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몸과 계통/동물의 진화과정과 계통/생물의 기원
생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득한 옛날 지구는 엄청나게 뜨거운 물질의 덩어리였다고 생각되는데, 이러한 상태일 때는 생물의 존재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생물의 존재는 지구의 표층이 차츰 식기 시작해서 지표가 형성되고 나서부터이다. 지구가 이러한 상태일 때는 대기를 비롯한 모든 것의 물리화학적 상태가 현재와는 다르고, 태양의 광선도 강렬하고 온도도 매우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상태일 때 현재로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화학변화가 지표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생물이 생성되려면 원형질이 생겨나야만 한다. 따라서 원형질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알아보면 특별한 상태 아래 다음과 같은 경과를 거친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탄소의 화합물이 생기고 이것이 산소나 암모니아와 합쳐져서 질소를 함유한 유기화합물이 되면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단백질 속에 다시 고분자 물질이 첨가되어 교상체(膠狀體:아교처럼 끈끈한 상태=콜로이드(Colloid))가 된다. 오파린은 이를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라고 하였다. 이 교상체는 그 속에 효소를 함유하고 핵산을 받아들여 하나의 독립된 덩어리가 된다. 이 콜로이드는 차츰 독립성이 강해지면서 영양이 되는 물질을 끊임없이 섭취하고, 때로는 불필요한 물질을 배출하게 되고 체적이 불어나고 표면장력 등의 작용으로 분열해서 숫자가 불어나게 된다. 실제로 어떤 화학 수용액이 다른 물질을 받아들이거나 분열한다는 것은 화학실험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이처럼 콜로이드는 모양이나 성질, 구조 등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흡사하다. 다른 것이라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핵이 없다는 것 정도이다. 헤켈(독일의 생물·자연학자, 1834∼1919)은 원생동물의 원시적인 것으로 핵을 가지고 있지 않는 모네라와 같은 상태를 상상했으나 어쨌든 원시적인 단세포였으므로 핵과 세포질의 구별은 없었을 것으로 상상된다.
핵질과 세포질의 분화
편집하등동물이나 식물은 단세포이기는 하지만 핵질과 세포질이 구별된다. 핵질과 세포질의 분화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그 첫째는 세포질 속에 특별히 핵물질이 분화했다는 설, 둘째는 핵물질 주위에 세포질인 물질이 나중에 생겼다는 설, 셋째는 핵과 세포질은 원래 각기 다른 생물이었으나 양쪽이 공생하는 상태가 되면서 현재와 같은 세포가 생겼다는 설이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핵질과 세포질을 가진 세포가 생성되고 이것이 식물과 동물로 분화되었다고 보고 있다. 동식물의 기원이 같다는 증거로 점균류(粘菌類:동물에서는 균충류(菌蟲類)나 식물성 편모충류(鞭毛蟲類)처럼 양쪽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어 동·식물 양쪽에 분류되고 있는 생물군도 있다.
생물의 출현
편집최초의 생물이 언제쯤 생겨났는지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고생대에 형성된 지층에서 발굴된 화석을 보면 거의 모든 무척추동물이 이 시대에 생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생대 전이 원생대이고, 그 전이 시생대라고 하는 12억년이나 계속된 시대가 있었다. 이 시대의 지층은 침전물이 변화한 것과 화성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설령 이 시대에 화석이 생겼다 하더라도 고열 때문에 파괴되었거나 압축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지층에는 석회암이 있다. 석회암이 있다는 것은 생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화강암층도 있는데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만일 이런 것들이 생물이었다고 하면 이것들은 해산(海産)생물일 것이고, 다량으로 생성된 것이라 생각되므로 최초의 생물이 시생대에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시대는 지표의 변화가 커서 오랜 세월 동안에 침식, 마모되고 뒤에 새로운 층이 생기는데 이것이 원생대이다.
이 시대의 지층에는 화성암이 적고 수성암이 대부분인데 그 지층 속에 석회암이 있다. 그 석회암에는 공 모양의 무늬가 있는데, 이것은 석회를 분비하는 원시조류(藻類)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확실한 생물로는 박테리아 갈조류(褐藻類:갈색 조류, 미역, 다시마 따위) 외에 다세포 동물인 해파리의 화석이 있고, 해면(海綿)의 골침(滑針) 외에 관주다모환충류(管住多毛環蟲類)의 관으로 보이는 것도 발견되었다.
해면동물·강장(腔腸)동물·환형(環形)동물·완족류(腕足類)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어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원생동물·절지(節肢)동물 등도 생존했고, 식물도 조류가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식물 모두 단세포나 다세포 생물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다음 시대인 고생대 초에는 척추동물을 제외한 대개의 동물이 생겨났는데, 처음에는 거의가 바다에 사는 생물이었고 육지에 사는 생물이 출현한 것은 고생대가 시작된 이후부터이다.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로
편집생물의 기원으로 보아 최초에는 간단한 단세포생물이 생겨났고 그 중의 일부가 다세포생물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의 생물의 종류를 조사 연구하고, 발생과정을 관찰해서 얻은 상상적 결과일 뿐, 현재의 단세포생물을 다세포생물로 변화시키는 것은 인위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세포생물의 군체(群體)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식물성 편모충류(鞭毛蟲類) 중에 프로토스폰기아(원생해면류)에 속하는 종류가 있다. 이 편모충류는 동정세포를 가진 군체로 한천류(寒天類) 속에 들어가 있는데 동정세포는 편모로 먹이를 잡고 내부의 동정세포는 아메바 모양으로 변화하여 섭취한 먹이를 소화하도록 되어 있다.
편모충류의 군체 속에 2종의 세포가 분화하여 제각기 기능을 달리하고 있다해서 이것이 다세포 동물의 원기(原基:원조, 시조)로 간주된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세포들은 해면동물에도 있으므로 과거에는 원생동물에서 다세포 동물의 해면으로 이행(移行)되는 과정이라고 하여 '프로토스폰기아'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그 같은 재료만으로는 이 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원생동물에는 이 밖에도 군체를 이루는 것이 많지만 그것은 단세포에서 분화된 것이고, 현존하는 원생동물 중 그 어느 종도 다세포 동물의 조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원생동물 중에서 섬모충류(纖毛蟲類)는 가장 잘 분화된 것으로서 한 세포 속에 고등동물의 그것과 비슷한 여러 가지 기관을 갖고 있다. 그래서 무세포 동물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입에 해당되는 부분에 이어진 식도가 있어 섭취된 먹이는 그 기관들을 통해서 위에 해당하는 식포(食胞)라는 부분으로 들어가서 소화된다.
또 배설기관에 해당되는 수축포(收縮胞)가 있어 불필요한 물질을 배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섬모충류가 안에서 다수의 세포로 분열하여 와충류(渦蟲類)가 되었다는 주장과 함께, 그 변화 경과도까지 예시하고 있다.
어쨌든 현존하는 원생동물 중에서 다세포 동물의 조상형은 아직 인정된 것이 없다. 그러나 발생학적으로 보면 다세포 동물은 알일 때는 단세포이다. 그것이 2개로, 다시 4개로 분화하여 세포가 증가되어 간다. 이 사실은 다세포 동물은 단세포 동물에서 생겼다는 가능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전에는 중생(中生)동물이 다세포 동물이면서 세포의 종류가 적고 구조가 간단하다 해서 원생동물과 후생동물을 잇는 동물군으로 분류된 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중생동물이란 다세포 동물이 기생했기 때문에 형태가 퇴화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해져서 원생동물과 후생동물을 잇는 동물이라는 설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