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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영화 편집

television映畵

영상예술로서의 텔레비전영화가 브라운관을 통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 된 일은 아니다. 영화라 하면 본래 극장영화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텔레비전이 보급됨에 따라 점점 브라운관에 방영(放映)하기 위한 영화 제작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그러한 종류의 영화를 극장용 영화와 구별하여 편의상 텔레비전영화라 부르게 되었으나, 본질적으로 양자 사이에 별 차이는 없다. 또한 극장에서 공개되었던 영화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어도 이를 텔레비전 영화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텔레비전 영화란 처음부터 텔레비전 방영을 목적으로 기획·제작된 것을 가리키는 호칭이며, 극장용 영화와 구별하기 위한 명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텔레비전 드라마(스튜디오 드라마)와 비교하는 의미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명칭이 아닐까 한다.

텔레비전 영화와 극장영화 편집

television映畵-劇場映畵텔레비전 영화와 극장용 영화가 제작상 본질적으로 같다고는 하나, 이것을 감상하는 쪽(시청자·관객)에서 생각해보면 커다란 차이가 있다. 텔레비전은 가정의 안방에 모인 온 가족을 대상으로 하지만 극장영화는 극장이란 특정한 장소를 찾아오는 관객을 대상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자연히 제작목표가 달라지며, 목표가 달라짐으로써 작품의 주제나 수법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러한 차이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차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편집

screen-Braun管

텔레비전 방송은 가정에서의 시청자를 중요한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상기의 크기로 인해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텔레비전영화는 한정된 넓이의 브라운관을 의식하고 제작되기 마련이다. 극영화 역시 스크린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그 영상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그 점에서 두 장르의 방향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극영화는 스크린을 확대함으로써 대형화되어 왔고 대형 영상(映像)의 매력으로 어필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 구체적인 예가 시네마스코프에서 70mm영화, 시네라마 등의 개발이다. 즉 텔레비전 영화가 재래의 극영화의 영역을 침범함으로써, 극영화는 대형화로써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던 양자가 기획적으로나 각본·연출상으로 점점 갈라져 나가는 현상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일 뿐만 아니라 극영화와 텔레비전 영화의 제작기술의 분화는 단지 각본·연출 부분에 그치지 않고 카메라워크·연기, 그 밖의 부분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어 장래에는 텔레비전 영화와 극장영화는 같은 영상예술이면서도 각기 독특한 장르로서 분명하게 구별될 날이 올 것이다.

텔레비전 영화와 스튜디오 드라마 편집

television 映畵-st­udio drama

극장영화와 텔레비전 영화는 과도적인 현상으로서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나, 제작상으로 보아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스튜디오 드라마라 불리는 것 중에도 부분적으로는 영화를 사용한 것도 적지는 않으나, 원칙적으로는 스튜디오 안에서 연출되는 드라마를 텔레비전 카메라를 통해 방영하는 것이므로 영화와는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스튜디오 안의 한정된 공간 속에서 1편의 드라마가 연출된다는 점으로 볼 때 영화보다는 오히려 무대극적인 요소를 더 많이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테이프의 도입에 따라 영화적인 화면 구성에 가까운 경향을 가진 스튜디오 드라마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텔레비전 영화보다는 오히려 스튜디오 드라마 쪽에서 참다운 텔레비전의 특성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극장과 달리 가정 안의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직접 호소하는 친근감은 스튜디오 드라마의 커다란 무기이며, 이른바 영화적 수법의 카메라워크에 의지하고 않고 무대극적인 생생한 호소(呼訴)가 가능하다는 점에 스튜디오 드라마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무대극적이라 할지라도 무대극 중계가 가진 약점(즉, 극장이나 무대 구조의 제한 속에서의 카메라워크는 드라마 연출의 참된 중계가 불가능하다)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본에서 연출 분야상 이후 스튜디오 드라마는 더욱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텔레비전의 가능성을 좀더 살릴수 있는 방향으로 탐구가 계속될 것이며, 현재의 텔레비전 영화의 수법도 점점 극장용 영화 수법을 떠나 독특한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역이 개척되리라 생각된다.

연속 텔레비전 영화와 단막 텔레비전 영화 편집

連續televi­sion 映畵-單幕television 映畵

연속 텔레비전 영화란 1회로 완결되지 않고 1주 1회 혹은 매일 연속 방영하되, 몇 회 또는 그 이상으로 완결되는 내용의 드라마이다. 이에 비해 단막영화란 1회로 완결되는 드라마이다.

물론 연속 텔레비전 영화라 할지라도 매일 방영되는 것을 '일일연속드라마'라 불러 1주 1회씩 방영되는 주간연속드라마와 구별하고 있지만, 어쨌든 1회로써 드라마가 완결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단막드라마와 구별된다.

연속물이라 하더라도 등장하는 인물은 동일하나 드라마 자체는 1회마다 완결되는 형식인 것도 있다. 이것은 단막영화를 몇 번에 걸쳐 방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단막영화라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연속드라마와 단막드라마는 시청자가 드라마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연속드라마인 경우 드라마가 전개하는 스토리의 흥미가 감상의 주안점이 된다.

연속물인 1회의 영화가 끝날 때, 다음 회에 흥미를 갖게 하는 어떤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상례인데 단막영화의 경우는 그러한 배려는 필요 없으며, 드라마의 종료와 함께 시청자가 만족하기만 하면 족한 것이다. 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드라마 기법이 서툴다는 평을 받아도 도리가 없을 것이다.

단막영화는 극장영화와 그 점에서 거의 다름이 없으나 한 가지 다른 점은 영화의 길이다. 일반적으로 극장용 영화에 비해 텔레비전 영화의 길이는 짧다. 따라서 드라마 작법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생기는데, 그 점은 전문적인 영화작법에 속하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며, 간단히 요약하면 한정된 시간 안에 그 테마를 어떻게 화면에 표현하고 시청자(관객)에게 감명을 줄 것이냐에 귀결된다.

텔레비전 영화의 각본과 연출 편집

television映畵-脚本-演出텔레비전 영화의 각본이란 무엇인가를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일은 상당히 곤란한 일에 속한다. 텔레비전 영화에 각본이란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으리라 생각되는 마당에, 각본의 형식을 한마디로 요약하여 전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억지로 말하라면 드라마 전체의 내용을 문자화한 것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각본을 바탕으로 영상화하기까지의 과정을 프로듀서가 맡고, 디렉터는 각본에 지정된 등장 인물이나 그 밖의 것을 영상으로 구상화(具象化)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따라서 연출과 각본은 별개의 독립된 것이지만, 영상화되어 텔레비전에 방영되었을 때의 작품은 그 어느 한쪽도 아닌 공동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각본과 연출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하는 점이 흔히 논의되지만, 이것은 박수를 칠 때 어느 쪽 손에 의해 소리가 났는가를 논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왼손만으로 혹은 오른손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듯이 각본만으로 혹은 연출만으로는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문자의 형태로 된 각본은 한 예술작품으로서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같은 각본을 가지고 연출을 해도 연출가에 따라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 이 점에서 작품이나 연출가의 주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각본을 어떤 연출가가 연출하든 같은 영화밖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연출가의 독자성인 창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마치 주형(鑄型)에 쇳물을 부어 주물을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는 작업이 될 것이다.

텔레비전 영화의 각본 편집

television映畵-脚本

텔레비전 영화는 각본과 수법에 있어서 일반 극영화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으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각각 극장의 관객과 안방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각본 작법이나 집필 자세에 있어 다소 차이가 생긴다.

텔레비전의 경우 안방의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들은 남녀노소·교양·생활환경 등의 점에서 극장의 관객과는 다르다. 대학의 강의실에서 할 강의를 중학생들에게 이해시키려면 거기 알맞는 세심한 배려가 교사에게 요구되듯이 텔레비전 영화는 시청자의 최대공약수를 포착해야 하며, 이것을 바탕으로 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각본의 수준(내용)을 낮추라는 얘기는 아니다.

어떤 드라마를 영화로 만들려 할 때 작자는 테마를 설정하고, 인물의 배치, 스토리의 전개와 전체적인 구성, 대사·장면의 안배 등을 구상하게 되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브라운관을 염두에 두고 그 앞에 앉아 있는 천차만별의 시청자를 생각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즉, 드라마는 우선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는 제아무리 명작이라 할지라도 시청자에게 공감이나 흥미를 갖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자는 텔레비전 영화의 가능성이나 한계라는 점에서 규제를 받게 되지만 그와 동시에 수십만 시청자에게 호소하는 예술이며,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끼게 된다. 텔레비전의 각본이 종래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텔레비전 영화의 연출 편집

television映畵-演出

70년대 우리는 텔레비전 영화 제작에 따른 여러 기법상의 문제로 텔레비전을 위한 영화를 만들지 못하여 당시 방영된 텔레비전 영화는 모두 외국, 특히 미국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1980년 첫 방송을 한 KBS-1TV의 은 국내 명작소설과 기타 작품을 TV드라마로 극화해서 방송함으로써 영상을 통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한편 MBC도 83년 을 방영하여 '텔레비전 영화' 시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다채로운 영상 표현과 다양한 주제와 접근 방식을 택하면서 풍자나 사회의식, 추리나 멜로물의 요소까지 폭넓게 동원해 텔레비전 영화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텔레비전 영화의 연출이 초기에 있어서는 거의 기성 작가에 의해 이루어져 온 것은 어느 나라고 공통된 현상이었다. 그러나 기성감독들도 텔레비전 영화를 자주 연출하게 되자 연출 방법에 변화가 생겼다. 앞에서 말했듯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고, 스크린보다 훨씬 작은 화면에 드라마를 전개하는 테크닉(예를 들면 화면구성·연기지도·장면 전환·커트 인·나레이션의 사용 등)을 연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음악·미술·의상 등의 면에서도 마찬가지며, 텔레비전 영화에는 텔레비전 영화에 알맞는 연출 테크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편지 같은 것의 클로즈업된 커트 인이 나왔을 때, 극장영화의 경우엔 관객들은 편지나 일기에 적힌 내용을 직접 읽음으로써 이해할 수가 있다. 그러나 크기가 한정된 브라운관에서는 읽기 어려우므로, 편지를 쓴 사람이나 받은 사람의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넣는 등의 방법이 친절한 방법이며, 편지나 일기장을 커트 인하지 않고 편지를 읽는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시킬 수도 있다. 대화에 있어서도 두 인물의 얼굴을 번갈아 업(up)시키는 것이 효과적인데, 그것은 화면이 작은 브라운관의 영상에서는 극장영화처럼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풍경을 배경으로 깔아도 별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텔레비전 영화의 개념과 특성을 간단히 소개했는데, 현재의 텔레비전 영화는 각본·연출 그 밖의 면에서 독특한 수법이 확립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며, 극장용 영화의 수법에서 탈피한 순수한 텔레비전 영화의 기법 개발은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