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생명과 물질/세포의 형성과 작용/세포의 성분
생물체와 지각(地殼)의 구성 원소를 비교해 보면 둘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각의 주요 구성 원소는 O·Si(규소)·Al(알루미늄)·Na(나트륨)·Ca(칼슘)·Fe(철)·Mg(마그네슘)·K(칼륨)으로, 나머지 원소는 전체의 1퍼센트도 안 된다. 이에 비해 생물체는 주로 H·C·O·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머지 원소는 전체의 1% 이하이다. 이처럼 산소를 제외하면 생물체와 지각의 구성 원소는 일치하는 것이 없다. 산소는 생물체의 주요 원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며, 지각의 구성 원소 중에서는 가장 가볍다. 그렇기 때문에 생물은 지각이나 대기를 구성하는 원소 중에서 가벼운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생물을 지각이 아니라 우주와 비교해보면 둘 사이에는 매우 비슷한 점이다. 주기율표에서 원자 번호 1인 수소에서 30번인 아연까지의 원소에 대해 상대적인 존재량을 비교해보면 헬륨을 제외하고 이 둘 사이에는 평행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러한 관계를 우연의 일치라고도 할 수 있지만 생명이 발생했을 때 환경의 화학 조성이 생물에 의해 보존되기 위해서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생물은 거의 모든 원소를 갖고 있는데, 이 중에서 생명에 불가결한 원소는 약 20종이다. 이들은 상대량에 의해 주요 원소·미량 원소·초미량 원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또 이들 중에는 모든 생물에 보편적으로 중요한 것― H·C·O·N·Na·Mg·K·Ca·P·S·Cl, 많은 종류의 생물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 ― Fe·Cu·Mn·Zn, 중요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Si·B·V 등이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포, 특히 원형질의 구성 성분과 그 물리·화학적 조성이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원형질의 화학 조성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세포는 살아 있는 한 외부로부터 양분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 불필요한 것이 생기며, 그 때문에 세포내에는 원래 원형질 성분이 아닌 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형질의 화학 조성을 조사하는 재료로는 비원형질 성분이 가능한 한 적은 재료가 쓰인다. 예를 들어 점균류의 변형체, 백혈구·정자·꽃가루·난세포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균일한 재료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 생물은 각기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물의 종류나 세포의 종류 등에 의해서도 원형질의 화학 조성은 상당히 다르다.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원형질의 일반적인 화학 조성은 각종 생물을 사용한 분석 결과를 평균하여 표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원형질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건조 성분의 대부분은 단백질, 나머지는 지질이나 탄수화물이다. 이들 원형질 성분의 세포내에서의 기능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생물에게 있어서 물은 불가결한 것으로,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활동이 활발한 세포는 세포의 70-90%가 물이며, 휴면 상태에 있는 세포라도 10-20%의 물을 함유하고 있다. 세포내의 물은 자유수와 결합수 두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자유수는 원형질의 성분 물질이나 이온의 용매가 되거나 이것들을 운반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결합수는 원형질 내에서 단백질 등과 약하게 결합하고 있다.
생물의 종류나 세포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세포내의 물의 총량의 약 4.5%가 결합수라고 한다. 자유수는 결합수와 더불어 원형질의 콜로이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단백질은 원형질 성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물질로, 원형질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효소나 호르몬의 주성분으로 세포의 기능을 좌우한다. 단백질의 성분 원소는 C·H·O·N이며, P이나 S를 함유하는 것도 있다. 단백질은 단순 단백질·복합 단백질·유도 단백질의 세 종류로 분류된다. 또한 원형질 내에 존재할 때의 단백질 분자의 모양에서 선상(線狀) 단백질과 입상(粒狀) 단백질로 나눌 수도 있다.
화학적으로 보면 단백질은 다수의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으로 연결되어 생긴 복합 분자로, 그 분자량은 103에서 106 폭이 있다.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약 20종이 있는데, 이들의 배열 순서, 종류수 등에 따라 무수히 많은 종류의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인간의 세포만 해도 10만 종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핵산은 1868년 스위스의 미셸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세포내에서의 상태나 기능을 알게 된 것은 1940년대에 들어서이다. 핵산도 세포내에서는 핵단백질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지질 또한 세포내의 구조물, 특히 미토콘드리아·소포체·염색체·인·핵산 등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지질은 생물체 내에 여러 가지 형태로 분포한다.
예를 들어 지방이나 납 같은 단순 지질로서, 또 인지질이나 당지질 같은 복합 지질로서, 또는 지방산·글리세린·고급 알코올·스테롤 등의 유도 지질로서 존재한다. 이 중에서 지방·인지질·스테롤 등은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관계가 깊다. 대체로 지질이 세포 구조의 성분이 될 때는 인지질이 되어 이것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지질 단백질이 된다.
탄수화물은 녹색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그 일부는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며, 나머지는 세포의 구성 성분이나 저장 물질이 된다. 탄수화물, 즉 당에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포도당 따위의 단당류, 두 개씩 결합하고 있는 맥아당 따위의 이당류, 그리고 다수가 결합되어 있는 다당류가 있다. 다당류 중 글리코겐이나 전분은 저장 물질로서, 셀룰로오스는 세포벽, 키틴은 곤충이나 갑각류의 외골격의 주성분으로 중요하다.
세포내에는 양적으로는 적지만 여러 가지 종류의 무기 염류가 존재한다. 이들은 유기 화합물과 결합된 형태로, 또는 유리된 상태로 분포한다. 또 이온 상태로 존재하며 세포내의 삼투압 조정이나 수소 이온 농도의 조절 역할을 한다. Fe·Mg 따위의 금속은 헤모글로빈이나 엽록소 등의 색소 단백질의 중요한 성분이며, 또 Fe·Mg·Zn·Mn·Cu 등은 여러 가지 효소의 조(助)효소로 불가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