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미술/미술의 기초/조형의 요소와 미의 조건/빛 깔
빛깔
편집하늘이나 바다의 빛깔, 무지개나 저녁놀의 빛깔 등 눈을 통하여 보는 세계는 빛깔로 충만해 있어서, 그 드러내는 방식도 가지가지이다. 이들 빛깔을 볼 수 있는 것은 태양의 빛이 있기 때문이고, 이 '빛'은 빛깔을 보이게 하는 직접적인 요인(要因)이 된다. 태양의 빛은 물리학에 의하면 그림 1과 같이 400m에서 780m 사이의 파장(波長)을 점유하는 전자파(電磁波)이다. 태양의 빛은 그대로는 색감(色感)을 느끼지 못하므로 '백광(白光)'이라 불린다. 그런데 그림 2처럼 삼각 프리즘으로 분산(分散)하여 보면 파장이 다른 빛(單色光이라 부른다)의 모임인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 단색광을 모두 다 평균하여 강력하게 반사하고 있는 물체는 백색으로, 반대로 거의 다 흡수하고 있는 것은 흑색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반사의 강도가 중(中) 정도의 경우에는 회색이 된다. 물체가 빨강이나 노랑, 초록, 파랑 따위의 빛깔로 보이는 것은 그림 3과 같이 그 물질이 백광의 질적인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저녁놀 현상이 생기는 것은 대기 중에 부유(浮遊)하는 진애(塵埃)가 물체색의 흡수 반사 대신에 미립장해(微粒障害)라는 백광의 질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빛깔은 그 드러나는 방식에 따라서 불투명한 물체의 표면의 빛깔을 표면색, 하늘빛과 같은 평면으로 보이면서 원근감이 있는 빛깔을 면색(面色), 수중(水中)에서 볼 때와 같은 투명감, 광폭감(廣幅感)을 가진 빛깔을 공간색(空間色) 등으로 분류 호칭하고 있다.
빛깔의 색채학·생리학적 어의
편집-色彩學·生理學的語義
빛깔을 현재의 색채학에서는 소리나 냄새 따위 이른바 오관(五官)과 함께 감각의 일종이라고 하고 있다. 소리의 감각이 음파(音波)를 자극으로서 느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관계에 있다고 설명된다. 이 사실은 빛과 빛깔은 별개의 것이고, 빛은 '자극'으로서의 물리량(物理量), 빛깔은 '감각'으로서의 심리량(心理量)이다. 다시 말하면 빛깔이란 감각은 빛이 자극에 의하여 야기되는 관계에 있다.
생리학에 의하면 안저(眼底)에는 망막(網膜)이 있고, 이 망막은 간체(杆體)와 추체(錐體)의 2종의 감광세포(感光細胞)로 되어 있다. 양 세포의 분포상태는 시야의 외연(外緣)일수록 간체가 많고 중심일수록 추체가 많다. 특히 중심의 약 2°의 범위는 추체뿐이어서 황반부중심와(黃斑部中心窩)로 불러 빛깔이나 영상(映像)을 예민하게 느낀다. 세포의 기능으로서 간체는 밝기를, 추체는 색감(色感)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빛이 망막에 도달하면 지금까지의 빛은 어떤 광화반응(光化反應)을 일으킨다. 그 결과 흥분이나 충동 따위의 에너지가 생기고 이것이 대뇌피질 중 시영역(視領域)이란 곳에 신경섬유(腎經纖維)를 통하여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빛의 감각은 시영역에서 변환된 외계로부터의 자극에 대응하여 생기는 반응이라고 설명된다.러나 반응된 감각은 지극히 원형적(原型的)인 상태이고 따라서 이것을 뜻있게 하기 위하여는 인간의 정신활동면의 의식 작용이 참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빛깔의 감각을 한걸음 진전시켜 빛깔의 '지각(知覺)'이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빛깔의 삼속성
편집-三屬性
일반적으로 감각 내용을 정확하게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곤란하지만 빛깔의 경우에는 그 감각적인 속성이 실마리가 되어 전달된다. 색감각의 으뜸 속성으로 색상(色相)이 있다. 빛깔에는 빨강 계통, 초록 계통, 파랑 계통이라고 말하듯이 빛깔을 종별적(種別的)으로 나누는 요소가 있다. 예를 들면 무지개의 빛깔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랏빛이라고 하듯이 색상순으로 나타낸다. 색상은 따라서 색상환(色相環)을 형성하는데, 그것은 색상은 어느 색상으로 기점(起點)으로 잡든지 또는 좌우 어느 방향으로 나가든지 원 색상으로 돌아가는 '순환이행성(循環移行性)'이 있기 때문이다.
제2의 속성은 명도(明度)이다. 예를 들어 흰빛은 밝고 검정은 어둡다. 잿빛은 중간 정도의 밝기의 빛깔이다. 또한 노랑은 밝고 자주빛은 어둡다. 같은 빨강 계통에도 밝은 빨강도 어두운 빨강도 있다. 이와 같이 개개의 빛깔이 갖는 밝기의 정도를 명도라 한다.
제3의 속성은 채도(彩度)이다. 예를 들어 태극기의 빨강과 팥의 빨강의 경우, 이 두 빛깔은 명도가 비슷해 보이지만 한 쪽은 선명하고 다른 한 쪽은 둔탁한 빨강이다. 태극기 쪽은 빨강이란 색미(色味)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으나 팥쪽은 색미가 작다. 이처럼 색상이라는 색미 함유량의 대소가 채도이다. 더욱이 하나의 색상 중에서 가장 고채도(高彩度)의 것을 그 색상의 순색(純色)이라 한다.
무채색과 유채색
편집無彩色-有彩色
색상을 갖지 않는 빛깔은 모두 무채색이고 무채색 이외의 빛깔은 전부 유채색이다.
결국 무채색을 구별할 수 있는 속성은 명도뿐이고, 유채색은 색상, 명도, 채도의 어느 속성에 의해서도 구별할 수가 있다.
광택
편집光澤
광택은 표면색에 공존하여 나타난다. 물체 표면이 매우 반들반들할 경우에는 거울 면과 같은 정반사(正反射)를 하고, 조면(粗面)이 될수록 난반사(亂反射)가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광택도(光澤度)는 경면(鏡面)의 반사를 기준으로 그 비율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겉보기의 윤택감에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곤란한 것도 있다. 그러나 광택은 빛깔의 속성과 동류(同類)의 것은 아니어서 심리적으로는 '지각(知覺)'으로서 취급되고 있다.
색표계
편집色票系(標準色票)
길이나 무게를 재는 데 자나 저울이 있듯이 색채에도 그와 같은 표준적인 스케일이 있으면 편리하다. 색표계는 그러한 편의성을 위하여 제정된 것이다. 색표계는 그 기초가 되는 입체(立體)의 결정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것이 생긴다. 이것은 빛깔이 3차원의 공간을 차지하므로 빛깔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빛깔의 분류 배열 방식으로 갖가지 방법이 생각되기 때문이다.
색입체(色立體)에 대하여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에 의하여 여러 가지 설이 발표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현재 가장 유명하고 색표화(色票化)되어 있는 먼셀 색표계와 오스트발트 색표계를 취급하기로 한다.
먼셀 색표계
편집-色票系
먼셀(1858∼1918)은 미국의 미술학교 교사로 그의 색표계는 색채 교육의 필요에서 창안되었다고 한다. 먼셀은 빛깔은 삼속성(三屬性)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말하고, 우선 그 용어를 색상(色相 Hue), 명도(明度 Value), 채도(彩度 Chroma)라 하였다. 색상은 기본 원색(基本原色)으로서 R(빨강), Y(노랑), G(초록색), B(파랑), P(자줏빛)의 5종으로 결정하고, 또 다시 원색 상호간에 YR(黃赤), GY(黃綠), BG(靑綠), PB(靑紫), RP(赤紫)의 오색상(五色相)을 끼워넣어 합계 10종을 대표 색상으로 하였다. 더욱이 이 이상의 색상의 세분기호(細分記號)는 그림 4에 표시한 것처럼 40H까지 색표화되어 있다.
명도 V는 무채색에 의하여 이상(理想)의 백(白)을 10, 이상의 흑(黑)을 0으로 하여 10분할하였는데, 이상의 백과 흑은 보통 색료(色料)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색표에는 백을 9, 흑은 1로 9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채도는 어떠한 색상도 그 빛깔과 같은 명도의 무채색에서의 거리로 표시되도록 하였다. 이상 HVC를 3차원에서 상관(相關)시키면 그림 8과 같은 색입체의 골조(骨組)가 나온다. 따라서 이 방식에서는 높이는 명도를, 방위는 색상을, 그리고 중심에서의 거리는 채도를 표시하게 된다.
이 배열법(配列法)에 따라서 다른 빛깔도 메워 나가면 그림 5와 같은 '빛깔의 입체'를 이룬다. 그림 6은 색입체의 등색상(等色相) 종단면(縱斷面)이고 그림 7은 등명도(等明度) 횡단면(橫斷面)이다.
더욱이 빛깔을 지정할 경우에는 먼셀의 색표 기호에 따른다. 예를 들어 태극의 선명한 빨강 빛깔은 H가 5R, V가 5, C를 14로 가정하면 5R 5/14(5R의 5의 14라 부른다)로 적는다. 무채색의 경우에는 H 및 C가 0이므로 N5, N8처럼 하든지 HVC의 기호형(記號形)에 의하여 5/, 8/과 같이 표시하여도 좋다(N은 neutral gray의 머리문자이다).
오스트발트 색표계
편집-色票系
오스트발트(1853∼1932)는 노벨상을 받은 독일의 화학자이다. 그의 색표계는 그림 9와 같이 순색, 백색, 흑색을 3원색으로 한 혼합색(色圓板 混合色에 의한다)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오스트발트의 색상은 그림 12와 같이 보색관계(補色關係)를 성립시키는 24종이 대표이다. 이 색상환(色相環)은 yellow(黃), orange(주황), red(赤), purple(紫色), ultramarine blue(群靑=짙은 남빛), turquies(터키옥 빛깔), sea green(海綠), leaf green(葉綠)의 8종의 기본 색상에서 발전시킨 것이고, 더욱이 이 8색은 헤링의 4원색인 노랑, 파랑, 빨강, 초록을 기초로 한 것이라 한다.오스트발트의 무채색 단계는, 기본으로서는 이상(理想)의 백(白)을 100, 흑(黑)을 0으로 하고 있으나, 색표로는 색료(色料)로 표시할 수 있는 백을 A, 흑을 P로 한 8단계로 하고 있다. 단 오스트발트의 무채색 단계는 명도단계는 아니고, 표3과 같이 백, 흑의 함유량의 스케일이다.
오스트발트는 그림 9의 이념 즉 모든 빛깔은 순색 함유량(F), 백색 함유량(W) 및 흑색 함유량(B)의 혼색(混色)에 의하여 표시될 수 있다고 하고 그림 10과 같은 색삼각좌표(色三角座標)를 고안하였다.
F, W, B는 제각기 3원색의 위치이고 따라서 3각좌표상의 빛깔은 FWB의 혼색비(混色比)로 표시된다. 이와 같은 등색상 3각좌표에서는 WB계열은 무채색 단계를, WF계열은 밝고 맑은 색조를, FB계열은 어둡고 맑은 색조의 빛깔을 표시하여, 이른바 탁색조(濁色調)의 빛깔은 내부에 위치하게 된다. 이 3각좌표를 전색상(全色相) 집결하면 그림 11과 같은 복원추상(複圓錐狀)의 색입체가 된다.
그림에서 알파벳 기호는 그 기호 위치에 대응하는 FWB양을 표시하고 있으며 이에 색상 번호를 붙이면 표색기호가 된다. 예를 들어 '23ea'라는 빛깔은 e의 백량(白量) 35, a의 흑량 11이므로 색량 F는 100-(35+11)=54로 된다. 23의 색상은 황록색(黃綠色)에 해당하므로 약간 밝은 황록의 색조가 된다.
색명
편집色名 빛깔에는 일반 색명과 같은 관용 색명(慣用色名)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일반 색명을 소개하겠다. 일반 색명은 분류 색명(分類色名)이라고도 불리는 것인데 기본 색명과 수식어로 된 색명법(色名法)이다. 그 골자는 표1의 유채색(有彩色)의 기본 색이름, 표4의 무채색의 기본 색이름 및 표2의 유채색의 명도와 관한 수식어이다.
「표는
KIS(한국공업규격)제정 KS A 0011에 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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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의 감정
편집-感情
일반적으로 빨간 빛깔을 보면 위험이나 공포감을 지각(知覺)한다. 혈액이나 불꽃 빛깔과의 연상반응 때문일 것이다.
흑색은 반을, 백색은 낮과 관련하여 공포나 환희를 포용시키는 풍습은 생득적(生得的)으로 인간이 갖는 본능 감각일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색에서 여러 가지를 연상하거나 상징하는 것은 원시생활에서부터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빛깔의 감정은 그 사람의 생활환경, 나이, 성별 등의 조건으로 일정하지는 않지만 다분히 공통성이 있다.
빛깔의 고유감정
편집-固有感情
적색을 보면 기분이 고조되고, 황색을 보면 발랄해지는 따위의 그러한 심리반응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러한 감정을 갖도록 하는 성질을, 빛깔이 고유(固有)하는 것으로서 이것들은 빛깔의 고유 감정이라 불린다.
흥분감과 침체감
편집興奮感-沈滯感
적계(赤系)의 빛깔에는 사람의 기분을 곤두세우고 고조시키는 듯한 흥분감이 있다. 빨강에 대한 피나 불꽃의 연상이나 피나 불꽃에 대하여 갖는 본능적인 흥분감과 밀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난감과 한감
편집暖感-寒感
빨강에서 노랑에 걸친 색상은 따스한 느낌이 있고 청록(靑綠)에서 청자(靑紫)에 이르는 색상에는 차가운 느낌이 수반된다. 이것도 자연에 대한 창생(創生) 이래의 경험적인 것이 생득적으로 그 색에 고정화(固定化)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난(寒暖)의 느낌은 주로 색상에 부수(附隨)된 것으로서, 그림 13과 같이 난색역(暖色域)·냉색역(冷色域)으로 나눌 수 있다. 난랭감은 명도에도 관계가 있어서 예를 들면 초록빛이나 자줏빛은 순색(純色)으로는 중성이지만 명도를 높이면 흰빛이 증대되어 냉감역으로 기운다. 이것은 백색의 냉감의 영향이라 간주된다.
발랄함과 음침함
편집陽氣-陰氣感
일반적으로 밝은 빛깔은 색상 여하에 관계없이 명랑 쾌활한 기분을 유발하고 반대로 어둔 빛깔은 음침한 감정을 유발한다. 발랄함, 음침함의 느낌은 주로 명도에 수반되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경중감
편집輕重感
밝은 빛깔에는 경쾌감이 수반되고 어두운 빛깔에는 중후감이 수반된다. 등형(等形)·등중량(等重量)인 상자를 한편은 밝게 다른 한편은 어둡게 칠하면 전자는 가볍고 후자는 무겁게 느껴진다고 보고되어 있다. 경중(輕重)의 느낌은 주로 명도에 수반되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빛깔의 자극에 의한 강약감
편집-刺戟-强弱感
채도가 높은 선명한 빛깔은 강렬한 느낌을, 채도가 낮은 둔탁한 빛깔은 따스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이른바 야하고 수수하다고 하는 이 감정은 색 자극의 강약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주로 채도의 고저(高低)에 수반되어 일어나는 감정이다.
배색의 표현감정
편집配色-表現感情
예를 들어 난색과 냉색을 배색하면 그 중간의 온도감(溫度感)을 표현하느냐하면 그렇지가 않다. 반대색과의 콘트라스트에 의하여 더욱 더 강렬한 색조가 되고, 난색이 많을 때에는 한층 더 난감을 증대시킨다. 이처럼 배색에 의한 표현 감정은 개개의 빛깔의 고유감정의 총화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감정이 생긴다.
배색 감정은 복잡하여 콘트라스트와 분량비(分量比), 또한 구성 방식, 질감(質感)이나 형체와의 관련성도 있어서 미묘한 변화를 낳기 때문이다.
강약의 감정, 일반적으로 색상·명도·채도의 콘트라스트가 큰 배색은 강력한 색조를 표현하기가 쉽고, 콘트라스트가 작으면 색은 부드러운 색조를 표현하기 쉽게 된다. 더욱이 명도의 콘트라스트가 크면 딱딱하고 강고(强固)한 느낌을, 작으면 부드럽고 순한 느낌을 표현하기 쉽다.
빛깔의 대비현상
편집-對比現象
깊은 우물 물의 온도는 계절에 의한 변화가 적다. 그러나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스하게 느껴진다. 기온과 대비에 의한 착각 현상이다. 인간의 오관(五官)에 있어서 착각 현상은 부수적인 것인데, 시감각에서는 빛깔의 착시(錯視)라고도 불리는 '빛깔의 대비현상(對比現象)'이 있다.
빛깔의 대비는 계속대비, 동시대비로 나뉘는데, 동시대비에는 복사대비(覆沙對比), 연변대비(緣邊對比) 등이 있고, 또한 계속, 동시대비에 연관되어 면적대비 등이 있다.
계속대비라는 것은 우물물의 예와 같이 처음 자극과 나중 자극과의 사이에 시간차가 있을 때의 대비이다. 대비의 대부분은 동시대비로서 가령 상록수 가운데 한 그루의 벚꽃이 두드러지게 밝고 희게 보이거나, 온통 흰빛투성이의 꽃밭 속의 한떨기 붉은 꽃이 극단적으로 선명하게 느껴지는 따위가 바로 그것이다. 복사대비는 인쇄물 등의 빛깔을 반투명지(半透明紙) 위에서 보는 것과 직접 보았을 때와는 다른 인상을 느낀다. 반투명지로 복사되므로 말미암아 대비 효과를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맑게 갠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달의 가장자리에 몽롱한 청색이 나타난다. 달의 노랑의 보색상(補色像)이 연변대비로 드러나는 예이다.
빛깔의 대비는 결국 채택된 빛깔의 속성이 바탕색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서, 그 바탕색의 고유한 세 가지 속성과 상반된 방향으로 변용(變容)하여 보이는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대비효과라 하고 그 효과의 정도를 양적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색상의 대비
편집色相-對比
같은 초록색을 2분하여 한 쪽은 황색 바탕에서, 또 한 쪽은 청색 바탕에서 보면 황색 바탕의 초록색은 청색 기운 쪽으로 기울고, 청색 바탕의 초록색은 황색 기운 쪽이 증대(增大)되게 느껴진다. 색상의 대비에서는 이처럼 시표(視標)의 빛깔이 바탕색의 색상과 상반된 방향으로 쏠려서 보이는데, 이 원인으로서는 바탕색의 잔상보색(殘像補色)이 시표의 빛깔에 더해져 혼색(混色)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명도의 대비
편집明度-對比
같은 명도의 회색지표(灰色指標)를 백색 바탕과 흑색 바탕 위에 각각 놓고 보면 백색 바탕의 회색은 보다 어둡고, 흑색 바탕의 회색은 보다 밝게 느껴진다.
채도의 대비
편집彩度-對比
가령 빨강 색상에 있어서 중 정도의 채도의 시표색(視標色)도 순색과 같은 고채도색(高彩度色)을 바탕으로 하고 보면, 고유한 채도는 떨어져서 회색에 가깝게 보이고, 반대로 회색을 바탕으로 하면 선명하게 순색에 가깝게 보인다.
면적에 의한 대비
편집面積-對比
예를 들어 작은 색(色) 샘플로 결정한 빛깔도 완성된 다음에 보면 애당초의 인상과 다르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빛깔은 대면적(大面積)이 되면 명도와 채도도 높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바탕색에 의하기도 하지만, 면적이 지극히 작게 되거나 가늘게 되거나 하면 색미(色味)의 느낌은 소멸되고 명도차감(明度差感)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자수(刺繡) 따위에서 세밀한 빛깔의 선(線)을 낼 경우 아주 고채도의 원색 색계(原色色系)가 선정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보색
편집補色
흰 종이 위에 놓인 순색의 색종이 조각을 20∼30초 동안 응시하고, 눈을 깜짝이지 않고 백지로 눈길을 옮기면 종이조각 형으로 선명한 청록상(靑綠像)이 나타난다. 이 경우 청록색은 빨강의 보색이라 하고 청록색상을 보색잔상(補色殘像)이라 한다. 보색은 원판 혼색법(圓板混色法)에 의하여 회색이 되는 한쌍의 색상관계라 하여도 좋다.
빛깔의 진출팽창과 후퇴수축현상
편집-進出膨脹-後退收縮現象
같은 거리에 있는 빛깔이라도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빛깔과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빛깔이 있다. 이 경우 가까이 보이는 빛깔을 진출색이라 하고, 멀리 보이는 빛깔을 후퇴색이라고 한다. 실험에 의하면 색상에 관해서는 빨강, 주황, 노랑 등 난색계의 빛깔은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 명도에 대해서는 밝은 빛깔일수록 진출도(進出度)가 크다. 단 이 현상은 배색에 의한 콘트라스트의 강약이나 무늬, 형태 등의 배치 방법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틀어서 빛깔의 고유특성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빛깔 상호간의 작용에 의한 2차적인 효과로 간주된다. 더욱이 진출색은 팽창되어 보이고, 후퇴색은 수축되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은 특히 빛깔의 명도대비(明度對比)에 관계가 있고, 일반적으로 시표색(視標色)의 명도가 바탕색의 명도보다 밝을수록 팽창성이 높아지고 바탕색이 밝아질수록 수축성이 높아진다.
빛깔의 시인성
편집-視認性
일반적으로 형(形)이 명확하게 인정될 경우 시인도(視認度)가 높다고 하고, 반대의 경우를 시인도가 낮다고 한다. 자명(自明)한 것이긴 하나 우리들은 하나의 빛깔을 추상(抽象)하여 생각할 수는 있어도 볼 수는 없다. 하나의 빛깔은 반드시 다른 빛깔과 접경(接境)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뜻에서 형(形)은 오히려 빛깔과 빛깔의 차이가 만들어내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시인성을 좌우하는 것은 하나의 빛깔의 고유기능(固有機能)이라 하기보다는 3속성 상호간의 색차(色差)의 대소에 의존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 3속성에 대해서는 한색계보다 난색계의 색상이, 암색(暗色)보다 명색(明色) 편이, 또한 고채도색일수록 시인성에 뛰어난 개성 경향(個性傾向)이 있다.
색채조절
편집色彩調節
1949년경 미국의 페이버 비렌 등에 의하여 제창된 색채 이용법이다. 그가 목적으로 하는 바는 오로지 색채의 기능을 이용하는 배색 기술이다. 공장, 사무소, 병원 등에서 빛깔이 눈에 띄기 쉽게 하기 위한 것, 사물의 분별을 쉽게 하기 위한 것, 눈의 피로를 덜게 하기 위한 것 따위와 관련하여 위험 방지, 피로 제거, 능률 증진, 사기(士氣) 향상 등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채색법이다.
이와 같은 빛깔의 사용 방법은 미국에서는 1920년 무렵부터 있었다고 한다. 사건의 발단은 병원에서 수술을 하는 의사가 눈의 피로를 호소하므로 조사한 결과 수술할 때에 사용되는 백포(白布)의 희기가 원인이라는 것이 규명되었다. 그래서 백포를 혈액의 보색인 청록계통으로 하니까 눈의 피로가 적게 되었다고 한다. 비렌은 이 배색 기술을 컬러 컨디셔닝이라 명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50년 무렵 소개되어 색채조절로서 각종 건물이나 시설에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