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사회 I·문화재/현대사회의 대중과 사상/현대대중사회/성문제

성문제〔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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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問題〔槪說〕

성문제는 인간의 성(性)행위에 관한 사회적 윤리와 더불어 파생한다. 인간의 성행위는 사회마다 그 문화와 제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고 있으므로, 문화의 기초적 요소의 하나인 것이다. 인간생활에는 각종의 행동분야가 있지만 성차(性差)를 전제로 한 두 성(性) 사이의 행동은 인간에게는 필요불가결한 것이 된다.남녀의 성차(性差)는 신체상의 구조와 가능의 차이에서 생긴다. 그러나 두 성의 평가는 생활체계의 일환으로서 나타나기 때문에 문화에 따라 두 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는 세익스피어의 말은 어느 사회나 통하는 보편적 표현은 아니다. 어떤 종족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데 여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몸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남자의 특권으로 통하는 문화도 있다.이렇게 남녀를 평가하는 방법이 문화에 따라서 각각 다르긴 하지만, 남녀를 구분하여 차별하지 않는 사회는 없다. 남녀의 사회적 차별은 의복·신체장식·말씨·매너·식사·오락·유희·노동·소유권·정치참여·법적 책임·종교의식·집단·결사(結社)·행동 자유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남녀가 서로 대조적으로 또는 상호보완적으로 나타난다. 서로 다른 두 성 사이의 성행위는 다음 8개의 유형(類型)을 보여준다.(1) 일정한 사회적 의식(儀式)에 따라 결혼한 남녀들, 즉 배우자(配偶者)간의 성행위.(2) 남녀 가운데 그 중 한 사람이 결혼한 경우, 이른바 결혼외(結婚外)의 성행위, 즉 간통(姦通).(3) 성행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가까운 친족(親族)과의 성행위, 즉 근친상간(近親相姦).(4) 서로 다른 사회계급(카스트와 같은 印度사회의 계급)이나 인종에 소속하는 남녀간의, 성행위가 금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맺어진 부당배우(不當配偶).(5) 정절(貞節)을 지켜야 하는 성직자(聖職者)라든가, 미망인 등이 범한 부정(不貞).(6) 사회적 예의(禮義)나 문화적 금기(禁忌)를 깨뜨리고, 이를테면 월경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과 관계를 갖는 무자제(無自制).(7) 특히 미혼여자 등과의 사통(私通).(8) 남녀의 한 쪽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갖는 매춘(賣春).이상 여러 가지 성행위의 사회적 유형들은, 인종의 재생산과 인구의 쇠퇴를 막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의 성충동(性衝動)을 표현할 자유를 허락하고 있지만,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절제적인 성행위를 어느 정도 제어할 필요성에서 생긴 것이다.일반적으로 인간의 성충동은 금지적(禁止的) 규정, 허용적(許容的) 규정, 의무적(義務的) 규정에 따라 조정된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성행위로서는 사통(私通)의 금지, 난교(亂交)의 용인(容認), 여행자나 지배자 등에 대한 성의 환대(歡待) 등의 사회적 규정들이 있다. 부부간에는 간통의 금지, 결혼 전의 성의 방종(放縱), 부부로서의 의무적 성생활 등이 규정된다. 친족간에는 근친상간의 금기(禁忌), 사촌들 사이의 우선적(優先的) 배우(配偶)를 따지는 문제가 따른다. 사회계층의 면에서는 카스트 등의 계급에 따라 계급내혼(階級內婚)과 계급외혼(戒急外婚)이 있고, 성직(聖職) 등 특수계층에 있는 자는 정절(貞節)을 요구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영주(領主)나 성직자에게 모든 신부의 첫날밤을 맡기는 일도 있다. 또 상중(喪中)이라든가 월경(月經)이나 임신 중에는 절제하고, 굿이나 카니발 같은 제사 때에는 방종(放縱)을 용인하는 것은 어떤 특수한 상황에 있어서의 규정인 것이다. 매춘 금지 또는 공창(公娼)제도 같은 것도 성행위의 사회적 규칙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의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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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意識

스스로 남자라든가 여자라든가 하는 성을 의식(意識)하는 어떤 가치지향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킨다. 일반적으로 남성지배의 경향이 강한 사회에서는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것은 성기(性器)로 심벌라이즈되어 여성에게는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남근선망(男根羨望)으로 나타나, 자신은 거세(去勢)되어 약체화한 것으로 느끼고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남성에게는 성기(性器)의 강대(强大)를 바라는 나머지 성기단소(性器短小)의 열등감 현상도 나타난다.남녀의 성적 특징의 차는 성에 대한 관심과 태도에도 현저하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어릴 때부터 자기 성기(性器)에 강한 관심을 보인다. 이것은 남성 성기의 해부학적 특징으로 말미암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것을 자극하기 쉽고, 이러한 성기 장난의 습벽이 자위(自慰)의 경험을 가져다 주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심리적 경향은 자기 성욕의 발견이며, 이것이 노출증(露出症) 등으로 고정되는 수가 많다. 여자는 남자에 비하여 청소년시절에 있어서 자위(自慰)경험이 적고, 감각적으로 성욕을 알지 못한 채 결혼생활에 들어가는 예가 많다.특히 남자는 성기 또는 성감각대(性感覺帶)를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도색(桃色)그림을 본다든지 외설문학의 성묘사를 읽고 또 성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하기 쉽다. 그러나 여자는 이와는 달리 직접적인 육체적 접촉에 의해서만 가장 잘 흥분하고 관념적인 외설에는 냉담한 편이며, 도리어 성적으로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킨제이(A. C. Kinsey, 1894-1956)는 말하고 있다.남자는 보통 결혼에 이르기 전에 이미 성욕을 체험하며, 금욕을 구애받지 않고 대상적(代償的) 방법을 써서 성욕을 만족시키는 수가 많다. 따라서 결혼 후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서 성욕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경우에도 성교(性交)에 의한 만족 이외의 방법도 채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한편 여자는 결혼에 의해 비로소 성욕을 자각하게 되고 구태여 대상적(代償的) 방법을 취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 방법도 잘 알지 못한다.성욕의 이상(異常)은 남녀를 불문하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남자는 청소년시절부터 성욕을 알고 성교 이외의 방법으로 그것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이상한 태도가 고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동성(同性) 접촉의 경우 남자에 있어서는 상호자위(相互自慰)나 계간(鷄姦)의 형태를 취하여 성욕을 만족시키는 수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여자는 동성애(同性愛)의 경우에도, 육체적으로 접촉하여 성욕을 만족시키는 예도 적지 않지만, 동성애자(同性愛者)의 수가 비교적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 습성이 고정화(固定化)되지 않고 그 후의 성생활에 고장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정상적인 결혼을 하게 되면 그 습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성교시(性交時)의 장애로서 남자는 발기부족 등에 의한 불능증(不能症)이 많은 데 비하여, 여자는 성교불능이 아니라 오히려 성교에 의한 성감(性感)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不感症)이 많다. 이상과 같은 남녀의 성적인 특징에 따른 심리적·육체적 문제가 있다.

성관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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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關係-自由

인간들은 직접적인 성행위 이외에도 자위(自慰) 또는 동성애(同性愛)와는 달리 정상적인 남녀의 성관계로서 여러 가지 형태의 성충동 표명(表明)과 승화를 나타내고 있다. 댄스·페팅·외설 따위의 성충동의 승화가 바로 그것이다. 성의 욕구에 아무리 굶주렸다 해도 참을 수는 있는 것이지만, 과도한 성의 억압은 사회질서 유지에 해롭다는 사실이 성과 범죄의 관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회는 그 구성원의 정신위생과 그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방법이나 형태의 차이로 말미암은 제한은 있을지언정 성교섭에 의한 충분한 성만족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페팅이라는 말은 원래 미국의 젊은 남녀들이 그들의 성기 융합, 즉 성교에 이르기 직전까지의 남녀간의 육체적 접촉을 의미한다. 킨제이는 페팅이 미국의 젊은 남녀가 만들어낸 방법이 아니고, 산스크리트·중국·일본 및 고대로마의 문헌에서도 오늘날과 같은 페팅 기교가 나타나 있음을 고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팅은 일반적으로 포유류 동물들에게 흔한 섹스 플레이(sex play:性戱)라는 것이다.킨제이는 1953년 당시 미국사회의 미혼여성의 거의 100%가 결혼 전에 페팅을 경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한 성(性)조사의 결과에서도 결혼 전 성교 경험이 없는 여성 중 약 50% 이상이 페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킨제이 보고서』에 나타난 페팅의 기교를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몸을 서로 맞대기, ② 입술로 키스, ③ 혀로 키스, ④ 손으로 유방 애무, ⑤ 입으로 유방 애무, ⑥ 손으로 남성 성기 애무,

⑦ 손으로 여성 성기 애무, ⑧ 입으로 남성 또는 여성 성기 애무, ⑨ 성기 접촉(삽입하지 않고) 외 9종류가 있다.우리나라의 한 성조사를 보면 결혼한 여자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페팅을 경험한 경우는 약 17%에 달한다. 결혼외(結婚外) 페팅은 일반적으로 결혼생활과 결혼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데, 술·담배·도박과 같은 어떤 기호(嗜好)도 그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결혼 전의 성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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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婚前-性行爲

혼인이 성립되는 전단계에 있어서, 남녀의 성행위의 자유를 긍정하는 사회와 부정하는 사회가 있다. 그것은 그 나름의 사회체제(社會體制)에 따른 구혼(求婚)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혼전(婚前) 성행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침숙(針宿)의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이 경우 성행위는 반드시 결혼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을 아주 부정하는 그런 사회는 없다. 말하자면 이와 같은 사회에서도 일단 결혼한 뒤에는 배우자(配偶者) 이외의 성행위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결혼 전의 성행위의 자유를 부정하는 사회에서는 이른바 순결성(純潔性)을 존중하고 있으며, 이것을 나타내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그 하나는, 혼전(婚前)에 순결을 더럽힌 자에게 벌주는 방법이다. 이것은 타이·미얀마·북아시아 여러 종족들 중 일부에서 쓰는 방법으로, 교접(交接)을 막기 위하여 생식기에 금대(禁帶)를 붙이는 이른바 음부감제(陰部▩制)가 있다. 그리고 셀레베스·남태평양·멕시코·아프리카의 일부 원주민들의 관습 중에는 처녀능욕(處女凌辱)을 결혼식의 중요한 의식(儀式)의 일부로서 공개적으로 시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도 순결성을 보이는 한 방법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혼전(婚前)성행위는 아직 금기시되고 있으나, 어느 성조사에 의하면 50%에 가까운 응답자가 혼전 성교 경험을 말하고 있다. 『킨제이 보고서』는 50%가 혼전 성교를 경험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와 같은 가부장(家父長)적 혼인제도를 가진 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혼전 성교에 관한 태도가 결정된다.즉 혼전 성교를 반대하는 입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이다. ① 임신의 위험, ② 유산(流産)의 해독, ③ 성병(性病)에의 공포, ④ 혼전 임신으로 결혼하기가 싫어서, ⑤ 불안한 장소가 주는 불쾌한 충격, ⑥ 도덕규범을 어긴 죄의식, ⑦ 처녀성의 상실과 결혼에 미칠 영향, ⑧ 남자가 순순히 허락한 여자를 존중하지 않거나 자기와 혼전 성교를 가진 여자와 결혼을 피할 가능성이 있고, ⑨ 남들의 비난과 소문, ⑩ 자신의 타락을 염려해서 등이다.또한 이와는 반대로 혼전 성교를 찬성하는 입장으로서는, ① 성욕의 만족, ② 결혼을 위한 테스트, ③ 결혼과 성행위를 위한 준비, ④ 결혼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 등이라고 한다.이상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서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은 사회규범적인 면이 강조되고, 찬성하는 입장은 육체적 쾌락이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 조사에서는 여성들의 혼전 성교는 대개 육체적·상황적·사회적, 그 밖의 여러 가지 계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한다. 그러나 혼전 성교를 경험한 여성들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여성들보다 혼전 성교를 찬성하는 쪽이 많다. 이것은 아직 혼전 성교를 터부(taboo)처럼 생각하는 미혼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혼전 성교에 대한 여러 가지 불안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이른바 프리 섹스(free sex) 풍조를 반증하는 얘기도 된다.

결혼외 성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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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婚外性行爲

『킨제이 보고서』가 발표되었을 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표본 중 결혼 여성의 26%가 40세가 될 때까지 혼외(婚外) 성교, 즉 간통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사회나 우리사회처럼 결혼제도를 법률로 보장하고 있는 사회에서의 그와 같은 사실은 그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한 성조사에서도 여성 응답자의 11%가 혼외 성교를 고백했다고 나타났는데, 그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범죄행위로 말미암은 가혹한 법률외적 타격을 입어 그들의 행위를 후회하게 된다.킨제이에 의하면, 혼외 성행위는 비단 인류에게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모든 포유류 동물들에게 공통된 욕망이라고 한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실제로 많은 혼외 성관계를 가진다고 하는데, 그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그렇다고 남성의 혼외 성행위 욕망이 여성의 그것보다 특히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프리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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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sex

프리 섹스라는 말은 육체적인 쾌락으로서의 성행위를 그 사회의 문화가 속박하는 도덕적인 편견에 영향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성가치관의 변화를 가리킨다. 그것은 곧 혼전(婚前)·혼외(婚外)의 성의 개방이요, 지금까지 성폐쇄의 전통을 가진 사회에서는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프리 섹스는 1948년 인디애나 대학의 동물학 교수, 킨제이와 그의 연구팀이 1만 2,000여명의 미국인 남녀들의 성생활 표본을 자료로 한 성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객관화되었다. 일체의 사회적 편견을 무시하고 인간이란 동물의 성생활을 조사한 이 보고서의 과학적 가치는 사회적 가치기준이 정해 주는 이른바 정상적인 성생활의 개념을 정의(定義)한 데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결혼과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 남녀 간의 성행위라든가, 성생활의 여러 가지 기교적 변태(變態)들을 사회적 가치판단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또 성생활에 대한 의학적인 진단조차 피하고 있는 것이다.킨제이의 객관적 조사보고서는 성생활에 대한 프리 섹스라는 보다 새로운 사회적 가치기준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킨제이 보고서」의 기준은 과거의 상식적인 사회적 편견과는 달리, 적어도 과학적 방법이 미칠 수 있는 한계에서는 사실에 가까운 객관적 자료인 것이다. 이 객관적 자료는 프리 섹스 풍조의 미국사회가 겪은 센세이셔널리즘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것은 이 보고서의 어떤 결과들이 이 보고서 이전의 오래된 강력한 사회적 편견들을 대부분 부정하고 있는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성의 연구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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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硏究傾向

성을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을 성학(性學:sexology)이라고 한다면, 성학은 사실 어떠한 방법론과 체계를 가진 독립과학(獨立科學)은 될 수가 없다. 해부학·정신의학·생리학·심리학·풍속사(風俗史)·사회학·체질인류학·문화인류학 등 여러 가지 학문에 입각한 여러 가지 방법론을 동원하여 성의 문제를 분석한 결과를 한마디로 성학이란 명칭을 붙여야 할 것이다.디킨슨(R. L. Dickinson)의 『인체성해부학도보(人體性解剖學圖報)』는 자세한 도해(圖解)에 의한 생식기(生殖期)관계의 해부학적 연구이며, 판 데 베르데의 『완전한 결혼』은 해부학적·생리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성행위는 어떤 것이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리카르트판 크라프트 에빙(1840-1902)의 『변태성욕심리학(變態性慾心理學)』은 정신의학적 견지에서 성적 비행(非行)을 분석했다. 슈더겔의 『여성의 불감증(不感症)』도 정신의학적 연구이며, 앞서 말한 『킨제이 보고서』 역시 정신의학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근대 성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로이트(S. Freud, 1856-1939)는

『성의 이론에 관한 3개의 연구』에서 모든 문화현상을 성욕(性慾)의 원천인 리비도(Libido)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보편적 인간행동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문화와 사회현상이 리비도로 말미암아 결정된다는 생각은 뒤에 무수한 사회과학자들 사이에 논란(論難)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지금은 상당히 수정되고 있다. 엘리스(H. Ellis, 1859-1939)의 『성의 심리학적 연구』는 성문제를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부터 분석했다.히르시펠트(M. Hischfeld, 1868-1935)가 감수한 『세계대전의 성풍속(性風俗)』은 전쟁과 에로티시즘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취급한 대저서(大著書)이다. 시트라츠의 『여체미대계(女體美大系)는 심미학(審美學)·인류학 및 생리학 등 광범한 관점에서 건강한 여체미(女體美)의 추구를 시도했다. 크라우스의 『일본인의 성생활』 또한 이색적인 연구이다.문화인류학자 미드(M. Mead, 1901-1978)는 그의 저서 『남과 여』에서 남태평양 지역의 7개 미개(未開)사회의 문화를 비교·연구하여, 남녀의 서로 다른 점과 비슷한 점들을 어떻게 서로 배워 닮고 어떠한 이성(異性)관계가 각각 다른 여러 문화 속에서 형성되고 있는가를 밝혀 주었다. 말리노프스키(B. K. Malino­wski, 1884-1942)가 동부 뉴기니아 지방의 트로브리안드제도

사람들의 실태조사를 기초로 『미개인의 성생활』이란 저서를 내고 있다. 이 책은 미개인(未開人)의 성생활을 완전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욕(性欲)을 포함하여 기본적 욕구와 그 문화적 반응으로서 존재하는 사회제도와의 관련을 밝힌 것이다.

<金 俊 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