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행진곡
앞으로는 비슬산(琵瑟山) 뒤로는 팔공산(八空山)
그 복판을 흘러가는 금호강 물아
쓴 눈물 긴 한숨이 얼마나 쌧기에
밤에는 밤 낮에는 낮 이리도 우나
반 남아 무너진 달구성(達句城) 옛터에나
숲 그늘 우거진 도수원(刀水園) 놀이터에
오고가는 사람이 많기야 하여도
방천(防川)둑 고목(古木)처럼 여윈 이 얼마랴
넓다는 대구(大邱) 감영 아무리 좋대도
웃음도 소망도 빼앗긴 우리로야
님조차 못 가진 외로운 몸으로야
앞뒤뜰 다 헤매도 가슴이 답답타
가을밤 별같이 어여쁜 이 있거든
착하고 귀여운 술이나 부어 다고
숨가쁜 이 한밤은 잠자도 말고서
달 지고 해 돋도록 취해나 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