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대의원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위대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저는 겸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선택을 기꺼이 수락합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인사)
국민여러분께서는 주말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국민선거인단 여러분께서는 생업을 젖혀두고 달려와 투표해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성원 덕분에 민주당 국민경선이 국민적 축제가 되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노사모 여러분께도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소신과 열정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저를 믿고, 밤낮 없이 뛰어주셨습니다. 여러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제 아내 권양숙씨, 경선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고맙고 미안합니다.
저는 이제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저 노무현 혼자만의 승리가 아닙니다.
우리 새천년민주당의 승리입니다.
반독재민주화운동의 빛나는 전통을 지켜온
당원·대의원 동지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절망감을 떨치고 희망을 선택하신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경선에 참여했던 여섯 동지들께도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분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오늘 선출될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당지도부와 굳게 손잡고
통합과 개혁의 정치를 펼쳐나가겠습니다.
민주당은 저력이 있는 정당입니다.
30년 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정권과 싸웠습니다.
정경유착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국민을 대신해 싸웠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가슴 속에 살아있습니다.
저는 민주당과 운명을 함께 해왔습니다.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 왔습니다.
제가 가는 길은 바로 민주당의 길입니다.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 승리를 여러분께 바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이번 국민경선 과정에서 우리는,
변화를 바라는 시대와 국민의 요구를 확인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민심의 태풍 앞에
그동안 우리를 짓눌렀던 대세론은 흔적도 없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개혁과 통합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만났습니다.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남았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일입니다.
'경쟁력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 40년 동안 100배 압축성장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IMF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우리나라는 IMF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습니다.
가장 짧은 기간에 198억 달러를 모두 갚았습니다.
세계경제가 뒷걸음치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안정된 경제'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 작업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골고루 잘사는 나라',
'중산층과 서민도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히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이 심했습니다.
일자리가 불안해지고 빈부의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생산적 복지'에 힘썼지만
충분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제 경제성장과 분배의 정의를 조화시켜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빈부격차를 완화하겠습니다.
물가와 집값을 잡아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안정시키겠습니다.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만들겠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남북화해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6.15공동선언으로 평화의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이산가족이 만나고 금강산 뱃길이 열렸습니다.
다양한 민간교류와 경제협력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9.11테러와 미국의 반테러 전쟁에도
우리가 전쟁의 위협을 느끼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평화는 생존과 번영의 필수조건입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 평화를 기초로 동북아시아의 평화질서를 완성시키고
새로운 국제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물류,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할 때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을 양 날개로 삼아
세계로 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변국가 눈치를 보지 않는,
국제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나서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것이 민주당의 비전입니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 꿈은 현실이 됩니다.
이 비전을 실현하려면 우리는 세 개의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정치개혁', '원칙과 신뢰', 그리고 '국민통합'이 바로 그것입니다.
먼저 정치개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공무원들은 권력 앞에 줄을 서지 않아도 됩니다.
언론은 두려움 없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합니다.
시민들은 이제 정보기관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 차원 높아진 것입니다.
민주당은 당정분리와 국민경선을 도입했습니다.
전자투표와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국민참여 정치의 새 시대를 연 것입니다.
이제 당의 기초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청년들이, 여성들이, 지식인들이 기꺼이 참여하는 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의 풍토와 문화를 혁신해야 합니다.
저는 대통령후보로서,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서 도울 것입니다.
인사를 공정하게,
철저한 능력 위주로 하겠습니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학교 출신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어두운 권력문화를 청산해야 합니다.
아직도 뿌리깊이 남아있는 특권의식을 없애야 합니다.
각종 게이트 사건은 대통령 주변인물과 고위공직자들이
특권의식과 반칙의 문화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오늘날 권력층의 부정과 비리가 밝혀지는 것은
금융실명제와 같은 제도개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정을 저지르면 반드시 적발되고,
부정이 탄로나면 무거운 벌을 받도록,
제도 개혁을 더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우리가 건너야 할 두 번째 다리는 '원칙과 신뢰'입니다.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업그레이드'를 이야기합니다.
지식과 기술의 경쟁력을 강조합니다.
맞습니다. 지식과 기술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정말 부족한 것은
'원칙과 신뢰'라는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자산입니다.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하는 핵심전략은
원칙을 세우고 신뢰를 다지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기회주의와 연고주의,
정실주의 문화에 깊이 젖어 있습니다.
이런 낡은 관행을 걷어내겠습니다.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바로선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원칙을 바로 세워야 부정부패를 청산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한결같이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지도자가 반칙을 하는 나라,
국민이 지도자를 의심하는 나라는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원칙을 지키면 저절로 신뢰가 뿌리를 내립니다.
원칙이 살아있고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어야,
좋은 정책이 나오고 성공합니다.
실패한 정책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건너야 할 세 번째 다리는 '국민통합'입니다.
국민의 정부도 지역갈등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지역분열의 정치가 우리 정치를 왜곡시켜 왔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정치와 국민이 지역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한,
어떤 정책도, 어떤 정부도, 어떤 대통령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16일 광주시민의 위대한 결단을,
그날의 감동을,
저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 결단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감동의 물결과 화합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이 결단으로 우리 민주당은 진정한 국민정당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 전체가 지역대결을 탈피해야 합니다.
정당은 정책으로 경쟁해야 합니다.
약속드립니다.
제가 민주당과 함께 분열의 정치를 종식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어떤 지역도 차별받지 않도록,
어느 지역도 소외당하는 일이 없도록,
관행과 제도를 확실하게 바로잡겠습니다.
지역 분열만 분열이 아닙니다.
노사 대립이라는 사회적 분열도 극복해야 합니다.
국민의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만족할 만큼 노사화합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노사화합 없이는 경제 안정도 없습니다.
독재정권이 노동자의 기본권을 탄압하던 시절에
저는 노동자의 편에서 현장을 뛰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와 더불어 노동자의 권익이 신장된 후에는
노사화합의 중재자로 현장을 뛰었습니다.
기업이 존망의 기로에 서있을 때에는
노동자들한테 계란세례를 받으면서까지
기업을 살리자고 설득했습니다.
갈등의 현장이 바로 정치의 현장입니다.
저는 노사의 분쟁을 외면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습니다.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갈등을 예방하는 대통령,
필요하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노사화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노무현은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 멀리 높은 곳에 있는 권력자가 아니라,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겠습니다.
여러분이 손을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겠습니다.
저는 열린 자세로 일하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추구하겠습니다.
비서들과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하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가벼운 농담도 주고받을 것입니다.
총리와 장관들도 할 일을 알아서 하게 될 것입니다.
국무회의는 자유로운 토론장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경호원 한두 명과 남대문시장에, 자갈치시장에,
동성로에, 금남로에, 은행동 거리에 모습을 나타내는 대통령,
거기서 마주친 시민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대통령,
그런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는 나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숙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개혁적 국민정당으로서
역사적 정통성을 복원해야 합니다.
지역 분열의 정치 때문에 이리저리 흩어진
개혁세력을 민주당을 중심으로 모아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역사적 과업을 꼭 해낼 것입니다.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개표하던 날,
영남에서는 환호성이 터졌지만 호남은 침묵했습니다.
97년 대통령선거 개표하던 날,
호남에서는 환호성이 터졌지만 영남은 조용했습니다.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모든 지역의 국민들이,
모든 계층의 국민들이 함께 기뻐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탄생할 것입니다.
강력한 대통령이 나올 것입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의 이 강력한 성원을 바탕으로
정치를 개혁하겠습니다.
부당한 특권과 부정부패를 없애겠습니다.
지역을 통합하고 노사화합을 이루겠습니다.
개혁을 완수하고 경쟁력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이번 대통령선거에 민족의 운명이 걸려 있습니다.
민주당은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을 국민이 지지하겠습니까?
입만 열면 지역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기겠습니까?
권위주의에 빠진 제왕적 정치인에게 표를 주겠습니까?
남북한의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는 사람한테
민족의 미래를 맡기겠습니까?
중산층과 서민의 권익을 외면하고
오로지 기득권만 옹호하는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겠습니까?
모든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적 정치인을 국민이 반기겠습니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역사가 그렇게 거꾸로 돌 수는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민주당은 개혁과 통합을 열망하는 민심을
온몸으로 껴안았습니다.
많은 진통을 겪으면서
환골탈태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민주당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것입니다.
이것이 역사의 순리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이것이 역사의 필연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봅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갑시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노 무 현 올림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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