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분류/절 지 동 물/거미류
거미류는 거미·전갈·응애·진드기 등이 속하는 동물군으로서, 절지동물 중에서 곤충류와 갑각류 다음으로 수가 많은 동물군이다. 대부분 육지에 살지만 진드기류나 거미류 중에는 2차적으로 이동하여 민물이나 바다에서 사는 것들도 있다. 거미류는 음식물로 이용되는 종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과 별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기 쉬우나, 기생성의 진드기류나 독샘을 가지고 가끔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전갈이나 거미류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또, 농작물의 해충이나 병원체를 매개하는 진드기류나, 반대로 농작물의 해충을 잡아먹거나 그것에 기생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미류·진드기류 등은 인간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거미류는 촉각이 없고 입의 구조가 다른 절지동물과 다르기 때문에 곤충류·갑각류·다지류와 크게 구별된다. 거미·전갈·응애·진드기·게벌레·깡충거미·별연두꼬마거미·검정과부거미·살밭이게거미·호랑거미·갈거미·꽃거미·큰새똥거미·쇠꼬리거미·얼룩줄거미 등이 여기에 속한다.
거미
편집spider
전세계에 약 3만 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600종이 분포한다.
거미의 몸
편집크기는 몸길이 1㎜ 정도의 미세한 것에서 약 5㎝에 이르는 것까지 있으나 5-15㎜가 보통이다. 형태적 특징은 곤충과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으로 가장 쉽게 알 수 있다.
즉 걷는 다리가 네 쌍이고, 더듬이가 없고, 홑눈은 있으나 겹눈이 없다. 머리가슴부가 한몸으로 되어 있고 배와는 잘룩하게 뚜렷이 경계가 되어 있다. 날개가 없으며, 2-4쌍의 방적돌기(紡績突起)가 있다. 변태를 하지 않는다. 몸의 전반부를 구성하는 머리가슴부의 등면은 좀 딱딱한 판으로 덮였는데 이것을 배갑(背甲)이라 한다. 홑눈은 보통 여덟 개이며 머리 앞쪽에 전후 2열로 나란히 있고, 입은 위턱·아래턱·윗입술·아랫입술의 4부로 되었으며 위턱은 이빨의 구실을 한다. 거미는 먹이를 씹을 수 없고 먹이를 이빨로 찌른 다음 소화액의 작용으로 용해시켜 빨아먹는다.
거미의 특유한 호흡기로 서폐(書肺)가 있다. 거미는 서폐만이 아니고 절지동물과 같이 기관(氣管)으로도 호흡을 한다. 배의 뒤끝에 실을 뽑는 방적돌기가 있다. 암수는 구별하기 힘들지만 일반적으로 수컷이 작고, 다리는 길며 촉지의 끝마디가 퍼져 있다.
거미의 생활
편집-生活
거미는 대부분 1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거미가 성체가 되는 시기는 종류에 따라 달라서 어떤 거미는 가을에 성숙하여 겨울 동안 짝짓기를 하고 죽고, 어떤 거미는 겨울을 지내고 봄에 짝짓기를 하고 죽는다.
거미의 수컷은 성숙하면 곧 짝짓기할 상대를 구한다. 수컷은 암컷에게 자신을 알리고 암컷을 유인하는 구애행동을 한다. 짝짓기를 하기 전에 수컷은 정망(정자 그물)이라고 하는 거미줄로 단을 만든다. 수컷은 배에서 한 방울의 정자를 정망 위로 떨어뜨린다. 그런 후 자신의 각수를 정자로 채운다. 수컷은 짝짓기를 하는 동안 각수를 이용하여 암컷에게 정자를 옮긴다.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은 몸 속에 정자를 보관해 둔다.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나 암컷이 알을 낳으면 알과 정자가 수정된다.
거미가 한 번에 낳는 알의 수는 100여 개이지만 가장 큰 거미에 속하는 종은 2,000개 이상을 낳기도 한다. 거미는 대부분 알을 실로 만들어진 알주머니 속에 담아 보관한다. 알주머니는 종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많은 종에서 어미 거미는 알주머니를 만든 후 곧 죽는다. 그러나 또 다른 종들에서는 어미가 알이 부화할 때까지 곁에 머무르기도 한다. 거미는 종류에 따라 알주머니를 그물 속에 매달아 놓거나 나뭇잎이나 식물체에 붙여 놓기도 한다. 또 다른 종류는 알주머니를 차고 다니는데, 어떤 것의 암컷은 방적돌기에 알주머니를 매달아 끌고 다닌다.
알은 알주머니 속에서 부화하며, 새끼는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알주머니 속에 있다. 알이 가을에 부화했으면 새끼는 봄이 될 때까지 알주머니 속에서 머무른다. 새끼는 알주머니를 떠나자마자 즉시 예인줄을 만들기 시작한다.
많은 새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한다. 새끼는 이동하기 위해서 담벽이나 높은 곳으로 기어올라가 방적돌기를 공중에 비스듬히 추켜든다. 공기의 흐름이 실을 방적돌기 밖으로 끌어내고, 실이 바람을 받으면 새끼는 공중에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 이러한 이동 방법을 바람타기라고 한다. 거미는 바람타기로 아주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새끼는 자라는 동안 몇 차례 탈피를 하여 몸을 꽉 죄는 낡은 껍질을 벗고 더 큰 새 껍질을 갖춘다. 일반적으로 성체가 될 때까지 5-9차례 탈피를 하는데 20차례 이상 탈피를 하는 것도 있다. 거미의 천적은 뱀·개구리·두꺼비·도마뱀·새·물고기·말벌 등인데, 말벌은 거미의 가장 무서운 적이다.
독거미
편집毒- poisonous spider
강한 독을 가지고 있는 거미를 가리킨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알려진 약 35,000종의 거미 가운데 독이 있는 거미는 약 30종 정도이며, 게다가 맹독이 있는 것은 아주 드물다.
독거미가 사람이나 동물을 물면 거미의 독샘에서 만들어진 독이 몸에 작용한다. 거미의 독샘은 협각이나 머리가슴 부위에 등면의 갑각 아래에 있으며, 독샘과 연결된 독관이 독니 가까이에 열려 있다.
거미의 독은 소화를 쉽게 하거나 먹잇감을 제압할 때 쓰인다. 또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무기로도 사용된 남북아메리카·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독거미의 종류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식하고 있는 애어리염낭거미는 다른 거미에 비해 비교적 독성이 강한 종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먼저 사람을 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홍거미
편집朱紅-
주홍거미과에 속하며 학명은 Eresus cinnaberinus 이다. 몸길이는 암컷이 9-16㎜이고 수컷이 8-12㎜이다. 암컷은 온몸이 검정색이고 배 부위의 등에 황갈색의 근육질 점이 네 쌍 있다. 수컷은 머리가 검은색이지만, 배 부위의 등은 붉은색이고 그 위에 큰 검은색의 점이 네 개 있는데, 그 각각의 가운데 붉은색 근육질 점이 있다. 눈은 여덟 개로 모두 검은색이고 다리는 짧고 굵으며, 각 마디 끝 부분에 흰색 털이 나 있어서, 다리 전체는 검은 바탕에 흰 색동 무늬를 나타낸다.
건조한 곳의 땅 속에 굴을 파고 살며, 땅 위에 조잡한 그물을 친다. 성체 수컷은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생활하기도 한다. 5-10월에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중국·유럽·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응애
편집mite
몸길이 1-2㎜로 매우 작다. 전세계적으로 분포하며 농업해충의 종류가 많다. 응애의 몸 구조는 거미와 비슷하여 몸이 둥글고, 표면에는 수많은 강모(센털)와 털이 나 있다. 이러한 털이 주로 감각기 구실을 한다.
응애도 거미의 유생이 실을 이용하여 분산하는 것처럼 분산에 실을 이용한다(사과응애·귤응애 등). 분산의 경우와는 달리 기주식물의 잎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생명의 줄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귤응애 등). 몸빛깔은 노란색·황록색·귤색·갈색·붉은색 등 다양하다. 암컷은 달걀모양 또는 공모양이며, 수컷은 암컷보다 작고 홀쭉하며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침을 찔러 넣고 세포의 내용물을 빨아먹기 때문에 가해부는 흰 얼룩무늬가 되어 남으며, 열매를 가해하는 수도 있다. 응애의 생활사는 알→애벌레→제1약충→제2약충→성충으로 나눌 수 있다. 다리는 유충에서는 여섯 개, 제1약충 이후는 여덟 개가 된다. 발육속도가 빠른 종류가 많아 연간 10세대 이상을 경과하는 종류도 있다. 반복되는 농약살포로 인한 약제저항성을 갖춘 응애의 출현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응애의 방제에 천적인 진드기류를 이용하는 생물적 방제나 농약과 진드기류를 병용하는 종합적 방제가 연구되고 있다. 중요한 농업해충으로는 귤응애·사과응애·벚나무응애 등이 있다.
투구게
편집horseshoe crab
투구게과에 속하며 학명은 Limulus polyphemus 이다. 창게라고도 한다. 수백만 년 전 지구에 나타났던 동물의 큰 무리 가운데 유일하게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무리로 게와는 상관관계과 없고 오히려 전갈과 거미와 유연관계가 깊다. 몸은 머리가슴과 배로 이루어져 있으며 머리가슴은 갑각으로 덮여 있다. 다리는 여섯 쌍이며, 앞쪽의 한 쌍은 집게발로 먹이를 잡는 데 쓰고 나머지 다섯 쌍은 걷는 데 쓴다. 150개 가량 되는 부드러운 아가미가 있어서 아가미 호흡을 하고 배의 끝에는 관절이 있는 가시 모양의 긴 막대 하나가 바깥쪽으로 나와 있다. 투구게는 이 막대를 바닥을 파헤치는 지레로 이용한다.
얕은 바닷가에 살며 밤에 모래와 개펄을 파헤쳐 갯지렁이나 조개 등 작은 연체동물을 잡아먹는다. 봄에 짝짓기를 하는데 암컷은 해변의 모래사장에 몇 개의 구덩이를 파놓고 수컷을 등에 싣고 그 곳으로 간다. 암컷이 구덩이에 200-1,000개의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수정시킨다. 모두 5종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61cm까지 자라며 북아메리카의 동부 해안을 따라 분포한다. 다른 종은 동남아시아와 필리핀 연안에 살고 있다.
전갈
편집scorpion
전갈과에 속하며 학명은 Buthus martensii 이다. 몸은 머리가슴, 배의 두 부분으로 나뉘고 배는 앞배와 뒷배로 이루어진다. 머리가슴은 머리와 몸통이 일체화되어 단단한 등딱지로 덮여 있다. 등딱지 중앙에는 2개의 가운뎃눈과 양옆에 2-5쌍의 옆눈이 있다. 몸 앞끝에는 3절의 작은 협각(鋏角)이 있으며 그 옆쪽에는 6절로 된 게의 집게모양의 강대한 집게발이 있다. 또 보행다리는 네 쌍으로 제1다리가 가장 짧고 각각의 보행다리는 7절로 이루어져 있다. 호흡은 앞배 옆의 네 쌍의 서폐(書肺)로 한다. 암수 생식기는 중장(中腸) 부근에 있는데 암컷은 수정낭, 수컷은 저정낭을 가진다. 뒷배는 가늘어져서 5절의 꼬리처럼 되어 있고 맨끝에 독주머니와 독침을 가진 꼬리마디가 있다. 강대한 촉지로 먹이를 잡고 꼬리를 치켜올려 독침으로 독액을 주입하여 찔러 죽인다. 독은 자신을 방어하거나 먹이를 죽이는 데 쓰이는데, 사람이 전갈에게 상처를 입으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돌 밑, 나무껍질 속에 숨는데 스스로 구멍을 파서 숨는 종도 있다. 사막이나 삼림 속에 살며 4-6월 무렵에 집 안으로 침입하는 종도 있다. 먹이는 거미류·곤충류·다지류·지렁이류 또는 다른 전갈 등이다. 난태생으로 수십-100마리 이상의 유충을 낳는데 유충은 어미의 등면에 떼를 지어 매달려 있으며, 1-2년 사이에 성숙하여 3-4년을 산다.
전갈은 곧잘 인가에 침입하여 천장·부엌·화장실의 틈바구니 또는 신발·의류·가방 속에 잠입하는 수가 많으므로 맹독전갈의 서식지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전세계에 약 1,400종의 현생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극동전갈 1종만이 알려져 있다. 전갈·대왕전갈 등이 있다.
진드기
편집tick
진드기과에 속하며 학명은 Haemaphysalis 이다. 몸길이는 일반적으로 0.5-1㎜이나 흡혈 진드기는 몸길이가 약 2㎜에 이른다. 몸은 머리·가슴·배가 융합하여 한몸이며, 더듬이·겹눈·날개 등이 없고 걷는다리는 네 쌍이다. 간단한 구조로 된 눈이 한두 쌍 있는데 대부분의 응애류에는 이것이 없어 응애와 구별된다. 입틀로는 한 쌍의 협각이 있다.
번식은 정협을 주고 받아 교미가 이루어진다. 즉, 수컷이 자신의 정협을 암컷의 생식구에 밀어 넣는다. 부화 유충은 약충기를 거쳐 성충이 된다. 유충기에는 다리가 세 쌍이지만 탈피하여 약충이 되면서 네 쌍으로 된다. 알에서 부화하여 성충이 되기까지는 약 1개월이 걸린다. 진드기 중에서 사람과 가축에 유해한 것은 약 10%에 불과하고 90%가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드기 중 많은 종류가 적어도 일생 중 어느 한 시기는 기생동물로서 살아간다. 이들은 동물의 피나 식물의 즙을 빨아먹으며 세포 조직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또 다른 진드기들은 치즈·밀가루·곡물 등을 먹는다. 몇 종류의 진드기는 사람과 말·소·양 등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피부에 가려움과 반점·부스럼·딱지를 만들면서 옴을 일으킨다. 또한 사람에게 침입하는 털진드기는 길다란 지렁이 모양의 진드기로, 털주머니(모낭)와 지방분비선에 파고든다. 어떤 종류의 진드기는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을 공격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 새진드기가 있는데, 이 진드기는 밤에만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낮에는 갈라진 틈 속에 숨어 지낸다. 몇 종의 진드기는 진딧물을 먹으며, 또 다른 진드기들은 메뚜기 등의 곤충 알을 먹는다. 많은 진드기가 흙속에 살면서 죽은 동식물의 분해를 돕는다. 응애와 마찬가지로 형태에 변화가 많고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