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처럼 가라앉은
마음의 변두리에
악마가 푸른 눈초리로
슬며시 엿보는 밤

죽지 않는 정열의 風車[풍차]가
저절로 미쳐서 빙빙 돌다가
제풀에 지쳐 주저앉은 시간이다

송장처럼 다문 입술 위에
까마귀처럼 떠도는 벙어리 침묵이
가없는 밤의 ‘캠버스’위에다
자줏빛 呪文[주문]을 그려놓는 순간

눈물에 녹아 흐른 마음은
미친 바람에 취한 물고기처럼
슬픔의 바다 한복판에 자맥질치고

넋이 날아간 몸둥아리는
어미 잃은 송아지처럼 밤 새워 우노니
나의 파로 ─ 마야, 너는 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