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시집/잠자리

능금처럼 볼이 붉은 어린애였다
울타리에서 잡은 잠자리를
잿불에 끄슬려 먹던 시절은

그 때 나는 동무가 싫었다
그 때 나는 혼자서만 놀았다

이웃집 순이와 짚누리에서
동생처럼 볼을 비비며 놀고 싶었다

그 때부터 나는 부끄럼을 배웠다
그 때부터 나는 잠자리를 먹지 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