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강경애)

"아침마다 냉수 한 컵씩을 자시고 산보를 하십시오." 하는 의사의 말을 들은 나는 다음날부터 해란강변에 나가게 되었으며 그곳에 있는 우물에서 냉수 한 컵씩 먹는 것이 일과로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타월, 비누갑, 컵 등만 가지고 나갔으나 부인네들이 물 길러 오는 것이 하도 부럽게 생각되어서 어느덧 나도 조그만 물동이를 사서 이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번번이 우물가에는 부인으로 꼭 채여서 미처 자기 얻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아마도 이 우물의 물맛이 용정에서는 제일 가는 탓으로 부인들이 이렇게 모여드는 모양입니다.

내가 물동이를 이고, 가지가 조롱조롱 맺힌 가지밭을 지날 때마다 혹은 그 앞에 이슬이 뚝뚝 듣는 수수밭 옆을 지날 때마다 꼭 만나는 여인이 있으니, 언제나 우리 사이는 모른 체하고 가지런히 걸어서 우물까지 가곤 합니다. 모른 체하는 이가 하필 그뿐이며 어깨 위를 스치는 수숫잎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 어찌 그이뿐이리오만은 어쩐지 그를 만날 때마다 "또 만났구나! 또 모른 체하누나!"하고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지나가기를 월여나 지난 어느 날 아침 나는 여전히 가지밭까지 왔습니다. 흑진주알 같았던 가지에는 어느덧 검붉은 가을 물이 들었으며 수숫잎 역시 바람결에 우수수 하고 가을 소리를 합니다. 그때 신발소리가 자박자박 나므로 나는 그가 아닌가? 하고 휘끈 돌아보았을 때 아니나다를까 그였습니다. 그는 웬일인지 얼굴이 푸석푸석 부은 듯했으며 바른 볼에는 퍼렇게 피진 자국이 뚜렷하였습니다. 나는 선뜻 남편과 쌈을 했나 혹은 어디서 넘어졌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와 가지런히 걸었습니다. 나는 어쩐지 오늘 아침은 그와 꼭 말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니 어디 닿으셨나요. 왜 그 볼이 그리 되셨소."

그는 폭 내려 떴던 눈을 들며 나를 보자 생긋 웃었습니다. 그리고 곧 한숨을 폭 쉬면서,

"팔자 사나워서 다 그렇지요!…… 아니 어디 계시길래 늘 그리로 나오세요?"

그도 역시 나와 말을 건네고 싶었다는 것을 나는 얼른 느끼며 나는 반가웠습니다.

"난 영신학교 뒤에라오. 어디요. 댁이?"

그는 한참이나 말 없이 걷다가,

"나 같은 년에게 무슨 집이 다 있겠어요!"

역시 한숨 끝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그가 남다른 환경에 있다는 것을 짐작하며,

"왜요? 나는 새도 깃이 있다는데 사람이 돼서……"

여기까지 말했을 때 그는,

"흥! 난 새만도 못한 게라요. 새나 되었으면 여북 좋게요. 맘대루 창공을 펄펄 날면 얼마나 좋아요."

그는 눈을 들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어느덧 눈물이 어리었습니다. 나는 그가 어째서 이렇게 비관하는지를 꼭 알고 싶었으며 그가 끝없이 가엾어 보였습니다. 우리들은 어느덧 우물까지 왔습니다. 아직 일러서 그런지 우물에는 아무도 없으며 새소리만이 어지럽게 들렸습니다. 나는 물을 다 푼 후에 컵에 물을 담아 가지고 우물 곁을 떠나 버들가지 척척 늘어진 아래로 왔습니다.

"항상 냉수를 잡수어요. 퍽이나 냉수를 좋아하시는 가봐요."

그는 철철 물소리를 내면서 물을 긷스빈다. 나는 내 몸의 병을 말하시 싫고 해서 그저 그의 말대로 시인해 버렸스빈다. 그리고 냉수를 꿀걱꿀걱 마신 후에 나는, "우리 산보 좀 안 하실래요?"

턱밑에 물방울을 쥐어 뿌리며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는 잠깐 주저하는 빛을 보이더니,

"가볼까요……"

우리들은 풀숲을 헤치고 가늘게 뻗어나간 길로 가지런히 걸었습니다. 풀 끝에 대롱대롱 맺힌 이슬방울은 밤하늘의 별을 보는 듯, 풀 끝에 얽힌 푸른 어둠은 수없는 이슬방울을 포옹하며 그 빛을 한층 더 빛나게 합니다. 그리고 약간 산미를 띤 산뜻한 바람은 우리들의 치마폭에 품겨 가볍게 돌아갑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요!"

하고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는 소복히 부은 눈에 슬픔을 가득히 채우고 아는 듯 모르는 듯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고 내 말에 대접을 했음인지 잠깐 웃음을 웃어 보이다가 곧 지워버렸습니다. 나는 어째 저가 저리도 슬퍼하는가 하며 그의 얼굴을 다시금 쳐다보았습니다. 머리 위에는 여전히 새 무리들이 조잘거리고 백양나무 가지가 빽빽히 들어차 하늘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푸른 어둠을 헤치고 뚜렷이 보이는 회백색의 표피를 가진 백양나무가 올라라, 올라라, 하늘 끝까지 닿을 듯 마디 하나없이 쭉 올려 뻗치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저 백양나무를 바라볼 때마다 이상에 불타는 청년들을 문득 생각합니다. 동시에 저 백양나무에서 어딘가 모르게 침착치 못한 불만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어쩐지 백양나무의 뿌리가 든든해 보이지를 않습니다. 반면에 우리 고향 뒷산의 소나무를 회상하며 이 백양나무에 비하지 못한 고상함과 침착함을 발견하곤 합니다. 나는 듯 마는 듯 송진내 그윽히 피우는 그 소나무! 모진 산바람을 겪고 또 겪은 검붉은 껍질을 가진 그 솔…… 나는 어느덧 물소리를 들으며 이런 생각을 그치고 어떤 버드나무 밑에 앉으며 그도 앉기를 권하였습니다.

신발소리가 나며 담배 연기가 물큰 스칠 때 그의 코가 벌름하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담배를 먹을 줄 아는가 하고 생각하며,

"아니 왜 그리 한숨만 쉬어요?"

담배를 피워 문 사내들은 우리들을 흘끔 바라보며 지나칩니다.

"버릇이 돼서 그래요. 암만 그러지 않으려구 해도 모르는 새 그렇게 나오는걸요. 아주 방정맞지요?"

"뭘요…… 아이 볼이 아프겠네, 어째 이리 됐어요?"

"글쎄요……"

그는 씁쓸한 웃음을 띠며 뾰족한 손끝으로 피진 볼을 슬슬 어루만졌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한숨을 쉬다가 나를 바라다보았습니다.

"날 어떻게 보아요…… 말하자면 부인 같아요 남의 어멈 같아요, 혹은 술집 계집이나 이런 것들 같아요?"

나는 그를 말끄러미 보면서,

"글쎄…… 부인이겠지……?"

어딘가 모르게 그의 전체에서 화류계의 냄새가 나는 듯 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니 그의 버들잎같이 곱게 지은 눈썹이 새삼스럽게 내 눈에 거치었습니다. 나는 갑자기 환멸에 가까움을 느끼는 동시에 그가 한층 더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그래 뭐요?"

"흥! 매소부, 매음부 아시지요!"

그의 입은 비쭉하면서 비웃음을 가득 띠었습니다. 나는 갑자기 뭐라고 할 말을 잊으며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더러운 계집이라요. 이담부터 조심하세요."

"누가 되고 싶어 되는가. 다 환경이 그리 맨들었지요."

나는 한참 후에 이렇게 말하며 문득 방망이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돌리니 강 건너 마제산봉에는 젖빛 안개가 뭉실뭉실 떠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푸른 하늘에는 어느덧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가십시다. 늦게 가면 또……"

나도 그의 뒤를 따라 곧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에 우리들은 역시 이 자리에서 또 와서 앉았습니다.

"그까짓 말은 해서 뭘해요."

그의 과거를 이야기하라는 나의 말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꺼냈습니다.

"고향은 황해도 풍천이지요. 우리 아버지는 농사를 했어요. 그런데 나를 열두 살에 팔았답니다. 지금 생각하니 빚 값에 그리했던 모양이에요. 그러니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요. 그때나 떼를 쓰고 안 갔더라면 어찌 되었을지. 그러나 저러나 안 가구야 배기는 수가 있어야지.……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 사람만 따라가면 이밥에 고운 옷을 준다면서 나를 어르다 못해서 회초리를 해 가지고 날 자꾸 때렸다오. 그러니 어떻게요. 나는 앙앙 울면서 낯선 사나이를 따라 나섰지요. 나는 한 발걸음에 주저하고 두 발걸음에 앙탈하다가 문득 돌아보니 우리집 울 뒤의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발갛게 익었구료. 그래서 나는 펄썩 주저앉고 울다가 아버지한테 되게 얻어맞고야 일어났죠. 난 지금도 그 대추가 생각나요."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옛날을 추억하는 듯하였습니다.

"그 길로 나는 신천으로 왔죠. 그래 다음날부터는 날 다리고 온 우리 수양 아버지는 나를 소리하던 광대 있는 곳에 다려다 주면서 소리를 배우라겠죠. 나는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어떤 날 밤이에요. 문득 눈을 뜰 때 곁에 우리 수양 어머니가 어머닌가 하여 나는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한 개 얻어맞았죠. 열두 살이 난 년이 젖가슴을 만져! 하고 사정없이 나를 따리겠죠. 나는 그때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요. 그래서 팍 막 쓰며 어머니!하고 부르며 울다가 우리 수양 어머니가 잠든 것을 알자 가만히 이불을 들치고서 일어났죠. 창문에 달빛이 가득하죠. 흡사히도 우리집 창문같죠. 나는 문득 창문 앞에 쌓아 두었던 내 소꿉놀이 장난감을 생각하면서 문을 가만히 열고 나왔죠. 역시 뜰 앞에도 달이 가득하구레. 우리 뜨락 같아. 어머니와 내가 모깃불을 피우며 풋콩을 까던 우리 마당 같았죠. 불시에 나는 어머니가 이 뜨락에 어디에 숨어 있는 듯해서 어마이 어마이 하고 속으로 부르면서 맴돌이치다가 달을 보며 자꾸만 달음질쳤죠. 그때는 어린 때라 저 달만 보고 자꾸 가면 우리 어머니를 만날 것 같겠죠…… 후, 지금 생각하니 어쩌믄 싶어요."

그래도 풍천 가는 길은 동무들에게 묻고 또 어떤 어룬들에게 물어 알아 두었었죠. 그래서 그 길로 자꾸만 달음질치다가 우리 수양 아버지가 어떻게 알구 따라와서 얼마나 매를 따렸다구요. 그 후부터는 감히 나갈 생각은 못했지만 그래도 해가 비링비링 서산에 넘어갈 때나, 달이 창문에 환할 때는 우리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안타까워요. 아이 무엇 같다고나 할까? 목마픈데 물먹고 싶다고나 할까. 아니 아니 그것보다 더해요. 그저 덮어놓고 어머니가 보고 싶겠죠. 더구나 길게 돌아간 행길을 볼 때마다 이게 우리집 가는 길인가 싶어서 자꾸만 그 길로 달아나구 싶었세요. 그러던 것이 차츰 자라니 좀 나아지겠죠. 그때는 벌써 아리랑 타령을 하고 사내들 앞에서 아양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될 신세가 되었죠. 아이구 그까짓 말 그만둡시다. 후……"

그는 얼굴에 원망의 애수를 띠며 씁쓸히 웃었습니다. 나는 얼결에 그의 손을 잡고,

"아이 참 퍽이나 고생하셨어요. 지금 몸갑이 얼마야요."

"오백원이래요. 처음 우리 수양 아버지가 어떤 요리점으로 나를 넘길때는 삼백원이었는데 지금은 그리 되었세요. 손수 옷을 지어 입으면서 갖은 애는 다 쓰건만 나날이 늘어만 가겠죠. 그저 평생 이 노릇이지요. 어젯밤도 과히 잘못하지 않았는데 주인 놈이 이리 따렸다오. 물 길리고 빨래 시키고 동자 시키고 또 그 노릇 시켜서 돈 벌이 처 넣었지요. 이 세상은 언제 망할까요. 그저 대포로 모두 쾅쾅 놔 버렸으면……"

그의 눈에는 불이 번뜻, 일어났습니다. 한참 후에 나는 웃는 말 비슷이,

"아니 연인이 없어요. 연인이 상당하면 몸값을 치르고 나오는 수도 있두먼두."

"흥, 연인. 날 같은 신세에 연인이 어디 있어요. 사내들이 사람 같애요. 모두 개새끼같이 밖에는 내 눈엔 안 보여요. 그저 그것밖에야 알아요. 사내, 사내 흥."

나는 얼핏 나의 남편을 생가하며 싫은 생각이 들었습니다마는 지금 그의 처지로서는 사내들을 이렇게 저주하지 않고는 못 견딜 것을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는 어디까지든지 그가 불쌍하였습니다. 그가 보통 유녀와 같지 않고 어딘가 모르게 침착함을 가졌으며, 남자에게 꺾이지 않을 듯한 그의 성격이 나로 하여금 그러한 맘을 일어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열여덟 살에 어떤 사나이를 교제해 가지고 그 사나이에게 나의 온갖 힘과 정성은 다 들였어요. 부끄러운 말이지만 이 손 보세요. 단지까지 했더랍니다."

그는 언제나 쥐고 있던 손을 내보였습니다. 한숨을 길게 쉰 후에,

"내가 손님들에게서 받은 돈을 푼푼이 모았다가 그가 오면 주인 몰래 그의 포켓어 넣어줄 때마나 나는 얼마나 장래를 약속…… 약속 했겠……어요. 어리석은 것은 계집이라요. 그는 어떤 여학생과 혼인을 했겠죠…… 자 일어납시다."

그는 벌떡 일어납니다. 그는 이야기 하면서도 맘은 놓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우리집에도 한번 놀러오라고 신신 부탁하였습니다. 그 후로 우리들은 틈만 있으면 이렇게 산보하면서 나는 그를 어디까지든지 동정하였습니다.

나뭇잎이 뜨락 쓰는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나는 불을 막 끄려는데 문 밖에서,

"형님 자우? 문 좀 열어유."

하는 소리에 나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산월인 것을 짐작하며 달려 나갔습니다.

"웬일이어? 이 밤중에 …… 아니 또 매를 맞았어?"

나는 방안으로 들어오자 그의 피투성이한 볼과 흩어진 머리카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남편에게 인사를 하고 가만히 앉았습니다. 그의 손에는 조그만 봇짐이 쥐어 있습니다.

"형님, 난 나갈래!"

그의 눈은 빛났습니다. 나는 전날 어떻게든지 기회만 봐서 도망이라도 하면 내 여비 같은 것은 담당해 주마던 기억이 얼핏 떠오르며 저가 여비를 구하러 왔구나!하며 버쩍 싫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도 눈이 둥그래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가기는 어딜 간단 말야, 갑자기."

나는 불쑥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수해 구제 음악회에서 삼원을 기부하였는데, 또 돈 쓸일이 나지 않는가? 그러랴면 이 달에 살기가 좀 어려울 터인데 필시 이 달엔 저금은 못하지.' 하는 속 궁리가 뒤를 이어 내달았습니다. 그는 언제까지나 잠잠히 앉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빛은 시시로 달라지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가두 말야, 가는 목적지를 정하고, 나와도 며칠 전부터 의논이 있어야지. 그러구 여기 일도 얼마큼 치워 놓고 가야지. 그러다가 붙들리면 어쩔래? 그렇지 않어?"

나는 전에 그보고 한 말이 있으니 이렇게 어물어물 말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나를 흘끔 쳐다보고 나서 얼핏 일어났습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뛰어나갔습니다. 나는 어쩐지 불쾌함을 느끼면서도 시원하였습니다.

아침에 나는 여전히 물동이를 이고 가지밭을 지날 때, 문득 산월이가 생각나며 그가 어젯밤 집으로 갔는가 혹은 도망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가 돈이 없는 것을 뻔히 아는 고로 나는 안심하였습니다마는 어쩐지 우물가에서 그와 만날 것이 상쾌하였습니다.

그 때 이리로 뛰어오는 부인이 숨을 가쁘게 쉬면서 얼굴이 질려서,

"물 길러 가지 말아요. 사람이 빠져서…… 아이 저 그 예쁘장한…… 아니…… 왜…… 함께 다니던 그이 말요. 그이가 죽었세요!"

나는 그 순간 아찔하였습니다. 그리고 온몸에 무서움이 훔씬 끼칩니다. 나는 두말없이 돌아서서 황황히 돌아왔습니다. 정신없이 우리집까지 온 나는,

"아이…… 산월이가 죽었다우, 여보!"

남편도 벌떡 일어났습니다.

"뭐야? 산월이가 어디서?"

"우물에 빠져."

나는 무섭던 김에 왈칵 남편에게 매달리며,

"산월이가 죽었대우! 불쌍해!"

하고 나는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속히 죽게 된 원인은 내가 말로나마 동정을 해서 죽었는지? 안해서 죽었는지? 어느 한 가지에 있으리라고 나는 얼핏 느꼈습니다.

라이선스

편집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5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5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주의
1929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