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몸과 계통/동물의 진화과정과 계통/영장류의 진화

식충류에서 영장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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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蟲類-靈長類

현존하는 식충류는 일반적으로 야행성이고, 고슴도치나 땅 속에 사는 두더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백악기 말의 식충류는 발굴된 화석으로 볼 때, 첫째 발가락이 나머지 네 발가락과 대치하고 있어, 나뭇가지를 잡는 데 편리하다. 이 시기의 식충류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식충류가 영장류로 진화했다고 보는데, 그 증거의 하나로 말레이 반도와 필리핀 등에 있는 투파이라는 동물이 있다. 이 동물은 식충류로도 원원류(原猿類)로도 다루어지기도 하나 그 형태는 하등 진원류(眞猿類)를 닮았고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 이와 비슷한 동물의 화석이 아시아의 신생대 잠신세에서 발견되고 있다.

투파이는 두개골이 갸름하고 낮으며, 어금니는 식충류와 마찬가지로 예리하여 먹이를 쪼개어 먹기에 적합하다. 첫째 발가락이 다른 네 발가락과 대치하고 있어 나뭇가지를 잡는 데 적합하며, 발톱은 구부러져 있다. 뇌의 크기는 식충류와 하등 진원류의 중간 크기이다. 이 투파이의 첫째 발가락, 뇌의 크기, 나무 위에서의 생활, 주간활동 등은 진원류와 같다.

진원류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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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猿類-特徵

진원류는 물체를 잡거나 거머쥘 수 있는 손과 발을 지니고 있고, 쇄골(빗장뼈)이 있다. 손톱·발톱의 전부 또는 일부가 편평하고 유방은 한 쌍으로 앞쪽을 향하고 있으며 뇌가 비교적 크고 그 표면이 복잡하다. 대부분이 낮에 활동하며 나무 위 생활을 하지만 몸집이 큰 것은 지상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발가락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게 되자 앞다리가 발달함에 따라 근육도 발달하게 된다. 뒷다리는 다리가 되어 체중을 지탱하게 되었고 허리뼈가 발달하게 되었다.

나무 위 생활을 하고 있을 때는 꼬리는 가지에서 가지로 옮겨 뛸 때 균형을 잡거나 제5의 다리 역할을 하여 가지를 휘감아 잡기도 하므로 길수록 편리하지만, 지상생활을 하는 유인원(類人猿)이나 인류는 꼬리가 퇴화해도 지장이 없게 된다. 지상생활을 하는 것은 후각이 예민하지만 나무 위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는 후각보다도 시각이 필요하게 된다. 좌우의 눈이 나란히 앞쪽으로 향하고 있으므로, 물체를 똑똑히 볼 수 있고 원근을 가늠할 수 있다.

또 조류와 같이 낮에 활동하는 동물은 색채를 구별하기가 편리하게 되었다.

신경과 감각 기능이 발달하면서 뇌와 치열이 변화했다. 뇌도 더욱 발달하여 두골이 커지면서 얼굴 부분이 작아졌고, 주둥이가 짧아지면서 이빨의 수가 줄어들었다.

원시적인 포유류는 44개의 이빨이 있는데 비해 고등동물에 속하는 진원류나 인류는 32개로 감소되어 버렸다. 그리고 어금니는 낮게 관상(冠狀)이 되었고 송곳니도 짧아졌으며, 안와(眼窩)는 두 눈 사이에 뼈가 생겨 2개가 되었다. 이 뼈에 근육이 생겨 눈의 움직임을 돕고 물건을 입으로 불 때 눈이 흔들리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

원원류와 진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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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猿類-眞猿類

영장류는 원원류와 진원류로 분류된다. 원원류는 원시적인 것으로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신생대 초기인 에오세의 지층에서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현재는 마다가스카르를 비롯하여 인도, 말레이, 필리핀, 아프리카 등의 열대·아열대에 서식하고 있는데, 여우원숭이·아이아이·토리스·갈라고·포토·안경원숭이 등이 포함되고 있다.

진원류는 지리적으로 2개의 무리로 분류할 수 있다. 신세계에 살고 있는 원시적인 무리를 광비류(廣鼻類), 구세계에 살고 있는 보다더 진화된 무리를 협비류(狹鼻類)라 부르고 있다.

광비류의 콧구멍은 앞쪽을 향해 있고 그 간격이 비교적 넓으며 위아래의 턱에 3개씩의 앞어금니가 있다. 그러나 엉덩이의 굳은 살(못)은 퇴화되어 없다. 어떤 것은 협비류와 비슷한데 개중에는 이빨이 32개인 것도 있다. 광비류는 중남미에만 분포하고 있는데 비단털원숭이·티티·타마린·거미원숭이·짖는원숭이·가발원숭이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중에서 가발원숭이는 몸집은 작으나 뇌가 발달하여 지능이 침팬지와 비슷할 정도이다. 짖는원숭이는 이 무리 중에서는 대행인 편이고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동시에 짖어대며 영역을 방어하거나 넓혀 나간다.

한편 협비류는 종류가 많고 분포도 많이 되었는데, 아시아·아프리카에 서식하며 화석은 이집트의 올리고세의 지층에서 나오고 있다. 몸집은 작지만 나중에 여기에서 대형의 원숭이 등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무리에는 유인원과 인류도 포함된다. 콧구멍이 앞쪽에서 아래로 향하고 양쪽이 접근되어 있으며, 이빨의 수는 인류와 마찬가지이다.

특히 인류는 어금니의 일부가 퇴화하거나 송곳니가 짧아졌다. 손톱은 모두가 편평하고 꼬리는 긴 것도 있으나 물체를 휘감거나 하지는 않고 짧아지거나 퇴화했다. 대부분이 나무 위 생활을 하지만 비비나 인류는 지상생활을 한다. 또 대형으로 진화한 유인원은 네 발을 지닌 포유류로서 팔이 발달하여 길어져서 물체를 붙잡고 여기 저기를 이동하는 데 편리하다.

개중에는 반쯤 일어서는 것도 있는데, 인류는 허리 부분이 발달하고 다리의 근육도 발달하여 똑바로 설 수 있다.

유인원을 제외한 협비류는 둔부에 군살이 있는데 이 군살은 수컷인 경우 매우 선명한 빛깔을 띠기도 한다. 또 많은 종류에서 엄지손가락이 잘 발달하고, 앞다리가 최소한 뒷다리 정도의 길이를 가지며, 볼에는 먹이를 저장하는 주머니가 있다. 비비는 아프리카나 아라비아 등의 바위산에 서식하면서 곤충이나 거미류를 잡아먹거나 과일을 따먹기도 하는데 주둥이가 길고 엄지손가락과 송곳니가 잘 발달해 있다.

유인원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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類人猿-特徵

유인원에는 4가지 형이 있는데 말레이의 긴팔원숭이·스마트라·보르네오·말레이의 오랑우탄·아프리카의 침팬지·고릴라 등이 이에 속해 있다. 이 중에서 긴팔원숭이는 몸집이 작지만, 다른 3종류는 대형이다. 이들 유인원의 골격은 인류와 비슷하고 가슴도 넓지만 팔이 다리에 비해 길다.

또, 인류보다 손가락이 길지만 엄지손가락은 작다. 발가락도 손과 마찬가지로 물체를 잡을 수 있고 꼬리는 퇴화하고 있다.

긴팔원숭이는 몸집이 작고 가벼우며, 팔이 길어 서서 걸으면 손이 땅에 닿을 정도이다. 평소에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데, 6∼10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나뭇가지쯤은 예사로 뛰어올라 손발로 가지를 움켜잡을 수 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때때로 합창을 하는 습성이 있다.

오랑우탄은 키가 1.5m를 넘지 않지만 발은 짧고 손이 길다. 힘이 세며,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과일이나 나뭇잎을 따먹고 나무 위에 집을 만든다. 몸은 적갈색인 긴털로 덮여 있고 체중은 70㎏ 이상이 되는 것도 있다.

침팬지는 아프리카의 정글에 서식하며, 온몸이 검은색 강모(剛毛)로 덮여 있는데 얼굴과 손바닥·발바닥에는 털이 없고 가슴의 털도 성기다. 수컷은 1.4m 정도의 키에 몸무게는 50㎏ 전후이고 팔 힘이 인류보다 세다. 나무타기도 잘 하지만 대부분은 지상생활을 하며, 걸을 때는 몸이 약간 앞으로 굽고 달릴 때는 팔다리를 모두 사용한다.

먹이는 식물성이지만 육식을 하는경우도 있다. 사람에게 사육되고 훈련을 받은 것은 포크와 나이프를 가지고 비프스테이크 같은 것을 먹기도 한다.

고릴라는 침팬지보다도 더 인류에 가깝다. 얼굴·손바닥·발바닥 등에 털이 없고 가슴털도 적다. 나무타기도 잘 하지만 평소에는 지상생활을 하며, 달릴 때는 팔다리를 모두 사용하지만 대적할 때는 직립해서 손으로 덤빈다. 먹이는 식물성이다.

다른 유인원에 비해 팔다리가 짧고 엄지손가락이 커서 인류와 매우 비슷하다. 수컷은 강대하여 키가 1.8m에 이르고 몸무게가 270㎏이나 되는 것도 있는데 그 힘은 인간의 몇 배나 된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를 땅에 붙이며, 뇌는 인류의 절반 정도이다. 치열은 갸름한 U자 형인데 특히 송곳니가 잘 발달되어 있어 현존하는 동물 중에서는 가장 인류에 가깝다.

인류와 유인원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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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類-類人猿-差異

인류는 유인원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고, 근연(近緣)이기는 하지만 다른 계통에서 분화한 것이다. 현재의 인류와 현존하는 유인원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는 진원류와 유인원과의 차이보다도 적다.

즉 두부는 인류의 경우 뇌가 잘 발달해 있으므로 두골 부분이 커서 전두부가 현저하게 발달, 눈 위의 윤기부가 낮아진다. 코는 높아지고 아래턱은 길며 앞쪽으로 약간 굽어 있다.

구강점막의 일부가 밖으로 나와 선명한 입술을 이루고 코와 입술 사이에 홈(인중)이 생기며, 치열이 U자형이 아닌 포물선 모양이 된다. 또 몸 전체에 털이 적어지고 곧게 서며, 팔이 짧아지고 다리가 잘 발달하여 몸과 무게를 떠받쳐 보행에 적합하게 되어 있다. 5개의 손가락·발가락 중에서는 엄지가 잘 발달했으며, 특히 손이 발달하여 물건을 쥐거나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게 되어 있다. 또한 뇌의 용량이 유인원보다 커지고 특히 대뇌가 잘 발달한다.

화석 유인원의 뼈도 나오지만 그 다음으로는 아프리카에서 나오는 원인(猿人)의 화석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피테칸트로푸스·남아프리카 원인)가 있다.

그 후의 화석이 원인(原人)으로 자바 섬에서 발견된 안트로피테쿠스(피테칸트로푸스·자바 원인)와 북경 근처에서 발굴된 시난트로푸스(베이징 원인)가 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것은 유럽·중근동·아프리카에서 화석으로 출토되는 구인(舊人), 즉 네안데르탈인이고, 이어서 현재의 인종인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나는데 이들을 크로마뇽인 또는 신인(新人)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화석인류를 볼 때 유인원의 특징에서 인류로의 특징으로 가까워지는 것이다.

마이오세<중신세(中新世)> 다음은 플라이오세<선신세(鮮新世)>이고 이어서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갱신세(更新世)>인데, 플라이오세에서 플라이스토세 초기의 지층에서는 다수의 유인원 화석이 발견되었고, 플라이스토세에 이르러 비로소 인류의 화석이 나타난다.

현재의 신인군(新人群)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있어서 최후의 빙하시대에 전세계로 퍼진 것이라 생각된다. 현대인의 조상이라고 보는 신인군은 고도로 발달된 뇌와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어 구인군을 압박했을 것이다. 베이징 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구인)은 이미 불을 이용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 습성은 때때로 망실된 때도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