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계월향에게

桂月香이여 그대는 아리땁고 무서운 最後의 微笑를 거두지 아니한 채로 大地의 寢臺에 잠들었습니다
나는 그대의 多情을 슬퍼하고 그대의 無情을 사랑합니다

大洞江에 낚시질하는 사람은 그대의 노래를 듣고 牧丹峰에 밤놀이하는 사람은 그대의 얼굴을 봅니다
아해들은 그대의 산 이름을 외우고 詩人은 그대의 죽은 그림자를 노래합니다

 사람은 반드시 다하지 못한 恨을 끼치고 가게 되는 것이다
그대의 남은 恨이 있는가 없는가 있다면 그 恨은 무엇인가
그대는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대의 붉은 恨은 絢爛한 저녁놀이 되어서 하늘길을 가로막고 荒凉한 떨어지는 날은 돌이키고저 합니다
그대의 푸른 근심은 드리고 드린 버들실이 되어서 꽃다은 무리를 뒤에 두고 運命의 길을 떠나는 저문 봄을 잡아매려 합니다

나는 黃金의 소반에 아침볕을 바치고 梅花가지에 새봄을 걸어서 그대의 잠자는 곁에 가만히 놓아 드리겠습니다
자 그러면 속하면 하룻밤 더디면 한겨울 사랑하는 桂月香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