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시사/정치와 생활/국민의 정치참여


國民-政治參與〔序說〕 현대 민주주의사회에서의 모든 국민은 본래 평등하며 투표를 통해서 주권적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개개의 국민은 이해관심도·정보파악도(情報把握度)·신념에 대한 확신도 등에 따라서 정치참여의 정도가 각각 다르며 정치의식의 수준도 다르다. 정치참여의 수준이 가장 낮은 정치무관심계층을 비롯하여 정치관심계층·권력추구자·권력자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정치일반에 대하여 또는 특정 정치 문제에 대하여 가지는 사고방식 및 사고에서 생기는 행동방식을 정치의식이라 한다. 정치의식은 한 면에서는 객관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정치과정에 반드시 수반하는 그 내면적 구성요소이며 다른 한 면에서는 권력주체 자체의 내심(內心)의 세계 및 행동을 지지하는 힘이다. 정치의식은 정치양식(政治良識)을 새로 만들어 내거나 또는 다시 생산하는 추진력이라 하겠다. 그런데 우리는 선택문제에 있어서 합리적 판단에 필요로 하는 충분한 자료나 정보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완전한 자료와 정보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 아래서 정치적 결정 또는 그 선택을 해야 할 때에 외부로부터의 자료와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적인 기준을 정치의식에서 찾는다. 그런데 자료나 정보를 얻는 데에는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서 정치문제에 있어서는 충분치 못한 지식만 가지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아니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정치의식이 높으면 높을수록 끊임없이 변동하는 불확실한 정치상황 아래 자기가 내린 결정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되고 그 선택행동(選擇行動)에 대하여 일관성과 통일성을 제공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의식에는 기본적인 상황판단의 추리구조(推理構造)가 따르게 마련이다. 인식평가태도(認識平價態度)에 일관되는 언어상징(言語象徵)으로 표현된 농축이미지(濃縮 image)란 것이 있다. 한편 정치상황이란 것은 본래 개성적이고 복잡한 구조이며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상황과 농축이미지의 고정성과는 일치하지 않는 면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즉 현실과 고정관념(固定觀念)과는 일치하지 않는 면이 따르게 마련이다. 한 나라의 사회적 가치가 제도화되면 그 나라 국민의 정치의식이 안정화되기 쉽다. 예를 들면 미국의 기본사회적 가치(基本社會的價値)는 평등주의와 실적주의라 볼 수 있다. 이 평등주의와 실적주의가 제도화된 오늘날 미국 국민이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체제를 믿는 의식은 거의 고정화되어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런데 권력지배자측에서 계약위반·공약위반을 자주 행하고 국민을 소외(疎外)시키는 경우에는 사회적 무질서라고 하는 아노미 현상(anomie現象)이 일어난다. 오늘날 대중사회가 나타남에 따라 국민대중은 정치에 대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무관심자의 수가 정치적 관심자의 수보다 오히려 많다. 물론 정치적 무관심자란 것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현대형 무관심자와 전통형 무관심자를 포함해서 말한다. 또 여론조사나 선거실태조사에 의한다면 대체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청장년층보다는 노년층이, 교육이 높은 층보다는 낮은 층이, 도시대중보다는 농촌주민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Political Apathy or Indifference)이라 함은 비정치적 태도를 말한다. 그것은 권력과정으로부터의 물러남을 의미한다. 이 비정치적 태도는 그 동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 탈정치적 무관심(脫政治的無關心)이라 함은 이를테면 권력의 참여와 행사에 관하여 자기의 요구를 만족시키거나 기대를 채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가치로서의 권력 또는 권력과정에 환멸을 느끼고 비정치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둘째 무정치적 무관심(無政治的無關心)이라 함은 예를 들면 예술이나 학문 같은 다른 업(業)의 가치에 대한 강한 관심으로 인해서 정치권력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셋째로 반정치적 무관심(反政治的無關心)이라 함은 이를테면 무정부주의자나 종교주의자의 관점처럼 자기의 고유가치(固有價値)가 본질적으로 정치와 충돌한다는 전제에 입각해서 적극적으로 정치과정에 반대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치적 무관심은 현실적으로 이상의 세 가지 형의 어느 하나에 속한다고 잘라 말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여러 가지 유형의 혼합 형태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에는 정도에 따라서 본다면 깊이 마음에 두지 않는 형(냉담형)과 싫어하는 형(혐오형) 및 반대의 뜻을 가지는 형(반감형) 등이 있다. 정치적 무관심의 정치적 효과를 본다면 첫째로 파시즘 독재의 유력한 지반을 제공하며 둘째로 보수적 정치효과를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다. <白 尙 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