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도/태풍의 기침시간

 
'바가오'의 동쪽
북위 15도

푸른 바다의 침상에서
흰 물결의 이불을 차 던지고
내리쏘는 태양의 금빛 화살에 얼굴을 얻어맞으며,
남해의 늦잠재기 적도의 심술쟁이
태풍이 눈을 떴다.
악어의 싸흠동무
돌아올 줄 모르는 장거리선수
화란선장의 붉은 수염이 아무래도 싫다는
따곱쟁이
휘둘리는 검은 모락에
찢기어 흩어지는 구름빨
거츠른 숨소리에 소름치는
어족들
해만을 찾아 숨어드는 물결의 떼
황망히 바다의 장판을 구르며 달른 빗발의 굵은 다리
'바시'의 어구에서 그는 문득
바위에 걸터앉아 머리수그린
헐벗고 늙은 한 사공과 마주쳤다.
흥, '옛날에 옛날에 파선한 사공'인가 봐.
결혼식 손님이 없어서 저런게지
'오 파우스트'
'어디를 덤비고 가나.'
'응 북으로.'
'또 성이 났나?'
'난 잠자고 있을 수가 없어 자넨 또 무엇땜에 예까지 왔나?'
'괴테를 찾어 다니네.'
'괴테는 자네를 내버리지 않었나.'
'하지만 그는 내게 생각하라고만 가르쳐 주었지.
어떻게 행동하라군 가르쳐 주지 않었다네.
나는 지금 그게 가지고 싶으네.'
흠, 막난이 파우스트.
흠, 막난이 파우스트.
중앙기상대의 가사의 손은
세계의 1500여 구석의 지소에서 오는
전파를 번역하기에 분주하다.
(第一報)
저기압의 중심은
'발칸'의 동북
또는
남미의 고원에 있어
690밀리
때때로
적은 비 뒤에
큰 비
바람은
서북의 방향으로
35미터
(第二報) 폭풍경보
맹렬한 태풍이
남태평야 상에서
일어나
바야흐로
북진 중이다.
풍우 강할 것이다.
아세아의 연안을 경계한다.
한 사명에로 편성된 단파ㆍ단파ㆍ단파ㆍ장파ㆍ단파ㆍ장파ㆍ초단파ㆍ모-든 전파의 동원ㆍ시의 게시판
'산사들은 우비와 현금을 휴대함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