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몸과 계통/동물의 생활/동물의 번식
모든 동물은 생활하면서 자손을 남기는 종족 유지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메바와 같은 원생동물은 세포 분열이 곧 생식(번식)이다. 후생동물(다세포 동물)의 경우는 생식 세포(난자와 정자)를 만들어 수정을 함으로써 번식이 이루어진다.
많은 수생 동물에서는 정어리나 청어와 같이 다수의 암·수가 번식기에 수면 가까이를 헤엄치면서 난자·정자를 배출해 체외 수정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종류의 수생 동물에서 널리 볼 수 있다. 한편, 육상 동물의 수정은 암컷의 몸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교미가 필요하게 된다.
수정 결과 부화한 알 또는 태어난 새끼는 어미에 의해 키워져 어느 정도 활동력이 생긴 새끼와 그 어버이로 이루어지는 일시적인 집단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것이 '가족'이다.
생육 과정의 형식
편집암·수 관계의 형식
편집-關係-形式
번식을 위하여 암·수의 개체가 어떠한 방법으로 관계하는가도 몇 가지의 형식으로 구별할 수 있다. 정어리의 경우와 같이 일생에 한번만 생식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갯지렁이는 해안 근처의 바다 밑에 깔린 돌밑이나 진흙·모래 속에 구멍을 파고 살고 있는데, 번식기에는 구멍에서 나와 수면 가까이까지 헤엄쳐 올라간다. 그 때 수컷은 암컷에게 이끌려서 바닷물 속에 암컷이 산란을 하면 수컷도 정자를 방출하는데, 그 후 갯지렁이는 암·수가 모두 죽는다. 일생을 통해 생식 세포가 여러 번 성숙되는 동물에서는 그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생식 행위가 이루어진다.
한편, 일생에 한 번만 교미하는 것은 잠자리 등 많은 곤충에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의 수컷은 정자를 방출한 뒤에 죽고 암컷도 산란한 뒤에 죽는다. 사마귀나 여치처럼, 교미한 다음 암컷이 수컷을 죽여서 먹어버리는 것도 있는데, 이 때 수컷은 난소 속의 알이 성숙하기 위한 영양분이 되는 것 같다. 한편, 모기의 암컷처럼 산란하기 전에 피를 빨아먹지 않으면 알이 성숙하지 않는 것도 있다. 번식기에는 1마리의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을 점유하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일부 다처형'으로, 하렘을 만드는 물개나 사슴 등이 그 예이다. 일반적으로 암·수의 성비는 대부분 1:1이므로 암컷을 빼앗으려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보다 강력한 수컷이 자손을 남기므로 이러한 방법은 종족의 유지에 있어서 그 의미가 깊다. 1마리의 암컷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관계하는 '다부 일처형'의 예도 없지 않다. 예를 들면, 산림청개구리는 연못 위로 뻗어나온 나뭇가지에 거품 모양의 물질로 싸인 알 덩어리를 낳는데, 이 알 덩어리를 만들 때 1마리의 암컷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협력하는 일이 있다.
암·수의 결합은 교미 때만 암·수가 결합하는 일시적인 것에서부터, 부부 관계가 한 번식기 동안 계속되는 것, 또 이리와 긴팔원숭이처럼 몇 년이나 계속되는 것 등 다양하다. 또 진화된 동물일수록 점차 중추 신경이 발달하므로 행동에 심리적 요소가 작용한다. 따라서 암·수의 관계에도 그러한 요소가 누적되어 행동이 복잡해진다. 이것은 조류의 경우에 특히 더 발달하는데, 참새의 지저귐이나 구애 의식 등 여러 형식이 전개된다.
친자 관계의 형식
편집-親子關係-形式
어미와 새끼와의 관계는 2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수정란이 어느 정도 모체 내에 머물러 있느냐 하는 점이다. 체외 수정을 하는 동물은 난자나 정자를 방출함으로써 어미와 새끼의 관계는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체내 수정을 하는 동물의 경우, 토끼 등의 동물에서는 교미가 자극이 되어 배란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난생이라 해도, 체내 수정을 하는 동물에서는 수정란은 어느 정도의 발육, 즉 난할이 진행된 다음 알을 낳는다.
우렁이, 거피와 같은 어류와 살무사 등에서는 새끼가 태어나는데 그것은 다량의 난황을 포함한 알이 모체 내에서 발육을 계속한 후 태어나는 것으로, 이것을 '난태생'이라고 한다.
포유류에서는 암컷의 난관 일부가 변화하여 자궁이 되고, 거기에 자리잡은 배(胚)는 태반·탯줄을 통하여 모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태아로서 발육을 계속한 후 태어나는데, 이것을 '태생'이라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새끼는 어미의 육신의 일부이기도 하므로 어미와 새끼는 생리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다.
친자 관계에 있어서의 두 번째 측면은 출생 후의 새끼와 그 어버이와의 관계이다. 태어난 새끼는 일단 하나의 개체로서 성장하므로, 어미와의 유대 관계는 행동적인 것에 심리적인 요소가 첨가된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어미와 새끼 사이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어미가 알 또는 새끼를 낳은 다음에는 친자 관계가 끊어지는것
(1) 어미는 주위 환경에 관계없이 아무데나 알 또는 새끼를 낳아 놓는다. 따라서 부화된 새끼는 자신이 먹이를 찾아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잠자리는 물 속에 알을 낳을 뿐이다.
(2) 어미는 새끼의 먹이가 될 물체에 알을 낳는다. 그러므로 새끼는 자신이 먹이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배추흰나비는 유충의 먹이가 되는 양배추 같은 곳에 알을 낳는다. 또, 기생벌은 숙주인 다른 곤충이나 거미에 알을 낳으며, 쉬파리는 살코기나 동물의 시체 위에 알을 낳는다.
(3) 어미는 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소에 낳든가 어떤 보호물로 알을 덮는다. 이 경우는 메뚜기와 여치가 땅 속에 알을 낳는 간단한 경우에서부터 천막벌레나방의 암컷이 알 덩어리를 몸의 털로 덮는 것 외에 거품 모양의 물질로 싸여 있는 사마귀의 알 덩어리, 산림청개구리의 알 덩어리 등 알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또, 알을 보호하기 위해 민물에 사는 납자루류는 마합(말씹조개) 또는 기타 부족류의 외투막 안에 알을 낳고, 연어는 강물 상류의 강바닥이 모래자갈로 된 곳에 웅덩이를 파고 산란한 다음, 암컷과 수컷이 꼬리 지느러미와 콧등을 써서 모래와 자갈로 웅덩이를 메워버린다.
(4) 어미는 알을 안전한 장소나 특별히 만든 집에 낳고, 부화된 새끼가 먹을 수 있도록 먹이를 곁들여 놓는데, 이것을 '일괄 급식'이라고 한다. 이 형식은 침벌류에서 발달한 형식이다. 예를 들면 사냥벌의 하나인 애호리병벌은 진흙으로 만든 호리병 모양의 둥지에 먼저 알을 낳은 다음, 어미벌은 몇 마리의 배추벌레를 마비시켜 잡아 그 집 속에 넣고 입구를 막아버린다. 가위벌은 타원형으로 자른 나뭇잎을 몇 장이나 사용하여 집을 만들고, 꽃가루와 꿀을 모아 꽃가루 덩이를 만들어 그 표면에 산란한 후 원형으로 자른 잎 조각으로 입구를 막는다. 이 때 배추벌레나 꽃가루 덩이는 각각 유충의 먹이가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육아라고 해도 좋지만 어미와 새끼가 얼굴을 맞대는 일은 없다.어미가 알과 새끼 곁에 머물러 뒷바라지를 하는 것
(1)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없다. 예를 들면, 집게벌레는 땅 속 빈터에 몇 개의 알을 낳고, 그 뒤에도 알 곁에서 돌보며 유충으로 부화된 후에도 계속해서 뒷바라지를 한다. 악어도 모래 속에 알을 낳아 모래를 덮은 후, 암컷은 곁에서 망을 본다. 가시고기는 수컷이 물 밑에 물풀로 집을 만들고, 암컷을 끌어들여 산란시키는데, 정자를 방출한 뒤 수컷은 곁에 머물러 집속의 알과 부화된 후의 치어(어린물고기)를 보호한다.
어류에서는 이 형식의 특수한 경우가 몇 가지나 알려져 있다. 실고기와 해마의 경우는 수컷의 배에 있는 육아낭에 암컷(보통 몇 마리)이 산란하여 알이 가득 차면 육아낭의 입구를 막아 알이 부화하여 치어가 나올 때까지 열지 않는다. 양서류인 개구리에서도 이러한 방법과 같이 특수한 경우가 몇 가지나 관찰된다.(2) 어미는 알과 새끼 곁에 있으면서 계속해서 새끼에게 먹이를 주어 키운다. 이러한 형식은 무척추동물의 경우 곤충류가 진화한 벌의 일부에서, 척추동물의 경우는 조류와 포유류에서 발달해 있다. 감탕벌류의 일부에서는 어미벌이 집을 마련한 다음 최초로 끌어들인 먹이(유충의 먹이)에 산란하든가, 아니면 먹이를 끌어들이기 전에 집 안에 산란한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먹이를 먹기 시작한 후에도 어미벌은 간격을 두고 몇번이나 먹이를 날라온다. 이렇게 하여 어미와 새끼의 접촉이 생기는 것이다. 단, 이들의 경우는 유충이 성숙하기 전에 필요한 만큼의 먹이를 준 후 어미벌은 집의 입구를 막고 떠나 다시는 집이나 유충을 찾는 일이 없다.
조류와 짐승의 경우는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먹여 키우는 점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가 공통적이다. 포유류는 초기의 먹이가 젖이지만, 식육류에서는 젖을 뗀 후 어미가 먹이를 날라다가 새끼에게 준다. 조류도 짐승도 어버이와 자식 관계, 즉 친자 관계가 계속되지만 새끼가 커서 집을 떠나면 이 관계는 끝난다.(3) 새끼는 어미에게 보호되고 양육될 뿐만 아니라 성숙한 뒤에도 어미 밑에 머물러 집단의 한 개체가 되어 공동 생활을 한다. 이것은 사회 생활을 하는 곤충과 원숭이와 같이 무리 생활을 하는 일부 포유류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쌍살벌의 경우 겨울을 지낸 암컷은 봄에 집을 만들어 알을 낳은 다음 부화한 유충에게 먹이를 주면서 뒷바라지를 한다. 이 유충이 성충이 되면 집에 머물러 일벌이 되어 어미벌(여왕벌)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유충에게 먹이를 주고 벌집을 넓히는 일 등을 한다. 이렇게 하여 친자 관계는 최고로 발달하는데, 특히 육아가 포함된 사실은 중요하다.
가족
편집家族
자식과 그 부모 사이의 결합 집단은 일시적이든 영속적이든 '가족'이라 불리는 것이 마땅하다. 동물의 가족에서는 어버이와 그 어버이에게 양육되는 새끼의 관계가 중요하며, 새끼를 낳는 암·수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그러므로 동물의 가족에서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형식이 구별될 수 있다.
즉, 앞에서 말한 집게벌레의 가족, 어미와 새끼로 이루어지는 꿩·오리류 및 호랑이 가족 등 암컷과 새끼로 이루어지는 가족이 있고, 또 가시고기의 경우처럼 수컷과 새끼의 가족도 있다. 한편. 새끼를 키우는 참새와 긴팔원숭이의 경우에는 1쌍의 암·수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로 가족이 이루어진다. 또 몇 마리의 암컷과 그들이 낳은 새끼로 이루어지는 가족이 하렘의 주인인 한 마리의 수컷에 딸린 복합 가족으로서의 하렘 가족도 볼 수 있다.
육아
편집育兒
부모가 자식을 뒷바라지 하는 일을 넓은 의미의 '육아'라고 한다면, 알이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적응도 육아에 포함된다. 엄밀한 의미로 육아의 전제가 되는 것은 어미와 새끼의 적극적인 접촉이다. 예를 들면, 집게벌레류의 암컷은 집 속에 낳은 알 덩어리를 머리와 앞발로 보호하는데 알을 골고루 모아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온도가 낮을 때는 알을 모아 한 무더기로 만들며, 온도가 높아지면 밑바닥에 알 덩어리를 펼쳐 놓는다. 그리고 집에 침입하는 적에게는 저항한다. 이렇게 하여 알에서 부화한 1령의 유충들과 함께 가족을 이룬다. 한편 조류나 짐승에게도 육아 행동이 발달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번식 방법과 진화의 정도
편집동물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번식하는데, 단순한 것에서 발달 정도가 높은 복잡한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번식 방법이 단순하거나 복잡하다고 해서 진화에 있어서의 고등·하등과 반드시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산파개구리와 피파는 개구리로서는 복잡한 번식법을 지니고 있으나, 이들은 개구리류 중에서는 오히려 원시적인 부류에 속한다. 반면 번식법이 단순한 참개구리 등은 오히려 고등한 개구리에 속한다. 또 등지느러미 앞쪽에 여러 개의 가시와 배지느러미가 퇴화하여 생긴 1개의 가시를 지닌 가시고기도 생식 기간에는 집을 짓고 알을 낳지만 결코 고등의 어류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번식법이 복잡하고 다양한 것은 각 종류가 진화하는 도중 어떤 시기에 발달한 것으로, 그 종류 전체로서의 진화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동물 진화의 면에서 볼 때 일반적으로 가장 진화한 종류에서 보다 발달된 번식법이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벌이 곤충류 중 가장 진화한 종류라는 사실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포유류는 그 번식법이 가장 고등하다. 이러한 사실은 태생을 하며(새끼는 자궁 속에서 보호되며, 모체의 체온이 일정하기 때문에 환경 조건도 매우 안정되어 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대뇌의 신피질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어미와 새끼 사이에 심리적인 유대가 발달한다는 점 등으로 알 수 있다.
한편, 1마리의 암컷이 한 번에 낳는 새끼의 수는 종류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개복치는 어떤 때는 한 번에 2억 개나 되는 알을 낳는다고 하나, 가장 적게 낳을 때는 한 번에 1개를 낳는다. 같은 종류 사이에서는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정도와 새끼의 수는 일반적으로 반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