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 뜨는 아침 언덕 위에 구름을 쫓아 달리던
 너와 나는 그날 꿈 많은 소년이었다.
제비 같은 이야기는 바다 건너로만 날리었고
 가벼운 날개 밑에 머-ㄹ리 수평선이 층계처럼 낮더라.

자주 투기는 팔매는 바다의 화살처럼 박히고
지칠줄 모르는 마음은 단애의 허리에
 게으른 갈매기 울음소리를 비웃었다

오늘 얼음처럼 싸늘한 노일이 뜨는 바다의 언덕을 오르는
 두 놈의 봉해진 입술에는 바다 건너 이야기는 없고.

곰팽이처럼 얼룩진 수염이 코밑에 미운 너와 나는
 또다시 가슴이 둥근 소년일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