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오페라좌(座)’에서 대피아니스트 코드브스키의 독주회가 열리던 날 밤입니다. 주최자는 미리 문번을 불러서 입장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입장시키지 말라고 엄명을 했읍니다. 개연(開演) 시간이 임박하여 순박하고도 호인풍의 자그마한 사람 하나가 악보 뭉치를 옆에 잔뜩 끼고 제잡담(除雜談)하고 쑥 들어오는 것입니다. 깜짝 놀란 문지기,
“누군데 표도 안 내고 어디를 가려우?”
“연주하러 가오.”
“흥! 오늘 밤 오케스트라는 없는데…"
아마 문지기는 코드브스키를 관현악단의 1인으로 짐작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독주도 못할 것이야 무어요?”
“아아! 당신이십니까? 그 피아니스트 선생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