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명작 〈종달새의 노래〉가 작곡되던 유래는 卷頭[권두] 35 야화 중에서 이미 이야기했거니와, 그의 하나인 〈마왕〉에 대해서도 역시 근사한 일화가 있읍니다. 슈베르트는 괴테의 명시 〈마왕〉을 처음으로 읽던 때에 갑자기 솟아오르는 악상(樂想)을 그 자리에서 곧 하나의 가곡으로 편작(偏昨)했던 것입니다. 이때에 마침 옆에 있던 친구가 잠깐 외출했다가 다시 돌아오니까, 슈베르트는 어느 새에 벌써 그것을 오선지 위에 그리고, 반주와 모든 발상기호까지 완전히 붙여 놓았던 것입니다. 이같이 하여 근근 한 시간 내외에 작곡된 〈마왕〉은 슈베르트 자신에 의하여, 그의 유일의 모교인 그 동네 소학교에서, 선생들 앞에서 연주되었읍니다. 음악 선생 루치스카는 경이와 찬탄에 싸여서 이 청년 작곡가를 포옹했던 것입니다.
슈베르트가 이 노래를 작곡한 때는 방년 18세, 이 불후의 악곡이 작시자(作詩者) 괴테의 앞에서 연주된 때, 바이마르의 대시성(大詩聖)은
“말 대신에 음악이 나의 사상을 발표하는 연장이 되었던들, 나도 또한 내 독력(獨力)으로 이 고담(古譚)을 유명하게 만들 수가 있었을 것을…….” 하고 찬탄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