞 나무의 곱은 가지에 걸리어 파람 부는가 하니 창을 바로 치놋다. 밤 이윽자 화롯불 아쉬워지고 촉불도 치위 타는 양 눈썹 아사리느니 나의 눈동자 한밤에 푸르러 누운 나를 지키는다. 푼푼한 그대 말씨 나를 이내 잠들이고 옮기셨는다. 조찰한 베개로 그대 예시니 내사 나의 슬기와 외롬을 새로 고를 밖에! 땅을 쪼기고 솟아 고이는 태고로 하냥 더운 물 어둠 속에 홀로 지적거리고 성긴 눈이 별도 없는 거리에 날리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