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시사/정치와 생활/정치의 기구와 조직


政治-機構-組織〔序說〕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표현한 바 있지만 인간은 집단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자연을 개조하면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개인적인 힘으로는 자연으로부터 생활수단을 효과적으로 취득(取得)할 수가 없으므로, 집단적인 힘으로 자연을 이용하면서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서 집단생활을 영위하는 한 인간의 사회에는 그 구성요소인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과의 관계를 규정짓는 일정한 조직이 필요하다. 조직의 테두리 위에서 사회는 일정한 질서를 유지하게 되고, 이 질서에 따라 공동생활을 영위되는 것이다. 사회질서를 규정짓는 조직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두드러진 최고의 조직이 곧 정치의 조직이다. 그런 만큼 주로 권력의 조직체인 국가로 표시되는 이 정치의 조직은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을 통틀어 규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간의 사회생활 그 자체를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의 조직은 그것을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각종 정치의 기구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 정치의 기구와 조직은 그 본질상 인간의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불가피한 전제로 삼고 있다. 윤리적인 당위성 여하를 떠나 인간의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는 인간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래 계속되어 왔으며, 실상 정치의 조직과 기구는 이러한 관계를 확립하고 유지시키는 데 이바지해 왔다. 그러므로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물리적이고 강제적인 권력을 매개로 한 지배의 관계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있다. 이제까지 인간의 역사를 민주주의의 발달사로 본다면 그 민주주의란 바로 권력의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이러한 권력의 정당성은 '인민의 지배'라는 말로 표시되고 있다. 인민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권력을 지배하고 정치의 조직과 기구를 결정할 때 민주주의는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치의 조직은 자유민주국가의 정치조직과 독재주의국가의 그것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오늘날에는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조직과 사회주의국가의 그것으로 표시되는 이들 두 정치조직은 각기 그 경제체제가 다를 뿐 아니라 조직의 기본원리도 다르다. 자유민주주의국가의 정치조직은 사유재산제도(私有財産制度)와 자유경쟁(自由競爭)을 전제로 한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그 기본원리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조직뿐 아니라 각종 정치기구도 이러한 원리에 따라 형성되어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사회주의국가의 정치조직은 재산의 공유(共有)와 계획경제(計劃經濟)를 전제로 한 사회주의 경제질서를 바탕으로 하여, 다른 독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통합과 능률을 그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정치기구라 하더라도 그 실질적인 구조와 작용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여기에서는 정치의 조직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그것과 사회주의국가의 그것으로 나누고 현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조직원리를 먼저 고찰한 뒤 다음으로 사회주의국가의 그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대 자유민주주의국가는 흔히 복지국가(福祉國家)·행정국가(行政國家) 또는 적극국가(積極國家)라고도 하지만 여기서는 현대국가로 통일하였다. 다음으로 현대의 정치기구로서 의회(議會)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의회가 가지는 본래의 기능과 나아가 대표적인 국가에 있어서의 의회제도를 고찰하고자 한다. 또 현대의 대부분의 국가는 대의정치 형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대표자를 뽑는 방법인 선거는 민주정치의 생명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 다음에는 각국의 선거제도에 대하여 고찰하고, 나아가서는 정치의 목표를 실지로 수행하는 행정제도·공무원제도·지방자치제도 등을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收斂)·통합하여 정치에 반영하는 정당과 압력단체(壓力團體)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대체로 이와 같은 기구를 가진 정치권력은 18-19세기 당시의 야경국가(夜警國家)에서와는 달리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점차 확대되고 강화되어 가고 있다. 일찍이 토머스 홉스는 국가의 권력체를 '리바이어던'이라고 표현한 바 있지만, 이 '거대한 괴물'은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현대에 올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가권력이 점차 강화될수록 개인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정치제도의 수립이 더욱 요청된다고 하겠다. <吳 炳 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