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산문집/부주전 상백시
前般上書伏想下覽矣(전반상서복상하람의) 伏未審塞冱(복미심색호)
편집外內分氣體一享萬安(외내분기체일향만안), 花節均安伏慕區區不任下誠之至(화절균안복모구구불임하성지지) 子(자) 客中眠食無恙新學期自昨日始業耳(객중면식무양신학기자작일시업이) 就伏白(취복백)
昨年(작년)에말슴하시던 女敎員來任事(여교원내임사)는 如何(여하)히 決定(결정)되었사온지 今春(금춘)부터 오게되랴면 只今(지금)까지 萬事(만사)가 다 決定(결정)되었어야될줄 압니다 小子(소자)는今日(금일)까지 다만 수접은생각으로 저의所見(소견)을 한번도 아버지께 說破(설파)하지 못하였읍니다 아버지께서 듣기를願(원)하심을 알면서도 제가 생각하여도 못생겼읍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생각하는 바를 腹藏(복장)없이 말슴 여쭙기로 決心(결심)하였읍니다 그리하는 것은 아버지께서 家事(가사)를處理(처리)하시는데 有益無害(유익무해)할줄로믿난 緣故(연고)입니다 小子(소자)로하여곰 이와같이決心(결심)하게한動機(동기)와 放學(방학)동안 긴밤동안에 생각한바를 여쭙겠읍니다.
저는 鳳愛(봉애)의[1]前程(전정)에대하여 前(전)부터생각하여왔읍니다 그리하여工夫(공부)시켜야하겠다는 結論(결론)에到達(도달)하였었읍니다 그러나 그것을實行(실행)하는데는 많은 困難(곤란)이있읍니다 그러고 當人(당인)에게는 自覺(자각)이없다 또時期(시기)가너무늦었다는 어리석은 핑게로 우선 당장을덮어갔었읍니다.
지난年末(연말)에봉애에게서 便紙(편지)를받았읍니다 그便紙(편지)의끝을 同封(동봉)합니다 짧은두어줄가운데 얼마나 슬픈意味(의미)를 품었는지알수 없읍니다 어떤大詩人(대시인)의詩(시)라도 이보다더 悲哀調(비애조)를띠었겠읍니까 이것은 自己(자기)의슬픈運命(운명)의自覺(자각)입니다 저는그것을읽고 가슴이떨렸읍니다 마치檢事(검사)의 起訴理由(기소이유)를읽혀들린 罪人(죄인)같이. 저는봉애에게 罪(죄)를지은것같습니다 鳳愛(봉애)와저는 다같은 아버지의 子女(자녀)입니다 같은 權利(권리)를가졌을것입니다 그런데 實狀(실상)을보면 저는不滿(불만)없이 마음대로 工夫(공부)하고지냅니다 鳳愛(봉애)는 萬一(만일)그대로두면 不過三年(불과삼년)에輕謀浮薄(경모부박)한少年(소년)에게 시집이라고 가겠읍니다 只今(지금)靑年(청년)은 다輕謀浮薄(경모부박)한 故(고)로 十中九(십중구) 百中九十九人(백중구십구인)까지도. 衆人座上(중인좌상)에서 自己(자기)의妻(처)를 사랑한다고하면 큰羞辱(수욕)으로여기난 故(고)로 무삼矛盾(모순)인지 妻字(처자)의 定義(정의)가무엇인지요 그後(후)의鳳愛(봉애)의運命(운명)은暗黑(암흑)합니다 想像(상상)할수도없읍니다 어떠한悲慘(비참)한運命(운명)에울며 世上(세상)을보낼지豫測(예측)할수없읍니다 破滅(파멸)로들어가는것을 救(구)하는것은 지금입니다. 今春(금춘)을 넘기면 다시슬픈 一年(일년)이 늘어질줄압니다 아무것도모를 줄알고 가르치지도아니하고 버려두었어도 제절로自己(자기)의悲哀(비애)가 가득한前程(전정)을豫想(예상)하고 슬퍼하게 되었읍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눈물을 禁(금)할수없읍니다 하물며 他人(타인)도아니오 自己(자기)의肉身兄弟姊妹(육신형제자매)인데야.
時期(시기)가이미늦었다고하면 그時期(시기)를늦게한것은 누구의責(책)이냐고저의良心(양심)은 反問(반문)합니다 이와같은口實(구실) 참으로 더럽고 卑劣(비열)한 責任廻避(책임회피)의생각입니다 사람이 自己(자기)의 當然(당연)히질責任(책임)을 廻避(회피)하는것은 가장卑怯(비겁)한일입니다. 저는鳳愛(봉애)와갈라받을 權利(권리)를獨占(독점)하였읍니다 卽(즉)盜賊(도적)한것입니다 지금까지 봉애에게對(대)하야 罪(죄)를지었읍니다 그代身(대신)에 只今(지금)부터는 봉애를 爲(위)하야全力(전력)을다할 義務(의무)가있읍니다 下答(하답)을받자오면 卽時通信敎授(즉시통신교수)를 始作(시작)할決心(결심)입니다 時期(시기)도決(결)코 늦지않습니다 七八年工夫(칠팔년공부)하야二十二三(이십이삼)에 婚姻(혼인)하면 일른셈입니다 西洋(서양)사람같이二十五六(이십오육)에 結婚(결혼)할생각만있으면 大學(대학)이라도 卒業(졸업)할수있겠읍니다 저는제아우나四寸(사촌)들이 한사람이라도 長上(장상)의 專制(전제)로結婚(결혼)하기를 願(원)하지아니합니다 힘만자라면 왼世上(세상)이 그렇게되기를바랍니다 제從行間(종행간)에서 제가한사람 犧牲(희생)이되었으니 넉넉할줄압니다 事實(사실)이 그러하기를祝願(축원)합니다 나무에서 떠러진 經驗(경험)있는者(자)로서 後生(후생)이 危殆(위태)한 나무끝에 오르는것을 힘을다하여 막지아니할不道德者(부도덕자) 沒人情者(몰인정자)있으리오 前車(전차)의覆(복)한길을 다시踏(답)할愚者(우자)어디있으리오 靑春時(청춘시)에 사랑의꿈속에서 彷徨(방황)하는것은 人生(인생)에 다시없는 快樂(쾌락)일것입니다 사랑하는子女(자녀)로부터 따뜻한火爐(화로)를빼았고 어름장을쥐어줌이 어찌賢父母(현부모)의할바리오 그렇다고小子(소자)의 그前(전)마음이 變(변)하였나하고 念慮(염려)하실必要(필요)는없읍니다 小子(소자)는充分(충분)한覺悟(각오)를가졌읍니다 自己(자기)의 快樂(쾌락)을위하야 人(인)을犧牲(희생)으로하는 그런利己的(이기적)은아닙니다 더욱이 어린弟妹(제매)들의犧牲(희생)이된다면슬픈中(중)에 오히려 기쁨을 發見(발견)하겠읍니다.
今春(금춘)에 女敎師(여교사)를招來(초래)하는데 집에서 若干(약간)의 寄附金(기부금)까지라도 覺悟(각오)하면 반드시 될줄 믿삽나이다 정不能(불능)하면 個人敎授(개인교수)라도 雇聘(고빙)할수밖에 없는줄 믿삽나이다 그것은 勿論(물론)經濟的(경제적)困難(곤란)인줄 압니다 小子(소자)도집의 經濟(경제)가 넉넉지못한줄압니다 小子(소자)도可及的(가급적)所用(소용)을 節約(절약)할생각입니다 사랑하는 어린것의 幸福(행복)을위하야 困難(곤란)이라도忍耐(인내)할수밖에없는줄 믿삽나이다 萬一(만일)經濟上(경제상)問題(문제)로 못한다고하면 小子(소자)에게는 더욱큰苦痛(고통)입니다 安閑(안한)하게工夫(공부)하고있을수도없을듯합니다 小子(소자)가速(속)하게―六年(육년)보다는四年(사년)에 四年(사년)보다는三年(삼년)에마치고 歸國(귀국)하랴는原因(원인)의 大部(대부)가거기있는것을 諒察(양찰)하시옵소서 女敎師(여교사)가 오게되면―勿論(물론)올것이오 期於(기어)코招來(초래)하여야 할것이나―室人(실인)도 人情上(인정상)어려우나 데려올수밖에없다고생각합니다 오래가슴에 맺혔던것이오 또神經(신경)이興奮(흥분)되어서 말이不足(부족)한것도過(과)한것도있을터이오나 下諒(하량)하시옵소서 小子(소자)는 다만 우러나오는 情誠(정성)으로 이것을썼읍니다 두번 세번 下覽(하람)하시옵소서 또깊이깊이생각하시옵소서 어리고 철모르는것의 불상한前途(전도)를. 賢玉(현옥)이地位(지위)도 鳳愛(봉애)보다 나을것없읍니다 이上書(상서)를 季父主(계부주)에게도보이시고 目前(목전)의情實(정실)에 억매이지말고 어린것의 참幸福(행복)을위하야 適當(적당)한 手段(수단)을取(취)하면 喜悅千萬(희열천만)이겠삽나이다. 餘不備伏帷(여불비복유) 下鑑上書(하감상서)
大正(대정)癸亥(계해)一月九日(일월구일) 不肖子(불초자) 龍喆(용철) 上白是(상백시)
봉애 보아라
편집너의 두번한 편지는 다 받아 잘보았다, 漢文(한문)글자가 이곳저곳 눈에띠이고 말을 맨드는것이 참나아가는것을 볼때에 하면 어렵지않게되겠다는 생각이나서 조곰 기쁜생각도난다 실상말하면 너같은어린때에는 快活(쾌활)하고 재미있고 질겁게웃고 이세상을 지내야할 때인데 이런걱정 저런걱정 하는것보면 하염없는 한숨에 이세상은 어찌 이모양으로 되였는고 싶으다 그리고 나와 제일 가까운사이에 있는 동생을 마음것 유쾌하고 幸福(행복)스럽게 못맨든 爲人(위인)이 다음날 이 온세상을 내손으로 행복스럽게 맨들어주리라고 믿고있는나를 도라다보며 웃을수밖에없다 그러나 봉애야 安心(안심)하여라 내가못생긴쟁이가 아니고 또스사로 이러한것을 깨달은以上(이상)에 너하나를 버리고 아무렇게나 되여라하고 나가고 싶은대로 다라나지는아니하리라 지금은 믿난것은 同氣間(동기간)들뿐이다 내가 지금 깨닫고 옳다고믿고나가리라 하는길을 찾어낸이상에는 나는믿고 너의들을 그길로 끌고나가리라 따라오기만하면 어떠한어려운것이 있을지라도 무서워하지않고나가리라 너도 몸이 약하여서 第一(제일) 걱정이다 마는 마음을 먼저 굳세게먹어라 몸도 마음을 따라가는적이많으니라 제일은 저같이 생각하는 사람은없나니라 父母(부모)니兄弟(형제)니하야도 다 제일다음에 생각하는 것이다 勿論(물론) 아는것이 없으니 우에사람의 指導(지도)는받아야하지마는 亦是(역시) 제主見(주견)이 第一(제일)이니라 나를 너는 믿지마는 아조그렇게 흡쑥 믿을것은못된다 나도 바로말하면 내생각 다하고 다음에 네생각을 하는데 不過(불과)하니라 그러나 너는 언제든지 마음에 있는것은 숨기지않고 나와 이야기하야 의논은 하여야한다 이말은 네가 요다음 다 커서라도 않잊어야할것이야 어머님이 지내시는것을 想像(상상)해 보면 참未安(미안)하단말밖에없다 生前(생전)을두고 별 자미스러운일이라고는없고 고생으로 지내시다가 늙은末年(말년)에 또저렇게지내시니 참 慰勞(위로)할말슴도 없을가보다 西洋(서양)상말에 『불상한자여 네일홈은 女子(여자)니라』하는말이있다 이말이 항상 생각이난다. 가깝한일 물어볼일 그외에라도 마음에 있는말을 편지로 항상하여라 이만둔다.
十一月十八日(십일월십팔일) 멀리있난오라비로붙어
봉애 보아라
편집네게 붓든지가 매우 오래다 네편지는 번번히 받었다 여기도 요새는 꽤 칩다 서울쯤 아마 쌀쌀한바람이 살을 에일게라 시험이 가까우리라 너무 마음을 죄인다던지 오새보새한다던지하면 못쓴다 몸이 몬저 성해야지 학교성적쯤이야 아모렇거니 참으로 事物(사물)에對(대)한 理解力(이해력)이 하로한달한해 차츰 나아가면 그것이工夫(공부)의 참길일뿐. 그러고 한가지 우리가 살어가는데 우리의 感情(감정)에 얼마큼 餘裕(여유)가있어야한다 감정이 너무 切迫(절박)하면 이른바 센틔멘탈리즘(感傷主義(감상주의))으로 흘러드러가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한거름 늦구어 더져놓코 웃어가며 批判(비판)할랴면 할만한 餘裕(여유)(間隔(간격))가 있어야한다 그餘裕(여유)가없으면 正確(정확)한斷判(단판)은 바라지못한다 무엇을 볼랴면 얼마쯤 떼워놓고 보아야 보이지않느냐 거듭말한다 「나」가무어냐 「幸福(행복)」이무어냐 「사는것」이무어냐 「갈길」이어디냐 이러한무름에 대한 대답이란 그리쉽사리 얻는것이못되고 또 그것을 얻으랴고 괴로워하는것은 高貴(고귀)한 괴로움이다 一生(일생)을두고 그解答(해답)을 얻으려 괴로워하다가 눈감는날 그虛無(허무)를 깨닫는것도 우수운노릇이다 그러나 그 괴로운가운데도 스사로 괴로워하는 제心理(심리)를 도라보고 批判(비판)할餘裕(여유)까지 잃어서는안된다. 우선 이만두자 맞날때나 기다리자.
十二月十二日(십이월십이일) 옵바
누이 보아라
편집네게 편지를 쓸랴고쓸랴고벼룬지가 벌써 언젠지 몰르겠다 이「キヨミデラ의 종소래」라는 글을 번역해놓고도 아마 한열흘은 더지난듯하다 그걸로만 보드래도 내가 네게편지게을리한 책망은 얼마를 들어도 들을만한줄안다 그러나 편지에 약속하니 어쩌니하는소리를 그렇게 쓰는것은아니다 내야 그런말을들어도 집어삼킬만한 배도있지마는 어머니께서는 그런소리를 들으시면 정말로 미안스럽게 녀기시니 어머니께 그런 무정지책은 하지마라 사람이란 특별히 너희들자라나는 게집아희들이란 걸핏하면 그런생각을 하는법이다 내가 그를 모름도아니다 그러나 그런생각이 이러날때에 그것을야속하네 설업네하고 그대로 내퍼붓는것은 高尙(고상)한 感情(감정)을가진사람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情(정)을 혹은 지는달에 비기고 듣는꽃 우는새에 견우며 서리차고 달밝은 새벽하늘에 南(남)에서北(북)으로 외로히 울고기는 기러기에 비기는둥 或(혹)은이글에있듯이 고요한 밤중에 하소연하는듯 울려오는 종소래 그외에 아모것이나 興(흥)이나는대로情(정)이가는대로 마음에서 이러나는 波動(파동)에마추어 노래하면 詩(시)로되는것이오 그것을 더 잔잔히 적으면 散文(산문)도되는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처음에는 單純(단순)히 야속하다든俗(속)되고平凡(평범)한情(정)이 달과꽃과기러기로 洗練(세련)한바 되며 高尙(고상)한感情(감정)으로化(화)하는동시에 훌륭한 詩(시)가되는 것이다 이것이글의 본색이다 또한가지 할말이있다 네가 있따금 家庭(가정)의妨害者(방해자)니 또는 내가 너따믄에 내마음대로 못한다느니 그러한걱정을 많이 하는듯하니 아―여 그런말은 하지도말고 생각도하지마라 네가그리 家庭(가정)에妨害者(방해자)될거야 무엇있느냐 내 생각으로는 그理由(이유)를 發見(발견)할수가없다.
내게대한걱정은 或(혹)그럴법도하지마는 그것도 그런생각은 하지말라고할밖에없다 우리집안에 이러난 不幸事(불행사)를 내가 참아입으로 多幸(다행)이라고 할수는 없는일이요 더군다나 어머니의 늙으신얼굴을 뵈올때 그런생각을 한것만해도 罪(죄)지은듯한 마음이있는바이지마는 실상 어떠한意味(의미)로보면 三年前(삼년전)부터의不幸(불행)은 너와나에게 한幸福(행복)이라 할수가있느니라 우리집이 前(전)같이 그대로 지내왔다면 너와내가 지금같은徹底(철저)한(지금徹底(철저)하다기는어려우나)覺悟(각오)를했을수가있을가疑問(의문)이다 나는지금보기에는 이럭저럭지내는듯도 싶으나 마음에는 단단히 정한바있으니 너무걱정은 하지말어라 네가 있기로서니 설마 손에冊(책)한권든세음밖에더되랴 가지고 가는데 그리 짐될거야 있겠늬 시험에한창 밧블텐데 너무 길게써도妨害(방해)될라. 成績(성적)이 좀 뜻같이 되지못하여도 그리 落望(낙망)할거야없다. 사람의行爲(행위)의價値(가치)는 반듯이 그結果(결과)만가지고 評價(평가)할것은 못되는줄로안다 두사람이 꼭같은 結果(결과)를 얻었다하더라도 그것을行(행)하든 動機(동기)의如何(여하)로 말미암아 그行爲(행위)의價値(가치)가같지않다 簡單(간단)한例(예)는 正當(정당)히얻은 點數(점수)와不正(부정)하게얻은點數(점수)를比較(비교)해보아라 한가지잊지마라 「靑春(청춘)의落望(낙망)은 오히려 달큼하다」落望(낙망)한다고 하는가운대로 前程(전정)이 아직 멀므로 오히려 希望(희망)이있는故(고)이다. 龍喆(용철)쓴다
봉애 읽어라
편집네편지는 거퍼 받았다 객지의몸이 여러가지 바뿐中(중)에도 과히건강치못한듯 싶으니 멀리서 탁갑기만 하구나 누이야 너 울기는 웨우늬 사람이 너무 푸러져서 죽같이 되여버려서야 어린것이지만은 너는아마 마음을 지나치게緊張(긴장)식혀서 못쓴다 줄이 너무되면 떠러진다 더구나 굵고 실하지는못한 줄이. 네가 成績(성적)이 前學期(전학기)만 좀못하기로 내가 그렇게 걱정될줄아늬 거야 일이 너무말리면 弱(약)한몸에 괴롭기도할라 弱馬卜重(약마복중)이란다 짐이무겁다고 피할수가 있는 사람들이냐 네가 무엇무엇을 맡었다고 그것이 榮光(영광)될거야 있겠늬 그렇지만 나는 學校(학교)다닐적에 會(회)의任命(임명)이라고 띠여본일이없다 그래 너와나와 對照(대조)해 생각코는 가만이 웃는다 나의 마음의 자랑인 누이야 어리고弱(약)한 마음을 너무 괴롭히지 말어라 우리가 아무리 바둥거려도 地球(지구)는 廿四時間(입사시간)의 自轉(자전)을하고 三百六十五日(삼백육십오일)의 公轉(공전)을한다 꽃은누구를 위하야 피는것이아니며 새는 누구를기뿌게 하려고 우는것도아니다 그대신 물론 누구를울리려는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가지한가지일을 차근차근히 하여나가는데 結果(결과)를 豫見(예견)하고 手段(수단)을 講究(강구)하여나가야 한다. 우리는 生活(생활)을 觀照(관조)하는 同時(동시)에 生活(생활)을生活(생활)하여야한다 누이야 붉은 꽃닢을 눈물로 너무 적시우지말라 人生(인생)이란 살기에 그리 자미스럽기만한것은 아니나 努力(노력)해보잘 값이없는것은아니다 西洋活動寫眞(서양활동사진)같은데 女子(여자)가父母(부모)나 兄(형)에게 무엇을 하여달라고 목에 매여달리고 얼굴을 부비며 조르는것을 본다 이제네가 나의 어려울것을 미루걱정걱정하며 말한자리하기를 어려워하는것을본다 어느게 人情(인정)아닐배 없지만은 저의 繁華(번화)함에 우리의 외로움이 너무 마조비친다.
무슨일이던지 말이던지 좀더 어린사람같이 수얼스럽게 그래야 나는무슨 말이던지 좀더 수얼하겠다 서울다 집은 쉽게 작만하지못하겠다 그러니 우선한두달 寄宿舍(기숙사)에 더있게 하여라 그렇지 않고라도 다른道理(도리)가있으면 나는 너를 믿으니 알아서하여라마는 夏命會討議問題(하명회토의문제)라고는 別(별)로히생각나는것이없다. 또問題(문제)를 提出(제출)할만하면 一介抱負(일개포부)가있어야할텐데 별로히 이야기할 것이없다 그리고 날짜도 지나갔겠고나 위선 이만하고 學年初(학년초)에費用(비용)이나 알려라 얼마간不足(부족)하겠지 이만둔다. 三月廿八日(삼월이십팔일) 龍兒(용아)
봉자보아라
편집네글은 받아읽었다 네가 생각하고있는것도 대강엿볼수 있고 네글쓴것도 전보다는 얼마간 나어진것같다 나는 이것을 그대로 고치기가 어려워 새판으로 맨들었다 될수있는대로 너의 본뜻을 상하지아니하려하였으나 네가 애써맨들어쓴말이라든지修辭(수사)는 다 다러나고 졸가리만 남었다 또는 너의들少女時代(소녀시대)에있는 感受性(감수성)이 다 사러졌다 이것은 아까운 일이나 마 내가 고쳐지으면 피할수없는일이다 정아까우면 네글끝한토막을 내가 지은끝에다 붙혀달아도 無妨(무방)하겠다. 자세한이야기는 학교로가서보고 말하겠지만 너는 幸福(행복)이란말을 일부러피한것같이 내눈에보인다. 勿論(물론)사람은맛당히 더욱이나 이時代(시대)에태여난우리로서 제스스로의幸福(행복)만을위하야살아서는 아니될것이나 그러나 全(전)혀 民族(민족)이나 나라만을위하야 獻身(헌신)하기도어려운일이다. 그것이 한非常時期(비상시기), 가령 戰爭(전쟁)이나 民族的激烈(민족적격렬)한鬪爭期(투쟁기)에 있어서는 不可能(불가능)한일은 아니리라마는 길게두고 個人生活(개인생활)에 樂(낙)이 없으면 全生活(전생활)의 推進力(추진력)을 잃어버리고 停滯(정체)에빠져 아모일도 못하는危險(위험)이었을것이다 (여긔例外(예외)가없다는것은아니다) 作文末段(작문말단)은 以上(이상)의 意味(의미)로 내가 집어넌것이다 잘생각해 보아라. 日氣(일기)도 치워지고 서울서 지낼 별맛도 없음으로 쉬(月末(월말))집에가서 겨을이나 지내고 올가한다 이번 토요일에는 나 오겠지(그안에 맞나보겠지마는)둘이 사진을하나 백일까하니 그리준비를 하여라 될수있으면 검정옷으로 늦어 미안하다. 十一月二十三日(십일월이십삼일) 오빠서
🙝 🙟
봉애야 너아마 그동안궁금하였을라 네편지를 본지가 한수무날이나 되는것 같다 그때에 현옥이에게한편지도 보았다 그러고 네가 내생각기보다 더비관도하고 더 괴로워하는줄도 알았으나 무어라고타이를말도 쉬생각나지않고 또 이런데서 일에 흥없이사는사람은 날의限界(한계)가없어서 하로이틀하는것이 수무날도가고 한달도가는 수가없는거야 아니지마는 모도가 다 내붓이 게을르고 마음이 부족한 탓이지 다른것이있겠늬 내가 네마음먹는데對(대)하야 몇마디 말하고져 하는것이니 새겨드러라 대범 젊은사람치고 그날 그날 밥먹고 잠자고 머리는 쓰는일없이 사는사람이면 모르거니와 비록 꿈같은 리상일망정 어떠한 리상을품고 아릿다운 장래를꿈꾸다가 뜻같지아니한 현실(現實)의 세상을 눈앞에 대할때에 비관으로 들어가지 아니하는 사람은 천생이 아조 락관적(樂觀的)이거나 神經(신경)이鈍(둔)한사람이리라 그러나 비록 내일죽을지는모를지언정 앞으로 긴날이 남은줄로 녀기는 젊은이의 비관에는 어대인지 달큼한 맛이있어 앞길의빛을 기대하는것이다 그러므로 「젊은이의 비관은달큼하고 어른의 비관은 씁쓸하고 늙은이의 비관은 아조 절망으로 들어간다」는말이있나니라 오늘은 비록 어려운가운대있고 뜻을펴지못할지라도 얼마동안만참고지나면 다시 새로운길이열리리라 오늘날참고 지내는것이 내 리상으로나가는길을 한거름이라도가깝게하여준다면하고 오늘을참는것이다 만일 이만한 바람이라도 없으면 어느뉘가 그시각에 이세상을떠나기를 주저하랴마는 이러한 바람을바리게할것이 무엇이냐 이바람을 가지는것이청춘의 힘이란다「함렡」라는 연극에 「함렡」라는 王子(왕자)가 자기어머니와 삼촌과 간통하야 아버지를 죽인 흔적을알고 원수를갚을까말까혼자괴로워하다 가 거짓미친체하고 혼자씹으렁거리는말이 「산단말이냐 만단말이냐 그것이 문제로고나 살자니 이세상은 이것저것속상하고 화나는것뿐 기나긴잠가운데 한쪽꿈같은 이세상을 떠나기야 무어그리 어려우랴마는 죽음으로 이꿈을끊고 다시긴잠으로 드러간다면 그잠가운데 다시또 더사나운꿈이 없다고 누가말하랴」이같은말로 그의흔들리는심사를 나타낸데가있다. 봉애야 눈을널리고 날카롭게하야 비극(悲劇)덩어리 괴로움덩어리 이세상을보아라 더자세히 살펴라 「구약」에 「에레미야」라는 선지자가 자긔나라가 망하야 예루살렘이 터만남은것을보고 「아― 내슬픔같은슬픔이 어데있나보라」하고 부루짖은 데가있다 그러나 내한사람으로 그렇게 부르짖을 생각은없다 도로혀 「나의 괴롬같은 괴롬을격지않는이가 있나보라」하고싶다 눈앞에 괴로움이 있다하면 그는앞으로 나갈길을 찾는괴로움이오 아조 그자리에서 꺽꾸러지는 괴로움은 아니다」이것을 알어라 우리의 길이 여긔서 막혀서 우리가 꺽꾸러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사못친길은아닌것이다 지금우리가 머뭇거리는것은 어느 길이더낳을가하고 주저하는데지나지않다 마즈막 악을내여서 죽기를한정하고 나갈지경까지는 아니되였다 지금아버지께서 네게 좀 심하게 하시는것같으나 다른 사람은 그뜻을 모를지언정 나는 그뜻을 짐작한다 아버지께서는 다만 네가만일 실수를하면 그시비가 자기에게로 돌아올것을 두려워하야 지금부터 시비맥이를하시는데 지내지못한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슴하시는것은아니나 우리알기에도 아버지가 그리몽매하셔서 여자학교에감은 큰죄로아시는것도아니오 또 부모와자식들 형제남매간같은 관게는 부부라든지 임군신하의관게와는 다른것이다 끊으면 끊어지고 붙히면 붙혀지는 것으로는 생각지않는다 뗀다고 떼여도 쓸데없고 자기가 한번 낳은이상에는 아들이며 딸인가한다 그러므로 아버지의하시는것은 될수있는대로 네게어렵게하여서 너로하여금 실수함이 없게하려는 마음이 많으신줄안다 무릇 사람이 범연한사이면 저사람이 위태한 일을하던 좋은일을하던「맘대로해보게」하고 구경만하는것이다 참으로 사랑하고 친한사이라야 저사람이 내마음에 마땅치 않은일 실수하면큰일날일을하랴고할때에는 싸홈을하야 틀리기를 어려워하지않고 말리는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랴할때에 충심으로 그것을 도아주는이도 나를사랑하는사람이지만은 나와다토기를 사양치않고 구태여 말리는사람도 나를사랑하는 사람인 줄을알어라 다만 그때에 그일에對(대)하야뜻이 같고다를뿐이지 정은마찬가진것이다 지금우리집형편을 말하면 네가학비관게로 어렵게되여서 잘못되기를바랄만큼 아버지께서 너를 그렇게 미워하는것도 아니오 도로혀 너에게 은근히 바람이 있는것이오 또 어머니와 아버지관게를 말하여도 어머님을 생각하면 눈물도 나오는 일이지마는 뉘힘으로 어떻게 할수없는노릇 박절한 말슴이나마 길지않은여생 어떻게든지 지내시다가돌아가실수밖에없는노릇 효성도 효성이오 인정도인정이려니와 남은날이기ㅣ라사람이 늙은사람을위하야 전연 히생을 할수는없는노릇인줄로 알수밖에있나냐 그외에것이야 다 어떻게던지 되여갈것 그러고보면 남은것은 내일뿐이다 내일도 다른것이야 문제될것 없다마는 네형과의 관게가 어려울뿐이다 그러나 모든것이 다만어렵고 까다로울뿐이지 不可能(불가능)한 노릇은아니다 일로말하면 끊기가 어려운일은 있으나 끊을수없는일은 없는것이다 실이 잘못맺히면 온전히 풀기는 어려울지언정 마즈막끊기로하면 무엇이 그리어려우랴 어린네가 네일을가지고 걱정하는것만보아도 내가 미안스러운마음이없지않다 더욱이 내일까닭으로 네가 그렇게 걱정한다면 (걱정아니할수야없겠지마는)내마음을 둘데가없다 그러고 사람의목숨이 적어도보이지마는 그리 가벼운것도 아니다 죽고살기를 걸고하는일은 그 目的物(목적물)이 또한 그만큼커야하는것이다 「사람이 한번죽지 두번죽나」하고 높은가지에달린감한개를따러 죽기한하고올라간다던지 남과 싸호고 화난다고 목매죽는다던지 싸호는 소의뿔을 붙잡는다던지하야 목숨을 버린다면 이것이 이른바「외자죽엄」이오 日本(일본)말로犬死(견사)라는것이다 사람이 큰일을 이루랴면 목숨을 걸어야하는 것이지마는 죽으면 하나밖에 없는귀한목숨을 바치는것이니 살아서 얻을랴고하는것이 또한 내목숨과比較(비교)하야 부끄럽지 아니할만한것이라야하지 그렇지아니하면 죽고살기를 걸만한것은 없나니라 바느질을하다가 일가슴이사나와서 애가터진다고 우물에빠져죽은女子(여자)가있다고하거든 그것을웃지말고 스사로도리켜살펴보라 그렇지않아도 「兒女子(아녀자)의偏狹(편협)한마음」이라고 두고쓰는말이있는줄을알어라 사람이 목숨을내걸면 하지못할일이 별로없나니라 精神(정신)없이 걸어다니다가 電車(전차)에치여죽은사람과 妾(첩)하고싸호고 물에 빠져죽은 사나희가 있는것을 新聞(신문)에서보고 불상한생각보다도 비웃는 마음이 몬저이러나더라 정신이삭막해서 두서가없어 알아보기 어려울것같다 내가 정신없이 썼으니 네나 정신차려읽어라 몸성히공부잘하여라. 九月二十日(구월이십일) 네오라비씀
새가三年(삼년)을 날지아니코 울지아니니 그 날매 장차하날을 찌를것이오 (飛將沖天(비장충천))울매 장차 사람을 놀래리라(鳴將驚人(명장경인))는 말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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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조 깜박 잊고있었다 九月末(구월말)이되랴면 한참 남은것으로만 녀기고 있었고나 덧없는 나달이 흐르는 물같다고 누가하든가 너히가 金剛山(금강산)에를 가면 벌서 丹楓(단풍)닢이 붉게 빨갛게 奇岩怪石(기암괴석)사이를 단장하고있겠고나 內金剛(내금강)에를 못간다면 甚(심)히遺憾(유감)이다 費用關係(비용관계)도 많이 틀릴것은 없을 터인데 그러나 玉流洞(옥류동)의美(미)는內金剛(내금강)의 山色(산색)에 淸秀脫俗(청수탈속)하여 仙味(선미)가있는데비겨 健康美(건강미)가 있다고할까 검우레레한게. 그러나 九龍瀑(구룡폭)가雄壯(웅장)하야 瀑布(폭포)밑에沼(소)에서는 소름이 끼칠것이다 上八潭(상팔담)에 기어올라 內金剛(내금강)을 望見(망견)하면 金剛山眺望(금강산조망)의 一適處(일적처)일것이다 金剛山(금강산)의全景(전경)을질기는데는 높은데올라 멀리바라보는데있다 그中(중) 上八潭(상팔담)도한곳이다 萬物相(만물상)은記憶(기억)이茫然(망연)하다 去年(거년)에는 病(병)이나서 미처 萬物相(만물상)을 못보았음으로. 그러나 거기도 길은 험하야 새악시들에게는 適當(적당)치않을듯하다 新萬物相(신만물상)의險(험)을밟으면 奇恢(기회)한 맞은 있을것이다 海金剛(해금강)의뱃노리로 日氣(일기)나 晴朗(청랑)하면 一日淸遊(일일청유)에는 足(족)할것이다 金剛山出入口(금강산출입구)되는 長箭港(장전항)의 兩便風光(양편풍광)도 그것이 金剛山(금강산)옆에 있으니가 빛이가리워지지 그렇지않으면 훌륭한 別莊地帶(별장지대)라고 할것이다. 金剛山(금강산)이야기는 이만한고 脚本(각본)인가는 참淸書(청서)하느라고 고생많이했다 평소게으른까닭도있겠지마는 約束(약속)보다 一週日以上(일주일이상)이 늦어져서 未安千萬(미안천만)이다 劇(극)이라는것은 이야기까닭도 문제러니와 對話(대화)를 끌고나가는데 妙(묘)가있어야하는데 본솜씨 도 不足(부족)한데다가 벼락것으로 뚜드려 마치니까 淸書(청서)할때에 붓이나가지 않는데가 많더라 그러니까 勿論(물론)다른데서 더適當(적당)한것이 있으면 그렇게하고 어쩔수없이 「夕陽(석양)」을 하게된다면 낯낯이 말을 그대로 외이려고 受苦(수고)할必要(필요)는없을것같다 더구나 四場(사장)같은데는 마음대로 말을 더넣어서 더 우습게하여도 좋을것같다 거기혹 더注意(주의)할것은 그것이決定(결정)된다음으로 밀우고.
時計(시계)는 어떻게 마음에 들드냐 여기서몇일 찾어보니까 아무래도 조곰 빠르든데. 學費(학비)를 더일즉 보내 줄것인데 정말마음을 놓고있었다 金剛山(금강산)못가게 된다고 너의들걱정 무던히 했겠다 電報爲替(전보위체)를 보냈으니까(五十圓(오십원))지금쯤은 네가 받었을지도모르겠다 나하는일은 그저그모양이다. 上八潭(상팔담)올라가는데 石面(석면)이끼를 쪼아서 龍爺(용야) 永郞(영랑)이라고 題名(제명)한것있나니라. 九月二十一日(구월이십일일) 龍兒(용아)
봉애 받아보아라
편집이번學校(학교)일에 대해서 네게 直接(직접)여러가지周旋(주선)을 命令(명령)한것은 좀無理(무리)한注文(주문)이였든가 나는 네가 될수있는대로 너의 性情(성정)의가는길을 取(취)하야나가게하고 ―勿論(물론)그것이 내見解(견해)에 過(과)히 그릇치지않는것으로 보이는限(한)에서― 내힘자라는데까지는 부축하여 주려는것이 소원이다 그런데 나는 실지로 네性情嗜好等(성정기호등)을 觀察(관찰)할機會(기회)를 적게가졌었다 네가 女高普(여고보)에있는中(중)에 같이 좀지내보려든우리의經綸(경륜)은 나의無能(무능)으로 말미암음인지 빈탕이되였고나 昨年(작년)에 林貞姬(임정희)도 서울있을제인데 오막사리라도얻어 自取生活(자취생활)이라도 시작될듯하더니 지나간이야기거리가 되고말았지 그러고너는 내게대하여서는 네自身(자신)의發表(발표)라고는없이 내말만唯唯(유유)히들어두고 마는사람. 내가 참사람의心肝(심간)을 드려다보는 눈이있는外(외)에는 널 알아보기어렵지않겠니 나는 그래 네동무들의편지쪽들에서라도 네日常生活(일상생활)을 줏어 모아보려고도하지 너는네將來(장래)에대하여서도 내게 말을못해보았지 나를 대하면 하랴든 말도 못한다는 너도 딱한일이지 네가 그것을 發表(발표)치 못하는것을 네心中(심중)에서도 分明(분명)한 計劃(계획)이 서지못한 연고일것이다 (누가自己將來(자기장래)에대하여 明確(명확)한예정을세우는사람이있겠니)그러나 때때로 떠오르는 空想(공상)같은조각이라도 있을것이니 그런것들도材料(재료)삼아 같이 硏究(연구)하였으면 도움도될터인데 너는 듣고웃는 사람노릇만하니 나는 그저 내意見(의견)에 몇개를 느려노아 너의選擇(선택)에 參考(참고)로하여줄밖에. 말이좀 줄을빛글렸다 敎長(교장)에게 請(청)하란것은 덮어놓고 同志社高等學部(동지사고등학부)에 入學(입학)시켜달라고 졸르란 말이지 敎長(교장)이야 聽講生(청강생)을알며 特別(특별)을알겠니 시험않보고 어대入學(입학)할수있느냐고하거든 交涉(교섭)만잘하면 이편이조선사람이고하므로 特別(특별)이入學(입학)식혀주는수도있다고 아모래도 外國(외국)사람이되여서 日本(일본)사람들과 똑같이 시험을보아서 드러가기는어렵다고 어떻게잘周旋(주선)해서 交涉(교섭)만해준다면 그다음에同志社便(동지사편)에 特別入學(특별입학)이라야 된다던지 選科(선과)라거나 聽講生(청강생)으로는 될수있다거나 하는回答(회답)이있다면 그때알이지. 一般受驗者(일반수험자)와같이 受驗(수험)하는데가서는 紹介(소개)가 별効果(효과)없는것이다 奈良(내량)도 選科(선과)시험이 있다고하나 어떻게하는것인지 모르거니와 (奈良(내량)에科別(과별)도 좀 적어보내라) 一般(일반)에 競爭(경쟁)이된다면 어려운말이지 어떻게든지 個人(개인)으로 特別取扱(특별취급)을받어야 수얼하지 日本女子大學募集規定(일본여자대학모집규정)도 얻어다 보아라 네가 勿論敎長(물론교장)에게 그런말하기도싫을것이요 白氏(백씨)에게 편지하기도 창피하게녀길지나 일을 위하여 結末(결말)을위하여 効果(효과)를위하여 두번말하고 세번請(청)하여될터이면 그렇게라도하여보라고命(명)하는것이다 혹간 네게 보이는 過度(과도)한淸廉介潔(청렴개결), 그것은 이세상에서 事業(사업)을 하여나가는데는 좀억제하여야할것으로 녀긴다 그 廉潔(염결)이極度(극도)까지 行動(행동)에나타난것이 古代的忠臣(고대적충신) 烈女(열녀)일가한다 거긔 感情(감정)의請快(청쾌)는있을法(법)하나 事業(사업)은없다 烈女(열녀)에 대하여는 너의생각에맡기자. 敵軍(적군)이 한 城(성)을 占領(점령)할時(시)에 스사로 목숨을끊는忠臣(충신)이 그自身(자신)의感情(감정)에는 한충快(쾌)할것이나 이 感情(감정)의快(쾌)를取(취)하지않고 羞恥(수치)를참으며 隱忍(은인)하야 後日(후일)에事業(사업)이있으면 우리는그것을 取(취)할것이다 (後日(후일)에事業(사업)을 期必(기필)할 수없는것이매 만일 잘못되면 뉘 그의心思(심사)를 알어주랴마는) 우리는 行(행)하는사람 스사로의 感情如何(감정여하)보다도 그의人間(인간)에 끼치는 事業成績(사업성적)의大小(대소)를 가지고 그行動(행동)의 價値(가치)를 評(평)하려함이 나의効果主義(효과주의)의道德觀(도덕관)이다이다 一時感情(일시감정)의 快不快(쾌불쾌)보다도 그結果(결과)의綿密(면밀)한豫測(예측)에서 行動(행동)의左右(좌우)를 決(결)하여야 한다는것이 이敎訓(교훈)이다. 行(행)하기가 가르치기같이 쉬운것은아니다 무슨일에 臨(임)하던지 짜식거리지말고 고개짓하고웃지말고 正面(정면)으로對(대)하라고 내일직이 너를 가르치었다 내自身(자신)보다도 네가 그原理(원리)를 더 敢行(감행)한것을기뻐한다 이제 이敎訓(교훈)도 같은 結果(결과)를 가져왔으면한다 봉애야 네 생각이란것이 언제完全(완전)한 形體(형체)를 잡기를기다려 發表(발표)할게 아니라 생각나는 조각조각을 될수있는대로 알리어라 그리하여 그것을 材料(재료)삼아 같이 네將來(장래)의 方途(방도)를 硏究(연구)하자 옵바에게 매달여 어리광부리고 졸르는누이도 있지아니하냐 너다려 그러라는 말은 아니나 그氣分(기분)을 좀 理解(이해)하고 배워라 우리의 早老性(조로성)은 決(결)코 贊成(찬성)만 할것은 못된다 문잠그고 무색옷입으며 분발르고 자리에 들어가는 氣分(기분)가운데는 美(미)에대한 애띠고 귀여운 憧憬(동경)이있지아니한가한다 英語(영어)를 벳겨보내라 講義(강의)해보내마 무엇이든지 어려워말고. 옵바
봉애보아라
편집약속대로 붓은 들었다 네졸업에對(대)한 축하인사도있어야 할터인데 어찌 생각하면 「네가벌써」하고 신기한생각도 나지마는 또 어찌생각하면 가장당연한일같에서 할말조차없는듯하다 우리의記憶(기억)에 남은 時間觀念(시간관념)이란 대단히 정확지못한모양이다 四年前(사년전)이라고하면 數字的(수자적)으로 分明(분명)한듯하지마는 엇그젠듯 가까히생각하기도하고 또 한없이 멀어버린일같기도하다 다만 입학시험때에운동장에서 기다리며 바람과몬지에 부댓기여 제가시험을 치루는게 한결나으리라고 생각하든게생각하며 절로웃어진다 네 그동안四年間(사년간)의 學校生活(학교생활)은 집의 무거움에 부댓기는 괴롬은있었으나努力(노력)과奮鬪(분투)의生活(생활)이었을것이며 스사로 돌아보아 結果(결과)에는 滿足(만족)지 않는다할지라도 誠心(성심)것 일웠다는 慰安(위안)은 있을것이다 내가널더러 가라치기를 미루기웃거리지말고 고개짓하지말고 반듯이 걸어가서 正面(정면)으로衝突(충돌)(이두字(자)가 싫으나 그밖에말이없다)하라고 하였다 그래 너는工夫(공부)에 公會活動(공회활동)에 演劇(연극)에, 運動(운동)에, 그誠實(성실)함은 가르친나로하여금 奮發(분발)을 본받는마음을 이르키게하는 바이있었다 실상무슨일에나 미루 겁낼것없이 한번탁부디쳐보고 다시手段(수단)을 생각하면 大槪方道(대개방도)가 생기는것이오 미루 이러하면 이러하고 저리하면 저리한다고 열아문가지로 생각만하고 있다가는 한번 부디쳐보지도 못하는수가많다 漢文(한문)에도再思(재사)는可(가) 三思(삼사)는不可(불가)라는말이 있다 한번닥쳐보고 다음 手段(수단)을생각하라 남을대해서 千(천)번가르쳐도좋다고 생각한다 英國(영국)에쁘라우닁(Browning)이라는詩人(시인)은 樂觀的思想(낙관적사상)을가지고 사람의 세상이라는것은 필경 좋게되리라고믿고 그것은 사람의奮鬪(분투)에依(의)해서만 實現(실현)될것이라고믿은사람이었다 그의죽을때쯤의詩(시)에 (never turned his back hut marched brenst forward), 등어리를 돌려댄일없고 (人生(인생)을回避(회피)하야도 망한다는뜻)가슴앞으로 나아가며 구름의벗어짐을 의심치않고 옳음(正(정))이지는일 있드라도 그름(不正(부정))이 이기리라고는믿지않으며 우리가 넘어지기는 이러나려함이오 지기는 더잘싸호려함이오 잠자기는 깨기위함이라고하였다 (mnrch br ast forward)이른바正正當當(정정당당)한態度(태도)다 비록 이러한줄을안다하자 남의얼굴을치여다보지않고 마음으로 웃으며 미리 겁내지않고 일에다할수가있을가 이것이 문제다 佛敎(불교)의이야기를좀하자 여기 어떤사람이있어서 人生(인생)을苦海(고해)로 본다고하자 거기는 生(생), 老(노), 病(병), 死(사)가있다 오늘 歡樂(환락)의極(극)을다하던사람도 내일병들넌지모르며 三十年後(삼십년후)에는 老(노)를免(면)치 못할것이오 世界(세계)를 흔드는 事業(사업)을 한다할지라도 死(사)를한번만나는 날에는 그것이 다무엇이냐 死字(사자)가눈앞에 걸려있을것이다 사람마다그렇게死(사)를 늘생각하는것은 아니지마는 눈앞에늘死(사)가 어릇거리는 사람을 생각해보아라 그사람에게 무슨樂(낙)이있을것이냐 그煩憫(번민)이 어떠할것이냐 苦痛(고통)끝에이러한 解答(해답)을얻을것이냐 내가煩惱(번뇌)할게무엇이냐 사람은 낫다죽는다 아침에생겼다 사라지는안개나 하루사리의 목숨이나 人生五十年(인생오십년)이나 무슨다름이 있느냐 모든세상것은 생겼다(生(생)) 조금멈쳤다(住(주)) 문허져서(壞(괴))뷔는것(空(공))이 아니냐 그렇게 變轉(변전)하는가운대서 내가 또 그變轉(변전)을 걱정하고 괴로워 할것이 무엇이냐 괴로움이란 무엇이냐 우리의괴로움불어가 헐된것이아니냐 모든것이 우리 마음가운데 생겼다 사라지는 헐되고헐된것이 아니냐 이것이 理論的知識(이론적지식)이다 이만한解決(해결)은 누구나하는 것이나 옆에서 누가가르쳐주면 누구나 알수있는 理論(이론)이다 이러한 理論(이론)을 한번만들으면 그괴로움은 다없어질가 아니다 亦是(역시)죽기는 싫고 무섭다 싫은것을보면 이마가 찌프려지고 좋은것은 욕심이난다 이것을 表面的知識(표면적지식)이라고한다 참으로 得道(득도)를하면 헐된것도없고 헐되지아니한것도없다 귀한것천한것도없고 욕심나는것도 없고 괴로울것도없다 모든것이 훤하게빛외는 光線(광선)과같다 이것이 道通(도통)이라고하고 眞智(진지)의 경게다 佛敎(불교)뿐아니다 예수교인이면 누구나 모든사람은 똑같이 사랑해야한다고 말하며 또 그리해야할줄찜은 알것이다 그러나 밥먹다 더러운거지를보면 구역질이나고 미운사람은 싫고 어여뿐사람은 사랑옵다 어쩔수없는 노릇이다 아마예수는 유대民族(민족)은 똑같이사랑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도 이방사람을 얼마나사랑했든가는 의문이다 表智(표지)는 배왔다 잊어버리는 英語(영어)와같고 女學生(여학생)들이 외여가지고간 代數式(대수식)과같다 眞智(진지)는 우리의 國語(국어)와같다 眞智(진지)는 곧 우리의 意志(의지)요 生命(생명)이다 「正進(정진)」과 「眞智(진지)」가 다 오늘 새로하는말이아니다 새로이 反省記憶(반성기억)하는 意味(의미)로 이만큼訓說(훈설)하였다 네게는 한가지더말이있다 언제나 웃지않고 쓴맛본 괴얼굴모양 찌프리고만앉었는것이 人生(인생)에對(대)한 誠實(성실)이아니오 樂(낙)은 排斥(배척)하는것이 事實(사실)에대한 熱心(열심)이아니다 우슴만이 人生(인생)이아닌거와 마찬가지로 人生(인생)은우름만도아니다 人生(인생)그대로가 人生(인생)이다 그러므로 그 괴롬과 질검에 다 사모치는것이 거기誠實(성실)하는 길일가한다 日常生活(일상생활)에 樂(낙)이없이는 事業(사업)에對(대)한 熱心(열심)은 長久(장구)하지를 못하다 心志(심지)의 和平(화평)은 樂(낙)이없이 얻을수없다 그러므로 樂(낙)을求(구)함이 罪惡(죄악)뿐은아닐것이다 여기서 네生活(생활)의 調和(조화)를바란다 事業(사업)을爲(위)하여서라도.
인제 바람철도 지났는가 비가개인뒤에 하날이 포 ― 랗다 옷도 저런옷을입고 방도 저런색을칠했으면 쓰겠다 사람마다 편지머리에 봄에對(대)한 文學的敍述(문학적서술)이 있을터이니까 나도 닥금으로적어두었던것을 좀벳겨보자
- 三行詩(삼행시)
- 나무닢 피기전
귀에선 새소리 창밖에 숫더리여
잠긴마음 깨트리고 불연듯 뛰여나니
봄조차 서로부르노라 재처우는 소리오녀
×
뿌렸다 근첬다 개고리우름에석기는비
게을리 굴러가는 첫봄의 우뢰소리에
한바로 누었던몸을 모으로 누이도다
×
이밤에 고요히 내리는 가는비는
첨하끝에 듣는소리 헤이기도하올듯이
행여나 님의눈물아니면 이대도록다수리
×
따에서 오르는김 품었느니 파란내암
씻은듯 비지나고 돋우느니 푸른빛이
미칠듯 부등켜안고 뺨을부벼 보오리 ─ 이것이 제일 좀 나은 모양이다
×
웃으며 넘어질듯 다름질하는 마을애들
마른잔듸우에다순해를 저희혼자 차지한듯
어제도 찌푸렸던하날이 오늘이리풀리심은
- 晩喆(만철)이童謠(동요)로 벳겨주다 이런것도 적어보았다
- 봄에부는바람
바람이 불어서
대수풀이 휘여질듯 넘어질듯
바다물결같이 출렁거린다
×
몰려오는 몬지가
떼로떼를지여 고함지르며
병정떼같이 쳐들어온다
×
내사 무섭지도않다
보아라 마른잔디틈에
새파란 대가리가 여기저기서
푸른하날을 보랏고있지않느냐
어떻든 잘놀고 지내라. 三月二十八日(삼월이십팔일) 오빠서
林貞姬 氏(임정희씨)
편집이렇게 내가 먼저붓을들어 길을 열기로합시다 貞姬(정희)라는일홈을 귀로 안지는 꽤오래되었고 또 내게 글을쓰고싶다는글을구경한지도 얼마되여서 便利(편리)함으로만보아서라도 내가 먼저쓰는것이 마땅하였으나 그리 긴급히 할말이 있는것같지도아니하고 (그것은 오늘도 다름없는바이나) 또 갑작이 나오지도않아서 오늘까지밀렸소 이새 가을하늘이 연해맑고 마음이 그 높음을 따르려는제
모시고 지내는양이 한갈같으신지 세사람동무의 쉽지않은友情(우정)이 철원 넓은벌을 앞에놓고 그宏闊(굉활)한심사를 이여페여나가기를 멀리서바라오 한장글이 짧아지려는것이 너무 초솔한듯하나 아모래도 나타나지않는마음을 구타여 붓으로늘여보는것도 용한일이 아니니 貞姬氏(정희씨)의글이 내앞을 다시 열어주기를 기다리기로합시다.
체면삼아 봉애의일을 페끼치노라 잘보아달라 부탁하는것은 친형제지지않는 사이에 도로혀서 어한일같으나 집안과 집안사이는 그렇지도않은 것이니 우에두분에게나 봉애집에서 인사말슴있더라고 해주셨으면좋겠소, 이렇게쓰고 보고 걸핏하면 생겨나는 어려워짐을막기위하야 지은허물없음이 지나치는듯도하나 사랑하는누이의 사랑하는벗에 대한 허물없음으로 말하지않아 짐작하기를바래오 아모래도 거북스러워지는붓을 오늘은 이만끊겠소. ― 九月十五日(구월십오일)(昭和四年(소화사년))龍兒(용아)
貞姬(정희)에게
편집푸른하날에 가을햇빛이우렷하고 은비눌구름이 손짓하여부르듯 (반듯반듯하며)「나아가잤구나 나아가잤구나」가자니 오― 어디를가잔말이냐 이야말로 탁가운마음 生(생)의探險(탐험)에 배질할용기야 물론없고 가을날 우는듯한 비올린소리따라 마련없는 나그내길을걸을 실망도없으니 솔나무밑에가 서있어도보라 잔디밭에가 퍽주저앉어도보다 할뿐 日前(일전) 어느동무에게 보낸 글에
오― 이하날아레 이공기속에
열매익히는 저 햇빛가득담은술잔을
고마이받들어 앞뒷없이 취하든 못해도
눈감은 만족에 바다같이 가라앉지도못하고
가슴에 머리에 넘치는 우름을
눈섭하나 깟닥하지 못하는사람은.
우리의 말할수없이漠然(막연)한不滿(불만) 분명히目標(목표)가서지않는憧憬(동경) 우리의괴로움은 어쩐지 宿命的(숙명적)인가보오.
우리는다만 「무언지하겠다는 마음만가득안고」저 참나무같이 커지기를 바라는것인가보오 이웃사람의生(생)이야 너무도矮小(왜소)하고나 우리는 좀더 좀더 偉大(위대)하게살고싶고나 큰 물ㅅ결을이르키는 물ㅅ장이 치고싶고나 여늬사람의 열곱절힘세인 장사를봅시다 그사람의生活(생활)이 반듯이 安樂(안락)하고 幸福(행복)할것이냐 아니다 반듯이 그렇지는못하다 그의 生命(생명)의波動(파동)의幅(폭)이 클뿐이다 우리의 求(구)하는것도 다만 힘있는生(생) 우리는 知識(지식)나부랭이에서 힘을 얻어서 열사람의 힘있는생활을해보려는것인가보오, 우리는 歷史(역사)에制約(제약)될 여러가지環境(환경)의剌戟(랄극)에서 이러한欲求(욕구)를갖게되었소마는 그를 實現(실현)시킬힘을 가지지못한것 우리가반듯이 일의成功(성공)만을 바랄것이요 일 그것 가운대에서 全神經(전신경)이緊張(긴장)하고 온몸에 땀을흘릴 멍에라도 메이기를 바라는것이지마는 그멍에를 매일만한 기회를 붙잡을힘조차 不足(부족)한것에 우리의 탁가움이있소, 이당나귀는 제게 실을 짐을 찾지못하였구려 이렇게 혼자중얼거려 글을지었소, 그래
댁내가 한가지평안하시고 서이지내는모양이 한갈같은지 같은것이 좋을것이야있소 나어졌다는소식이 듣고싶소, 봉애의건강이 별로 나어지는게없는모양이니 실로딱하오, 동모들에게까지 걱정끼칠것같소, 나 지내는모양은 그야말로한갈같소.
날더러 兄主(형주)라고부르니 기쁜마음은 제쳐놓고 兄主(형주)라는 일홈을 감당할런지는 모르겠소마는 貞姬(정희)를 사랑하는 누이로 여기는데는 주저하지않겠소, 누이에게도 건강이앞서기를바라오. 十(십), 十七(십칠) 龍兒(용아)
정희 보오
편집親披(친피)두자를 無視(무시)하는好奇心(호기심)에 끌렸으니 親披(친피)라고쓴것이 첫재실수요 봉애없을때 체夫(부)온것은運命(운명)으로돌리고 斷念(단념)합시다 그러나 요다음부터는 安心(안심)하고 아모말이라도하오「戀淚(연루)」라는新術語(신술어)에 「白色(백색)의淚(루)가粉紅色(분홍색)의淚(루)로變(변)하더이다」라는 그어떤사람의 惡文(악문)을想起(상기)하고 破顔大笑(파안대소)하였소 그러한 惡文(악문)을쓰지말고 詩(시)를쓰오, 다음 페지에 좋은文例(문례)를 하나뵈리다 읽어외여보시오, 詩(시)를읽거던좀천천히 읽으시오 貞姬(정희)가 좀速(속)히읽는버릇이 있는가하여하는말이오, 무엇이던지速(속)히읽는것은 그리좋은 일은아닌것같소, 이것은 내스사로가 가진 惡習慣(악습관)에서 밀우어하는말이오.
봉애를 도로보내달랬으니 깟닥하면 내가미움받겠소, 본시생각은 봉애를 한번도 데리고있어본적이 없으므로 좀같이있으면서 모든動靜(동정)을몸소살펴보자는 생각에지나지않았지 그렇게 정희의눈물을 짜는일될줄은 짐작못했소, 같이자미있게지내는것도 좋지마는 서로 좀떠러져서 기려보는것도 精神上(정신상)약될가하오.
오 월 소 식 정 지 용
오동나무꽃으로불밝힌 이곳첫여름이 그립지아니한가.
어린나그내꿈이 시시로파랑새가되여오려니.
나무밑으로가나 책상턱에이마를고일때나.
늬가남기고간 기억만이 소근소근거리는고나.
모처럼만에날러온소식에 반가운마음이 울렁거리여.
가여운글자마다 머언황해가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같은 종선을 한창치달리고있다……
쾌활한 오월넥타이가 내쳐 난데없는순풍이되여,
하늘과딱닿은 푸른물결우에솟은,
외따른섬 로만팈를 찾어갈거나
국어와 아라비아글씨를배우러간
쬐그만 페스탈로치야 꾀꼬리같은선생님이야.
날마다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풍랑에씹히는가하노니
은은이 밀려오는듯 멀리우는 올간소리. ─ 끝 ─
이것은 江華島(강화도)로先生(선생)노릇간 사랑하는 누의를 불러서 지은詩(시)이니 비록그대의 切迫(절박)한感情(감정)과符合(부합)하지는 못할지언정 곳곳이 그럴듯할것이니 외여보오, 게으른나도 이렇게외여 쓸만큼외이는 詩(시)요 그러고 정희도 좋은글을써보시오 詩(시)와文(문)의差異(차이)가 그리明確(명확)한것이아니니 어떻든 感情(감정)이 物象(물상)의形態(형태)를 벌어서 表白(표백)되면 좋은것이니, 아쉬우나마 내가 試官(시관)노릇은 하지 「나도」하고 시조를 몇首(수)짓는데 한五十分(오십분)걸렸소.
○
공기는 높고맑아 새암물 약이되고
친구같은 아버지와 동기같은 어머니라
집웅이야 조그마하던 다시없어뵈더라 (Your home)
○
시냇물 소리따라 짖거리는 말소리와
새악시 우슴에 굴러가는 거름이매
어느덧 접어드는길을 잊고지나가더라 (安養寺道中(안양사도중))
○
어제야 알었던가 십년을 사굈던가
뷔인말 하지아녀 마음서로 비최던가
많을듯 적은말삼을 그대하소하여라
○
마른닢 깔아놓은 뒤언덕을 뛰여채니
장하다 철원벌 눈아래 깔리는고
말달릴 젊은마음이 도로살아오도다
○
발맞호든 여섯거름 돌아서니 헐되여라
마음에 등을지니 그림자山(산)들 위로되랴
뒤ㅅ자최 애처로워라 더진듯걸어가더라
○
궁예의 꿈을실은 철원벌의 달만녀겨
흐린눈 떼여보니 다만한방 전기불을
웃방에 누이의숨소리만 들려들려오더라
이런것들이 다 헡되인붓작난인가하오, 英語工夫(영어공부)는 내가오면서곧 冊(책)을指定(지정)하고 方法(방법)을 말하랴든게 며칠늦었소, ナシヨナル(나쇼나루)四卷講義(사권강의)를사부치오 工夫(공부)하기에 大段(대단)좋은 冊(책)이라고 定評(정평)이있는것이오,나는읽어보지못했어도. 이것을 하로 열페지씩, 單字(단자)알고 뽑아쓰고 채리는데四五十分(사오십분) 英語(영어)만열다섯번가량읽어서외여보는데 約(약)한時間(시간) 읽는方法(방법)은너무 빠르지않게意味(의미)와맞후어서 句節(구절)이잘떠러지게 처음읽을때는10페지에四分(사분) ― 五分(오분)걸리게 느릿느릿읽고 입에익거든 좀빨리읽어도되나 너무빠른것은禁物(금물) 熟語(숙어)와特別(특별)한 用語例等(용어예등)을 좀자세보는데二三十分(이삼십분) 그래두時間(시간)남짓 걸릴것이고 그외에單字(단자)에對(대)한 時間(시간)이 좀걸릴것이오,이것을하로쉬지말고 行(행)하오 하로라도빼면아니되오,나종에야무엇이되던 위선한가지의 專門的習得(전문적습득)이 있어야할터인데 貞姬(정희)에게는 語學(어학)이適切(적절)할가하오 英文學(영문학)을硏究(연구)하는意氣(의기)로 좀해보기를 바라오, 이點(점)에서 우리봉애는 專門(전문)의習得(습득)이 대단어려울듯싶어걱정이오, 아마도 바쁜마음먹지말고 大器晩成(대기만성)이어니하고 핑계나하는게좋을런지 貞姬(정희)는 짐실리는대로 실을수있을것같으나 내가무슨指導(지도)를한다하면 肉體的能力(육체적능력)이 許諾(허락)하는데까지 실어볼까하오.
月下(월하)의一群(일군)에 フランシス·ヅヤム의哀歌第一(애가제일)(サマンに送る哀歌)을 읽어보오 이것은 죽은벗을생각한것이지마는 읽으면좋을것이오.
- 내, 정희의 손을쥐오
- 十日月十七日(십일월십칠일) (昭和四年(소화사년)) 龍兒(용아)씀
쓰고나서 정희아버니 편지를뵈오니 정희의눈물이 훤칠한강이되여흐르오 내가 울기는왜하는 그대의性格(성격)이 보이는듯 同感(동감)을마지않소 쫓아오던지 데려가던지 끼리끼리의交涉(교섭)을 마음대로하구려
貞姬(정희) 보오
편집조선의문학적작品(품) 춘향전 심청전등은 다 解怨(해원)하기위한 작품이라 하오, 해원이라고까지는 할수없지마는 내가정희의못견디는정과눈물을가름하야 이러한시조를지었으니 한편으로 내잠못자는 심심풀이를하고 한편으로 親披(친피)의죄에대한 노염풀이를 할까하오,(親友(친우)와같이앉어破顔(파안)은하였을지언정 그대의창피를 그렇게널리披露(피로)했을理(리)없고 이後(후)랑은 별다른조심이있을터이니 마음놓고 美文的(미문적)러ᅄᅳ레터를써보오) 이다음詩(시)조 여섯首(수)는 정희가봉애에게지어보낸것이니 내가요전에정희에게보낸여섯首(수)와는 비교할수도 없는걸작이오 내시조를貞(정)희가 추었지마는 그것은 다음정희가 批評眼(비평안)이없음을 말함에지나지않고 情誼(정의)의 친함으로 글의잘잘못을 덮었으니 정희의 眼目(안목)이 본시있다면 그 정의의 다시두러움을감사하오.
정희로부터 봉애에게
초ㅅ불이 무어완디 멀거니 바랐는고
품이 그립단 말이야 참아하랴
네얼굴 다만바랐고 손을쥐여 보고저
「우습다 우습다」하며 제절로 나는눈물
「운다 운다」웃으니를 무어그리 우수운고
날다려 어리석단가 저도보면 알것을
남달리 여겼더니 내한어이 어리석어
밝은달이 원망될줄 이제야 깨달은고
가지를 울리는바람아 고이건너 가렴아
그윽한 닭의우름 하멀리 들려온다
달근한 잠은 널조차 거기간가
벼개만 뺨을만지니 헐든하다 하올가
눈에자최 아른아른 가슴만 문득메여
또렷한 그림을 들어보니 도로심중
이렇듯 못 잊을놈을 어이뗀고 싶어라
너도공주 아니언디 내사무슴 왕자라냐
이야기 가운대 나오는 사람같이
떠러져 서로기리기만은 무슴일고 싶어라
- (十八日夜(십팔일야))
이시조에 대해서는 그대가 가장鑑賞(감상)을正當(정당)히할 처지에있어서 批評(비평)의資格(자격)과 權利(권리)가있으니 마음대로트집을잡아보는게어떻소
「ラマンチヨオ」는 받았는지 그小說冊(소설책)은 歷史(역사)가있소, 내冊(책)을 尹心德(윤심덕)이가 얻어갔든게 어디로 간줄을 몰랐더니 尹聖德(윤성덕)에게 놀러갔다가 偶然(우연)히發見(발견)해가지고 주인모르게 훔쳐가지고 왔소, 참主人(주인)의권리를 行使(행사)하였지만 前(전)에내가읽을때에는 描寫(묘사)의支離(지리)함을 느끼면서도 대단히感激(감격)하여읽었든 것인데 지금은 이야기를 다잊어버렸소 정희가 그것을읽는데 첫째부탁은「천천히읽으시오」 그러고 感想文(감상문)(이렇드면 作中(작중)의諸主人公(제주인공)에對(대)한)을 써보오 그리고 다시 힘이미치거던 梗槪(경개)를 적어보오, 作品(작품)을읽고 梗槪(경개)를적어보는것은 대단한 공부일것같소 그러나胃(위)는 더욱애끼시고 工夫(공부)를指導(지도)해서 學者(학자)를맨드는것쯤은 어려운일로아니여기오마는 heart의병과 胃(위)의병은 낫울재주 없어보입디다 아버지어머니 강녕하시고 아이들무고하며 순남이 안녕하기를바라고 이만 11.22 龍兒(용아)
나는 너를 잃어버렸다
편집나는 이글이君을기다리게될넌지 君(군)이 이글을기다리고있는 처지인지를 모르고 이글을쓰오. 君(군)의身邊(신변)에對(대)한 나의 이 놀랄만한無知(무지)를생각고웃으며, 엇그제까지의詳知(상지)에返照(반조)하여.
오늘아침에는 비인정거장에서 ― 비인게아니라 群衆(군중)가운대서의 孤獨(고독)에서 ― 필요이상의 기라時間(시간)을 シヤクに障つて 惱ましげに步き廻つた.
그래 오늘하로의 氣分(기분)의울침은 반듯이 하나님의탓만도아니오, 종일 세염없는 비ㅅ소리에 부대끼며 문두드리는 사람도없이 책을집어먹었더니 소화불량이되었소, 밤에는 雨中(우중)을 부러 寫眞(사진)구경을갔지요, 갔다 오니까 옷은 웃옷까지젖었소, 수밀도를씹어먹으며 이편지를쓰나 이대로그치지않으면 오늘밤에는 京元線(경원선)이不通(불통)이될게고 이방은새여서 잘데가 없겠소.
나는 作文(작문)비슷한글을쓰오, 그래 作文(작문)속에Joke를 집어넣고 入場券(입장권)을 同封(동봉)할만한 마음의 餘裕(여유)를 活動寫眞(활동사진) 덕에 얻었오, 그러나 恨み를述べる機會(기회)는 잃지않는게上策(상책)이오, 설마 비때문에 물렸을理(리)는없고 그렇지않다면 더구나 그만한 理由(이유)를推察(추찰)할재조도없고 그래 집에는 無事(무사)히 到着(도착)해서 우으로 아버지 아래로 아오들 얼마나반기고 새어머니의환영도 많이받는지 실로알고져하오
물론 여기대한答(답)을 들으렴이아니라 오고가는길에 서로만나지못하고 어긋지는 不幸(불행)을 期待(기대)하는바이지마는
여기서 끊으려오 流暢(유창)한攻擊(공격)의붓이 레터페퍼를 펄렁거려넘길 셈을잡고 會心(회심)의미소를 가젔더니만 막상당해보니 붓은맘을 딿지않고 맘은 빗소리를딸아 헐어지오. 七月四日(칠월사일) (昭和五年(소화오년)) Yours very truly 龍兒(용아)
- 君(군)의 고달픈 자미의 幸福(행복)을 비오.
정희 案下(안하)
편집정거장에서 シヨンボリ서있던君(군)과 깊은밤중을달리는기차 비 月井里(월정리)에서 기다리고앉었는 君(군)의 외로움 자동차집에서 밝기를기다리는 君(군)의고달픔 나로하여금 諧謔以上(해학이상)의 哀愁(애수)를느끼게하오 그래 요새일과는? 君(군)의 집공기의 건강함을 알므로 새삼스리 건강을묻지 아니하려오, 나의 하로하로는 아모데섬불로 別(별)로 다를것이없소, 綠陰(녹음)의푸름이 나를기쁘게하지못하고 회화나무의짙은 그늘이 우리사랑채를 외려 갑갑하게하오.
나는 어제 한직을 앓았오, 그그제 몸에 異常(이상)이있기에 설마하였더니 亦是京城以來(역시경성이래)의 延長(연장)일가보오. 날이 우습게넘어가오 讀書日誌(독서일지)를比較(비교)하면 君(군)들에게 무릎을굽힐가보오 君 (군)이나 봉애가 意外(의외)의無知(무지)를폭노할때에 나의沈鬱(침울)해짐을 기억해두오.
내가 무서워하는것이 하나있소, 내人生(인생)의決算期(결산기)가왔다하고 그때에 붓대를놓고누으며 부르짖기를「我世に敗れたり」나는 이것만을 避(피)하고싶소.
不足(부족)한才能(재능)과 空想的大望(공상적대망) 이는一生(일생)을眞空(진공)속에 몰아넣으려하오 理由(이유)없는 不安(불안)과焦燥(초조), 쓸데없는것정과헡된希望(희망) 이모든憂鬱(우울)의구름을 벗겨버리고 靑天白日(청천백일)같은심사로 아모不安(불안)없이 일을計劃(계획)하고 부디쳐서해내는지경 나는진실로 偉大(위대)한健康(건강)이 욕심나오.
아침에쓰던걸 밤에있어쓰오. 글은如前(여전)히 미끄럽지못하오, 요새詩(시)를좀쓸랴하지만 토막밖에생기지않소, 君(군)도혹?
가령 비ㅅ속에정거장에 앉었던氣分(기분)은 一個(일개)의感情狀態(감정상태)이오, 그것을 君(군)의눈앞에 뚜렷한實體(실체)로 걸어놓고 言語(언어)로再現(재현)하려할때에 君(군)은 非常(비상)한困難(곤란)을느낄것이오, 「비는오고 이어둔밤에 나는집에를 못가고 기다리고있고나 아 외로워라」해도 나타나지않고 「나는졸다가ノリコシ를했다」하면 더욱이나 이것이 所謂詩人(소위시인)의表現苦(표현고)라오, 近代詩人(근대시인)의特別(특별)한主張(주장)으로 詩(시)가單純(단순)한 말재주가아니라는것은 이러한體驗的感情狀態(체험적감정상태)(勿論非凡(물론비범)한)를 要求(요구)하는것이오, 쌈박재주있는 말한마디를가지고 몇줄의글을 이루는것을 情緖(정서)의基礎(기초)가薄弱(박약)하대서 抒情詩(서정시)로서 높이보지아니하려는理由(이유)라오 그래서 感情(감정)의訓練(훈련) 銳敏化(예민화) 深刻化(심각화)를 求(구)하다 甚(심)하야는 表現不可能(표현불가능)의 境界(경계)에 떠러지고만다오 勿論(물론) 君(군)에게 詩作(시작)을薦(천)하는 意思(의사)는毫末(호말)없고 英語工夫(영어공부)나 많이해서 나를 뒤딸아오며 채찍질했으면 學業(학업)과健剛(건강)의兩報告(양보고)에 다 君(군)에게 뒤떠러졌으니 이미一回戰(일회전)은지나고 二回戰(이회전)에나 어디 七月九日(칠월구일) (昭和六年(소화육년)) 龍喆(용철)
仙人掌(선인장) 꽃봉오리를넣어보내오 거기가서 물에나잠가놓면 꽃이필넌지
정희 앞
편집벌써 여러날되었소 그간은 몸성히지나는지 아버지와 여러동생들 다연고없고? 요전편지보아서는 몸이편치못한모양같더니 이새 회복되었소 연해서氣溫(기온)이났소 우리몸약한 사람들은 치운기가 들면 모든機能(기능)이活(활)발치못해지오, 君(군)들도 치우면 여름이라도 럴샤쓰쯤내입을만큼 몸조섭을 할줄알았으면 싶읍데다 綠陰(녹음)속에쌓여서 개고리소리를 듣고사오마는 田園(전원)이 樂園(낙원)이아니오, 生活(생활)의 最低線上(최저선상)에서 사람들은 배회하오, 나도 요새좀색다르게 빗催促(최촉) 競賣手續(경매수속) 논調査(조사) 이런일을해보았소 하면못할거야없지마는 다른모든일과 마찬가지로 無意味(무의미)하오,이事件(사건)이 가을이나되여 끝을짓기까지는 우리집經濟(경제)가 潤滑(윤활)을 얻지못할모양이고 나도雜務(잡무)의責任(책임)을벗지못할것같소 요새波蘭作家(파란작가) 「레이몬트」의 노벨賞(상)받은 小說(소설)「農民(농민)」을읽으오, 秋 冬 春 夏(추동춘하), 四卷(사권)에 두卷千餘頁(권천여엽)를읽었소 波蘭(파란)의 一農村(일농촌)에서 그 마을에서는第一(제일)넉넉하다는 自作農(자작농)의한집안을主(주)로 氣候(기후)의變化(변화) 節季(절계)딸아 村中(촌중)에서行(행)하는 여러가지일이 風俗報告格(풍속보고격)으로 事實的(사실적)으로 描寫(묘사)되어있고 먹고살기爲(위)한 苦役(고역)서로사이의貪慾(탐욕), 뜯고 할키고 싸우고 욕하고 바늘끝만한일만있어도 혀끝이간지러워서 마을도는 여편네들 술잔끝에싸우는 사내들 愚昧(우매) 陰險(음험) 여기도 한개의 最低線(최저선)의生活(생활)이있소.
朝鮮(조선)도 偉大(위대)한 寫實主義作家(사실주의작가)가나서 農村(농촌)의 暗黑(암흑)을 그대로 그려놓는다면 이와性質(성질)은 다를지언정 人類(인류)에對(대)한 絶望(절망)을이르키는데는 同一(동일)한効果(효과)가 있을것같소.
내 요새 가끔 優しさ가 가슴에 가득한狀態(상태)를 그리려하오 やさしい에對(대)한 譯語(역어)를發明(발명)해주오. 仙人掌(선인장)은 꽃이되었소그래, 七月二十一日(칠월이십일일) 龍喆(용철)
오늘은 君(군)의머리로 다리를매며 讚嘆(찬탄)이 대단합데다 나는 그것을목에감고 놀았소,
우리 정희 보소
편집날마다 편지한장씩쓰기도 文辭(문사)가 枯渴(고갈)해서 힘이드니 그럴지경이면은 글쓰는 러ᅄᅥ가 대체무슨소용이겠느냐는 의논이생기겠소. 어제는 또 즘마음을놓아서 하로걸렀지 본시 날마다 쓰기로한약속이라는것이 하로걸러큼씩쓰면 리행되는 무언중의약속이아니겠소. 그것은 물론그렇다손치고 밤사이라도
집안이모도 연고없으며 鍾逸(종일)이 一秒(일초)에일곱센치나 기게되었는지요 여기서는 오늘이南喆(남철)이 생일이라 미역국끄려먹었소 어제나는 達(달)이를 집에맡겨두고 송정리가서 머리깍고 죽니댁 한재댁 다녀들어왔지요 총시간은 세시간밖에 않들었으니 염녀놓소 종달이는 아즉도 기침을 콜록콜록해서 방에 가도아놓고지내오 구미도 좀 상해서 먹는것도 센치않지만 올때보다 말러가지고갈게 지금부터걱정이오. 明日(명일) 光州(광주)좀다녀 오려하오 九(구), 十一經(십일경)떠나려는데 아침車(차) 밤車(차)가 또문제요 스팀이있어 피웠다껏다하는데 피워놀제는 더워서 땀이죽죽흐르고 꺼놓면 얼마식은 다음에 다시 피워놓면 또 땀이나고하니 요전밤에도내가 땀을어찌흘렸는지 모른다오, 그래도 가기는밤에가는게 나을듯하고 아즉 질정하지못하겠구려.
돈이 그렇게 똑떠러졌으면 어떻게살겠소 이속에 살그먼이 十圓(십원)넣보내오, 土地問題(토지문제)에繼續的投資活動(계속적투자활동)은反對(반대) 이번만은 해둘수밖에없다는말슴 이만주립니다 三月六日(삼월육일) (昭和十年(소화십년)) 龍喆(용철)
貞姬(정희) 보이소
편집오늘여기 떠나는날아침
어쩌녁에는 늦게잤지오 그래도 아침에는 여섯시에 이러났소 마침 縮地劇團(축지극단) (日本劇硏格(일본극연격))京都公演(경도공연) 櫻花園(앵화원)구경을했지요 조선앵화원을못봐서 比較硏究(비교연구)를못해서 遺憾(유감)이요 晩喆(만철)이가 比較批評(비교비평)을할테니 들어보오. 그적게는 굉장한 行程(행정)을했지요 먼저大阪(대판)으로가서 大阪城(대판성)구경을했는데 豊臣秀吉(풍신수길)이가 築造(축조)한것 참말 宏壯(굉장)합데다 日本國力(일본국력)이 그때能(능)히 이런 土木事業(토목사업)을 할수있었다는 것을 보면 놀랬소 豊臣秀吉(풍신수길)의 畵像(화상)을보니까 ― 자 어떻게생겼을 듯하오 한번 알어마쳐보시오 바짝마르고 못나게생긴것이 이것이 日本史上(일본사상)의最大英雄(최대영웅)인가하면 나도말른것 悲觀(비관)않기로했소 살오르기소원아니오 그런데 요새 살도좀오른것같소.
三越(삼월)을 잠간들러서 寶塚(보총)(三四十里(삼사십리)떠러져있소)으로 少女歌劇(소녀가극)구경을 갔지오 이만한것이 그렇게人氣(인기)가있는가하면 우스운생각이나오 獨唱(독창)하나 변변히하는것없고 合唱(합창)은 梨花(이화)코―러쓰를 當(당)하랴면 아직멀고 舞踊(무용)이래야 그야말로 그럭저럭 人形(인형)같은것들이 나와서 女學校學藝會(여학교학예회)같이 에로티씨즘이있을까, 나원 모를일이라고 ツクツク)생각했소이다.
京都(경도)와서 京美人(경미인)이라기에 어디를가나 일부러 主義(주의)를 해봤지요 둘레둘레 야단하지마소, 會我迺家劇(회아내가극)때나 活寫(활사)나 寶塚(보총)이나 그中(중)에서는 寶塚(보총)이 좀낳고 그러나 失望(실망)을 할번했는데 어쩌녁 築地公演(축지공연)에는 完然(완연)히 程度(정도)가 틀려서 기쁜데다 이를테면 京都(경도)인텔리를 쏙뽑아논모양인데 눈에 띠이는 얼굴들이 많아요 이걸로봐도 美(미)가結局(결국) 얼굴뼈생김보다 그腦(뇌)속에 있는 情緖(정서), 敎養(교양)에서 나오는 表情如何(표정여하)에 左右(좌우)되는것이 더 크리라는것을 切實(절실)히, 이렇게理論的(이론적)이되여서야 어디 「戀愛便紙(연애편지)」의 模範文(모범문)이 될수있겠소이까.
당신 먹던약다되었거던 重澈(중철)이에게가서 또 얻어다먹고 어머니께 兩儀煎(양의전)다려드리소 우리애기들다 잘있는가. 三月二十五日(삼월이십오일) (昭和十二年(소화십이년)) 龍生(용생)
貞姬(정희) 보오
편집밤새 집안에 별연고없기소원이오 우리는 그날무사이왔지요 종달이가 먹겠다는것이 어찌 많은지 타자마자 빵한봉 만주한봉 사이다하나 우유에 변또까지 路費(노비)를굉장히 많이썼소이다 와서도 밥을잘먹소.
아버지병환은 거진나으셔서 손가락끄터리만콤만 차올르면 完治(완치)되겠으니 그만이나 목에 멍울이 굉장히커져서 걱정지경이오 前(전)에 잡숫든丸藥(환약)을 湯藥(탕약)해서 本格的(본격적)으로 잡숫는中(중)인데 이제좀 크는것이 中止(중지)된듯하다하시오 서모도 기침에 오래보대끼는中(중) 未差(미차)한편이고 열울댁이는 젓몸살等等(등등)에 좀보대낀다하오 수곡할머니 송정리제사에 가셨다가 어제저녁에야 오셨는데 밤에 열울댁으로 가셨소 무장어머님 별로대단히 아프지는아니하시고 그외에는 다들잘있는가보오, 종원이 산술과국문이 잘못한다고 어제부터 내게로공부온다오 종대여전하고 용진이한창이쁘게구는데 따님이 아직은 에쁘지못한편으로 공논이오, 여기는 농사는전에없이잘되었는데 베여드릴때 비가많아서 곡수받는벼가 흙투성이된 놈 싻난놈해서 말성이 많다고하오.
위선이만쓰니 짐작하시오 난로는어찌했소 어머니 肝油(간유)도 繼續服用(계속복용)시켜드렸으면 애기들약도 잊지말고
나는 여기서 며칠먹고자고하면 살이좀 찔상싶소 제일 뜻뜻해서 몸이활발하오, 치워서 옹구리고 들어갈생각은 아직나지않소 써야할날 하로늦어서 (昭和十二年十一月二十八日(소화십이년십일월이십팔일)) 龍生(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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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起悌氏(장기제씨)에게 보낸 글
편집我等が あの日の話と步は愉快なもでした 我等の心靈は互に近よる樣でした それが かくも 突然に切斷されるとは! 私は自由を失つて居ります 危險なまもりものが 多くあります 我等の途は 今は らんでぶ―の外はありません 傳染病室とか云ふ けつたいな名の建物の前二三十步の處枝の茂つた古木があります そこでは 每晩ナイテイソゲルの 音樂がありますが 私は只あなたのギタ―をそこにきゝたいのです その眞向ひの窓たあなの苦心の人形が お見えに なるでせう 我等は甘き らんでぶ ― に ひたるでせうよ あなかし こ熱は三十九度です 此はたはことぢやありません。 昭和七年七月十四日(소화칠년칠월십사일) 龍生(용생)
인제야兄(형)에게 몇字(자)적어볼가합니다
대단히 어려운편지라고 책망하시겠읍니다 상제님에대한 문안은 따로드리지 않겠읍니다. 柳君(유군)과李君(이군)에게보낸편지 얻어읽어서 대강소식은 짐작하고있읍니다마는 요새는 더욱이 추수니 무엇이니 재미있는일도많겠읍니다 近況(근황)이 듣고싶소이다 나는그저 그렇게 지나지요 鍾達(종달)이도 무척커서 인제걸어다니면서 작난하고놀만합니다 여름에 집에다녀온뒤 나는 서울와서 어떻게 자조알른지 걱정스러울만도합니다 가을에는 큰決心(결심)을하고 東京(동경)을가서두어달있다 오기로했지요 갓다와서봄에말하든雜誌(잡지)를 하량으로, 九月(구월)에가서 十月十一月(십월십일월)올나량으로 軒求(헌구)하고같이 떠나기로마쳤든것인데 好事多魔(호사다마)라고渡航證明(도항증명)을못얻었지요 去年事件(거년사건)때문에 그바람에 セツカク計劃했든것이다オヂヤン 그래요새는 雜誌(잡지)이야기가 다시익는中(중)이지요 될수있으면 十一月中(십일월중)에 한號(호)를 내량으로 筆者範圍(필자범위)는大槪海外文學派(대개해외문학파)에 詩文學一派(시문학일파) 거기 李敭河(이양하) 帝大(제대)의崔載瑞(최재서)쯤 隨筆(수필)조곰 詩(시)(創作(창작)번역)그러고는西洋作品(서양작품)의 飜譯(번역)과評論(평론)의飜譯(번역) 섯불리 우리네가硏究(연구)한것보다는 저이끼리의評論(평론)을번역하는것이 오히려좋을듯해서 讀者(독자)니 後進(후진)의指導(지도)니 다 그만두고 우리끼리冊(책)보다가 대단재미있어서 동무들보고 자네도 이것좀읽어보게의態度(태도)로, 印刷(인쇄)는二三百部(이삼백부)해서 한다섯部(부)팔셈잡고 資本(자본)은많지못하니 冊(책)은 자연작어져서 三十頁以上五十頁內(삼십엽이상오십엽내) 詩隨筆(시수필)은 조곰식이라도每號(매호)실릴테지마는 그나머지頁(엽)는 한가지作品(작품)에다 提供(제공)해도좋고 않해도좋고 이것저것의比例(비례)를 마춰나가는일은 그만두기로,
우리가 文藝作品(문예작품)을읽는것은 우리의精神的糧食(정신적양식)이되거나 기쁨을 위해서나 그래야할겐데 朝鮮産出(조선산출)되는것은 一年(일년)내읽어야아무재미가없으니 하다못해外國(외국)것이라도가지고 우리의 文藝的(문예적)기쁨의材料(재료)를 삼어야겠다는 것이지요.
原稿(원고)가 어떻게모일런지 時(시)と時論(시론)을 추린것같이만 되여도 좋겠는데
兄(형)도어디 一臂(일비)의힘을 애끼지마십시요 短篇小說(단편소설)같은것 참으로 재미나게 읽으신것없읍니까 隨筆(수필)좀써보시요 自己(자기) 雜誌(잡지)로알고 애좀쓰십시요.
劇硏(극연)은 이번柳致眞作(유치진작) 버드나무선洞里(동리)의風景(풍경)(一幕(일막))에 피란델로 바보 一幕(일막) 처음에 사람도없고 그것만할가했더니 또公演(공연)이승겁다고 貧民院(빈민원)을더하기로했답니다 亦是波瀾重疊(역시파란중첩) 柳君(유군)의고생이 많지요.
女子戰線(여자전선)이金福鎭氏(김복진씨)남고는 全部移動(전부이동) 그래도 인제하기는하기로 되었읍니다 十一月中旬頃公演(십일월중순경공연)되겠지요 柳君(유군)이張兄(장형)원망좀합니다 플라타느는 大盛況(대성황)이여요 柳君(유군)이 마담노릇까지하지요 龍君(용군)도 都染洞(도염동)이없어진 뒤 갈데가없어고생하다가 요새는 플라타느에가 가끔혼자앉었지요 軒求(헌구)는가 네가네하고 무척애쓰더니 인제二三日(이삼일)사이에는 정말가는가 봅니다.
친구간에라도 너무오래막히는것 좋지않은 줄알면서도 그리됩니다 荒筆(황필)짐작해보시요. 昭和八年十月二十三日(소화팔년십월이십삼일) 龍生(용생)
太陽(태양)의 스피―드도 곳을따라다른가보오 兄(형)의글을 읽은것은 어적겐데 그놈이 아마벌서 열번이나 도라갔나보오 年末(년말)이닥쳐도 寥寂(요적)한줄도모르고 感想(감상)한편 없던몸이 林和君(임화군)까닭에 공연히 世事(세사)를 위하야 詩評(시평)을쓰노라분주하오.
兄(형)도 아마 世事(세사)를 우려하야 剌戟(자극)을주고싶은 慾望(욕망)이 勃々(발발)한모양이구려 거름이 되겠다고 한것은 벌서 김나간 옛말이지마는 剌戟說(랄극설)도取(취)할곳이없소 大丈夫(대장부) 본시疎懶(소라)하야 行動(행동)을하직하고 萬年筆原稿紙(만년필원고지)로空想(공상)의나라를 유람하는것이 우리네일인데 深夜(심야)의 告白(고백)을내버리고 行動主義者(행동주의자)로 變節(변절)이 웬일인고! 行動主義(행동주의)는主義者(주의자)에게맡기고 어디그心感(심감)을任意(임의)로쓸自信(자신)이있다니 自信(자신)이있거던 써보구려 エ,ヘ,ダ.
信仰(신앙)이없는 修道士(수도사) 참좋은發見(발견)이오 내가그말을採擇(채택)해두기로 작정했으니 양도가어떻소 共有(공유)가물론 害(해)로울배없지만 信仰(신앙)없는 修道士(수도사) 내 간번여름에 德源(덕원)가서 修道院見學(수도원견학)을하로쯤했소 信仰(신앙)없는 修道士(수도사) 修道院(수도원)없는修道士(수도사), 이것은안되나?
무엇을위한修道(수도)……를目標(목표)로하고? The Fountain에 그러한作家(작가)가 主人公(주인공)으로 나오지마는 우리가 그것을 꼭바라고 살수있을까 싸 ― 닌主義(주의)의修道士(수도사)! 그또한 우스운지고.
競鬪(경투)에對(대)해서는 正式(정식)으로 受諾(수락)한다는 回答(회답)을 發送(발송)하기로했소 受諾書無慮數人(수락서무려수인) 연치, ハト, 쥐에말까지끼고珖(광)과勳(훈)만未詳(미상)이오 永郞(영랑)에對(대)해서는 웨그리 어려워하오 반드시分析(분석)을해야하고思想(사상)을, 技巧(기교)를해야하나 요새芝溶(지용)을 위한騎士(기사)가 여럿인데 아모리 파묻혀있기로 永郞(영랑)을위해서는 한사람의騎士(기사)가 어찌 必要(필요)치않을까 제아모리 시골구석에서 아모렇지도 않다는듯한 얼굴을하고 있어도 アニ サビツカラザランヤ 昭和十年十月二十日(소화십년십월이십일) 龍生(용생)
🙝 🙟
발서 몇일인가 나는그동안에 消化不良症(소화불량증)이없어졌네 兄(형)이 가시던翌日(익일)인가 저녁床(상)을 받었는데 夕刊(석간)이와서 들추니 劇硏公演評人物(극연공연평인물)은 例(예)의 金文輯(김문집).
金文輯萬(김문집만)세! 가라사대 劇硏(극연)에가서 세개의 사과를 대접받았는데 그中(중)첫째는 내平生(평생)먹든 中(중) 最下等品(최하등품)이라고 그러고 攻擊攻擊(공격공격) 만세가아니고 무언가 君(군)이 그런暴論(폭론)을할수가있나 내가 그런結論(결론)을 할수가있나.
金文輯(김문집)그自身(자신) 中央日報座談會(중앙일보좌담회)에서 보았는데 사람은 좀덜된데가 있는듯하나 좀痛快(통쾌)하고ヅウヅウシイ하고 ゴロツキ하고 그렇데 劇硏(극연)은 모든計劃(계획)이急轉直下(급전직하)로 柳致眞(유치진)이나와서 어둠의힘演出(연출) 十二月十八日(십이월십팔일)에公演(공연)하고 洪(홍)은東劇(동극)에就職(취직), 張起悌上京日(장기제상경일)도 一個月繰上(일개월조상)되지않겠나 令郞詩集(영랑시집)이 나거던 評(평) 하나지금부터준비하고 기다려주오. 위선이만 昭和十年十二月三日(소화십년십이월삼일) 龍生(용생)
🙝 🙟
요새 시비가많소 남이앨써맨든 冊(책)을부쳐주어도 쓰다 달다 말한마디없으니 그게인사냐고 아무래도 시굴 무지랭이버릇이라 그래 이제야 上來(상래)한, 그罪(죄)어디比(비)하기도 어려운令郞(영랑)의무슨會(회)쯤이 열리기로되는데 鳩(구) 大(대) 異(이) 晋(진) 芝(지) 龍之類(용지류)가 모여서 協議(협의)한結果(결과) 獐(장)에狗(구)에猪(저)를 어른으로 모시기쯤爲主(위주)하니 窟(굴)속이좀뜻뜻한생각이있거던 꼬리를떨고 이러나보는게若何(약하) 이번土曜(토요)를爲期(위기)하고 昭和十一年五月十一日(소화십일년오월십일일) 龍生(용생)
🙝 🙟
兄(형)아 이렇게 事務的(사무적)인 쪽지까지를 容納(용납)하실 雅量(아량)이 게십니까 靑色紙宣戰文(청색지선전문)은 日前(일전)에 받아보셨겠지요 개꼬리三年(삼년)묵어 머이못된다고 또 이어슬픈 文壇從業員(문단종업원)노릇을 시작해볼가합니다 發行責任(발행책임)은 도통 彰文社(창문사)에서 지는데 月刊五十頁式(월간오십엽식)을編輯(편집)해서 넘겨주기로되었읍니다 飜譯(번역)과創作(창작)을半豫算(반예산)하고 詩(시) 隨筆(수필) 小說(소설) 硏究(연구) 評論(평론)에 亘(긍)해서 될수있는대로 누어서 읽기는 힘드는 것으로 채워볼생각입니다 잘잘못은 그만 두고라도 앞으로 爲先一年(위선일년)동안 장수를 채워낸다는것만 큰일입니다.
兄(형)은무엇으로 이俗擧(속거)를 援助(원조)하시겠읍니까 自己(자기)페지를 따로 두페지나 네페지 占領(점령)해서 名論卓說(명론탁설)을 맘대로 展開(전개)해보셔도좋고 이것이 上望(상망)이고 그렇지않다면 쓰고싶은말을 때때로 쓰는데 每號(매호)걸르지않도록 一號(일호)를三月中(삼월중) 發行(발행)해볼생각이니 原稿(원고)는 十五日(십오일)안으로.
コノ哀レナル編輯쟁이를助ケ給ヘ
永郞(영랑)이 日前(일전)에와서 엘만듣고 四五日(사오일)놀다갔지요 鳩(구)의設(설)로 兄(형)에게對(대)해서도公演(공연)한期待(기대)를 가졌었지요 이놈도 덕분에 엘만 구경했는데 그야말로 구경이라 뭇솔리니 할일없는 그頭相(두상)과 火焰(화염)같은 그態度(태도)에 感歎(감탄)했을뿐 귀는 베토벤 못지않게 悲觀(비관)입니다. 昭和十二年二月二十八日(소화십이년이월이십팔일) 龍生(용생)
🙝 🙟
서울서 편지받고 京都(경도)와서 答狀(답장)쯤쓰게되니 旅行家(여행가)의 本色(본색)이躍如(약여)하구려 宿望(숙망)을 達(달)한셈이나 오늘까지受驗護衛(수험호위)의任(임)을마치고 二三日(이삼일) 琵琶湖上(비파호상)에 떴다가 東京(동경)갈생각이오 九重(구중)구름속에 숨었는지 美人(미인)은 눈을굴려도 보이지않고 遊覽(유람)뻐쓰 하로終日(종일)에본것은 神社佛閣(신사불각)이오 얻은것은 疲勞(피로)요 헌冊(책)이나 좀얻어주을가했더니 完全(완전)히失望(실망)이오 Yellow Book 열세권에 三十圓(삼십원)주고샀소 Opium Enter 의 일러스트레숀마는 豪華版(호화판)이있기에 샀으나 揷圖(삽도)가 그리좋은줄 모르겠고 Leopardi의 傳記(전기)한권 Non posso, non posso pia della vita. I cannot, endure life any longer. だそうな ― と云ひたげに 俺を放つといてくれと 君は云つたつけ 反駁したい氣持もないんだが 云ひたい事が あるんだこれだけ無爲徜徉の地獄と云ふのが あるんだつけ 今の我等程 これで苦しめられたものが 甞つてあつたかね 惡魔の囁きがあるんだ わが同僚諸君をして金鑛より自殺を懷はしめ 出來得べくんば世界の同類を毒殺したい この虛無と絶望の歌への念願.
君は詩人へも一度と云ふ ギリシヤの暴君の喩を以て叱るのかね がこの滔々たる俗物主義「現實への關心」に戰爭がしたくなる.
もつと旨く云へる䒷だけれど 氣持惡い程 abruptなこの云ひ方, 何だかもつと長く云ひたいこともあつた 䒷 だが 今夜も 僕は疲れてゐる 待河淸 頭が はつきりするのを對つより これだけ云つて 君の察しを 乞ふことにしよう. 昭和十二年二月二十八日(소화십이년이월이십팔일) 龍生(용생)
この花封筒は如何思召す.
張 兄
水谷八重子に プロポ ― ズする事に決心したんだけど 協はなかつたら 三原山に上る事にするよ 芝居も達者だけれど いゝ世話女房になれると思ふね 藝術家より. 崔も そらいふ風に思はれるし 女は臺所かね. 山本安英さんは京都で 櫻の園があつて 拜顔の榮を得たが やせて見るにも傷ましかつたね 金女史よりもずつと. 芝居も 東山千榮子より見劣りがしたよ. こんなの 一 二 見てゐたつて ちつとも樂しくならん 東京も そう 變つてるとは思はんし 街に 出ても 女が そう美しく なつてるとも思はん そらね女は差間ひでないと 分るもんかと 仰つしるぢやらううむ それはそうたらうよ まあ しかし どつちみち つまらないさ そのとでも云つ とくよ ほんとに又書くぜ. 弟達が多すきるよ 弟に從弟に 外從弟に永郞の弟に こう四角帽の四つに 圍まれては 色氣のないこと夥しい. 十二年三月三十日(십이년삼월삼십일) 龍生(용생)
G. L. Biekersteth : Poems. James Thompson : Operette Morali
此二行事務後當有數行馨語(차이행사무후당유수행형어)
嗚呼心爲俗務所虜無路(오호심위속무소로무로)
辨出如是馨語兄其赦之(변출여시형어형기사지)
歸臥舊巢心唯平安(귀와구소심유평안)
體唯肥大是祈(체유비대시기)
- 昭和十二年五月一日(소화십이년오월일일) 龍生(용생)
지난번 松汀(송정)서投函(투함)한彼旅行的葉書(피서행적엽서)는 그때入手(입수)하셨으리다 一金一錢(일금일전)의避(피)치못할被害(피해)를 有信(유신)하면 다음書留(서류)를 부치오리다 鑛業家的任務(광업가적임무)를 채마치기도前(전)에 阿父的義務(아부적의무)로 急遞召還(급체소환)되어가지고 三兒等連繼紅疫(삼아등연계홍역)에 한二十日汨沒(이십일골몰)했소이다 이제 鑛業家的任務(광업가적임무)도 利害間淸算(이해간청산)키爲(위)해 淸算(청산)해버렸으니 일로부터 作家的(작가적)(?)혹은可憐編輯人的事務(가련편집인적사무)에 손을대볼까하나이다 일로써 人類(인류)에 貢獻(공헌)하는가하오니 마음에 足給(족급)한바이있읍니다.
이쯤썼을지음해서 金君(김)이와서 베토벤을보러갔었지요 그이튿날 Last Horizon을 보러가고 또그 이튿날 Le Bonheur 를 보러갔지요 좀數學的(수학적)으로 말하자면 한줄과 한줄사이에 사흘의間隔(간격)이생겼읍니다 한나절 구경하고나면 고단해서 한나절은자고 한나절구경하고 한나절자고 That's the ideal life인가요 Nincties 의 ideal life 揷畵(삽화)가생각납니다 베토벤은 音樂(음악)이 添物(첨물)쯤않되고 너무骨子(골자)를 이룬것같애 내겐 過分(과분)한映畵(영화)입디다 かりそめの幸福(행복)의 보아이에는 沙漠(사막)의花園(화원)의 보아이에와 그야말로 한사람입디다 모르레보다는 디트리히가 좋으니 結局(결국)은沙漠(사막)이幸福(행복)보다 나은셈이지요 요전 四葉(사엽)클로버의稀貴性(희귀성)에關(관)해 言論(언론)된바 있는듯한데 제가 여기그平凡性(평범성)을實證(실증)하려합니다.
써어떻다하느뇨? 대개는 어덴지 찌부러지고 甚(심)하여는 五葉(오엽)의極刑(극형)까지 생각노니 이러한 장사를하면 어띨가 합니다 또잘못하면 몇일이묵을지 이만 올립니다. 昭和十二年六月三日(소화십이년육월삼일) 龍生(용생)
南行車(남행차)로 낮에떠난분을 追擊(추격)하는셈입니다 그러나 일곱時間(시간)의差(차)를 어데서短縮(단축)시킬넌지 一夜之變(일야지변)도아니오 陰廿日(음입일)이면 上京(상경)하신다던 オヤヂ의便紙(편지)뒤를이어 병환이니 내려오라는 庶母(서모)의편지 그래 이리창황한길을가오 太田(태전)을사고지내고 松汀里(송정리)를 다왔소. 昭和十三年一月十八日(소화십삼년일월십팔일) 龍生(용생)
귀하신祈願(기원)이 맺혀진 마스콭머리마테 놓았읍니다.
네 쉽게 이러나겠읍니다.
단지慨歎(개탄)할바는 籍(적)을文(문)에두고 생각을千古(천고)에 달린다는 者(자)로 이生死(생사)의界線(계선)에서 한개 高尙(고상)한感動(감동)이없다는것입니다 이鈍感(둔감) 아니 이 泰然(태연)의原因(원인)이 決(결)코 龍君(용군)의修養(수양)이나 得道(득도)에서가아니라 單純(단순)히血型(혈형)O라는데 因由(인유)한다는것이 不幸(불행)하게도科學的證明(과학적증명)을 얻었읍니다 이만큼 無心(무심)히 병을 對(대)하니 제아모리 妖女(요녀)라도 물러날수밖에없을줄압니다 몸은비록 寢臺(침대)에누었으나 藥(약)은 主(주)장 漢藥(한약)을씁니다 二三日(이삼일)이면 醫員(의원)이장담하는 大藥(대약)이지어질터이니 그때부터 本格的差癒(본격적차유)에 들어가기로합시다. 昭和十三年二月十日(소화십삼년이월십일) 龍生(용생)
李軒求氏(이헌구씨)에게보낸글
편집鳩兄(구형)
오자마자 妙(묘)하게 數日(수일) ねてしまつて집에서는 大警重病人(대경중병인)あつかひ 書見 文かき等 嚴禁(엄금)형편입니다 내생각에는 그저그만한데 밖에서 보기에는 그저그만한모양이 아닙니다 劇硏(극연)번역을 도적것으로하느라고, 미안한생각만있고 어쩔줄모르겠읍니다 기관紙(지)에 낼글은 아무나 맡아서 쓰시도록하지요 지금 이모양에 쓸것같지못합니다 上京日字(상경일자)도 如意(여의)치못할것같고 괜히 내러왔든가합니다 久兄(구형)일은 李晶來氏(이정래씨)에게 付托(부탁)해왔는데 準備(준비)된기별있기 기다려서 兄(형)에게 電(전)으로라도 알리겠읍니다. 요전 시굴서는왔었는데 또어디가지나 아니했나 한번 들러보아만 주십시오.
내 한가지 걱정이있는데 (누어서 일걱정이라는것이지) 賣買委任狀(매매위임장)에 정말賣價(매가)를 적은것이라면 久氏(구씨)에게 떨어질것이없을것이고 그委任狀(위임장)에 價格規定(가격규정)이 없으면 將來鑛主(장래광주)가 말성거릴것 같은데 이難關(난관)을어떻게 벗었는지 알고싶습니다. 위선 안녕하시고 일잘되기빕니다.
- 고처적지요. 昭和九年三月二十三日(소화구년삼월이십삼일) 龍弟(용제)
鳩兄(구형)
편집주신글은 지금받아읽었읍니다. 모든일 그렇게如意(여의)하게 되는듯하니 멀리서도 기쁘고 더욱궁금하기도합니다. 실상 어제형의편지를 기다리다가 그냥지냈읍니다. 오늘은 편지받고 곧電報(전보)쳤으니 아마時間(시간)이 늦으니 찾아쓰기 어렵겠지요. 나는 極度(극도)로 衰弱(쇠약)한데다가 劇硏(극연)일이 하로七八時間(칠팔시간)되니 도시恢復(회복)이않됩니다 上京(상경)은 豫料(예료)보다 좀 늦어질밖에없을듯합니다 이만 주리겠읍니다. 昭和九年三月二十六日(소화구년삼월이십육일) 龍弟(용제)
鳩兄(구형)
편집요새는 視務餘隙(시무여극)이아니라 視務餘劇(시무여극)으로지나겠소그려 奔餘忙餘(분여망여)에 밖에는 눈보라가쳐드 兄(형)에게 氣分(기분)좋은 하로하로가 있기를빕니다 그래우리狗猪兄(구저형)은 約束(약속)대로 上京(상경)하고 또計劃(계획)대로 懷中金(회중금)을 剝奪(박탈)해서 老婆(노파)에게 貯金(저금)을시켰소 듣고싶은消息(소식)이올시다 公演(공연)날 아침이라도 대여 보려든것이 인제는 아마 틀렸는가봅니다 詩苑(시원)에 글못써줘서 罪悚(죄송)하고 櫻花園(앵화원)구경이라도 못가서罪悚(죄송)하고 시굴날은 거저 無事(무사)합니다. 昭和十二年十二月五日(소화십이년십이월오일) 龍生(용생)
趙貞順氏(조정순씨)에게보낸便紙(편지)
편집뉘 京都(경도)와서 무얼 봤음마 하면 경도란 神社佛寺(신사불사)사이에 틈틈이 사람들이끼여삽데 하게스리 이게많소이다 그러나 그京美人(경미인)이란 九重(구중)구름사이에나 숨어있는지 두루봐도 않보이고 오히려 서울사람이 그리워질뿐입니다. 昭和十二年三月二十日(소화십이년삼월이십일) 龍生(용생)
오늘奈良(내량)을갔었지오 잔디가 정말로 좋와요 거기서 사슴과사괴였지요 數(수)없는 사슴들 이놈들도 菓子(과자)나콩을 잇대여주지않으면 다라나버려요 장사치도數(수)없이 많고요 뒷山(산)이 그리깊지도않이헌데 保存原始林(보존원시림)이되어서 樹木(수림)이 장이茂盛(무성)한데 그사이에도 사슴奈良女高師三年(내량여고사삼년)이 무던해보입데다 여기 따넣은꽃이馬醉木(마취목)이라고쓰고 アシビ라고 읽는대요 한두길 따복이 灌木(관목)으로 자란 우에다닥 붙은꽃이 香氣(향기)도 아카시아 香氣(향기)비슷 아주달큼해요 女高師卒業期(여고사졸업기)에 이꽃이滿發(만발)해서 이꽃의 香氣(향기)를 이꾀꼬리 같은 페스탈곳치들이 全國女學校(전국여학교)에가져다뿌려준다나요 이건勿論引用(물론인용)이지요 어제는比叡山(비예산)에가서 케블카 ―를타고 琵琶湖(비파호)를 바라보았읍니다 湖水(호수)가에 살고싶은생각이 가지록더합니다 도라도는길에 湖水(호수)를배도 한시간半(반)가량건넛지요 石山寺月色(석산사월색)이 琵琶湖八景(비파호팔경)의 하나라는것인데 望月樓(망월루) 곁에섰다 하날을치어다봤더니 햇슥한半月(반월)이 나를 나려다보고 있읍데다 안영히주무십시요.
二十五日(이십오일)에 晩喆(만철)이는 내보내고 南喆(남철)이와 같이 東京(동경)을 갑니다. 昭和十二年三月二十五日(소화십이년삼월이십오일) 龍生(용생)
여기는 말이 벌서몇일있으면 솔에바람소리가 달러진다고합니다 十日(십일)이지나면 水溫(수온)이달러지고 二十日(이십일)이되면 추워서고만이랍니다 사흘째더위가 話題(화제)거리를 그쳤읍니다 더구나 어제오늘은 날이엷게흐려서 아프개타지않고 몸을쏘이기가 좋읍니다 三日間熱心攻學(삼일간열심공학)한바 헛되지 아니하야 能(능)히數間(수간)을前述(전술)합니다 鍾達(종달)이도 물에親(친)해서 잘놉니다 밤에가려운게病(병)이지 鍾達(종달)이所願(소원)이두가지가特(특)히强(강)하지요 옥수수먹고싶은것하고 배타고싶은것 옥수수는 비록 하로한개의制限(제한)은있으나마 所願(소원)을 이루는데 배를 탈수가 없어서 배안태워주면 서울로간다고나를 위협합니다 오늘午後(오후)에 마침 남의배에붙혀타서 그所願(소원)마저이루웠지요 먹을게맛지않고 人口(인구)가좀적은게 흠입니다 너무쓸쓸해서. 더구나 女性(여성)에 이르러서는 貴(귀)하기가寶石(보석)에 비길배아닙니다 尹氏(윤씨)집令孃(영양)으로해서 이루어질희망도없는 사랑을가지고 사랑을가지고 다투기가앞을 서서 茶幕(다막)수브니―르 中心(중심)으로 小風波(소풍파)도 있읍니다 庫底(고저)도하로가서 叢石亭(총석정)구경이나할까하나 이루어질까 몰르겠읍니다 여기서一週日(일주일)이나채우고十一日(십일일)쯤떠날가합니다 釋王寺(석왕사)도數日(수일)들닐가하는데 요전말슴대로 釋王寺(석왕사)구경오시면 맞나볼수있을가합니다 釋王寺旅館(석왕사여관)은松仙館(송선관)이 제일낫다든가요 집안에서 모두그리워하실껄 休暇(휴가)껏 어리광이나 많이하다 오시지요 옥수수잊지마시고 재미많이보십시요. 昭和十二年八月七日午後(소화십이년팔월칠일오후) 龍生(용생)
永郞(영랑)에게의便紙(편지)
편집더워서 더워서 저녁밥이나 어이고나면 퍼더버리고지나네 그래도 獨房(독방)이 내自由(자유)의 全領域(전영역)일세 금년여름은 집에서 나볼랴네. 몸에 거리끼지않을만큼 工夫(공부)도하고 그러고 누이가 이왕 세상에서나서볼 예정을하는모양이니 特別注入敎育(특별주입교육)을좀시켜야겠네 누구를 무엇을 가르칠랴고 나서보면敎材(교재)를 全部(전부)스사로 편찬하고싶네 몹슬버릇인가보네.
「베―벨」의婦人論(부인론)을 같이읽는다고하는데 내게도工夫(공부)가 될모양일세 詩(시)도추려서 읽혀주네. コムミユナアル煙管(연관)도 에르테르의슬픔도읽혓네 今年(금년)에는 내가되려 詩人(시인)이된셈인가 兄(형)의 激勵(격려)까지받고 보니 英雄篇(영웅편)도좀더 느려야겠는데 이거또한못된 노릇으로 한번그목을넘기면 끝이이여지질 않는단말이야 될수잇는대로 쉬어떻게해보지 그대신 굉장한걸披瀝(피력)하지 요전에 漢詩(한시)이야기할때 내가빗을졌다고했지 하도 졸리기에 時調形(시조형)으로빗을땠지.
- 님을만나 (逢美人(봉미인))
꿈에늘 보든사람 너아니고 누구런가
이제처음보아 첨같지아니하니
언제부터 그리든 님이기로 이제뵌고하노라.
날신한 몸매모새 갸름한 닭이알얼굴
맑은별 눈동자에 상큼한 코ㅅ날이니
그아래 담은입조차 차마 엡버하노라.
- 愛美人(애미인)
(사랑하는마음으로)
애끼는맘과몸을 애낌없이 내맺기는
믿는맘 고은맘을 받드는맘 떨리나니 (此行(차행)뜻이통하는가)
얼굴로 어여삐 여기든맘 부끄러워하노라.
○
넓은이마 지혜롭고 흰살이 맑았나니
한점티여오는 옥이란들 어떠하리
조심히 어루만지어 참아놀줄 없어라.
×
(사랑받는마음으로)
수접은 부끄러움 잠간어데 가려두고
나리깔든 눈조차 작난스리 뵈네그려
손끝에 어리운사랑이야 말슴()되여하노라.
○
님의눈에서 흐르는이 이세상에 없는복이
님의품에 안긴몸이 불사라져 사라지리
이중에 않사라저 남으면 큰일인가 하노라
×
(사랑을 이룬 마음으로)
하날도 웃어주고 해ㅅ님은부러하소
수접은 큰애기 별님들은 숨어주소
그님을 안았든 이두팔에 기쁨가득남았네.
○
어제같이 가난튼맘 온세상이 가수롭네
백두산 꼭두에서 웨쳐본다 싀원하리
세상아 날우러러보소 님의사랑이라네
- ×
- 님을그리여 (憶美人(억미인))
비소리 나무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에
기리는이 나뉜님을 어늬한때 잊을줄이
꿈에야 부러맞나뵈려니 잊고살줄없어라.
○
봄날이 질겁단이 모도다 거짓말이
숲사이 새소리가 시름만 자아낸다
님이야 한님뿐이어니 마음어디붙히랴
×
(님을떠러져)
산이야 멀다하랴 물이야 깊다하랴
하로밤 꿈길에는 얼른다녀오는것을
이자리 못뜨는몸을 안타까워하노라.
○
내마음 모진줄이 님떠나 모진줄이
이님을 떠나이고 목숨어이 남단말이
님께야 받힌목숨이니 끝내기려 보리라
이만큼 하로 아츰에 빚었으니 戀愛詩人(연애시인)도 넉넉하지만 明眸皓齒(명모호치)의對象(대상)이 具體的(구체적)이 아니라그런지 어찌槪念的(개념적)이여.
漢詩總作(한시총작)이 열首(수)야 밑천이 짤를듯해서 一先づ切上げる했지 할말 한자리 없든것도 韻字(운자)를 눈앞에펴놓고 한時間(시간)쯤 맛보랐기하면 그래도 네句中(구중)에 그럴듯한 소리가 한자리쯤은있어 오늘 喜雨詩(희우시)의첫머리 ―
비젖은 닢사귀는 반득반득 빛이살고
춤추는 가장이는 나붓나붓 절을한다
닙은옷 비마져보져 (非常に明るい氣持になつて雨に濡れて見たい樣な)꽃빛산틋하여라.
細雨活葉誇榮生(세우활엽과영생)
輕風舞枝感天情(경풍무지감천정)
田潤不厭衣沾濕(전윤불염의첨습)
山昏却喜花鮮明(산혼각희하선명)
이만큼 늘어놓았으니 자네에게서 좀더긴놈을要求(요구)하여도 괜찮을듯하여. 애로데리고 짝짝궁이나 많이하고 고은색시생각은 자그만치하면어떠료 喜雨(희우)의비가 온듯하지도 않어서 벌서 개려고하네.
花明先生案下(화명선생안하) 詞(사)은 이라고 할까! Ha! 그런데 啄木(탁목)의 dedication에 보니까 金田一京助(금전일경조)가 花明(화명)이드만 그러나 저편이 無名(무명)이니 관게없지 29, 6, 10 龍爺(용야)
29 ― 6 10 龍爺(용야)
永郞兄(영랑형)
편집요전雜誌(잡지)받고 곧좀 쓰려든것이 그러저럭 잊어버렸어 요새 우리동생들하고 노너라고. 그럭저럭. 향철이가올제 부탁을 했더니 童謠選集(동요선집)을 가지고 왔겠지 그런데 나는 지용이에게 갈수록 호려지는셈일세 “해바라기씨”라하고 이런게있어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통이 참새 눈감기고
해바라기 씨를심자
눈아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뒷발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자고나면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동안에
햇빛이 입마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악시인데
사흘이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캑지르고 간놈이
오오 사철나무 닢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이다 (92)
어쩐지 밝은 유머가있어서 유쾌해 그外(외)에 無名二三人(무명이삼인)에 혹좀 才分(재분)이 뵈는듯도한게 더구나 七五調(칠오조)에 가서는 字數(자수) 마치느라고 아니해도 할말을 작고느려서 골이아퍼. 日本童謠集(일본동요집)에서 西條八十其他(서조팔십기타)의七五七(칠오칠)을 읽어보면 七五(칠오)줄을 모르고 自然(자연)스럽게 읽을만한데 우리七五調(칠오조)는 어찌그리 잡어느린게뵐까 맨도는사람의 솜씨의不足(부족)인가 우리말은 바침이드려가니까 같은音節數(음절수)라도 time이 기러서그럴가.
高長煥君(고장환군)이實際編輯(실제편집)인모양인데 自作(자작)에별로 取(취)할게없고 韓晶東(한정동)에게 좀더앳띠고 쌈박한게 있을줄 알었더니 별로없어 그런데 내아오(열살된)가 있지않은가 첫날徐德出(서덕출)의것을 하나외이라고그리다가 그럭저럭 좀더많이의여보일 생각이있어서 童詩集(동시집)(나는 이말을 더 좋아하네)을 選編(선편)하랴다가 우리 童謠集(동요집)만 가지고는 不滿(불만)해서 日本童謠集(일본동요집)에서 約二十篇(약이십편)번역해서 한四十篇(사십편) 한권을맨드러주었네 從弟(종제)하나와 둘이의이는데 재미나게 외이는 모양이야. 島本赤彦(도본적언)에서 셋을譯(역)했는데 유모어가 있어서 아히들이 좋아하데 白秋(백추)건모두모두 같어서 어느걸추릴줄 모르겠데그려 너무싱겁기에 나도하나 있어야겠기.
하날을 바랫고
달도 조맘때가 맛치이뻐
반이조곰 덜되여 초일햇날
열살먹은 우리처럼 예쁘겠지
별도 조만한게 사랑옵지
너무 많이나면 눈이 아릿아릿해
은하수가 안보여 서운하달까
솜것을벗고 겹옷을 입으면
기뿔듯한요새는
양지짝이 퍽도좋아
마른 잔디밭을 오비면
포릇 포릇한 놈들이 내밀고나오지
二段三行(이단삼행)이 잘붙지를않고 一二段(일이단)과三段(삼단)이 좀 석그러서 三段(삼단)을獨立(독립)한 詩篇(시편)을 만드러야할까 한번 죽써버리면 더整齊(정제)된形(형)으로 쌓기爲(위)해서 努力(노력)한根氣(근기)가없네 이根氣問題(근기문제)가 큰문제일세 글씨를 한줄만써도 좀 힘드려쓰면 처음과나종이 체가달러지데그려.
이런것이 한材料(재료)의程度(정도)에 벗지않었지만은 무릎쓰고 적는것은 兄(형)에게答禮(답례)의意味(의미)와 또하나는 무어랄까 兄(형)의潔癖(결벽)이랄가에對(대)한抗議(항의) 한번推敲(퇴고)를하면 그前形(전형)이 남에게 남어있는것도 不滿(불만)히 여기면 自己筐中(자기광중)의 舊稿(구고)까지라도 燒却(소각)해버리는. 나는 지난번康津(강진)갔을때 兄(형)의舊稿(구고)에對(대)한 興味(흥미)를 많이가지고갔다 실상실망했네 지금의整齊(정제)된詩形(시형) 전의オモカゲ를接(접)하야 닦어지기전 흙 묻은寶石(보석)의 形態(형태)를살피고 또거기서 이제로 整頓(정돈)되여나오는 詩態發展(시태발전)을 내딴엔 硏究(연구)겸 좀보려든것인데, 그사 衣冠(의관)을整頓(정돈)한뒤에 비로소 外人(외인)을대하는것은 우리東方君子(동방군자)의 禮道(예도)이지마는 그러지 않어도 괜챦은ウチワ同士(동사)는 있어도좋지않을까 김에 ボロ를좀더 내놔볼까.
- 心德追想(심덕추상)일세
그대와 한자리에 나달을 보내올제
하날도 푸르러 우음에장겼으나
님이라 부드롭기는 생각밖기옵더니
배힌듯 나뉘옵고 말삼없이떠나시니
하날이 물에닿아 다시 뵐길바이없어
님이라 거침없이불리 야속하야합내다 —序(서)—
五百年(오백년) 풍유으스림 하다는 모래텁을
나란히 거닐믄 모래알만 밟음이런가
님이여 흐르는 노래를 걷어잡아 무삼하료 (漢江岸(한강안))
사람소리 버레우름 섞여남도 한햇여름
높은목청으로 강물을 놀랬거든
님이여 하날을바라고 우음이나마소서 (漢江神社(한강신사))
이마당 가운대서니 달도또한가이없다
묶인발 푸는듯이 가벼운 뛰염거리
우리는 하날의그림자 춤추는가싶었네 (장춘단의딴스)
序詩外(서시외)의 十餘首(십여수)는 되여야할터인데 이걸 하로저녁해놓고는 그만일세 마음이 계속되지를않어.
梁柱東君(양주동군)의 文藝公論(문예공론)을 平壤(평양)서發刊(발간)한다고말하면 이에妨害(방해)가 될듯싶네 그러나 通俗爲主(통속위주)일게고 敎授品位(교수품위)를 發揮(발휘)할모양인가보니 길이다르이 何如間(하여간) 芝溶(지용) 樹州中得其一(수주중득기일)이면 始作(시작)하지 劉玄德(유현덕)이가 伏龍鳳雛(복룡봉추)에 得其一(득기일)이면 天下可定(천하가정)이라더니 나는 지용이가 더좋으이. 文藝公論(문예공론)과 特別(특별)한關係(관계)나 맺지않었는지 몰르지 서울거름은 해보아야알지.
雜誌表裝愛誦(잡지표장애송)그대로 따다해도 좋겠는데 袒方(단방)에近代風景(근대풍경)의 無修飾(무수식)도 アツサリ하지마는 愛誦(애송)의頭飾(두식)은 나도取(취)하네. 나도二三(이삼)생각해보았는데 어떻든 몇號(호)내보았으면 싀원할까 誌名(지명) 丹弓(단궁)(丹(단)을赤(적)과같이불사람도있는가) 丹鳥(단조), 玄燈(현등)(너머神秘的(신비적)) 詩嶺(시령) (バルナシヤン의 련상이 좋달가궂달가) 우리말 單語(단어)가 좋은게 있었으면 제일 좋겠는데. 해바라기는 어떨는지 트집없기는 詩嶺(시령)이 나흔것같지만은 어느것이고 感覺的(감각적)은아니여서 산뜻하지는 못하겠지마는 오히려 트집적은것이 군容性(용성)의 순데에서낫지않을가 丹字(단자)가 우연 마음에드러서 내論文署名(논문서명)을 丹弓(단궁)이라고해도 좋을것같네. 꾀꼬리의 幽美(유미)는 그만두고라도 두견이목놓아울어서 조고만시골이 깨질듯한 놈이라도 얽어보이렴아.
실비단 問題(문제)에 대해서는 본시 가지고있든 感じ와사이에 어떤관계로 고치랴고하는지는 모르나 “실비단”이라는 名詞的形容(명사적형용)을 “보배론”이라고 明白(명백)히 形容詞(형용사)의 形態(형태)를取(취)하는게 더낳을지나는모르겠데. 그안에오든지 동생개학때 같이 오든지 해보지. 三月二十六日(삼월이십육일) 龍兒(용아)
日前(일전)편지받고 여지껏 분주해서 무엇에분주하냐고 이것은 上京後準備行動期(상경후준비행동기)일세. 앞으로進行(진행)할것은 全(전)혀 無定見(무정견)일세 이전冷洞生活(냉동생활)같은것이 무엇그리 시원할것이 있으랴마는 집에서 나온것만은 어떻든 大傑作(대걸작)이옵고 아즉도 工夫(공부)도 着手(착수)못했네. 아모래나 事業(사업)도事業(사업)이오 工夫(공부)도 工夫(공부)려니와 사람이란 즘생은 또한 질거움이 아주없이는 목숨부지하여가기가 어려울것같네. 어떤 方畧(방략)으로 그 엔쪼이멘트를 취할까 또享樂(향락)과 所謂事業(소위사업)이라는것과의 比例配分(비례배분)을 어떻게할가 이것들이 나의當面問題(당면문제)라 그중에도 어떻게取(취)할까가 코앞에 일일세 날이나 더 다수워지면 책이나몇권 싸짊어지고 山水(산수)나 찾어갈가 그것이 우리 홀아비의일일가 享雨(향우)를맞나서 아들자랑에 등쌀일세 너도맞나서 딸자랑은 자그만이 하기로 미리 分量契約(분량계약)을하고 맞나세 속상하네 「애로」는 조곰 보드라우나 밉게쓰면愛奴(애노)라겠네 그것도 해롭지않을까 나라는사람은 미천을 톡톡 떨어도 創作(창작)은나올곳이없네.
이밤에 고요히 나리는 가는비는
첨하게 듣는방울 헤이기도 하올듯이
행여나 남의우름아니면 이대도록 다수랴.
따에서 오르는김 품었느니 파란내맘
씻은듯이 빛이나고 돋우느니 푸른빛이
미칠듯 부둥켜안고 뺨을부벼 보오리
이런건 다입내요 戰作(전작)일세 創(창)짜는 과하옵시다고.
原稿 자네詩를 될수있는대로 벗겨보내게 創作家松岡先生(창작가송강선생) 推(추)천이라는것이 아니꼽지만 다른것이 없어서 獨特(독특)한廣告術(광고술)을 發揮(발휘)하지!) 改造(개조)는 받었지? ― 朴龍喆(박용철) ―
允植(윤식)이 어떻게나지내는가 矢張り そのヒヨロ長い寂しみの中で 獨り何かを囁いてゐるのか、 そして レコードに あこがれ ヰォロンに焦れてゐるのか あゝ傷しきかな 汝 朝鮮の詩人なれば 允植(윤식)아 새해도되었으니 나를보아라 지난 가을과 겨울을생각도해보자 龍喆(용철)이가 한해가을과겨울을 그렇게 지냈대서야 보지않는누가 고지드를라구 참으로 우수운 세월도보낸지고. 龍の墮落も極れるかな. 그末期(말기)에 하로밤 누어맨든詩作(시작)이있네 詩(시)야되었건않되었건 詩壇(시단)에올리지 않는대야 상관있겠나 자네에게나 公開(공개)하지, 여러해만의作(작)일세. 傑作(걸작)이 寡作(과작)에 正比例(정비례)하는것이라면.
1
나는세상에 즐거움없는 바람이로라
너울거리는 나븨와꽃닢사이로
속살거리는 입술과 입술사이로
거저불어지나는 마음없는 바람이로라.
2
나는세상에 즐거움없는 바람이로라
따에업드인사람 등에땀을 흘리는동안
쇠를다치는 마치의 올랐다 나려지는동안
흘깃 스처지나는 하욤없는 바람이로라.
3
나는세상에 즐거움없는 바람이로라
누론이삭은 고개숙이어 가지런하고
빨간사과는 산기슭을 단장한곳에
한숨같이 옴겨가는 어듬없는 바람이로라.
4
나는세상에 즐거움없는 바람이로라
닢버슨 가지는 소리없이 떨어울고
검은 가마귀 넘는해를 마자지우는제
자최없이 걸어가는 느낌없는 바람이로라
5
아― 나는세상에 마음끌리는곳없어
호을로 이러나다 스사로 사러지는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龍兒絶望篇(용아절망편)일세 이러한 心境(심경)에 오래있어서야 죽지않고 살겠나만은 요새는 새해라그런지 좀希望(희망)도 생기고 어떻게 順風(순풍)이불면 쉬 자네손을잡고 반길넌지도 몰르겠네 여보게 永郞(영랑) 어떻게나도글을 좀써보았으면, 한얼마동안 職業的(직업적)으로라도 붓들려서 써보았으면. 二九年一月八日(이구년일월팔일) 龍兒(용아)
얼마전에 이런것을 써보았는데 나도꿈같어서 도모지 好否(호부)를 모르겠네.
떠나가는배
나두야간다
나의이 젊은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가련다
안옥한 이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최나니
골작이마다 발에익은 묏뿌리모양
주름쌀도 눈에익은 아― 사랑하든사람들.
버리고 가는이도 못잊는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다를거냐
도라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히살부린다
압대일 어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간다
- 八月十五日(팔월십오일)
忌憚(기탄)없는批評(비평)을해보아주게 지난번時調(시조)의評(평)과修正(수정)도 자네意見(의견)을따르네 再現說(재현설)과情緖(정서)를폭 삭후라는것도 알어드렀네 나는 이즘와서야 그것들을 차츰깨달어가네 좀늦지만 어쩔수 없지 느끼는것이없이 생각해理解(이해)할랴니까. 그前(전)에는詩(시)를 (뿐만아니라 아무글이나) 짓는 技巧(기교) (골씨)만 있으면 거저 지을셈잡었단 말이야 그것을 이새와서야 속에덩어리가 있어야 나오는것을 깨달었으니 내깜냥에 큰發見(발견)이나한듯 可笑(가소)! 詩(시)를한개의存在(존재)로보고 彫塑(조소)나妻(처)와같이 時間的延長(시간적연장)을떠난 한낱存在(존재)로 理解(이해)(當然(당연)히感(감)이라야할것)하고 거기나와있는 創作(창작)의 心態(심태) (이것은創作品(창작품)에서 鑑賞者(감상자)가받는心態(심태)이지創作家(창작가)가 갖었든 或(혹)은나타내려하든心態(심태)와는獨立(독립)한것이지)를 解得(해득)하는데서 차츰여기 이르렀단말이야 그래서 가장粗雜(조잡)하게 讀後(독후)의統一的情緖(통일적정서)를 優美(우미) 哀傷(애상) 崇高等(숭고등) 抽象的(추상적) 形容詞(형용사)를써서 輪廓(윤곽)을定(정)할수있는것이라하거든 抽象的形容詞(추상적형용사)가發達(발달)하야 數萬語(수만어)가된다면 거진거진가까히갈건 事實(사실)일듯. 詩論(시론)을좀해놀랴고 생각해두었든것이다 詩論(시론)을 展開(전개)시킴이없으니 그만두려네. 참! 자네가부탁한노릇은 Father is a Father 일세. 어느F는그리다른가 나는 兄(형)의F가 自由(자유)스러워보이고 兄(형)에게는 나의 F가自由(자유)스러워보이지, F가아니므로써지 그런소리를듣고 거년봄녀름비슷한기분이되네 매임없는行動(행동)을 하려다가도 우리의 경멸하는밧者(자)에 매이는바되니 自分自身가, 이야늬나루 所以다네 まあ 許してくれ. 昭和五年九月五日(소화오년구월오일) 龍兒上(용아상)
永郞(영랑)날새안영한가 여름에 온 그렇게많앗드란 말인가 나는그래도 많기까지는 아니했는데찬바람을타서 좀살아날터이지
- 物わすれしたるが如き心地よさ
- 今宵すゞしき秋風とゐる
- 物わすれしたるが如き心地よさ
薰園(훈원)것이든가 어떻든 괜챦데
지난번「나두야간다」로는 料外(요외)로好評(호평)을얻어서! 참 永郞(영랑)의칭찬을 얻으면安心(안심)도할만하지 나는실상 내가쓴것에對(대)해서는 確乎(확호)한批評(비평)이서지를않네 그것은 지을때의 經路(경로)로보면 象徵(상징)의本格(본격)을 간것같네 꿈같이드러누운데어쩐지 눈물흘리며 떠나가는 배가보이데 그저떠나가는 배일뿐이야 그래 그대로 풀어놓은것이 그詩(시)가되었네 잘잘못은 두고라도 成立(성립)의過程(과정)은 象徵(상징)의本格(본격)이야 그런데象徵詩(상징시)가 所謂(소위) 「現階段(현계단)」에서 重要(중요)한파―ㅌ를 못가지는것도事實(사실)인모양이고 그러한 詩境(시경)을 내가維持(유지)할길도없을것같네 「港(항)」은 ᅄᅩ트레르가아니고 아ᅂᅥ― 시몬ᅅᅳ것이지 矢野(시야)의詩學(시학)끝에있었지 훨신說明的(설명적)으로된것이었지 가을의哀感(애감)을 「후굴근한느낌」으로 나타낸詩(시)가 있었으면좋겠는데 말하면 ᅄᅦ르렌의눈물 줄줄흐르듯하는 내가쓴것은어쩐지 石像(석상)같이凝固(응고)해버리고마네 눈물이철철 흐르지도않고 느낌이움즉이지도않고 지을때의 態度(태도)가드러누어서 몸과정신이 촥굳어앉어버리고 거기서 한줄기떠도는놈에서 생기는까닭인것인가보네.
나도자네좀 맞났으면하겠네만은 거기간다는것은고만두어야겠네 그리고 博覽會(박람회)도아직아무런생각이없네 싯그럽기만하고 그러고서울을간다면 집에서무슨 決定(결정)이있고가야 하겠으니깐 京城光州間旅客飛行(경성광주간여객비행)을한다면 그놈을타고 서울을가고싶네 勇氣(용기)무던하지. 자네는九月二十五日(구월이십오일)에간다면 좀미리와서 날좀보고가는것이어떨고 그렇지못하면 停車場(정거장)에서라도잠깐맞나지.
내요새누구를맞났더니 鄭芝鎔(정지용)이 이가을부터 서울徽文(휘문)와서있으리라고하데 서울가거든한번맞나보게. 詩誌(시지)에對(대)한計劃(계획)은 나는抛棄(포기)하지않네 또자네評(평)을받으려적네 이것은아즉칼자리가 선연하네 좀억지로만들었어.
쎈티멘탈
포름한 가을하날에 해빛이 우렸하고
은빛 비늘구름이 반짝반득이며
「나아가잣구나 나아가잤구나」
가자니 아― 어디를 가잔말이냐.
솔나무 그늘에 가만히 서있어볼까
잔디밭에가 퍽주저앉을거나
그러지않아 안타까운가슴을
웨이리 건드려 쑤석거려내느냐
가을날 우는듯한 비올린소리따라
마련없는 나그내길로 나를불러내느냐. (여기두줄을더넣고싶네)
저넓은들에 누른기운이 움지기고
저기사과밭에 붉은빛이 얽혀기는데
병풍같이 둘린산이 의젓이 맞는듯하고
훤칠한 큰길이 끝없이 펼쳐있는데
아― 이하늘아래 이공기속에
열매 익히는 저햇빛 가득담은 술잔을
고마이 만들어 앞뒷없이 취하든못해도
눈감은 만족에 바다같이 가라앉지도못하고
가슴속에 머리에 넘치는 우름을
눈섭하나 깟닥이지못하는 사람은! 九(구), 一四(일사)
四行六節(사행육절)을맨들고싶은데 나는한번 어지간이 얽은다음에는 손을 잘 못대는 버릇이있네 또하나이야기함세 今年(금년)여름에不快(불쾌)와暗黑(암흑)의氣分(기분)에 있다금싸일때 그것을 어떻게 맨드러보려는 野心(야심)을먹었으나 着手(착수)를 못하고 만세음일세 구역이나고 소름이기끼는 무덤같은暗黑(암흑) 腦(뇌)속에서 分裂(분열)이 이러나는듯한 이라다다시이氣分 美(미)는아닐지언정「구역」이라는것은 나의이루고싶은 것의하나일세 하나 또 무를것있네 자네 シヤトブリアン말하지 않았나 에르테르에 꾀―테 飜譯(번역)외에 또 어디있든가 소식기다리네. 昭和五年九月十五日(소화오년구월십오일) 龍兒(용아)씀
잠깐 얼굴이라도 대할가했더니 그기회도 늘어지는 모양인가
자네글은 거푸받았네 청명이란 命令(명령)은 대단適切(적절)한듯하시 우리가 한문에서 나온것을 다버릴수없을것같으니 音響(음향)이 語感(어감)에 맞기만한다면 가을아침 무어라 이름지을 수없이 개완한심사를 청명이라고 한것만해도 고마워이 감감의 넋인듯 모다 눈이오 입된 그청명 그놈을 조각像(상)같이 조회우에올려앉히기는 兄(형)으로도 어려웠던가 兄(형)으로서는 兄(형)스스로의 氣分(기분)을 十分(십분)나타내이지 못해 서운할터이지마는 이감각에對(대)한 이만한 指示(지시)도 나로서는多謝(다사) 兄(형)의本式(본식)인 昇華體(승화체)가아니고 내사랑하는 동백닢式(식)의 敍述體(서술체)가이상했네 자네가 自由詩形(자유시형)이되었다고 기뻐하는 심사는짐작도하겠네마는 청명 이놈은 그本質氣分(본질기분)이 神經細胞(신경세포)의 묵금인듯한 結晶(결정)하는듯 冴えた 感覺(감각)인듯하니 기회가있거던 다시한번 또렷이 오려주셨으면 싶으네 樹州(수주)가 六堂(육당)의 時調(시조)에서 말도막추리듯이 입이오 눈이다, 자고깨인 어린애모양, 나는 이청명에도 주린다 그러고 참 셋째節(절)이 좀빠지는것같내 별똥 떨어진뒷, ㄷ音(음)이 고요하고 못어울리지않을까 오샨은 자네가 언젠가 오샨같은 詩(시)를쓰고싶다고한것을 물어본다는게 シヤトオブリアン이 잘못나왔네 오샨은 나도잘모르네. 英國詩人(영국시인)이 제詩集(시집)을내면서 古人(고인)오샨의 散佚(산일)한作(작)을 모은것이라고해서 내 가지고 大好評(대호평)을 받어서 浪漫文學(낭만문학)의 先驅(선구)로 꾀테, シヤトオブリアン, 쉘리等(등)에게 많은 影響(영향)을주었는데 나종에 古人(고인)의 作(작)이 아닌것이나타나서 僞作間題(위작간제)로 名望(명망)이떨어졌다고 英文學史(영문학사)에서 본것같으니 參考書(참고서)가 아모것도 없으니까 더는모르겠네 우리가 오샨의 情熱(정열)을 欽仰(흠앙)하네그려 그러나 우리의 쓰는것은 그와對蹠點(대척점)에 가까운것이 되고마네그려 거기 問題(문제)가있지 マルクス的으로 말하면 生活條件(생활조건)이 意識(의식)을決定(결정)하고 沒落(몰락)하는階級(계급)에屬(속)하고 支配(지배)의自信(자신)에서 생기는 意氣(의기)가없고 적게들어가 生活(생활)에快適(쾌적)이 없고 사랑이없고……자네듣고 반갑지않을 이런수작을 낸들 늘어놓기좋아하겠나마는 强烈(강렬)한 意慾(의욕)과情熱(정열)을 주린듯이바라며 겨우「나두야간다」를쓰는 自身(자신)이 실ㅅ증이 나지않는다면 센티멘탈에對(대)한 다른意見(의견)이래야 너무 露骨(노골)에기울지않는다면 題(제)를「탁가운 마음」이라고 하고싶었네. 「가자니 아 ― 어디를가잔말이냐」를 主調(주조)로 イラダタシイ탁가움 腦自體內(뇌자체내)의 分裂(분열) 하염있는 自然(자연)에 Contrast를 自身(자신)의 安定(안정)못되는 마음을 세워볼랴던 것이네 對像(대상)의 定(정)함도없이 다만 발사슴하는慾求(욕구) 꿈에 한자리에서서 다름질하는듯한 탁가움 一語(일어)로 탁가움 그것을 어떻게 成功(성공)스럽게 나타낼수있을가 渾然(혼연)한調和(조화)는 勿論(물론) 求(구)해 보지도 못했네 末二行(말이행)에 너무切迫(절박)한것 事實(사실)이네마는 어쩐단말인가 취하던못해도 에 兄(형)의意見(의견) 알아들었으나 어떻게할 수가있을넌지? 第二行(제이행)의 音響(음향)에 對(대)해서는 나의exoticism에서 나왔네 미끔하게 만나가는데 反動(반동)으로 奇怪(기괴)에 가까운律(율)을 써보려는 傾向(경향)일세 答辯(답변) 이만하고 舊作(구작)에 손댄것하나를 또보내네 자네의 評(평)을 叅酌(참작)해서 舊作(구작)(많지도못한)까지를 좀整理(정리)해볼까하니 말을 애끼지말게 四年前(사년전)에 이렇게 始作(시작)한것일세
몸은사라저 넋이만 남은듯이 해파란 저달빛을
이몸에 비최과저 윈밤을 비최과저
오랜병에 여윈뺨에 피어리어 싸늘한 이몸에.
무덤과달
몸은 사라저 넋이만 남은듯이
다만 한줄기 생각만 살아돈다
해파란 저달빛을
이몸에 비최과저
왼밤을 비최과저
오랜병에 여윈뺨에
피어리어 싸늘한 이몸에
핼슥한 저달빛을
음시런이 비최과저
검은 솔그림자 어른거리는
달빛 하얀 풀닢우에
한줄기 생각이 살아돈다
핼슥한 달빛이 은실을 흘려
생각마자 얽히여 녹아저
하이얀 그림자 아지랑이같이
사라저간다 사라저간다
달에쌓이여 무덤에 기대여 싸늘한石像(석상)에 넋이 있다면 싶은 詩(시)가 이篇(편)의 目標(목표)였지마는 四年(사년)을묵혀도 별수가없네
조히가 비였네 쪼각도 좋은가
큰 어두움가운대
홀로 밝은불 켜고있으면
모도 빼앗기는듯한 외로움
한포기 싼꽃이라도 있으면 얼마나한 위로이랴
좀더 느리면 무엇이 될법도 하나 겨을 물건인것같네. 昭和五年九月二十五日(소화오년구월이십오일) 龍兒(용아)
ことこととわけもなく 事なく 雨が降るぞよ.
永郞兄(영랑형)
편집龍爺(용야)가부르짖네 하나님이여 게시옵거던 내머리속에 淸明(청명)을불어넣어 주시옵소서 모든살끝과털끝이 눈이요 귀되게하여주시옵소서 어쩌면 이놈의腦(뇌)가 좀나어진단말인가 몸낫기를바라는것은 뇌에대한手段(수단)으로서일세 哲學(철학)에倫理學(윤리학)에나오는 큰 일홈들인들 그리부러우랴마는 무거운것을 뒤집어 씨인듯한머리속, 실로구역이나고 오슬하고 메식거려지네 神聖(신성)한구역을 써보았으면 구역을하나 얽어보았더니 너무 바라저서 敬虔(경건)한맛이없게되었어 내몸도 내몸이려니와 누이의健康(건강)도 문제거릴세. 鐵原(철원)가있다는말을 자네더러했던가 鐵原林貞姬(철원임정희)에게가있다네 조금도 改善(개선)의希望(희망)이없어 아즉은貞姬(정희)와通信(통신)을 하기로하고 편지로인사는닦었네 그런데 편지한장이 실로어려워이 붓을들면 어떻게몇장 멍치지마는 시작할때는 한 장을쓸것같지를않네.
부엉이운다
1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밤은깊으고 바람은불고 二(이)름덮힌데.
부엉이운다
눅은엿같이 몸에엉기는 어둠가운데.
부엉이운다
어둠가운데 외딴집하나
불은희미히 창을 비쵠다.
부엉이운다 불은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은까물친다.
2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이슬에 젖어 축은한풀닢 쓰러저눕고.
부엉이운다
검은따에서 모를그림자 뽑아나 오고
부엉이운다.
무덤가에서 허매는 늑대
꼬리느리고 고개숙이고.
부엉이운다 불은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은까물친다
3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오― 무엇을 부르는우름
네 무엇을 불러내느냐.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모든이야기 가운데사는
머리푼귀신 피묻힌귀신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구름밑에서 따우에까지
키를뻗지른 귀신상같이
휘― 휙불어 지나가는바람
부엉이운다 불은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은까물친다.
오― 불은 아조 사라저바리다.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
…………
六年冬(육년동)에 초잡힌것을 이제야맨들었네 3에서 부엉이우름 부엉이우름 해봤으나統一(통일)시키는것이나을듯해서 全部(전부)를「부엉이우름」으로도 해보고싶지마는 너무切迫(절박)할것같네poe의鴉(아)는 never more,에 Leonore 로韻(운)울마처서 恐怖(공포)의効果(효과)를 얻었다고하데마는 첫머리만 읽어본일이 있으나 이詩(시)를 맨들기 前(전)에全部(전부)를叅考(참고)할랴든게 이루지못했네 村(촌)놈노릇도 어지간이했으니 博覽會(박람회) 구경쯤가보는게어떨고 나는가면 統計室(통계실)에가서 한열흘工夫(공부)하고 싶은데 놀라지말게 엉뚱한생각이지. 車(차)가꼭 좁을바야아니지마는 어떻게좀부비고 가보지못할가 想涉君(상섭군)의 博覽會記(박람회기)를가지고는 본듯싶지도않고.
자네나 편지로라도 좀구경시켜주게
兄(형)의요새健康(건강)은 어떤가 여름의심술구짐을 때워주는바 있는가 나는여러가지로 거의모든 方向(방향)으로 食指(식지)가움지기려고하네 ―려고할뿐일세. 健剛(건강)한腦만(뇌)만갖는다면 우리에게 한놈의小說家(소설가)가없단말인가.
아이반호― 빠저서 단숨에읽었으나 곳곳이아름다우나 興味本位(흥미본위)이고 지금놈이 그렇게쓰면 트집몬저잡히렸다.
Sweet Dream to you 다. 昭和五年十月十三日(소화오년십월십삼일) 龍兒(용아)
永郞兄(영랑형) 너무 예사로하는일이 되여서 사과도 그만두기로하고. 兄(형)도 편지로살피면 너무 氣分(기분)이 沈滯(침제)되여지는것같애서 걱정스러운일일세 대관절 우리生活(생활)은 어데로發展(발전)되여갈것인고 나는 本性(본성) 좀樂觀的(낙관적)이되어서 意識(의식)치않는中(중)에서도 環境(환경)이 어대로 갔던지 意志(의지)로 生活(생활)을 끌고가리라고 믿었던모양이더니 지나온길이 차차 멀어지는탓인지 環境(환경)이 더 壓迫的勢力(압박적세력)을 가진것같고運命的勢力(운명적세력)에서 헤여날수가없는것같애서 我は今 墓穴の底にありて隻手に搖らるゝ搖籃なり 이暗黑(암흑)에서 벗어나려면 生活意慾(생활의욕)의 陽轉(양전)이 있을뿐일터인데 힘! 이없다니 有島(유도)의或(혹)る女(여)에 女主人公(여주인공)이 前(전)남편말을 强大(강대)한 性的慾望(성적욕망)을 알맞지않게 貧弱(빈약)한 肉體的勢力(육체적세력)으로 채우려 허덕대는みじめな 存在(존재)라고 한데가 마음에 백혀있네.
우리가 現狀(현상)에서 아무런快心(쾌심)을 못얻는다는것은 觀火(관화)같이만밝을것인가 또그것이 사랑까지될것은 없을지몰라도 부끄러울것까지도 없는일이나 대가리만 커다란 한怪物(괴물)이라고 나쁘게 말할수는 있을것이고 階級的(계급적) 觀察(관찰)을 利用(이용)한다면 沒落(몰락)하여가는 階級(계급)에 屬(속)하므로 써라고 批評(비평)하겠지 내 어제부터 열이좀있어서 누어있네 대닪지는않고
설만들 이대로 가기야 하랴마는
이대로 간단들 못간다 하랴마는 (마는을 안고도는 마음이여!)
바람도없이 고이떨어지는 꽃닢같이
파란하날에 살아저버리는 구름쪽같이
조그만열로 지금숫더리는 피가멈추고
가는숨ㅅ길이 여기서 끝맺는다면
아― 얇은빛 들어오는 영창아래서
참아 흐르지 못하는 눈물이
온가슴을 젖어나리네
- ― 龍生(용생) ―
돌아가서 어떻게 지나시는가 때아닌비가 こともなくわけもなく 오는데 후줄근한 느낌이 있거든 Sentimentalism을 가림없이 좀 發揮(발휘)해보는게 어떠리오.
아버지 어머니 강녕하시고 애로 현욱이 엄마 다일없으시든가 너무 くさくさ하지 말고 일좀 많이하게.
樹州(수주)에게 편지를쓰면서 酷使(혹사)하고 搾取(착취)를 하겠다고 宣言(선언)을 하였네 麗水(여수)에게도 오늘아침에야 띄였네 다른데는 쓰지도못하고 집에와서는 아모래도 좀더먹게되니까 피곤한기운이 더하네 어제저녁에 「비소리」를 二十餘行(이십여행)을쓰고 오늘아침에「새악시」를 쓰고 미리생각지못해본놈을 이리썼으니 나로서는 大勞役(대노역)이지 그래그런지 오늘은 나릿하네 「새악시」가 더나흔것같네 題材(제재)의 性質上(성질상) 百(백)퍼―센트를 가지는못할지언정 三十或五十(삼십혹오십)퍼―센트야 갈수있는것아닌가. 「비소리」는 難物(난물)이데 그러나 비를바랏고 비를듣고 곱박앉어 쓴것이지 音樂(음악)을 詩(시)로맨든셈이지 내게도 이렇게 느리는재주가 있는가하고 기뻐하였네 素雲(소운)을 檢討(검토)하듯이 트집을 酷毒(혹독)히 잡어보게 副産物(부산물)부터 紹介(소개)하지 時調バリ로.
◎ 조록 조록 세염없이 하로를 내리는고나
바없는 내맘이 이리 여웼을바에
아까운 갈매기들은 다 젖어죽었겠다
◎ 순이야 금아 남아 빛나든날의 동모들아
눈물 머금은채 웃으며 나좀 봐라
따느린 너의머리를 더한번 만저보자
夜行(야행)에 愛着(애착)을 가졌을뿐이지 物にならん
芝溶(지용)의 白鳥三行(백조삼행)バリ로
세염도없이 원하로 나리는비에
내맘이 고만 여위여가느니―
아까운 갈매기들은 다 젖어죽었겠다. 龍弟上(용제상)
언제가느냐고 요새몸은별로좋지못하지만 工夫(공부)가되니 곧갈생각은없네 누이의 졸업식을 보러 갈가했더니 四月(사월) 바로初(초)에나 가볼가 준비는별로없지 덮어놓고 가는게일이지 三月(삼월)안에 좀빨리오게그려 誌名(지명) 香爐(향로) 나는永郞詩(영랑시)를 흙이나 풀에서 살기어 오르는 김갈이녀기네 언제도 말한듯하지만 그래 자네 詩集名(시집명)에 마침일듯해서 玉香爐(옥향로)라면 더좋을듯하지만 音(음)이나뻐 出版誌銘(출판지명)으로는 너무線香臭(선향취)い 순수예술이고 아니고 대관절 標榜(표방)은 無用(무용) 어느運動(운동)을이르키는건 아니니까 푸로藝(예) 組織部(조직부)에 八陽(팔양)이가 되였다고 머 별일이야있나 푸로藝(예)가무얼 實地行動(실지행동)을 해야말이지 特別(특별)한 理論(이론)을세우는 사람이아니고 많이 八峯(팔봉)을 따르지 마음弱(약)한사람인까닭이겠지 일없는일이야 誌名(지명) 은東方詩人(동방시인)도좋아 너무民主主義式(민주주의식)이야 어쩐지 whitman, 알지도못하고, 어떻든 서울가서 卞(변)맛나고 爲堂(위당)과도 의논해서 定(정)하지 생각나는대로 腹案(복안)감으로 적어보게 美學(미학)(阿 部(아부)) 보고 많이 배호네 矢野(시야)의詩學(시학)도좋데 美(미)의硏究(연구)만은下(하)ラナイ 보다말었네 어떻든 三月內(삼월내)에오게나 방구경도하고. 三月十五日(삼월십오일) 龍兒(용아)
불이야 불이야 벳긴게다되었어 靑寫(청사)는 힘드는일이나 疎忽(소홀)히한罪(죄)인가.
兄(형)아 그간잘있느냐 내편지는 그쳤거니와 어찌 그대조차 이리 消息(소식)이멀가 편지를 오래동안 쓰지않는것은 그사람으로 보아서 좋지않은동안에 일이아닌가하네 가령 무슨일을할랴고 하며 날마다 미루어가는것같은 혹시는 날마다하는생활이 내마음에 맞지는않고 글을쓴다면 그것을 그려야 할게고 이러트면 이러한 궁경에있을제는 글이한사코 안쓰여지는것이아닌가 이것은 자네일도 내일도아니고 말일세 봄에이야기할때 정희가 義州(의주)무슨 색시가있다고 그리지않았나 거기를 정희가 편지를 해도 이내답장이없더니 요새 시집간다고 請牒(청첩)이왔데 내가 보고싶어 했든것과 서운했든것을 자네나알아두게 그래 자네는 편지쓰기싫을만한 재미롭지않은 일은 없을거고 자네좋와하는 요새아닌가 무슨좋은일이 있다면 가령있다야 詩(시)가 마음에 드는것이 한편이되었다거나 그런일밖에 자네따위가 무슨 시원한일이있겠나마는 있으면 가슴이 조근 해서 내게 편지를쓸터인데 어떻게지내시는 모양인가 몸이나 대단건강해젔는가 나는 아모래도 기운을타날수가없네 溫泉(온천)서도 아모자미없고해서 바로왔었지 그래 아모리달아보아도 十二貫(십이관)이야 그래 설만들 이대로 가랴마는이 읊어지네 허지만 詩(시)란 貧弱(빈약)한健康(건강)에서 나오는것은 아니야 무엇을 붓잡고있드라도 머리서꼬리까지 一氣呵成(일기가성)으로 가질않아서는 좋은 것이 統一(통일)된것이 못되네 그려 짜내다싶이 맨들어낸것은 ゴタ 틈이벌고 또 重複(중복)된데가있고 이렇게되는건가바 詩文學(시문학)탈났네 芝溶(지용)은 詩(시)가 못나오네 어떻든 三號(삼호)는 쉽게 マトメテ 내놔버리고 明年(명년)부터나 陣容(진용)을 달리하지 玄鳩兄(현구형) 어떻게 지나시는가 佳作(가작)이 많이 밀렸을듯싶네 나같은 말라붙은 腦(뇌)와달라 정말나는 봄以後(이후) 한편없네 묵은것도 하나 내고싶지는않네 三日詩人(삼일시인)이라는 말도있을까 Poetic talent의 문젤세 三號(삼호)를 얽을셈을잡으니 두루빠지네 자네四行(사행)을 두었더보내게 다른것과 바꾸더라도 玄鳩兄(현구형)은 黃昏(황혼)의感覺(감각)에 “풀우에누어”를 配(배)하고 四行(사행)이란이름없이 四行一二(사행일이)를 加(가)하면 더어울리지않을까 會心(회심)의新作(신작)이 있으면 勸(권)해서 보내주게 Pago를 느려도좋으니
자네 옛적같은 四行(사행)이나八行(팔행)이 아니나오나 그런 美詩形(미시형)을 완성한사람이 朝鮮(조선)안서 자네내놓고누구있나 傾向(경향)을 달리하지아니한놈으로 詩集(시집)한卷(권)쯤! 나요새 佛蘭西美展(불란서미전)을 보았네 生前(생전)처음자네다려 무슨새삼스런 說敎(설교)야되겠나마는 나는 이제껏 朝鮮(조선)서 所爲風景畵(소위풍경화)라는 것을보고 사실아름답다고 생각해본적이없네 그리고 생각같은 風景畵(풍경화)라는것은 그렇게밖에 못그리는것인가 하였네 그랬더니 고은風景畵(풍경화)가있데 가슴이 폭 가라앉을마큼 海景三點(해경삼점) 何とキレイな 色使ひだたらう 風景(풍경)의美(미)를 體得(체득)한듯싶었네 詩·畵 かく美しくあるべきぢやないか バルザツク의 조각つ이 조그만대가리셋이 왔데마는 모르면 맛이않나는것인가보네 아름다운詩(시)는! 네의 모든 아름다운詩(시)에 祝福(축복)있으라 그대의 Nightingale은다시보아도 ダレル하는데가있는것같네 그렇게긴詩(시)일사록 정말散文化(산문화)를시킨다면몰라도 形(형)의整化(정화)를求(구)하지 않을가하네.
녀름에 草(초)잡어가지고 못이룬것이 하나있네 내머리를ノロフ 芝溶(지용)이에게 보였더니 잘 모르겠다네 적어보내네.
Happiness Renewed
검푸른 밤이 거륵한 기운으로
온 누리를 덮어싼제,
그대 아츰과 저녁을 같이하든
사랑온 눈의앞을 몰래 떠나,
뒷산언덕우에 혼잣몸을 뉘라!
별많은 하날 무심히 바래다가
시름없이 눈감으면!
더빛난 세상의문 마음눈에 열리리니
기쁜가슴 물결같이 움즐기고,
뉘우침과 용서의 아름답고 좋은생각
헤염치는 물고기 떼처럼 뛰여들리.
그러한때, 저건너,
검은둘레 우뚝이선 산기슭으로
나르듯 빨리 옮겨가는 둥불하나
저의 집을 향해 바뿌나니,
무서움과 그리움 석긴감정에
그대발도 어둔길을 서슴없이 다름질해!
더 안윽히 웃는 사랑의눈은
한동안 멀리두고 그리든 이들같이
새로워진 행복에 부시는 그대눈을 맞어안으려니.
나그냇길의 아침
어둠한방에 새벽빛이 빗겨흐르나니
복스러웁다 너의들 잘얼굴이여
멈춤없는 나그냇길에 나날이 떠돌거니
고달핌 괴로움이 밤쉬임에 가셨(消(소))고나
아즉 가만이누어 한참단잠을 더질기라
아버지의 감정으로 너를지켜 앉었나니
행장을 손만져도 괴로움 숨어지고
달금한 눈물만이 두눈에 고여넘노나
昨朝(작조) 그애들방에서 即興(즉흥)의 轉化(전화)일세 나는 모도 어쩐줄을 모르겠네 자네말을 기다리네 다음 說明(설명),即(즉) 辯明(변명)이있으니 미리보지는말고 批評(비평)을 잘하고보소 첫번것은 今夏(금하)에 비슷한 경험에서 轉化(전화)된것일세situation이 잘 나타나지않았을가하야 사랑하는 사람과 어찌좀서운해서 캄캄한 뒤산우에를 혼자갔다하세 거기서 뉘우침과용서, ヨリヨキ愛ヘノ 여러생각이 한참나는데 저산기슭으로 지나가는 등불 그는 갑작이 뛰어나려왔네.
이런것들이야 다어떻던지 내 가슴아픈것이나낫고 자네게서 나아가잣구나 나아가잣구나 마조가는 가을날을 이나왔으면 그만이겠네 プラタ―ヌ란 어떻한나무인지 (은행비슷한가)한번써보았으면 散りゆくプラタ―ヌの葉 가을다운 風景(풍경) 郊外(교외)를 도모지 아니나가니 내가을은 槪念(개념)일세 편지속에 향기나는듯한 마른닢을 따넣소 新潮社世界詩人選集(신조사세계시인선집)에서 한꺼번에 對比(대비)를 하니까 佛(불)의上位(상위)가 더分明(분명)치않은가 獨(독)이 Sentimental 하기는하나 너무 單純素朴(단순소박)해서. 露(로)에는 좋은것이많데 내 하이네「새봄」篇(편)을 다譯(역)하면 한벌벗겨 進呈(진정)하지 아모래도 않되는놈이 몇편있어서 “나는안단다, 사랑아, 네맘이 얼마나가엾은 가를” 이렇게 悲痛(비통)한 놈으로 이번에는 한열개 할가하네, 10,30 Yours Pak
永郞兄(영랑형)
편집웨또 웨또 우엣말은빼고라도 단꿈에취해있어야할 자네가「예사고요히지렴으나」는? 내가 돈많이벌어서 자네乞人(걸인)않시킬게 마음놓게 내이번에 實業的任務(실업적임무)를 가지고 집에를 오늘저녁에가네 可笑可笑(가소가소) 가서자네를 맞나보게될는지 않될는지모르겠네 四五日(사오일)에돌아와야하고 鍾達(종달)이를떼어더리고가니까. 오랫만에詩(시)하나 맨들었으니 자네볼가.
마음아 너는더 어질어지렴아
너는 다만 헡되히……
아 ― 진실로 헡되지아니하냐
남국의 어리석은 풀닢은
소김수많은 겨울날 하로햇빛에 고개를들거니
가믄하늘에 한조각뜬 구름을바랏고
팔을벌려 불타오르는 나무가지같이
오― 밤길에 이상한나그내야
산기슭 외딴집에 그물어가는 촛불로
네 희망조차 헡되히 날뛰려느냐 아 ―
그 현명의 노끈으로 그희망의 목을잘라
거르라 거르라 무거운짐 곤한다리로
거르라 거르라 가도갈길없는 너의길을
거르라 거르라 불꺼진숫을 가슴에안아
새벽도라옴없는 밤을거르라 거르라 거르라
詩苑二號(시원이호)에 주기로했네 創刊號(창간호)가났었지. 體裁(체재)는다시없이 깨끗이 되었지마는 中味(중미)가 볼것이 없네 싸서붙이는 수고가 싫혀서 兄(형)께않부쳤지 東亞日報(동아일보)에「봄을기다리는마음」連日隨筆(연일수필)이나는데 내가 名作(명작)을 寄稿(기고)했네 東亞日報(동아일보) 못얻어보거든 素村(소촌)우리집으로 편지하게 오려부칠게.
요새 詩歌復興(시가부흥)일세 자네 詩原稿料(시원고료)로 넉넉먹고살리. 二月二十七日(이월이십칠일) 龍弟(용제)
永郞兄(영랑형)!
편집사랑이어떻드냐 지난밤 꿈이로다
괴로움이 있었드냐 내거의 잊었노라
흰날빛 바람에 감겨 나를싸고 돌아라
먼산은 어렴픗이 옅은 단풍에 붉고
다수긋 드린이삭 낫에몸을 바리운다
꾀꼬리 우든동산에 님아 어디 갔느냐
밤은이리 고요타 별하나 나르지않고
반지라운 감닢에 달빛은 어려있어
下弦(하현)달 鬼氣(귀기)띠운 눈아래 부질없은 그림자야
遺懷三章(유회삼장)써 어떻다하느뇨 오늘밤車(차)로 서울가네. 光州旅舍(광주여사)에서 龍生(용생)
永郞兄(영랑형)
편집여러날 소식막혓네 어쩐지분주히 끌리는 것같이 몇일지내였네. 자네의 파우스트的事業(적사업)은 어찌進行(진행)되나 내從業員的事業(종업원적사업)도거진 끝이났네 印刷(인쇄)는 다되였는데 表裝(표장)이決定(결정)되지않아서 지금 기다리고있네 漢圖(한도)와ゴタ가좀있어서 자네詩集(시집)은 오늘이야넘기네 페이지까지 다指定(지정)해서주니 校正(교정)볼게 편하겠네 活字(활자)도 9ポ(時文學一號(시문학일호))와 5號(호)(二號(이호))의 二者中(이자중)에서 取(취)할뿐인데 그러면 9ポ가낫지않은가 十ポ니 十二ポ니가있다면변통도 있겠지마는 다른道理(도리)없네 表裝(표장)도芝溶(지용)것은 놀미야한조히로 決定(결정)했네.
자네詩(시)에서 다시둘을빼고넘기네 四行(사행)「脫(탈)줄」八行(팔행) 「배만또로널싸주랴」詩集(시집)을 한「줄」로 보아서 줄다리기에서 여기가 끊어질弱點(약점)인듯싶어서 그것을除去(제거)했네 恣行(자행)을容恕(용서)하게 順序(순서)는 1 동백닢 호래비 페지고 마조보는 페지에 印刷(인쇄)되네 2 돌담에 3 어덕에 4 뉘눈결 5 단풍 6 바람이부는대로 7 눈물에 8 쓸쓸한 9 굽어진 10 님두시고 11 허리띠 12 풀에맺어지는 13 좁은길가에 14 밤사람 15 숲향기 16 저녁때 17 문허진 18 山(산)골을, 19 그색시 20 바람에깔리는 21 뻘은 22 다정히도, 23 떠날러가는 24 그밖에, 25 뵈지도 26 사랑은, 27 미움이란 28 눈물속, 29 밤이면 30 뷘포케트, 31 저 곡조만 32 향내 없다고, 33 어덕에누어 34 푸른향물, 35 빠른철로 36 생각하면 37 왼몸을 38 除夜(제야), 39 온꿈이 40 창낭에, 41 아퍼누어 4243 내가슴속에 4445 내마음아실이 4647 물소리 4849 모란 5051 佛地庵(불지암) 5253 물보면 5455 降仙台(강선대) 5657 사개틀린 5859 마당앞 6061 황홀한 626364 杜(두)견 656667 청명
除夜(제야) 杜鵑(두견)두편에는 題名(제명)이붙고 佛地庵(불지암)에는 文學(문학)때대로 꼬리를부치려네 詩(시)에番號(번호)를붙일뿐페지도 매기지 않을생각이네 詩(시)넘버와頁(엽)가 거진맞먹는데서 着想(착상)이네 世界(세계)에 類例(유례)가없으리, 첫페이지考案(고안)해주게.
金允植著(김윤식저)
永郞詩集(영랑시집)
京 城(경성)
詩文學社(시문학사)
VXXXmem
이렇게하나 어찌나 金允植著(김윤식저)를 어대넣나 表裝(표장)은芝溶(지용)것보고 決定(결정)할것이지마는 クリ―ム色紙(색지)에金字(금자)는 나쁘지않을듯하네.
十月十日(십월십일)지나서 지용出版祝賀會(출판축하회)가 있을테니까 그때는 좀왔다가게 자네冊(책)도그안에되리, 나는十月一日(십월일일)께 집에좀갈듯하네, 海南事件(해남사건)때문에잘하면 結末(결말)이날까보네 내가요전 말하든詩(시)라는것은.
너히는 이를갈쳐 어리석다 이르느뇨
내생명의 불길이 이제차츰 주러드러
세상에대한 욕망이란 연기같이사라질제
오히려 저를맛나 한마디말슴하려함을
저의손 내가슴에 두손으로 부여안고
그리못한다면 얼굴가만이 보라드며
그도 못한다면 고개다만 수기고
할말은「그대여 나를 용서하라」
이것이 첫두節(절)인데 다음두節(절)을 모르겠네 더 높아저라, 를八行(팔행)으로 맨든것과같이. 자네게를보냈든가 (혹자네가여기왔을제보였든가 모르겠네) 如何間詩行(여하간시행)이 길고해서 자미없다는評(평)을 받었드니, 나는未成品(미성품)을 五六個(오육개) マトメル하고될수있으면 新作(신작)을하나얻고해야 詩集(시집)자미가나겠네, 新作(신작)이없이어떻게詩集(시집)을내나. 또씀세 九月二十四日(구월이십사일) 龍弟(용제)
絶筆(절필)
편집彰植(창식)이말로는 팬찬호신듯하더니 도로 중하신모양일세그려 一生(일생)의奉仕(봉사)로알고 看病(간병)잘하게 나는 二月中旬(이월중순) 大端好轉(대단호전)되였다가 藥(약)이빗나가 極度(극도)로惡化(악화)되였었지 물한모금도 못생키고 꽤 고생했네 月末(월말)께다시好轉三月一日(호전삼월일일)이리옮길때는 꽤 좋아가지고왔네 七八日頃(칠팔일경)부터 다시좀 나뿐便(편)으로옮기기시작 목은조곰나뻐젔으나 겨우먹을수는있고 約十日前(약십일전)부터 열이더 나기시작 그前(전)에는 最高七度八分(최고칠도팔분)까지못가든게 最低七度三四(최저칠도삼사), 最高八度三(최고팔도삼), シカモ八度以上(팔도이상)이七八時間(칠팔시간)식持續(지속) 消耗(소모)가甚(심)했지 요새三日(삼일재 열이좀덜해서 モトル했네 자네上京(상경)은 急(급)히서두실게아니라 집안緣故(연고)다갈아안진다음 ユツクリ하게 나는 섯부른速治(속치)의希望(희망)은포기 持久戰(지구전)의覺悟(각오)를할밖에없는가보이.
- 昭和十三年三月二十四日(소화십삼년삼월이십사일)
- ↑ 박용철의 누이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