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백조』 창간호에 발표되었다. 자학적이고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없으며, 타락해가는 세상을 흐느껴 울며 탄식하는 퇴폐적이고 병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저녁의 피 묻은 동굴(洞窟)속으로
아- 밑 없는 그 동굴(洞窟) 속으로
끝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나는 꺼꾸러지련다.
나는 파묻히련다.
가을의 병든 미풍(微風)의 품에다
아- 꿈꾸는 미풍(微風)의 품에다
낮도 모르고
밤도 모르고
나는 술 취한 집을 세우련다.
나는 속 아픈 웃음을 빚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