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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극의 무대분장〔개설〕
편집新劇-舞臺扮裝〔槪說〕
무대 분장(Stage performance)은 배우가 상연될 희곡의 역을 연기함에 있어 그 인물을 창조하고 연기하기 위한 보조수단이다.
구체적으로는 희곡에 묘사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그 역의 인물답게 의상을 입고 특수한 화장(make-up)을 하고, 도구를 지니고 신발을 신는 것이지만,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배우의 연기를 돕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 그러므로 분장술은 연기술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분장은 일면으로는 배경이 되는 대도구·소도구나 무대조명 등과 함께 무대의 조형적·미술적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에 무대미술 전반과 마찬가지로 분장에 대해서도 그 무대의 책임자인 연출자가 지시를 하고 점검한다. 또는 무대장치가나 미술담당자, 의상 디자이너가 연출가와 상담한 후 분장을 통일하기 위하여 협력하여 분담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무대의 분장은 그 희곡작품의 인물을 형상화하는 바로 그 무대 위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무대의상
편집舞臺衣裳(costume)
무대의상은 무대분장(stage performance) 가운데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의상계획은 작품에 따라서는 출연하는 배우와 연출가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많은 작품, 혹은 고전극과 같은 특수한 스타일의 작품인 경우에는 의상 디자이너에 의하여 통일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게 된다.
의상계획
편집衣裳計劃(costume plan)
무대장치(stage setting)·조명(lighting)·음악(music)·음향효과(sound effect) 등의 계획(plan)과 마찬가지로, 연극 창조의 중심인 연출가의 연출계획에 따라서 각 등장 인물의 의상 디자인을 총합(總合)한 의상계획이 수립된다. 그것은 그 희곡작품을 잘 이해하고, 시대와 인물의 연령·성격·직업 등을 적확(的確)하게 파악함과 동시에, 연출계획이 요구하는 그 상연의 양식에 맞추어 계획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거기에는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배려된다.
⑴ 색조(色調) ― 재질(材質)을 결정하는 무대장치의 색과 재료. 무대조명의 색조와 명암과의 배합을 판단하여 의상의 색과 재질을 결정해야 한다.
⑵ 시대고증(時代考證) ― 희곡 작품이 추상적인 시간을 상정(想定)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시간을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상 디자이너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의 복장의 역사, 생활과 풍속의 역사를 두루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 작품 독자의 통일성있는 풍속을 창조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⑶ 역(役)과 디자인 ― 희곡에 관계되어 있는 그 역(役)의 개성을 이해하여 의상 디자인을 결정해야 한다. 역의 개성은 대상의 구석구석과 지문(direction) 가운데 숨겨져 있다. 희곡에 묘사된 그 인물의 기호, 피부색이나 털빛 등도 검토하여 의상디자인은 결정된다.
⑷ 개개의 디자인 ― 그 의상을 입는 것은 배우기 때문에 희곡에 묘사된 인물과 그 역을 맡는 배우의 개성을 파악하고, 그 육체적인 조건을 고려한 뒤 연기하기에 쉽게 디자인을 연구하여야 한다. 무대전환에 따른 옷 갈아입기나 빨리 갈아입기 위한 방도의 연구 등도 그 배우와 충분히 타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십수년의 과거와 현재가 동일한 무대에서 진행된다. 여기에서는 젊고 희망에 찬 윌리와 생활에 피로해진 늙은 세일즈맨인 윌리의 일가(一家)가 등장해야 되는 것이다. 특히 주인공 윌리의 경우, 과거와 현재가 계속 번갈아가며 등장하게 되므로 그 의상은 그 출현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고안되지 않으면 안 된다.
⑸ 관객의 감상안(鑑賞眼)을 고려한다 - 극장의 관객은 현대적 생활을 영위하므로 풍속과 패션에 대한 현대감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대고증의 취사선택도 관객의 감각을 염두에 두고 고려하여야 한다.
⑹ 미술적인 통일 - 개개의 의상 디자인은 배우의 연기 속에 숨겨져 있어야지, 의상만이 눈에 띄게 되는 특수하고 기이한 디자인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더구나 무대의 진행을 통해서 전체의상은 양식적인 조화와 미술적인 통일이 없으면 안 된다. 고전극의 경우 등에서는 특히 이것이 중요하다.
의상제작의 실제
편집衣裳製作-實際
무대의상의 전문점에서 빌어 오는 경우와 극단에서 스스로 제작하는 경우 및 양자를 절충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겠지만 의상 담당자는 그 공연의 무대 제작비에 대한 경제적 사정을 알아 이를 참작하여서 제작의 실제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여의상
편집貸與衣裳
특수한 의상이 대량으로 필요한 경우(예를 들면 셰익스피어의 몇몇 작품이나 혹은 외국 오페라와 같은 경우)에는 경제적 이유에서 극단 자체에서 제작하기보다는 필요한만큼 의상을 빌어다 쓰는 편이 좋다. 의상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상점은 그 수요층이 연극단체이기보다는 오히려 영화회사라는 점이 현실이다.
극단에서 제작하는 의상
편집劇團-製作-衣裳
극단에 의상 제작부가 있어서 그곳의 의상 담당자의 디자인에 따라 필요한 의상을 제작하여 조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경우의 요점을 몇 개 들어 두기로 하자.
⑴ 의상부의 재고품. 고물양복 파는 곳이나 백화점 등에서 구입해 온 제품을 개조하여 사용할 경우도 있지만 무대의상은 어디까지나 일상의 의복은 아니라는 점이다.
⑵ 희곡에 묘사된 인물의 외형에 합치시킨다. 예컨대 몸이 마른 배우가 뚱뚱한 인물의 역할을 할 경우에는 무대의상(겉옷) 밑에다가 솜이나 스폰지 등을 넣어서 만든 두꺼운 내의 등을 껴입고 신장을 크게 보이기 위해서는 구두 밑창을 높인다. 의상 디자이너는 그런 식으로 재단하여야 한다.
⑶ 새로 만들 경우 옷감의 치수는 넉넉히 한다.
⑷ 고전의상의 경우 등에는 비단 등의 안감으로 목면을 사용한다. 풀기를 빼고 물에 빤 목면지는 의상의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고 출연 중인 배우의 땀을 빨아들인다.
⑸ 자수(刺繡)나 액세서리에 창의(創意)를 집중시켜 연구한다. 액세서리 등은 반드시 진짜일 필요는 없다.
⑹ 색조의 통일을 위하여 염색을 공부한다.
이리하여 제작된 의상이 총연습의 수일 전에 미리 준비되어 배우들이 새로 만들어진 무대의상에 익숙해져서 공연 첫날을 맞도록 준비가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대화장
편집舞臺化粧(make-up)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신이 맡은 인물을 연기로 표현하기 위하여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것을 무대화장(make-up)이라 한다. 이것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어떤 용모를 재현하거나 또는 그것과 흡사하게 만들 목적으로 얼굴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 특수한 작품의 경우에 역사상 실제 인물의 초상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러한 경우에서도 무대화장은 그 인물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 배우가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무대화장은 의상이나 소도구 등과 마찬가지로 연출가의 연출계획에 따르면서 장치, 조명과의 색조, 명암의 관계를 고려하여 배우가 독자적으로 공부하는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그 작품의 상연을 위한 것이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그것은 배우가 자신의 얼굴을 소재로 하여 창조하는 것이기에 배우술에 있어서 불가결한 요소이다.
무대화장은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직선적인 무대화장(straight make-up)이고, 또 하나는 성격화장(character make-up)이다. 직선적인 화장은 조명을 받아도 얼굴의 자연색을 잃지 않도록 하며, 아울러 배우의 표정을 정확히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단순한 화장이다. 그러나 성격화장은 극중 인물의 특수한 모습을 창출하기 위해 배우의 원래 모습을 거의 완전히 변화시키는 화장을 말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모두 다 배우의 표정의 자연성을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과 나아가 배우의 외형적 결함을 보충하고 극중 인물과 동일화되기 위한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것이다.
또 무대화장의 방법으로는 수성화장(水性化粧)과 유성화장(油性化粧)의 두 방법이 있지만, 현대 신극에서는 서양에서 개발된 유성화장법을 사용한다. 유성화장은 보통 도랑화장이라고 부르고 있어 풍부한 색 재료가 있고 널리 보편화된 화장법이다.
또 이 밖에 수염·눈썹·속눈썹·틀니 등도 무대화장에 필요한 재료이다. 가발·눈썹·수염 등은 특수 전문점(專門店)에서 구입하여야 하지만 구미(歐美) 현대극을 공연하는 경우 등에서는 자신이 머리털을 염색하는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모발색의 종류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배우는 연습할 때부터 자신의 성격에 적합한 무대화장에 대하여 상상하고 연구하고 그림으로 그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연출가와 상담하여 그 이미지를 확대시켜 간다.
소품
편집小品(property)
소품(小品)이란 핸드백·가방·시계·안경 등 배우가 몸에 달거나 또는 지니고 나가는 것을 이른다. 무대에 배치된 가구나 소도구 등과 함께 일괄하여 취급되고, 소도구 전문점에서 빌려 오든가 아니면 극단 자체에서 또는 배우 스스로가 준비하든가 해야 한다.
다만 배우가 분장상의 필요에서 몸에 붙이고 나간 소품은 색·질·시대고증 등에 주의함과 동시에 연기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두·신발이나 모자·머리에 쓸 것은 소품과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하지만 특히 의상 디자인과의 통일을 고려하여 제작하든가 주문할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대분장의 모든 것에 걸쳐서 즉 그 계획에서부터 실제에 이르기까지 창의성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