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한국미술/미술의 종류/회 화/소 묘

소묘 편집

素描 dessin(佛)

보통 쓰는 연필·목탄·콩테·먹 따위 단색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종래의 서양화나 조소(彫塑)의 기초적인 연구로서 석고소묘(石膏素描)나 인물소묘에 의하여 사물의 보는 방법이나 파악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시되어 왔다. 이처럼 회화나 조소의 기초라 생각되는 소묘도 있지만, 소묘는 회화로서 예술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소묘란 말은 서양화에 대해서 사용된 술어(術語)였으나 요즈음에는 동양화에도 사용된다.

소묘의 명작은 비교적 옛부터 전해지고 있는데, 그 화가를 들자면 보티첼리·레오나르도 다 빈치·마켈란젤로·뒤러·홀바인·렘브란트·앵그르·밀레·드가·세잔·고흐·마티스 등이다.

소묘의 재료·용구 편집

素描-材料·用具

소묘에는 연필·콩테·목탄 등이 쓰이고 있다.

연필 편집

연필의 심(棒)은 연과 석묵(石墨)과 진흙을 물로 다져서 군 것으로서, 석묵이 가해지는 양의 정도에 따라서 연한 것, 딱딱한 것이 생긴다. 경연(硬軟)은 그때 그때의 묘사의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테 편집

Cont

콩테는 18세기의 프랑스 화학자 콩테의 창안이라고 알려지는데, 음영(陰影)의 점감(색채의 톤과 추이)을 가장 미묘하게 표현할 수가 있으므로, 빛(光)과 음영의 변화나 물체의 양감(量感), 공간관계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목탄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 대신 문지르거나 펴거나 해서 농담(濃淡)을 내고 있다. 연필보다 연하고 파스텔보다 딱딱하다.

목탄 편집

목탄은 벗나무·후박나무·오동나무·버드나무 등을 가는 각봉(角棒)으로 만든 것을 공들여서 잘 쩌서 구어 만든 것이다.

비교적 딱딱한 것과 연한 것이 있는데 지면(紙面)에 연하게 묻기 때문에 진하게 칠할 수도 엷게 칠할 수도 있어서 자유롭고, 또한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잘 펴지고, 지우는 것도 자유롭다. 목탄을 지우는 데는 식빵의 속 부분을 떼내어 잘 뭉쳐서 사용한다. 이러한 성질이 소묘용으로서 편리하므로 비교적 옛날부터 사용되어 왔다. 종이도 목탄화에 알맞도록 표면이 가는 결에서 거친 결 따위가 있듯이 결이 붙은 목탄지가 나오고 있다.

목탄에 의한 석고 데생 편집

木炭-石膏-

① 석고와 카톤(畵板)과 화가(畵架=캔버스를 받치는 三脚)의 위치를 정확하게 결정한다. ② 작아지지 않도록 종이 전체에 가득 채우도록 한다. ③ 중심점을 정하고 상하좌우를 확실히 본 다음 겨냥을 표시해 둔다. ④ 큼직한 직선으로 전체 형의 비율을 관찰하고 형을 정돈한다. ⑤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크게 나눈다. 물체를 면(面)의 집합(集合)으로서 보는 것도 형이나 명암을 이해하는 데 편리하다. 가장 어두운 톤과 가장 밝은 톤 사이의 단계를 부분부분 비교하고서, 항상 전체의 톤을 염두에 두고 그려나간다. ⑥ 완성되면 정착액(픽사티프)으로 고착시킨다.

픽사티프와 분무기 편집

噴霧器

픽사티프는 송진을 알콜로 녹여서 만든다. 목탄화나 파스텔화 위에 분무기로 뿌려서 고정시킨다.

펜에 의한 소묘 편집

-素描

펜은 물체의 음영 관계나 양의 표현보다도 더욱 그 운동감이나 형체의 직감적인 인상을 민첩하게 포착하는 데 적합하다. 그리고 경질(硬質)의 펜은 딱딱하고 매끄러운 종이가 좋게 마련이다. 펜의 종류에는 ① 만년필 ② 볼펜 ③ 사인펜 ④ 대끝을 깎아서 만든 펜 ⑤ 갈대펜 ⑥ 나무젓가락 끝을 깎아서 만든 펜 ⑦ 철펜 등이 있고 저마다 상이한 선의 묘미가 있다.

펜에 의한 음영법(양의 표현)에는 점이나 선의 반복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① 빠른 선을 겹친다. ② 굵은 토막선이나 점을 물체의 양(量)의 방향에 따라서 겹친다. ③ 토막선을 평행시킨다. ④ 가는 직선을 교착(交錯)시킨다. ⑤ 아우트라인에 따라서 곡선을 겹친다. 펜에 칠하는 먹은 제도(製圖) 잉크나 아교의 분량이 많은 먹이 적합하고, 나중에 엷게 칠했을(淡彩) 때에 먹물이 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사인펜은 펜의 한 종류인데 펜끝이 유연해서 그리기 좋고 휴대하기도 편리하고 영속(永續)하여 사용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선묘재료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빛깔의 가짓수도 많아 채묘(彩描)에도 재미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학생들의 묘재(描材)로서 활용되고, 일러스트레이션용(用)으로도 적절하다.

경질의 펜이나 연필은 딱딱하고 매끄러운 종이가 좋고, 연질의 연필이나 콩테나 목탄에는 바탕의 결이 거치른 종이가 적합하다. 용지는 표현의 목적에 따라서 선택함이 중요하다.

소묘담채 편집

素描淡彩 묘화(描畵)

기법의 하나로서 목탄·콩테·먹 등의 효과와 간단히 요약된 채색의 효과에 의하여 표현하는 방법 및 그 작품을 말한다.

모필화에 의한 소묘 편집

毛筆畵-素描

모필화 중에서 붓에 먹물을 충분히 적시는 것을 윤묵(潤墨) 또는 윤필(潤筆)이라 하고, 슬쩍 스쳐서 그려진 것을 갈필(渴筆)이라고 한다. 남종화(南宗畵)는 갈필을 존중하고 노고(老姑)의 취향을 즐겨하였으며, 북종화(北宗畵)는 윤필을 주로 하고 먹에 윤택이 있는 것을 존중하였다.

직필(直筆)은 모필의 선단(先端)을 정확하게 사용하여서 표현하는 선으로서, 윤곽선에 사용되며 무표정하다. 측필(側筆)이란 붓의 수(穗)의 측면(붓의 腹部)이 있는 선으로 되고, 면의 표현에 사용된다. 또한 표정이 있다.

붓(毛筆)에는 선묘필(線描筆:骨書라고도 하고 주로 윤곽선을 그린다)·면상필(面相筆:顔面이나 세밀한 선을 긋는 데 사용된다)·몰골필(沒骨筆:文人畵 등에 사용된다)·선염필(渲染筆:濃淡을 붙이는 데 쓰인다)·채색필(彩色筆:종류가 많은데 소묘에는 필요 없다) 등의 종류가 있다.

모필묵화(毛筆墨畵)의 묘법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있다. ① 구륵묘법(鉤勒描法)-형을 윤곽선만으로 그려서 표현하고 선의 아름다움이 존중된다. ② 몰골묘법(沒骨描法)-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 물체의 형이나 빛깔이나 명암 따위 일필(一筆)의 농담(濃淡)이 있는 붓의 사용법을 말한다.

소묘의 종류 편집

素描-種類

소묘에는 묘재(描材)에 따라 연필소묘·목탄소묘 따위로 나눌 수 있는데 또 제재(題材)에 의하여 풍경소묘·인물소묘·정물소묘·석고소묘 따위로 나눌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서 소묘의 표현의도에 따라서 세밀한 소묘, 대충 그리는 소묘, 요점을 파악하고서 빨리 그리는 크로키 따위와 같은 분류법도 있다.

크로키 스케치 편집

(速寫)

크로키는 대상의 요점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그리는 소묘 중의 일종이다. 따라서 그리는 대상의 상이에 따라 표현의 요령이 여러 가지로 생각된다.

인물 크로키에 대하여 설명하면 인물에도 얼굴 부분만의 경우, 반신(半身)의 경우, 전신의 경우는 그 표현의 요령이 다른데 어떤 것이나 다 형의 프로포션을 미리 이해해 두고 기본이 되는 선을 재빨리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인물의 전신을 크로키할 경우 하나의 포즈를 10분이나 20분에 그려내기 위해서는 형의 동세(動勢)나 균형을 선적(線的)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입상(立像)의 경우 목에서 수직으로 내린 선과 중심(重心)이 걸린 발뒤꿈치가 일직선으로 됨을 알아두면 편리하다. 또한 신체 각 부분이 어떻게 밸런스를 잡고 있는가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그림에 표시하는 것과 같은 점을 알아두면 편리하다.

인물 크로키에서 움직임을 표시하는 중요한 선을 잽싸게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모델 인형으로 여러 가지 포즈를 만들어서 연구하면 되는데, 실제로는 관찰하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숙달의 지름길이다.

한줄 선의 소묘 편집

-線 -素描

크로키의 변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집중력이 약한 현대인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한줄 선이란 단번에 한줄로서 다시 고쳐 그리지 않고 결정적으로 그려나가는 방법이다. 모델을 응시하고 관찰하는 속도에 맞추어 연필의 선으로 확실하게 그리고 천천히 그려나가는 것이다. 이 때 자기의 그림은 그다지 보지 않고, 모델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고 확실히 응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분 정도의 시간에 선적(線的)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로키의 변형이라고도 생각된다.

이 방법은 인물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그리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채화(彩畵)의 밑그림으로서도 유효하다.

세밀한 소묘 편집

細密-素描

크로키와는 반대로 대상의 형이나 빛깔이나 명암·음영·질감까지 세밀하게 포착하는 것이 세밀한 소묘이다.

연필을 사용할 경우 연한 것보다는 약간 딱딱한 듯한 것이 델리킷한 점까지 표현(表現)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하다. 이과(理科)의 관찰표현이나 디자인을 위한 전제(前提)로서의 표시 등에 유효하다. 세밀한 소묘란 것은 표현 태도의 문제이고, 선적(線的)으로도 명암이 다른 표현도 할 수 있다.

세밀한 소묘로서 정정(訂正)을 거듭하면서 그려나가자면 연필은 연한 것이 적당하지만, 숙달하면 딱딱한 듯한 연필이나 펜을 사용하여도 충분히 세밀한 소묘가 될 수 있다. 세밀한 소묘라도 처음에 기본이 되는 선을 포착하고 서서히 형을 마무리해 가는 편이 좋다.

표시연습 편집

表示練習

중학교의 미술부에는 빛깔이나 형의 기본연습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소묘 속에 포함된다고 생각된다.

회화에서 말하는 소묘는 대상물의 자태를 그리고 모사할 뿐 아니라 그 감동이나 내면적인 진실까지 표현해내는데 있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사물의 형을 객관적으로 포착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양성되는 것일까. 또한 그러한 능력을 육성한다는 것은 도리어 창조적인 힘을 신장(伸長)하는 미술교육의 방해조차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남게 된다.누구의 생활경험에도 있듯이 이러이러한 책상을 만들어 보았으면, 또는 붕어를 낚았다든가 아니면 훌륭한 꽃병을 보았다든가처럼 제3자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형을 전달하고 싶은 회화(會話)나 용건이 있을 경우, 그것을 정확하게 알리는 그림을 그릴 필요에 쫓기거나 그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경우가 자주 있다. 또한 갑자기 조형적인 직업에 진출하는 사람으로서는 사물의 형을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할 수 있다.

또는 형을 그려 표현할 필요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형의 분별이나 인식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더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사물의 특징을 커다랗게 포착하여 그리거나, 세밀하게 관찰하고 손을 움직여서 그려봄으로써 그 능력은 높아질 수 있겠다.

따라서 심상표현(心象表現)으로서의 소묘에서 제외하더라도 생각할 수는 있다. 표시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설명적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그러한 뜻에서 표시를 넓게 해석한다면 소묘 중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